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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생의 길명부(冥府)에 관한 고찰(考察)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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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김성호 작성일2018.10.11 조회5,910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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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구위원 김 성 호 

  

 목차

  Ⅰ. 머리말 

  Ⅱ. 명부의 개념과 별칭 

  Ⅲ. 종교에 나타난 명부관 

    1. 불교에서의 명부관 

    2. 도교에서의 명부관 

  Ⅳ. 대순사상(大巡思想)의 명부관 

    1. 명부공사의 의의 

    2. 해원과 상생을 통한 명부공사   

  Ⅴ. 맺음말

 


Ⅰ. 머리말 


  『典經』을 읽다보면 상제님께서 명부(冥府)와 관련하여 말씀하신 부분을 총 일곱 군데01에서 찾아볼 수 있다. 물론 『典經』의 전체 내용 중에서 명부라는 용어의 출현 빈도수가 그리 높은 편은 아니지만, 명부 관련 내용들이 상제님의 공사(公事)와 관련하여 언급되어져 있다는 사실을 눈여겨본다면 명부의 역할이 대단히 중요하다는 점은 누구나 한번쯤 생각해보았을 것이다. 

 그러나 명부가 이렇게 중요한 용어임에도 불구하고 지금까지는 이 용어에 대한 명확한 개념설정이 이루어지지 못해 명부의 모습을 바르게 이해함이 쉽지 않았을 것이라 여겨진다. 그러하기에 본고에서는 상제님의 말씀을 근간으로 명부의 총체적인 개념에 대한 접근을 시도하고자 한다. 

 이 글에서는 먼저 명부의 일반적 의미를 고찰하기 위해 문헌들을 토대로 명부의 개념과 별칭을 정리하는 것으로부터 시작하여 불교와 도교에서의 명부관념을 고찰한 후 『典經』에 나타난 명부 관련 내용을 토대로 대순사상에 나타난 명부관념을 살펴보고자 한다. ‘명부 의 일반적 개념’과 ‘종교를 통해 본 명부’ 그리고 ‘『典經』에 나타난 명부’의 모습을 종합적으로 검토해본다면 명부에 대한 총체적인 모습을 그려볼 수 있지 않을까 생각된다.  

 


Ⅱ. 명부의 개념과 별칭 


  명부의 사전적 의미를 살펴보면 명부란 명계(冥界)의 왕인 염라대왕이 있는 곳, 죽은 뒤에 심판을 받는 곳, 혹은 죽은 자들의 영혼이 살고 있는 지하의 세계이며, 염라부(閻羅府))02 또는 지옥(地獄)이라고도 표현된다.03 

  그러나 명부는 전술된 사전적 의미 이외에도 종교와 민족에 따라서 각기 다르게 불리워져 별칭으로 저승 . 풍도(酆都) . 나풍(羅酆) . 유도(幽都) . 황천(黃泉) . 명사(冥司) . 음사(陰司)로도 불리고, 이외에도 음부(陰府)나 지부(地府) . 내세(來世) . 타계(他界) . 유계(幽界) . 구천(九泉) . 구유옥(九幽獄) . 지궐(地闕) . 지옥(地獄) 등 명부에 붙여진 별칭은 매우 다양하다. 명부가 이처럼 여러 가지 별칭으로 불리기에, 명부와 같은 의미로 쓰이고 있는 각각의 별칭에 관한 유래를 고찰해 보는 것도 명부의 의미를 파악하는 데 많은 도움이 될 것이라 생각하여 문헌을 통해 하나하나 그 전거를 찾아보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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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풍도(酆都)ㆍ 나풍(羅酆) 


