상생의 길천지공사(天地公事) 개관(槪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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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박영수 작성일2018.10.18 조회4,894회 댓글0건본문
연구위원 박영수
목차 Ⅰ. 머리말 Ⅱ. 천지공사의 주체(主體) Ⅲ. 천지공사의 목적(目的) Ⅳ. 천지공사의 규범(規範) Ⅴ. 천지공사의 의의(意義) Ⅵ. 맺음말 |
Ⅰ. 머리말
상제님께서 인세에 강세하신 것은 진멸지경에 이른 인류와 신명계의 겁액(劫厄)을 원시의 신성·불·보살들이 회집하여 상제님이 아니시면 광구할 수 없다고 하소연하므로 서양 대법국 천계탑에 내려와 천하를 대순하시다가 우리나라에 이르러 모악산 금산사 3층전 미륵금불에 30년 동안 영(靈)으로 머무시면서 최제우에게 제세대도(濟世大道)의 천명과 신교를 내리셨으나 그가 대도(大道)의 참뜻을 밝히지 못하므로 갑자(1864)년에 그 천명(天命)과 신교(神敎)를 거두고 스스로 인간의 모습을 빌어 강세하시어 9년 동안 천지공사(天地公事)를 보시기 위한 것이었다.
천지공사는 상극이 인간과 사물을 지배하여 참혹하게 된 선천세상의 참상을 바로잡기 위하여 상제님께서 삼계대권(三界大權)을 주재하시어 신인의도(神人依導)의 이법(理法)으로 대공사(大公事)를 행하심으로써 후천의 무궁한 선경의 운로를 열어놓으신 삼계공사(三界公事)다.
상제님께서 대순(大巡)하신 진리를 도주님께서 체현하시어 삼계의 진법(眞法)으로 인간이 완성을 이룰 수 있는 수도 법방을 설정하셨으며, 도전님께서는 유명(遺命)으로 종통을 계승하시어 대순진리회의 목적인 지상천국 건설의 실현을 위하여 3대 기본사업과 3대 중요사업을 연차적으로 계획·추진하시어 오늘에 이르고 있다.
이 글에서는 상제님께서 인세에 대강하시어 베풀어주신 9년간의 천지공사가 천리(天理)와 인사(人事)의 합일성인 진리의 여륜(如綸)으로 시대적 추이에 따라 제 도수가 돌아 닿는 대로 새로운 기틀이 열리는 운도(運度)의 전개로 보고 『전경』과 『대순지침』, 『대순진리회요람』을 근거로 하여 천지공사의 주체(主體)와 목적(目的), 천지공사의 규범(規範)과 의의(意義)를 기술함으로써 천지공사를 개관하고자 한다.
종단 대순진리회에서 대순(大巡)은 삼계대순(三界大巡) 개벽공사(開闢公事)의 의미를 담고 있으며, 대순진리는 상제님께서 삼계대권을 주재하시고 삼계를 대순하신 진리인데, 그 핵심 내용이 천지공사이다. 본고에서는 『대순진리회요람』의 「취지」, 첫 단락을 인용하여 천지공사를 천지공사의 주체, 천지공사의 목적, 천지공사의 규범, 천지공사의 의의로 나누고 『전경』과 『대순지침』의 성구(聖句)를 근거로 천지공사 전체를 대강 추려서 살펴볼 것이다. 『대순진리회요람』의 해당 구절01을 개관하면 다음과 같다.
천지공사의 주체(主體)에 해당하는 구절은 “무상(無上)한 지혜와 무변(無邊)의 덕화와 위대한 권능의 소유주이시며 역사적 대종교가이신 강증산(姜甑山) 성사(聖師)께옵서는 구천대원조화주신(九天大元造化主神)으로서 삼계대권(三界大權)을 주재하시고 천하를 대순(大巡)하시다가 인세에 대강(大降)하사”까지이다.
천지공사의 목적(目的)은 “상도(常道)를 잃은 천지도수(天地度數)를 정리하시고 후천(後天)의 무궁한 선경(仙境)의 운로(運路)를 열어 지상천국을 건설하고”와 “비겁(否劫)에 쌓인 신명(神明)과 재겁(災劫)에 빠진 세계창생을 널리 건지시려고 순회주유(巡回周遊)하시며 대공사(大公事)를 행하시니”까지의 두 가지로 나누어 볼 수 있다.
천지공사의 규범(規範)은 “음양합덕(陰陽合德) 신인조화(神人調化) 해원상생(解冤相生) 대도(大道)의 진리(眞理)로써 신인의도(神人依導)의 이법(理法)으로”와 “해원(解冤)을 위주로 하여 천지공사(天地公事)를 보은(報恩)으로 종결하시니”까지의 두 부분으로 나눈다.
마지막으로 천지공사의 의의(意義)는 “해원(解冤) 보은(報恩) 양원리(兩原理)인 도리(道理)로 만고에 쌓였던 모든 원울(冤鬱)이 풀리고 세계가 상극(相克)이 없는 도화낙원(道化樂園)으로 이루어지리니 이것이 바로 대순(大巡)하신 진리(眞理)인 것이다.”까지가 해당 구절이다.
Ⅱ. 천지공사의 주체(主體)
천지공사를 이해하는 데 있어서 공사를 주관하신 분이 누구신가 하는 것을 궁구해보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 하늘과 땅을 뜯어고친다는 ‘천지공사(天地公事)’라는 용어는 제한된 인간의 머리에서 인위적으로 지어 만들 수 없는 단어이기 때문이다. 이 용어는 인간의 역사에서 전무후무하다. 상제님께서는 “대개 나의 공사는 옛날에도 지금도 없으며 남의 것을 계승함도 아니요 운수에 있는 일도 아니요 오직 내가 지어 만드는 것이니라.”02라고 하셨다. 이와 관련하여 도주님께서도 “오도자 금불문 고불문지도야(吾道者今不聞古不聞之道也)라 믿고 닦기가 어려우니라.”03라고 하셨다.
상제님께서는 신성·불·보살들의 하소연과 청원으로 인세에 오셨다고 하셨는데, 이것은 선천(先天)의 현실이 상제님께서 오시지 않으면 안 되는 근본적인 어려움, 진멸지경(盡滅之境)에 이른 사정과 관련이 있다. 선천의 현실에 대해서 상제님께서는 “선천에서는 인간 사물이 모두 상극에 지배되어 세상이 원한이 쌓이고 맺혀 삼계를 채웠으니 천지가 상도(常道)를 잃어 갖가지의 재화가 일어나고 세상은 참혹하게 되었도다.”04라고 말씀하셨다. 이것은 이 세상이 참혹하게 된 원인에 대한 궁극적인 답변이다. 이런 해법은 오직 삼계(三界)를 통찰(統察)하시고 무한무량한 세계를 관령(管領)하시는 최고신의 위격이 아니면 알지 못하는 일이다. 기성 종교의 어느 성인(聖人)도 세상의 참혹한 실상에 대한 근본적인 원인을 규명하지 못하였다.
이 세상이 참혹하게 된 것은 삼재팔난(三災八難) 등의 갖가지 재화가 번갈아 끊임없이 일어나기 때문이고, 갖가지 재화가 일어나는 것은 천지가 상도를 잃었기 때문이다. 또 천지가 상도를 잃게 된 원인은 세상이 원한이 쌓이고 맺혀 삼계를 채웠기 때문이며, 삼계가 원한으로 가득 차게 된 것은 선천 우주의 운행원리가 상극지리(相克之理)로써 인간과 사물을 지배하였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인간세상의 참혹상은 인간 자체에만 있는 것이 아니라 어그러진 천지의 도수(度數)에 있는 것이므로 천(天)·지(地)·인(人) 삼계(三界)를 근본적으로 뜯어고칠 수 있는 삼계대권(三界大權)을 주재하시는 상제님이 아니시면 진멸지경에 이른 삼계를 바로잡을 수 없는 것이다. 이는 선천의 신성·불·보살들의 권능으로는 불가능한 일이다. 성인들의 가르침은 인간에게만 국한하여 올바른 삶을 살 것을 계도하는 것일 뿐이지 상도를 잃은 천지도수를 바로잡을 권능은 없는 것이다.
그리하여 신성·불·보살들의 하소연으로 상제님께서 인세에 대강하시어 하늘도 뜯어고치고 땅도 뜯어고쳐 신명이 사람에게 드나들 수 있게 하시고 세상에서 버림을 받은 자들을 찾아 쓰고 모든 것에 운을 붙여 쓰기로 하셨다. 이것이 삼계를 개조하기 위해 행하신 세 가지 큰 일이다.05 상제님께서 천지공사를 보심으로써 신명으로 하여금 사람의 뱃속에 드나들게 하여 그 성격과 체질을 고쳐 쓰는 수도의 법방이 가능하게 되었다. 그리고 해원(解冤)을 위주로 하여 천지공사를 보셨으므로 세상에서 버림을 받은 자들을 찾아 쓰신 것이며, 모든 것에 운(運)을 붙여 쓰기로 하셨는데, 이 점이 또한 천지공사를 이해하는 데서 중요한 단서를 제공한다. 결국 천지공사는 모든 것에 각각의 운수(運數)를 정해두신 것임을 알 수 있다.
모든 것에 운(運)을 붙인 것이 천지공사인데 다음의 『전경』 구절을 보면 천지의 운은 무엇이고 인간의 운은 무엇인지 확연히 알 수 있다.
상제께서 “이후로는 천지가 성공하는 때라. 서신(西神)이 사명하여 만유를 재제하므로 모든 이치를 모아 크게 이루나니 이것이 곧 개벽이니라. 만물이 가을 바람에 따라 떨어지기도 하고 혹은 성숙도 되는 것과 같이 참된 자는 큰 열매를 얻고 그 수명이 길이 창성할 것이오. 거짓된 자는 말라 떨어져 길이 멸망하리라. 그러므로 신의 위엄을 떨쳐 불의를 숙청하기도 하며 혹은 인애를 베풀어 의로운 사람을 돕나니 복을 구하는 자와 삶을 구하는 자는 힘쓸지어다”라고 말씀하셨도다. (예시 30절)
위의 성구에서 보는 바와 같이 천지는 성공의 운을 가지고 있지만, 인간은 참된 자의 운이 있고 거짓된 자의 운이 있어 그 운수가 갈린다. 참된 자는 큰 열매를 얻고 수명이 길이 창성할 것이고 거짓된 자는 말라 떨어져 길이 멸망할 것이다. 이것을 심판하는 존재는 신명(神明)이다. 그러므로 인간은 수도해야 하는 필요성이 제기 되는 것이다. 대대세세천지귀신수찰(大大細細天地鬼神垂察)이라, 신명은 사정(私情)이 없고 공명정대하며 진리에 지극하므로 상제님께서는 천지공사를 귀신과 더불어 판단한다고 하신 것이다.06
이처럼 천지공사는 삼계대권을 주재하는 권능을 가지신 분이라야 주관하실 수 있는 것이다. 『대순진리회요람』 「취지」에 근거하면 천지공사는 구천대원조화주신(九天大元造化主神)께서 삼계대권(三界大權)을 주재하시고 천하를 대순하시다가 인세에 대강하시어 천지공사를 보셨다.
강증산 성사께서는 구천대원조화주신으로서 인세에 전무후무한 진리의 도(道)를 선포하시고 해탈초신(解脫超身)으로 상계의 보화천존(普化天尊) 제위에 임어하시어 삼계를 통찰하시고 무한무량한 세계를 관령하시는 지존 지엄하신 구천응원뇌성보화천존상제(九天應元雷聲普化天尊上帝)이시다.07
『대순진리회요람』에 의하면 “구천(九天)은 『전경』에 ‘……모든 신성·불·보살들이 회집하여 구천(九天)에 하소연하므로……(교운 1-9)’에서 보는 바와 같이 이 우주를 총할(總轄)하시는 가장 높은 위에 계신 천존(天尊)께 하소연하였다는 말이니 그 구천(九天)은 바로 상제께서 삼계(三界)를 통찰(統察)하사 건곤(乾坤)을 조리(調理)하고 운화(運化)를 조련(調鍊)하시고 계시는 가장 높은 위임을 뜻함이며, 응원(應元)이라 함은 모든 천체(天體)뿐만 아니라 삼라만상(森羅萬象)이 다 천명에 응하지 않고 생성됨이 없음을 뜻함이며, 뇌성(雷聲)이라 함은 천령(天令)이며 인성(仁聲)인 것이다. 뇌(雷)는 음양이기(陰陽二氣)의 결합으로써 성뢰(成雷)된다. 뇌(雷)는 성(聲)의 체(體)요, 성(聲)은 뇌(雷)의 용(用)으로서 천지를 나누고 동정진퇴(動靜進退)의 변화로 천기(天氣)와 지기(地氣)를 승강(昇降)케 하며 만물을 생장(生長)하게 하고 생성변화(生成變化) 지배자양(支配滋養)함을 뜻함이며, 보화(普化)라 함은 우주의 만유(萬有)가 유형(有形) 무형(無形)으로 화성(化成)됨이 천존(天尊)의 덕화(德化)임을 뜻함이며, 천존(天尊)이라 함은 군생만물을 뇌성(雷聲)으로 보화만방(普化萬方)하시는 지대지성(至大至聖)한 삼계의 지존(至尊)임을 뜻함이며, 강성상제(姜聖上帝)라 함은 우주 삼라만상을 삼계대권(三界大權)으로 주재 관령하시며 관감만천(觀鑑萬天)하시는 전지전능(全知全能)한 하느님의 존칭임을 뜻함이다.”08라고 해설하고 있다.
그러므로 구천대원조화주신은 모든 신 중에 최고위의 신격을 지니신 분이고 우주 삼라만상의 생성변화 지배자양의 근원이시며 삼계를 통찰하사 무한무량한 세계를 관령하시는 전지전능한 하느님이시다. 이런 분이시기 때문에 하늘도 뜯어고치고 땅도 뜯어고치시는 천지공사를 능히 수행하시는 것이다. 이 점이 기성 종교의 진리와 대순진리의 근본적 차이점이다.
신성·불·보살들의 하소연으로 인세에 내리기로 정하신 상제님께서는 천하를 대순하시다가 전북 모악산 금산사 3층전 미륵금불에 임하여 영(靈)으로 30년을 머무시면서 제세대도(濟世大道)의 신교(神敎)를 인간[崔濟愚]에게 계시하였으되 그가 유교의 전헌(典憲)을 넘어 대도의 참뜻을 밝히지 못하므로 갑자(1864)년(이해 3월 10일, 대구 달성 공원에서 최제우는 참형을 당한다)에 천명과 신교를 거두고 신미(1871)년 9월 19일 인간의 모습을 빌어 강세하셨다. 이 과정은 다음의 교운 1장 9절에 잘 나타나 있다.
상제께서 어느 날 김 형렬에게 가라사대 “서양인 이마두(利瑪竇)가 동양에 와서 지상 천국을 세우려 하였으되 오랫동안 뿌리를 박은 유교의 폐습으로 쉽사리 개혁할 수 없어 그 뜻을 이루지 못하였도다. 다만 천상과 지하의 경계를 개방하여 제각기의 지역을 굳게 지켜 서로 넘나들지 못하던 신명을 서로 왕래케 하고 그가 사후에 동양의 문명신(文明神)을 거느리고 서양에 가서 문운(文運)을 열었느니라. 이로부터 지하신은 천상의 모든 묘법을 본받아 인세에 그것을 베풀었노라. 서양의 모든 문물은 천국의 모형을 본뜬 것이라” 이르시고 “그 문명은 물질에 치우쳐서 도리어 인류의 교만을 조장하고 마침내 천리를 흔들고 자연을 정복하려는 데서 모든 죄악을 끊임없이 저질러 신도의 권위를 떨어뜨렸으므로 천도와 인사의 상도가 어겨지고 삼계가 혼란하여 도의 근원이 끊어지게 되니 원시의 모든 신성과 불과 보살이 회집하여 인류와 신명계의 이 겁액을 구천에 하소연하므로 내가 서양(西洋) 대법국(大法國) 천계탑(天啓塔)에 내려와 천하를 대순(大巡)하다가 이 동토(東土)에 그쳐 모악산 금산사(母岳山金山寺) 삼층전(三層殿) 미륵금불(彌勒金佛)에 이르러 三十년을 지내다가 최 제우(崔濟愚)에게 제세대도(濟世大道)를 계시하였으되 제우가 능히 유교의 전헌을 넘어 대도의 참뜻을 밝히지 못하므로 갑자(甲子)년에 드디어 천명과 신교(神敎)를 거두고 신미(辛未)년에 강세하였노라”고 말씀하셨도다.