 풍도04는 도교에서 말하는 명부관념으로 나풍이라고도 한다.05 원래는 중국 북방계지(北方癸地)라는 가공의 땅에 자리잡은 나풍산에 있다고 일컬어졌으나, 후에 사천성(四川省) 풍도(酆都)에 있다는 생각이 지배적으로 되었다.06  고대 중국인들이 명부를 풍도라고 부르게 된 까닭은 중국 사천(四川) 충주(忠州) 풍도현(酆都縣)의 큰 바위 밑에 명부가 있다고 믿었기 때문이다.07 또『요재지이(聊齋志異)』08의 「풍도어사(酆都御使)」라는 설화에 따르면 풍도에는 깊은 동굴이 있어 세상에서는 이곳을 염마왕의 관청으로 알았다고 한다.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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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편 명부가 나풍이라고 불리게 된 까닭은 나풍산(羅酆山)에는 육천궁(六天宮)이 있어 사자(死者)의 공죄(功罪)를 심판한다고 믿은 데서 유래한 것이다.10 

 도홍경(陶弘景, 452∼536)의 『진고(眞誥)』에 따르면 나풍산은 북방계지(北方癸地)에 있고 높이는 2천 6백 리, 둘레는 3만 리라고 한다. 북방계지는 중국 북쪽 바다의 먼 저편에 있으며, 그 산기슭에는 둘레가 1만 5천 리나 되는 거대한 동굴도 있다. 또 산 위와 동굴 안에는 육천귀신(六千鬼神)을 위한 둘레가 1천 리나 되는 6개의 궁전이 있는데, 산 위에 있는 것을 외궁, 동굴 안의 것을 내궁이라고 한다. 산 위와 동굴 안의 육궁(六宮)은 그 제도가 똑같아서 인간은 사후에 이곳으로 오게 되어 있다고 한다.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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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유도(幽都) 


 유도12가 명부의 별칭으로 불리게 된 까닭은 곤륜산(昆侖山) 동북쪽에서 지세가 낮아지는 삼천 육백 리 된 곳에 팔방이 모두 어두워 암흑만이 존재하는 유도라는 장소를 저승의 개념으로 여겼기 때문이고,13 이러한 유도의 개념이 점차적으로 민간에 확산되면서 지금까지 명부의 별칭으로 불리고 있는 것이다. 이것은 『중국고대민간복우도설(中國古代民間福佑圖說)』에서도 잘 나타난다. 이에 따르면 유도는 죽은 자들이 가게 되는 무섭고 끔찍한 지하세계라고 한다.14 하지만 유도는 후대로 가면서 그 장소에 변화가 생겨 모든 땅 밑에 있는세계가 아니라 지상(地上)의 특정한 산속에 있다고 믿게 되었다. 유도가 지상으로 연결된 곳을 일컬어 유도산(幽都山)이라 하는데,15『회남자(淮南子)』「지형훈地形訓」에 따르면 가상의 이 유도산은 부주산(不周山)을 지칭함을 알 수 있으며 이곳에 유도로 들어가는 문이 있다고 한다.16 

 한편 『서경(書經)』 「우서(虞書)」 요전(堯典)에는 “거듭 화숙(和叔)에게 명하시어 삭방(朔方: 북쪽)에 살게 하니 이른바 유도다(申命和叔 宅朔方 曰幽都).”라는 구절도 보인다.17 이 글에서 보면 북쪽인 삭방은 추위가 혹독한 곳이었으므로 ‘고요하고 그윽한 땅’, 혹은 ‘어두운 고을’이 죽음을 뜻하는 고유명사로 쓰인 것이라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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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황천(黃泉)ㆍ구천(九泉) 


  황천이란 천지(天地) 중앙에 있는 사자(死者)들의 암흑의 세계로 도교에서 쓰이는 명부의 별칭이다.18 도교에서 황천이 명부의 별칭으로 쓰이고 있긴 하지만, 그렇다고 문헌상에서 황천의 개념이 처음부터 저승의 뜻으로 쓰인 것은 아니다. 황천의 유래는 중국 오행사상에 의하여 땅 빛을 노랑으로 한 데서 온 것으로,19『맹자(孟子)』와 『순자(荀子)』, 『회남자(淮南子)』에서 이러한 황천의 내용을 찾아볼 수 있다.20 하지만 여기에 언급된 황천은 단지 땅속에 있는 샘, 흐린 물, 또는 땅속의 물 정도의 뜻으로만 쓰인 것이지 명부의 개념으로 쓰인 용례는 아니다.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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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황천이 문헌상에서 명부의 개념으로 최초로 쓰인 용례는 『춘추좌씨전(春秋左氏傳)』22 첫째 권인 은공(隱公) 원년 기록에서 찾을 수 있다. 

  

 정(鄭)나라 장공(莊公)의 어머니는 강씨(姜氏)였는데, 그녀는 장공이 어릴 때 부터 그를 미워하고 동생인 공숙단(共叔段)만을 사랑하였다. 후에 그의 어머니는 장공에게 한 가지 부탁을 하게 되는데, 그 부탁이란 그의 동생 공숙단(共叔段)에게 경(京) 땅을 내어 달라는 것이었다. 이에 장공은 나라에 해가 될까 염려하면서도 어머니의 부탁이기에 어쩔 수 없이 경(京) 땅을 동생에게 내어주고 그를 그곳에 살게 하였다. 경(京)땅에 봉해진 공숙단은 어머니의 힘을 믿고 세력을 넓히면서 오히려 장공을 위협하는 존재로 자라났다. 아니나 다를까 결국 그는 형인 장공의 정(鄭)나라를 치기로 거사를 결심한다. 이때 그의 어머니 강씨는 공숙단의 거사에 조력자 역할을 하며 나라 안에서 도움을 주기로 하였다. 그러나 공숙단의 거사는 이 사실을 미리 알게 된 형 장공에 의해 실패하게 되고, 그의 어머니 강씨는 장공에 의해 성영(城潁, 하남성 임영현 서북쪽 ) 에 유폐되었다 . 장공은 어머니를 유폐시키며 맹세하여 말하기를“황천에 가기 전까지는 결코 다시 만나지 않을 것이다(不及黃泉, 無相見也).” 라고 말했다. 

 그러나 그는 얼마 지나지 않아 자신이 어머니를 두고 맹세한 말을 후회했다. 말은 이미 입 밖으로 뱉어져 되돌릴 수 없는 상황이고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상황에 처해 있었는데, 이때 당시 성문을 지키는 관리였던 영고숙(穎考叔)이 그 상황을 모면할 수 있는 꾀를 내어 장공에게 말하기를 “만일 땅을 샘[泉]이 나도록 파서 무덤길을 만들어(이것이 즉 黃泉) 서로 만난다면, 누가 맹세를 깼다고 말하겠습니까?”라고 말했다. 장공은 기뻐하며 이 말에 따랐다고 한다.23  

 

 위 『춘추좌씨전(春秋左氏傳)』의 기록에서 장공은 모친과 사이가 좋지 않아 황천에 이를 때까지 만나지 않겠다고 맹세했다. 여기서 황천은 죽은 사람의 세계를 뜻하는 저승으로서 사람이 죽어 매장되는 지하의 세계를 뜻한다. 훗날 장공은 자신이 어머니에게 너무 심하게 대했음을 후회하며 “샘에 이를 때까지 땅을 파고 들어가서 어머니를 만난다면, 그 누가 공이 했던 맹세에 위배된다고 하겠습니까?”라는 영고숙의 충고를 받아들였다. 영고숙의 말은 지하세계의 모든 물줄기가 황천, 즉 저승세계의 지류라는 것을 암시한다.24 말하자면 땅속의 물이 흐르는 곳을 찾아냄으로써 그것을 황천으로 간주한 것이다.25 다음으로 구천이라는 명부의 별칭은 우리 민간설화에서도 흔히 쓰이는 표현으로,‘구천에 사무친다’, ‘구천을 떠돈다’ 는 말에서 알 수 있는 바와 같이 죽은 사람이 가는 저승의 먼 끝을 말한다. 『진서(晉書)』26「황보밀전(皇甫謐傳)」에도일찍이 ‘취연구천(吹烟九泉)’이라 말하고 주(注)에서 ‘지유구중(地有九重), 고 왈구천(故曰九泉)’이라고 말하고 있다. 이밖에도 구천(九泉)은 구지(九地), 구원(九原), 구유(九幽)라고도 하여 중국 고전에서 사용되었는데, 이 의미 또한 모두 죽은 영들이 가는 저승을 뜻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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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4. 명사(冥司)ㆍ음사(陰司)ㆍ저승 