Ⅲ. 천지공사의 목적(目的)
『대순진리회요람』 「취지」에서 “…상도(常道)를 잃은 천지도수(天地度數)를 정리하시고 후천(後天)의 무궁한 선경(仙境)의 운로(運路)를 열어 지상천국을 건설하고 비겁(否劫)에 쌓인 신명(神明)과 재겁(災劫)에 빠진 세계창생을 널리 건지시려고 순회주유(巡回周遊)하시며 대공사(大公事)를 행하시니…”의 구절은 상제님께서 천지공사를 행하신 목적, 즉 이유에 대한 것이라 볼 수 있다. 이 구절에서 보는 바와 같이 상제님께서는 두 가지 목적으로 천지공사를 보셨다. 하나는 천지도수의 정리로 지상천국을 건설하시기 위함이고, 다른 하나는 비겁(否劫)에 쌓인 신명과 재겁(災劫)에 빠진 창생을 구제하시기 위함이다.
천지공사의 목적은 첫째로 지상천국 건설에 있다. 상제님께서는 상도를 잃은 천지도수를 정리하시고 후천의 무궁한 선경의 운로를 열어 지상천국을 건설하시기 위하여 천지공사를 보셨다. 앞에서 이 세상이 참혹하게 된 것은 천지가 상도를 잃고 갖가지 재화가 일어났기 때문이라 하였고, 천지가 상도를 잃은 것은 세상이 원한이 쌓이고 맺혀 삼계를 가득 채운 것으로 인함이며, 삼계에 원한이 가득한 것은 선천에서는 인간과 사물이 상극에 지배되었기 때문이라 하였다.
천지가 상도를 잃고 진멸지경에 빠진 세상을 바로 잡기 위해 상제님께서는 인세에 대강하셨고 천지도수를 정리하시어 지상천국을 세우기 위하여 천지공사를 보신 것은 당연한 논리적 귀결이다. 이는 『전경』에 상제님께서 김형렬 종도에게 “다른 사람이 만든 것을 따라서 행할 것이 아니라 새롭게 만들어야 하느니라. 그것을 비유컨대 부모가 모은 재산이라 할지라도 자식이 얻어 쓰려면 쓸 때마다 얼굴이 쳐다보임과 같이 낡은 집에 그대로 살려면 엎어질 염려가 있으므로 불안하여 살기란 매우 괴로운 것이니라. 그러므로 우리는 개벽하여야 하나니 대개 나의 공사는 옛날에도 지금도 없으며 남의 것을 계승함도 아니요 운수에 있는 일도 아니요 오직 내가 지어 만드는 것이니라. 나는 삼계의 대권을 주재하여 선천의 도수를 뜯어고치고 후천의 무궁한 선운을 열어 낙원을 세우리라.” 하시고 “너는 나를 믿고 힘을 다하라.”09라고 분부하신 것에도 잘 나타나 있다.
천지공사의 목적은 둘째로 진멸지경에 이른 신명과 창생의 구제에 있다. 상제님께서는 비겁에 쌓인 신명과 재겁에 빠진 세계창생을 널리 건지시기 위하여 천지공사를 보셨다.
선천에서 상극이 인간지사(人間之事)를 지배하였으므로 원한이 세상에 쌓이고 따라서 천(天)·지(地)·인(人) 삼계가 서로 통하지 못하여 이 세상에 참혹한 재화가 생겨났다.10 주역 64괘에서 선천의 현실은 천지비(天地否)괘라 할 수 있다. 천지비는 곤하건상(坤下乾上)의 괘상으로 ‘막히다, 통하지 않음’을 뜻하여 음양(陰陽)이 화합하지 못함을 나타낸다. 곤(坤)은 내리는 성품이 있고 건(乾)은 오르는 성품이 있는데, 곤이 아래에 있고 건이 위에 있으니 서로 헤어져서 만나지 못한다. 서로 헤어지거나 막혀 소통하지 못하는 것이 신명에게는 하나의 겁액(劫厄)이 되는 것이다.
그리고 인세(人世)에는 수(水)·화(火)·풍(風)의 삼재(三災), 병란(兵亂)과 병란(病亂)에 의한 재앙이 시대의 추이를 따라 끊임없이 발생하여 세상을 참혹하게 하였다. 이를 『전경』에는 선천개벽 이후부터 수한(水旱)과 난리의 겁재가 번갈아 끊임없이 이 세상을 진탕하여 왔다고 표현하고 있다.11
그러므로 상제님께서 오셔서 천지도수를 정리하고 신명을 조화하여 만고에 쌓인 원한을 풀고 상생(相生)의 도(道)를 세워 후천 선경을 열어 놓으시고 신도(神道)를 풀어 조화하여 도수를 굳건히 정하여 흔들리지 않게 하신 후에 인사를 조화하니 만민이 상제님을 하느님으로 추앙하는 바가 되었다.12 이렇게 상제님께서는 비겁에 쌓인 신명과 재겁에 빠진 세계창생을 광구하시기 위해서 천지공사를 보신 것이다.
Ⅳ. 천지공사의 규범(規範)
천지공사의 규범은 상제님께서 천지공사의 목적을 이루기 위하여 적용하신 법칙과 원리를 말한다. 『대순진리회요람』 「취지」에서 “…음양합덕(陰陽合德) 신인조화(神人調化) 해원상생(解冤相生) 대도(大道)의 진리(眞理)로써 신인의도(神人依導)의 이법(理法)으로 해원(解冤)을 위주로 하여 천지공사를 보은(報恩)으로 종결하시니…”라는 구절이 천지공사의 규범에 해당한다고 볼 수 있다. 천지공사의 규범은 첫째로 음양합덕 신인조화 해원상생 대도의 진리로써 신인의도의 이법으로 행하심이고, 둘째로 해원(解冤)을 위주로 하여 천지공사를 보은(報恩)으로 종결하신 것이다.
1. 신인의도(神人依導)의 이법(理法)
상제님께서는 음양합덕 신인조화 해원상생 대도의 진리로써 신인의도의 이법으로 천지공사를 보셨다. 신인의도는 신명은 인간에게 의탁하고 인간은 신명의 인도를 받는다는 뜻이다.
신인의도의 내용은 『전경』의 「음양경」에 잘 나타나 있는데 「음양경」의 전문은 다음과 같다.
陰陽經
乾定坤順乾陽坤陰 日行月行日陽月陰
有神有人神陰人陽 有雄有雌雌陰雄陽
有內有外內陰外陽 有右有左左陰右陽
有隱有顯隱陰顯陽 有前有後前陽後陰
天地之事皆是陰陽中有成 萬物之理皆是陰陽中有遂
天地以陰陽成變化 神人以陰陽成造化
天無地化無布於其下 地無天功無成於其上
天地化而萬物暢 天地安而萬象具
神無人後無托而所依 人無神前無導而所依
神人和而萬事成 神人合而百工成
神明竢人人竢神明 陰陽相合神人相通然後天道成而地道成
神事成而人事成 人事成而神事成
神明神明天地諸神明下鑑垂察奉命身 太一聖哲所願成就13
건이 정해지면 곤이 따르니 건은 양이요 곤은 음이다.
해와 달의 운행이 있으니 해는 양이요 달은 음이라.
신과 인간이 있으니 인간은 양이며 신은 음이다.