  명부와 같은 의미로 쓰이고 있는 별칭에는 명사 . 음사 . 저승도 있다. 명사 . 음사의 경우는 명부를 저승의 관청이라 여겨서 관아(官衙) 사(司) 자를 붙여 부르게 된 것이고, 음사의 경우는 명부가 어두운 곳이라 하여 음양(陰陽)의‘음’에서 유추되어 붙여진 별칭이다. 이처럼 다양한 명부의 별칭 중 우리들에게 가장 익숙한 별칭은 아마도 저승이라는 표현일 것이다. 

 저승의 사전적 의미는 이승의 반대말, 또는 사람이 죽은 뒤 그 혼령이 가서 사는 세상이다. 27중세 국어에서는 그 어원을 ‘뎌싱’이라 하여 지시대명사 ‘뎌’와 한자어 ‘싱(생)’이 결합한 말이라 기록하고 있다. 이러한 사전적인 의미 이외에도 저승이란 용어는 우리 조상들이 죽음과 관련하여 가장 흔히 써온 말로서, 죽음 이후의 저세상[彼生]을 가리키며 타계(他界: otherworld, Jen-seits)28 즉, 이 세계가 아닌 다른 세계라는 뜻과도 상통한다. 그러므로 광의적인 차원에서는 저승이란 지옥의 상위개념이 되며, 극락과 지옥이 모두 포함 된다고도 볼 수 있다.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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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중음(中陰), 중유(中有) 

 

 중음, 중유라는 명부의 별칭은 모두 불교에서 쓰이는 명부관념으로 구체적으로 말하면 명부의 개념보다는 하위개념이라고 할 수 있다. 불교에서 중음과 중유는 같은 개념으로 쓰이는 용어로서 사람이 죽어 다음 생을 받을 때까지 49일30 동안 이승도 아니고 저승도 아닌 그 중간계(中間界)에 머물러 있다고 해서 붙여진 별칭이다.

     


Ⅲ. 종교(宗敎)를 통해 본 명부관 


 저승 혹은 타계(他界), 사후세계로도 불리어지는 명부는 죽음의 문제를 거론할 때 큰 중요성을 갖는 것으로 그 존재를 설명하기 위해서는 대부분 종교적 해석과 적용이 뒤따르게 된다. 때문에 다종교 상황 하에서는 각 종교의 죽음에 대한 이해의 방법에 따라 명부에 대한 설명 방법이 달라질 수 있다. 이처럼 명부는 민족이나 종교에 따라서 다양하게 나타나고 있지만 아직 인간이 경험하지 못한 곳일 뿐더러 그 존재나 모습 또한 객관적으로 증명할 수는 없는 곳이기에, 그 개념을 정의 내리기가 쉽지 않다. 하지만 예나 지금이나 명부는 종교를 통해 자주 거론되는 장소이기도 하다. 그리고 그것이 종교적인 것과 결부되어 나타날 때는 강력한 힘을 갖기도 한다. 그러하기에 본 장에서는 대순사상(大巡思想)에서 제시되는 명부관을 고찰하기에 앞서 불교와 도교에서 나타나는 명부의 모습을 먼저 고찰하고자 한다.