자웅이 있어 자는 음이요 웅은 양이라.
내외가 있어 안은 음이요 바깥은 양이다.
좌우가 있어 왼쪽은 음이요 오른쪽은 양이라.
은현이 있어 숨은 것은 음이요 나타난 것은 양이다.
전후가 있어 앞은 양이요 뒤는 음이라.
천지의 일이 모두 이 음양 가운데 이루어지고,
만물의 이치가 모두 이 음양 가운데 완성되노라.
천지는 음양으로써 변화를 이루고
신과 인간은 음양으로써 조화를 이룬다.
하늘은 땅이 없으면 그 아래로 덕화를 펼 곳이 없고
땅은 하늘이 없으면 그 위로 공덕을 이룰 수 없다.
천지가 화합하여 만물이 창성하고
천지가 안정되어 만상이 구비되노라.
신은 뒤로 인간이 없으면 의탁할 곳이 없고
인간은 앞으로 신이 없으면 인도되어 의지할 곳이 없으니,
신과 인간이 조화하여 만사가 이루어지고
신과 인간이 합하여 백공을 이룬다.
신명은 사람을 기다리고 사람은 신명을 기다려
음양이 상합하고 신인이 상통한 연후에
하늘의 도가 이루어지고 땅의 도가 이루어진다.
신의 일을 이루는 것이 인간의 일을 이루는 것이요,
인간의 일을 이루는 것이 신의 일을 이루는 것이다.
신명 신명 천지의 제 신명이시여 천명을 받드는 이 몸을 굽어살피소서,
태일성철이시여, 소원 성취케 하옵소서!
이러한 신명과 인간의 관계는 오늘날의 인사(人事)에서도 그대로 적용되는 원리다. 보통 사람들이 잘 모르고 있을 뿐이다. 사람이 살아가면서 신명의 존재를 모르고 사는 것은 마치 물고기가 물에 살면서 물의 존재를 알지 못하는 것과 같은 것이다. 경영학 용어에 모멘텀 효과(Momentum effect)라는 것이 있다. “눈덩이처럼 저절로 굴러가면서 커지는 힘”14을 말한다. 『성경』의 「마태복음」에 있는 “무릇 있는 자는 받아 넉넉하여지되, 없는 자는 그 있는 것마저 빼앗기리라.”라는 구절도 이 모멘텀 효과를 나타낸 말이라 할 수 있다. 이것을 신인의도의 이법에 적용한다면 신명의 존재를 알고 신명에 감사하고 신명과 더불어 일을 도모하는 사람은 큰 성과를 거두겠지만, 신명을 알지 못하는 자는 그 있는 신명마저 다른 사람에게 옮겨가는 것으로 이해할 수 있다. 이에 대하여 상제님께서는 “사람마다 그 닦은 바와 기국에 따라 그 사람의 임무를 감당할 신명의 호위를 받느니라. 남의 자격과 공부만 추앙하고 부러워하고 자기 일에 해태한 마음을 품으면 나의 신명이 그에게 옮겨 가느니라.”15라고 경고하셨다.
『전경』에 보이듯 고견(高見)과 원려(遠慮)가 곧 지혜(智慧)다. 상제님께서 한 종도의 집에 고견 원려 왈지(高見遠慮曰智)의 글을 써놓으신 글 중에 “인간은 양이요 신명은 음이라 음양이 서로 합한 연후에 변화의 도리가 있다. 측량하기 어려운 도술이 모두 신명에게 있는바, 신명을 감통케 하여 그 일을 도모하는 것을 일러 대인대의라 한다(人爲陽 神爲陰 陰陽相合然後 有變化之道也 不測變化之術 都在於神明 感通神明然後 事其事則謂之大仁大義也).”16라는 구절이 있는데, 이는 신인의도의 이법으로 신도(神道)로써 일을 처결하면 현묘 불측한 공을 이룰 수 있음을 나타낸다.
이것과 관련하여 상제님께서는 “신도(神道)로써 크고 작은 일을 다스리면 현묘 불측한 공이 이룩되나니 이것이 곧 무위화니라. 신도를 바로잡아 모든 일을 도의에 맞추어서 한량없는 선경의 운수를 정하리니 제 도수가 돌아 닿는 대로 새 기틀이 열리리라. 지나간 임진란을 최 풍헌(崔風憲)이 맡았으면 사흘에 불과하고, 진묵(震默)이 당하였으면 석 달이 넘지 않고, 송 구봉(宋龜峰)이 맡았으면 여덟 달에 평란하였으리라. 이것은 다만 선·불·유의 법술이 다른 까닭이니라. 옛적에는 판이 좁고 일이 간단하므로 한 가지만 써도 능히 광란을 바로잡을 수 있었으되 오늘날은 동서가 교류하여 판이 넓어지고 일이 복잡하여져서 모든 법을 합하여 쓰지 않고는 혼란을 능히 바로잡지 못하리라.”17고 하셨다.
상제님께서 신도(神道)로써 크고 작은 일을 다스리시는 것은 『전경』의 다음 사례를 보면 알 수 있다.
상제께서 농부들이 九월에 일손 바쁘게 밭을 갈고 보리를 심는 것을 보시고 “이렇게들 신고하나 수확이 없으리니 어찌 불쌍치 아니하랴”고 탄식하시는 말씀을 엿듣고 형렬은 결단하고 그해 보리농사를 짓지 아니하였도다.
이듬해 봄 기후가 순조로워 보리농사가 잘 되어 풍년의 징조가 보이는지라. 농부들과 김 보경·장 흥해는 지난 가을에 상제님께서 들판을 보시고 보리농사가 실패될 것을 염려하시기에 보리농사를 짓지 아니한 형렬을 비웃으니라. 이것을 들으시고 상제께서 “그것은 신명 공사에서 작정된 것인데 어찌 결실하기도 전에 농작을 예기할 수 있으리오” 하시고 종도들의 성급함을 탓하시니라. 五월 五일에 폭우가 쏟아지니라. 보리이삭에 병이 들어 이삭이 마르기 시작하더니 결실이 되지 않는도다. 쌀값이 뛰고 보리 수확이 없게 되자 보경과 농부들이 상제의 말씀을 깨닫고 감복하기만 하였도다.
이해 七월에 이르러 쌀값이 더욱 뛰고 거기에 농작물마저 심한 충재가 들어 인심이 더욱 사나워지기에 상제께서 종도들에게 “신축년부터 내가 일체의 천지공사를 맡았으니 금년에는 농작물이 잘 되게 하리라”고 이르시니라. 이해에 비가 적절히 내리고 햇볕이 쪼이더니 들판에서는 온통 풍년을 구가하니라.
이것을 보시고 상제께서 가라사대 “내가 천지공사를 행하면서부터 일체의 아표신(餓莩神)을 천상으로 몰아 올렸으니 이후에는 백성이 기근으로 죽는 일은 없으리라”고 하셨도다.
상제께서 언제나 출타하시려면 먼저 글을 써서 신명에게 치도령(治道令)을 내리시니라. 상제께서 계셨던 하운동은 원래 산중이라 길이 매우 좁고 험하고 수목이 우거져 길에 얽혀 있느니라. 치도령을 내리시면 여름에는 나무에 내린 이슬을 바람이 불어 떨어뜨리고 겨울에는 진흙길이 얼어붙기도 하고 쌓인 눈이 녹기도 하였도다.18
위의 사례에서 보는 것처럼 기후가 순조로워 보리농사가 잘 되어 풍년의 조짐을 보인다 하더라도 신명 공사에서 정해지면 결실이 되지 못하고, 농작물에 심한 충재가 들어 인심이 사나워지더라도 상제님께서 농작물이 잘 되게 천지공사의 도수를 정하시면 들판이 온통 풍년을 구가하게 되는 것이다. 상제님께서 출타하실 때 신명에게 치도령을 내리시어 나무에 내린 이슬을 바람이 불어 떨어뜨리고 겨울의 진흙길이 얼어붙게도 하시어 상제님의 의복이 이슬에 젖거나 신발에 진흙이 묻지 않게 하신 일 등이 모두 신도를 풀어 도수를 굳건히 하면 그것이 기틀이 되어 인사가 저절로 이루어지는 신인의도의 이법을 반영하는 것이다.
상제님께서 “무릇 크고 작은 일을 가리지 않고 신도로부터 원을 풀어야 하느니라. 먼저 도수를 굳건히 하여 조화하면 그것이 기틀이 되어 인사가 저절로 이룩될 것이니라. 이것이 곧 삼계공사(三界公事)이니라.”19라고 하신 말씀이 바로 신인의도의 이법에 내포되어 있는 뜻을 밝혀주신 것이라 하겠다.
2. 해원(解冤)을 위주로 보은(報恩)으로 종결
천지공사의 두 번째 규범은 해원(解冤)을 위주(爲主)로 하여 천지공사(天地公事)를 보은(報恩)으로 종결(終結)하신 것이다. 천지공사의 핵심적 내용은 해원 공사이므로 ‘천지공사는 해원공사이다.’라고 해도 과언이 아닌 것이다. 해원을 위주로 보은으로 종결하신 천지공사의 내용은 해원공사와 보은공사로 나눌 수 있고 해원공사는 다시 천계(天界) 공사, 지계(地界) 공사, 인계(人界) 공사로 대별해 볼 수 있다.
1) 해원(解冤) 공사
(1) 천계(天界) 공사
선천세상이 상극에 지배되어 세상이 원한이 쌓이고 맺혀 삼계를 채웠으므로 천지는 상도를 잃고 갖가지 재화가 일어나 참혹하게 된 것을 상제님께서 천지도수를 정리하시고 신명을 조화하여 만고에 쌓인 원한을 풀어 세계창생을 건지시고 신인의도의 이법으로 삼계공사를 행하셨으며, 그 중 천계공사의 일환으로 명부공사(冥府公事)를 처결하셨다.
상제께서 “선천에서는 인간 사물이 모두 상극에 지배되어 세상이 원한이 쌓이고 맺혀 삼계를 채웠으니 천지가 상도(常道)를 잃어 갖가지의 재화가 일어나고 세상은 참혹하게 되었도다. 그러므로 내가 천지의 도수를 정리하고 신명을 조화하여 만고의 원한을 풀고 상생(相生)의 도로 후천의 선경을 세워서 세계의 민생을 건지려 하노라. 무릇 크고 작은 일을 가리지 않고 신도로부터 원을 풀어야 하느니라. 먼저 도수를 굳건히 하여 조화하면 그것이 기틀이 되어 인사가 저절로 이룩될 것이니라. 이것이 곧 삼계공사(三界公事)이니라”고 김 형렬에게 말씀하시고 그 중의 명부공사(冥府公事)의 일부를 착수하셨도다. (공사 1장 3절)
상제께서 가라사대 “명부의 착란에 따라 온 세상이 착란하였으니 명부공사가 종결되면 온 세상 일이 해결되느니라.” 이 말씀을 하신 뒤부터 상제님께서 날마다 종이에 글을 쓰시고는 그것을 불사르셨도다. (공사 1장 5절)
상제께서 김 형렬의 집에서 그의 시종을 받아 명부공사를 행하시니라. 상제님께서 형렬에게 “조선명부(朝鮮冥府)를 전 명숙(全明淑)으로, 청국명부(淸國冥府)를 김 일부(金一夫)로, 일본명부(日本冥府)를 최 수운(崔水雲)으로 하여금 주장하게 하노라”고 말씀하시고 곧 “하룻밤 사이에 대세가 돌려 잡히리라”고 말씀을 잇고 글을 써서 불사르셨도다. (공사 1장 7절)
상제께서 삼계가 착란하는 까닭은 명부의 착란에 있으므로 명부에서의 상극 도수를 뜯어고치셨도다. 이로써 비겁에 쌓인 신명과 창생이 서로 상생하게 되었으니 대세가 돌려 잡히리라. (예시 10절)
이렇게 상제님께서는 명부의 착란에 따라 온 세상이 착란하였다고 진단하시고 명부의 주장자로서 조선명부(朝鮮冥府)를 전명숙(全明淑)으로, 청국명부(淸國冥府)를 김일부(金一夫)로, 일본명부(日本冥府)를 최수운(崔水雲)으로 하여금 주장하게 하시고 명부의 공사가 종결되면 하룻밤 사이에 대세가 돌려 잡히리라고 말씀하셨다. 이런 명부공사가 천계공사의 일부라 할 수 있다.
(2) 지계(地界) 공사
상제님께서는 이 세상의 인류는 지기(地氣)가 통일되지 못함으로 인하여 각각 사상과 문화의 바탕을 달리하게 됨에 따라 제각기 생각이 엇갈려 서로 반목하여 싸우게 되었다고 하시면서 이를 없애려면 해원으로써 만고의 신명을 조화하고 천지의 도수를 조정하여야 하고 이것이 이룩되면 천지는 개벽 되고 선경이 세워지리라고 하셨다.20 실제로 지기와 환경에 따라서 그 지방에 사는 사람들의 풍습이 다르고 성격과 사상이 다르다. 우리나라의 예를 보더라도 평야지대인 전라도에 사는 사람과 산악지대인 경상도에 사는 사람들의 성격과 풍습, 문화의 차이가 있고, 서울 사람, 강원도 사람, 경기도 사람이 다 다르다.
또 토지 해원 공사도 보셨는데 “선천에서는 하늘만 높이고 땅은 높이지 아니하였으되 이것은 지덕(地德)이 큰 것을 모름이라. 이 뒤로는 하늘과 땅을 일체로 받들어야 하느니라.”21고 하시면서 “이제 해원시대를 맞이하였으니 사람도 명색이 없던 사람이 기세를 얻고 땅도 버림을 받던 땅에 기운이 돌아오리라.”22고 하셨다.
상제님께서는 다음의 성구에서 보는 바와 같이 지계 공사에서 동물들 또한 해원시키는 공사를 보셨으며, 신방축 공사를 통하여 일본의 강렬한 지기를 뽑아 장차 동북아에 평화를 가져오게 하는 공사를 보셨다.
상제께서 대원사에서의 공부를 마치고 옷을 갈아입고 방에서 나오시니 대원사 골짜기에 각색의 새와 각종의 짐승이 갑자기 모여들어 반기면서 무엇을 애원하는 듯하니라. 이것을 보시고 상제님께서 가라사대 “너희 무리들도 후천 해원을 구하려 함인가” 하시니 금수들이 알아들은 듯이 머리를 숙이는도다. 상제님께서 “알았으니 물러들 가 있거라”고 타이르시니 수많은 금수들이 그 이르심을 좇는도다. (행록 2장 15절)
상제께서 무더운 여름날에 신방축 공사를 보시고 지기를 뽑으셨도다. 종도들이 상제께서 쓰신 많은 글을 태인 신방축의 대장간에 가서 풍굿불에 태웠나니라. 며칠 후에 상제께서 갑칠을 전주 김 병욱에게 보내어 세상의 소문을 듣고 오게 하셨도다. 갑칠이 병욱으로부터 일본 신호(神戶)에 큰 화재가 났다는 신문 보도를 듣고 돌아와서 그대로 상제께 아뢰니 상제께서 들으시고 가라사대 “일본의 지기가 강렬하므로 그 민족성이 탐욕과 침략성이 강하고 남을 해롭게 하는 것을 일삼느니라. 옛적부터 우리나라는 그들의 침해를 받아 왔노라. 이제 그 지기를 뽑아야 저희의 살림이 분주하게 되어 남을 넘볼 겨를이 없으리라. 그러면 이 강산도 편하고 저희도 편하리라. 그러므로 내가 전날 신방축 공사를 보았음은 신호(神戶)와 어음이 같음을 취함이었으니 이제 신호에 큰 불이 일어난 것은 앞으로 그 지기가 뽑힐 징조이로다”고 하셨도다. (공사 3장 31절)
(3) 인계(人界) 공사
인계 공사에서 상제님께서는 단주 해원 공사를 수위로 두셨다. 인류사에서 원(冤)의 역사의 첫 장을 요(堯)의 아들 단주(丹朱)의 원으로 보셨다. 단주는 요임금의 장자로서 천하를 얻어야 함에도 그가 불초하다 하여 단주에게는 바둑판을 주고 천하에서 덕 있는 자를 구하여 순(舜)에게 두 딸을 주어 제가(齊家)의 덕을 시험하고 ‘열풍 뇌우 불미(烈風雷雨不迷)’23의 수신(修身)을 시험한 후 천하를 전하니, 마침내 단주는 원을 품고 순을 창오(蒼梧)에서 붕(崩)케 하고 두 왕비를 소상강(瀟湘江)에 빠져 죽게 하였다. 이로부터 원의 뿌리가 세상에 박히고 세대의 추이에 따라 원의 종자가 퍼지고 퍼져서 이제는 천지에 가득 차서 인간이 파멸하게 되었다. 그러므로 상제님께서는 인간을 파멸에서 건지려면 해원공사를 행하여야 한다고 하셨다.24
상제님께서는 여성 해원 공사의 일환으로 하느님의 신분으로 노파에게 길을 비켜주심으로써 여성 존중의 모범을 보여주셨고, 후천 5만 년의 첫 공사로서 과부 해원 공사를 보셨으며, 후천에는 일음 일양(一陰一陽)이 합덕(合德)하여 조화를 이룰 수 있도록 정음 정양(正陰正陽)의 공사를 처결하셨다. 이 공사로 인하여 오늘날에 여성의 사회적 지위와 위상은 조선말에 비하여 비교할 수 없이 신장되었다. 참정권도 없었던 여성이 지금은 세계 도처에서 여성 대통령이 정치의 일선에서 활약한다.
상제께서 “이제는 해원시대니라. 남녀의 분별을 틔워 제각기 하고 싶은 대로 하도록 풀어놓았으나 이후에는 건곤의 위치를 바로잡아 예법을 다시 세우리라”고 박 공우에게 말씀하시니라. 이때 공우가 상제를 모시고 태인읍을 지나는데 두 노파가 상제의 앞을 가로질러 지나가기에 상제께서 길을 비켜 외면하셨도다. (공사 1장 32절)
종도들의 음양 도수를 끝내신 상제께서 이번에는 후천 五만 년 첫 공사를 행하시려고 어느 날 박 공우에게 “깊이 생각하여 중대한 것을 들어 말하라” 하시니라. 공우가 지식이 없다고 사양하다가 문득 생각이 떠올라 아뢰기를 “선천에는 청춘과부가 수절한다 하여 공방에서 쓸쓸히 늙어 일생을 헛되게 보내는 것이 불가하오니 후천에서는 이 폐단을 고쳐 젊은 과부는 젊은 홀아비를, 늙은 과부는 늙은 홀아비를 각각 가려서 친족과 친구들을 청하고 공식으로 예를 갖추어 개가케 하는 것이 옳을 줄로 아나이다”고 여쭈니 상제께서 “네가 아니면 이 공사를 처결하지 못할 것이므로 너에게 맡겼더니 잘 처결하였노라”고 이르시고 “이 결정의 공사가 五만 년을 가리라”고 말씀하셨도다. (공사 2장 17절)
상제께서 어느 날 후천에서의 음양 도수를 조정하시려고 종도들에게 오주를 수련케 하셨도다. 종도들이 수련을 끝내고 각각 자리를 정하니 상제께서 종이쪽지를 나누어 주시면서 “후천 음양도수를 보려 하노라. 각자 다른 사람이 알지 못하도록 점을 찍어 표시하라”고 이르시니 종도들이 마음에 있는 대로 점을 찍어 올리니라. “응종은 두 점, 경수는 세 점, 내성은 여덟 점, 경석은 열두 점, 공신은 한 점을 찍었는데 아홉 점이 없으니 자고로 일남 구녀란 말은 알 수 없도다”고 말씀하시고 내성에게 “팔선녀란 말이 있어서 여덟 점을 쳤느냐”고 물으시고 응종과 경수에게 “노인들이 두 아내를 원하나 어찌 감당하리오”라고 말씀하시니 그들이 “후천에서는 새로운 기력이 나지 아니하리까”고 되물으니 “그럴듯하도다”고 말씀하시니라. 그리고 상제께서 경석에게 “너는 무슨 아내를 열둘씩이나 원하느뇨”고 물으시니 그는 “열두 제국에 하나씩 아내를 두어야 만족하겠나이다”고 대답하니 이 말을 들으시고 상제께서 다시 “그럴듯하도다”고 말씀을 건네시고 공신을 돌아보시며 “경석은 열둘씩이나 원하는데 너는 어찌 하나만 생각하느냐”고 물으시니 그는 “건곤(乾坤)이 있을 따름이요 이곤(二坤)이 있을 수 없사오니 일음 일양이 원리인 줄 아나이다”고 아뢰니 상제께서 “너의 말이 옳도다”고 하시고 “공사를 잘 보았으니 손님 대접을 잘 하라”고 분부하셨도다. 공신이 말씀대로 봉행하였느니라. 상제께서 이 음양도수를 끝내시고 공신에게 “너는 정음 정양의 도수니 그 기운을 잘 견디어 받고 정심으로 수련하라”고 분부하시고 “문왕(文王)의 도수와 이윤(伊尹)의 도수가 있으니 그 도수를 맡으려면 극히 어려우니라”고 일러 주셨도다. (공사 2장 16절)
상제님께서는 또한 부귀 빈천 해원 공사를 통하여 적서(嫡庶)의 명분과 반상(班常)의 구별과 빈부(貧富)의 차이를 해소하는 공사를 보셨다. 이 공사로 인하여 현재는 적자와 서자의 명분이 사라졌고 양반과 상놈의 구별이 없어진 지 오래되었으며, 부자와 가난한 자의 차이가 많이 해소되었다. 이 경제 민주화는 다른 사회 정치적 신분제도의 변화에 비하여 다소 느린 감이 있어 오늘날에도 여전히 정치인들의 숙제로 남아있지만, 이것도 예전에 비하면 커다란 발전이 있음을 쉽게 알 수 있다.
상제께서 비천한 사람에게도 반드시 존댓말을 쓰셨도다. 김 형렬은 자기 머슴 지 남식을 대하실 때마다 존댓말을 쓰시는 상제님을 대하기에 매우 민망스러워 “이 사람은 저의 머슴이오니 말씀을 낮추시옵소서” 하고 청하니라. 이에 상제께서 “그 사람은 그대의 머슴이지 나와 무슨 관계가 있나뇨. 이 시골에서는 어려서부터 습관이 되어 말을 고치기 어려울 것이로되 다른 고을에 가서는 어떤 사람을 대하더라도 다 존경하라. 이후로는 적서의 명분과 반상의 구별이 없느니라” 일러 주셨도다. (교법 1장 10절)
지금은 해원시대니라. 양반을 찾아 반상의 구별을 가리는 것은 그 선령의 뼈를 깎는 것과 같고 망하는 기운이 따르나니라. 그러므로 양반의 인습을 속히 버리고 천인을 우대하여야 척이 풀려 빨리 좋은 시대가 오리라. (교법 1장 9절)
상제께서 “나는 하늘도 뜯어고치고 땅도 뜯어고치고 사람에게도 신명으로 하여금 가슴속에 드나들게 하여 다 고쳐 쓰리라. 그러므로 나는 약하고 병들고 가난하고 천하고 어리석은 자를 쓰리니 이는 비록 초목이라도 기운을 붙이면 쓰게 되는 연고이니라” 말씀하셨도다. (교법 3장 1절)
후천에는 계급이 많지 아니하나 두 계급이 있으리라. 그러나 식록은 고르리니 만일 급이 낮고 먹기까지 고르지 못하면 어찌 원통하지 않으리오. (교법 2장 58절)
후천에는 또 천하가 한집안이 되어 위무와 형벌을 쓰지 않고도 조화로써 창생을 법리에 맞도록 다스리리라. 벼슬하는 자는 화권이 열려 분에 넘치는 법이 없고 백성은 원울과 탐음의 모든 번뇌가 없을 것이며 병들어 괴롭고 죽어 장사하는 것을 면하여 불로불사하며 빈부의 차별이 없고 마음대로 왕래하고 하늘이 낮아서 오르고 내리는 것이 뜻대로 되며 지혜가 밝아져 과거와 현재와 미래와 시방 세계에 통달하고 세상에 수·화·풍(水火風)의 삼재가 없어져서 상서가 무르녹는 지상선경으로 화하리라. (예시 81절)
상제님께서 천하를 대순하시며 동방을 순회하던 중 우리나라에 머무신 것은 곧 참화 중에 묻힌 무명의 약소민족을 먼저 도와서 만고에 쌓인 원을 풀어 주려 함이라고 하시며 상제님을 좇는 자는 영원한 복록을 얻어 불로불사하며 영원한 선경의 낙을 누릴 것이니 이것이 참 동학이라 말씀하셨다.25 이것은 약소민족을 해원하는 공사라 할 수 있다.
그리고 “현하 대세가 오선위기(五仙圍碁)와 같으니 두 신선이 판을 대하고 있느니라. 두 신선은 각기 훈수하는데 한 신선은 주인이라 어느 편을 훈수할 수 없어 수수방관하고 다만 대접할 일만 맡았나니 연사에만 큰 흠이 없이 대접만 빠지지 아니하면 주인의 책임은 다한 것이로다. 바둑이 끝나면 판과 바둑돌은 주인에게 돌려지리니 옛날 한 고조(漢高祖)는 말 위에서 천하를 얻었으되 우리나라는 좌상(座上)에서 득천하 하리라”26고 하심으로써 분단민족의 한도 풀어주셨다.
국명에 붙어 있던 대(大) 자의 이동 경로를 보면 처음에는 중국이 세계의 중심이라 하여 ‘대중화’라 하다가 다음은 영국이 해가 지지 않는 나라라 하여 ‘대영제국’이라 하고, 1차 세계대전 당시 상제님께서 일본에 일시 천하통일지기와 일월대명지기를 붙이시어 ‘대일본제국’이라 하다가 지금은 그 대 자가 우리나라 붙어 있다. 대한제국은 1897년 10월 12일부터 1910년 8월 29일까지 존속하였던 조선왕조의 국가명이다. 이때 처음으로 우리나라의 국명에 대 자가 붙기 시작하여 실제로 기운이 동하기 시작한 것은 88 서울올림픽 4위, 지난 2002 서울 월드컵 4위 때 붉은 악마의 ‘대! 한! 민! 국!’ 4박자 구호에서부터 한국의 국명을 ‘대한민국’으로 방송에서도 공식적으로 사용하기 시작하였다.
상제님께서는 모든 문명신과 도통신을 거느리고 각 민족 사이에 나타난 여러 갈래 문화(文化)의 정수(精髓)를 뽑아 통일하시고 물샐틈없이 도수를 짜 놓으셨다.27 이로써 지구는 하나의 촌이 되고 세계의 언어는 통일될 것이며 문화의 차이에서 오는 반목과 쟁투는 종지부를 찍고 세계는 평화로워질 것이다.
평화로운 세계로 전변되기 전에 인류의 최종적 시련으로 세상에는 병겁(病劫)이 유행할 것이다. 이 병겁에는 구해낼 방책이 없을 것이다. 이때를 경계하여 상제님께서는 “부디 마음을 부지런히 닦고 나를 깊이 생각하라.”28 하시며 진귀한 약품을 중히 여기지 말고 의통을 잘 알아두라 하셨다.
상제께서 앞날을 위하여 종도들을 격려하여 이르시니라. “바둑에서 한 수만 높으면 이기나니라. 남이 모르는 공부를 깊이 많이 하여두라. 이제 비록 장량(張良)·제갈(諸葛)이 쏟아져 나올지라도 어느 틈에 끼어 있었는지 모르리라. 선천개벽 이후부터 수한(水旱)과 난리의 겁재가 번갈아 끊임없이 이 세상을 진탕하여 왔으나 아직 병겁은 크게 없었나니 앞으로는 병겁이 온 세상을 뒤덮어 누리에게 참상을 입히되 거기에서 구해낼 방책이 없으리니 모든 기이한 법과 진귀한 약품을 중히 여기지 말고 의통을 잘 알아 두라. 내가 천지공사를 맡아 봄으로부터 이 동토에서 다른 겁재는 물리쳤으나 오직 병겁만은 남았으니 몸 돌이킬 여가가 없이 홍수가 밀려오듯 하리라”고 말씀하셨도다. (공사 1장 36절)
상제께서 하루는 공우에게 마음속으로 육임(六任)을 정하라고 명하셨도다. 공우가 생각한 여섯 사람 중 한 사람이 불가하다 하시어 다른 사람으로 바꾸어 정하였더니 이 사람들을 부르사 불을 끄고 동학 주문을 외우게 하여 밤새도록 방안을 돌게 하다가 불을 켜 보게 하시니 손씨가 죽은 듯이 엎어져 있느니라.
상제께서 “나를 부르라”고 그에게 이르시니 그는 겨우 정신을 돌려 상제님을 부르니 기운이 소생하니라.
상제께서 이 일을 보시고 종도들에게
“이는 허물을 지은 자니라.
이후에 괴병이 온 세상에 유행하리라.
자던 사람은 누운 자리에서 앉은 자는 그 자리에서 길을 가던 자는 노상에서 각기 일어나지도 못하고 옮기지도 못하고 혹은 엎어져 죽을 때가 있으리라.
이런 때에 나를 부르면 살아나리라”
고 이르셨도다. (예시41절)
또 이르셨도다.
“부녀자들이 제 자식이라도 비위에 맞지 아니하면 급살 맞으라고 폭언하나니 이것은 장차 급살병이 있을 것을 말함이니라.
하루 짚신 세 켤레를 닳기면서 죽음을 밟아 병자를 구하러 다니리니 이렇게 급박할 때 나를 믿으라고 하면 따르지 않을 사람이 어디에 있으리오.
그러므로 너희는 시장판에나 집회에 가서 내 말을 믿으면 살 길이 열릴 터인데 하고 생각만 가져도 그들은 모르나 그들의 신명은 알 것이니 덕은 너희에게 돌아가리라.” (예시 43절)
인도(人道)의 근본은 상제님의 은혜에 감사하고 그 친은(親恩)에 보답하면서 살아가는 것이다. 사람에게는 생명이 있고 수명이 있고 복록이 있는데 이것은 부모로부터 받은 것이 아니고 국가사회로부터 오는 것도 아니요, 오직 천지의 대은(大恩)으로 상제님으로부터 받은 은혜다. 『대순진리회요람』에 “생(生)과 수명(壽命)과 복록(福祿)은 천지(天地)의 은혜(恩惠)이니 성(誠)·경(敬)·신(信)으로써 천지(天地) 보은(報恩)의 대의(大義)를 세워 인도(人道)를 다하고”29라는 구절은 인도의 근본이 상제님의 은혜에 감사하고 친은에 보답하는 삶을 살아야 한다는 것을 의미하는 것이다.
인간으로 태어나 상제님의 은혜를 알지 못한다면 이는 인간의 근본도리를 모르는 것이다. 그래서 도전님께서 『대순지침』에 “구천대원조화주신이신 구천상제님의 주재 하의 인간임을 알아야 한다.”30고 하시며 “상제님의 은혜에 감사하고 상제님의 친은(親恩)에 보답하는 심신일여(心身一如)의 수도가 되어야 한다.”31고 하신 것이다. 인간은 이 점을 망각하면 안 된다. 수도인의 신조(信條)에서 경천(敬天)의 의미가 “모든 행동에 조심하여 상제님 받드는 마음을 자나 깨나 잊지 말고 항상 상제님께서 가까이 계심을 마음속에 새겨두고 공경하고 정성을 다하는 마음을 잊지 말아야 한다.”32라고 되어 있는 것은 이 때문이다.
전체 인류가 진멸지경에 빠진 세계창생을 구제하시기 위하여 구천상제님께서 인세에 강세하시어 9년 동안의 천지공사를 보심으로 인하여 만고에 쌓였던 원울(冤鬱)이 풀리고 세계는 상극이 없는 도화낙원(道化樂園)을 이루게 되었음을 가슴 깊이 자각하여 상제님께 감사하고 정성과 공경을 다 하여야 한다는 정신을 자나 깨나 언제나 잊지 말아야 한다.
해원 공사를 통하여 우리가 숙고해야 할 일은 자기(自己) 해원의 요체(要諦)는 일을 하다 뜻을 이루지 못하고 죽을지라도 원을 남기지 말아야 한다는 것이다. 허무한 남의 꾀임이나 당치 않는 허황된 욕심에 정신과 마음을 팔리지 말고 분수에 맞게 의도하고 행하는 것이 해원의 요체다. 또한 대인(對人) 해원의 요체, 즉 대인관계에서 해원의 요체는 남에게 척을 짓지 말고 남을 잘 되게 하는 것이다.
2) 보은(報恩) 공사
상제님께서는 천지공사를 해원을 위주로 하시고 보은 공사로 9년간의 천지공사를 종결하셨다. 은혜란 남이 나에게 베풀어주는 혜택이다. 해원과 보은은 대도의 양대 진리이며 인도의 근간이다. 인도를 행함에 있어서도 남에게 은혜를 입거든 반드시 갚아야 한다. 신명은 진리에 지극하니 사람의 조그마한 정성에도 반드시 감응한다. 상제님께서는 우리나라는 예부터 신명을 잘 받들어 보은신(報恩神)이 나와 도인들이 천하사에만 아무 거리낌이 없이 종사할 것이라 하셨다.
조선과 같이 신명을 잘 대접하는 곳이 이 세상에 없도다. 신명들이 그 은혜를 갚고자 제각기 소원에 따라 부족함이 없이 받들어 줄 것이므로 도인들은 천하사에만 아무 거리낌 없이 종사하게 되리라. (교법 3장 22절)
그리고 대중화 공사를 보심으로서 우리나라에 중국의 보은신이 응하여 대운이 도래할 것임을 예시하셨다.
상제께서 원일과 덕겸에게 “너희 두 사람이 덕겸의 작은 방에서 이레를 한 도수로 삼고 문밖에 나오지 말고 중국 일을 가장 공평하게 재판하라. 너희의 처결로써 중국 일을 결정하리라” 이르시니 두 사람이 명하신 곳에서 성심 성의를 다하여 생각하였도다. 이렛날에 원일이 불려가서 상제께 “청국은 정치를 그릇되게 하므로 열국의 침략을 면치 못하며 백성이 의지할 곳을 잃었나이다. 고서(古書)에 천여불취 반수기앙(天與不取反受其殃)이라 하였으니 상제의 무소불능하신 권능으로 중국의 제위에 오르셔서 백성을 건지소서. 지금이 기회인 줄 아나이다”고 여쭈어도 상제께서 대답이 없으셨도다. 덕겸은 이레 동안 아무런 요령조차 얻지 못하였도다. 상제께서 “너는 어떠하뇨” 하고 물으시는 말씀에 별안간 생각이 떠올라 여쭈는지라. “세계에 비할 수 없는 물중지대(物衆地大)와 예악문물(禮樂文物)의 대중화(大中華)의 산하(山河)와 백성이 이적(夷狄…오랑캐)의 칭호를 받는 청(淸)33에게 정복되었으니 대중화에 어찌 원한이 없겠나이까. 이제 그 국토를 회복하게 하심이 옳으리라 생각하나이다.” 상제께서 무릎을 치시며 칭찬하시기를 “네가 재판을 올바르게 하였도다. 이 처결로써 중국이 회복하리라” 하시니라. 원일은 중국의 해원 공사에만 치중하시는가 하여 불평을 품기에 상제님께서 가라사대 “순망즉치한(脣亡則齒寒)이라 하듯이 중국이 편안함으로써 우리는 부흥하리라. 중국은 예로부터 우리의 조공을 받아 왔으므로 이제 보은신은 우리에게 쫓아와서 영원한 복록을 주리니 소중화(小中華)가 곧 대중화(大中華)가 되리라” 일러 주셨도다. (공사 3장 18절)
상제님께서는 당요, 신농과 태공의 은혜를 신명들이 갚게 함으로써 역대 성인들이나 제왕의 업적을 기리는 보은 공사를 보셨다.
상제께서 정미년 섣달 스무사흘에 신 경수를 그의 집에서 찾으시니라. 상제님께서 요(堯)의 역상 일월성신 경수인시(曆像日月星辰敬授人時)에 대해서 말씀하시기를 “천지가 일월이 아니면 빈 껍데기요, 일월은 지인(知人)이 아니면 허영(虛影)이요, 당요(唐堯)가 일월의 법을 알아내어 백성에게 가르쳤으므로 하늘의 은혜와 땅의 이치가 비로소 인류에게 주어졌나니라” 하셨도다. 이때 상제께서 일월무사 치만물 강산유도 수백행(日月無私治萬物 江山有道受百行)을 가르치고 오주(五呪)를 지어 천지의 진액(津液)이라 이름하시니 그 오주는 이러하도다.
新天地家家長歲 日月日月萬事知
侍天主造化定永世不忘萬事知
福祿誠敬信 壽命誠敬信 至氣今至願爲大降
明德觀音八陰八陽 至氣今至願爲大降
三界解魔大帝神位願趁天尊關聖帝君 (교운 1장 30절)
“신농씨(神農氏)가 농사와 의약을 천하에 펼쳤으되 세상 사람들은 그 공덕을 모르고 매약에 신농 유업(神農遺業)이라고만 써 붙이고 강 태공(姜太公)이 부국강병의 술법을 천하에 내어 놓아 그 덕으로 대업을 이룬 자가 있되 그 공덕을 앙모하나 보답하지 않고 다만 디딜방아에 경신년 경신월 경신일 강태공 조작(庚申年庚申月庚申日姜太公造作)이라 써 붙일 뿐이니 어찌 도리에 합당하리오. 이제 해원의 때를 당하여 모든 신명이 신농과 태공의 은혜를 보답하리라”고 하셨도다. (예시 22절)
Ⅴ. 천지공사의 의의(意義)
천지공사의 의의는 인류사에서 천지공사가 지니는 중요성과 가치를 뜻한다. 『대순진리회요람』 「취지」에서 “…해원 보은 양원리(兩原理)인 도리(道理)로 만고에 쌓였던 모든 원울(冤鬱)이 풀리고 세계가 상극(相克)이 없는 도화낙원(道化樂園)으로 이루어지리니…”까지가 바로 천지공사의 의의라 할 수 있다.
선천 수만 년 동안 인간과 사물은 상극지리(相克之理)의 지배를 받아 시대의 추이에 따라 원한이 쌓이고 맺혀 삼계(三界)를 가득 채웠으므로 천지는 상도(常道)를 잃고 수한(水旱)과 난리의 겁재(劫災)가 번갈아 끊임없이 일어나 세상은 참혹하게 되었다. 천하를 광구하고자 수천 백 년 만에 한 분씩 성인이 내세(來世)하였으나 혼란복멸(混亂覆滅)에 빠진 신명과 인류를 구제하지 못하였다.
이에 신성·불·보살들의 하소연으로 인세에 강세하신 상제님께서 천하에 없는 무극대도(無極大道)로 9년간 천지공사를 보심으로써 만고에 쌓였던 모든 원울이 풀리게 되었고, 이 세상은 상극이 없는 도화낙원으로 전변되게 되었다. 이로써 후천 5만 년의 지상선경(地上仙境)이 펼쳐지는 것이다. 이것이 상제님께서 행하신 천지공사가 우리 인류사에서 지니는 무비(無比)의 중요성과 무한(無限)한 가치다.
** <이하 내용>은 설정 공간 부족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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