  
1. 불교에서의 명부관   


가) 명부의 개념과 특징 


 불교에서의 명부는 죽은 사람이 가게 되는 곳으로 지옥(地獄), 아귀(餓鬼)31, 축생(畜生)32의 삼악도(三惡道)를 통칭하는 단어로서, 염라부 또는 지옥의 개념과 상통한다고 명부의 개념정의에서 이미 밝힌바 있다. 이처럼 불교에서 명부는 보통 최상, 최선(最善)의 세계인 극락정토와 대비되는 말로 극고(極苦)의 세계인 지옥과 동일한 의미를 갖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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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5전 염라대왕 (출처: 『地獄變相圖』)

  

 하지만 불교의 명부가 지옥과 동일한 의미를 가진다 하여 그곳을 우리가 일반적으로 알고 있는 지옥, 또는 생전(生前)에 죄를 많이 지은 사람들이 가게되는 고통으로 가득 찬 형벌의 장소로만 이해해서는 안 된다. 그 까닭은 불교의 지옥관념이 중국에 전해졌을 때 중국의 지옥에 관심을 둔 서양학자들이 불교의 윤회전생과 시왕(十王)33 및 명부의 개념을 제대로 알지 못한 채 명부를 다루는 바람에 지옥의 기본적인 이해가 거의 대부분 잘못 전래되었기 때문이다.34

 엄격히 말하면 명부와 지옥은 각기 다른 성격을 지닌 곳으로 명부가 한층 더 상위개념에 속한다. 다시 말해 명부는 염라대왕이 사후(死後)의 심판을 주관하는 장소로서 사법관청의 성격을 갖지만 이에 비해 지옥은 명부의 하위개념으로서, 악업이 중한 죄인들이 가는 고통의 장소를 뜻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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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 불교적 명부관념의 기원과 전래 


 불교적 명부의 개념은 고대민족들의 명부관념과도 깊은 관련성을 갖는다. 일찍이 기원전 3천년경에 티그리스강과 유프라테스강 유역에 살았던 수메르인들은 ‘돌아오지 않는 나라’인 구루(Guru)에 대한 신앙을 갖고 있었는데, 구루는 지하의 나라로서 바빌로니아, 앗시리아, 헤브라이 등의 셈족이 오래 전부터 갖고 있었던 명부신앙이었다. 또 고대 메소포타미아인들은 “먼지를 먹은 어두운 지하세계, 모든 기쁨이 사라진 그림자의 나라”인 죽음 이후의 세계라고 명부에 대한 기록을 남기고 있다.35 이밖에도 고대 아리안족의 문헌인 『 리그베다(R ig-ved a)』에서는 명부를 죽은 자들의 주재자인 야마(yam a)36와 그가 거주하는 세계라고 언급하고 있다. 이러한 고대민족들의 명부에 대한 관념은 기원전 10세기경에 인도에 전해져 불교의 체계 안에 습합되어 더욱 구체화된다. 우리가 흔히 저승에 관해 논할 때 빠지지 않는 염라왕의 개념도 고대민족들의 명부관념에서 나타나는 야마(yama)가 불교에 습합되면서 변모되어 생겨난 것이다.   
 한편 불교는 원래 인도에서 발생한 것이지만 1세기~2세기경 중앙아시아를 거쳐 중국에 전해져 중국사회에 받아들여지게 되었다.37 이때 불교에서의 명부관념과 지옥의 개념도 함께 전해졌다. 

 불교 전파 이후 중국에는 불교의 업보 . 윤회 . 지옥관념 등의 영향을 받아 지장보살이나 염라왕이 명부를 주재한다는 신앙과 더불어 죄를 지으면 명부에 속하는 지옥에 떨어지게 된다는 지옥신앙 등이 일어나게 되었다. 점차적으로 이러한 신앙들이 민간에 유행하기 시작하면서 민중들은 사후에 반드시 명부에 가서 생전의 선악행위에 대한 심판을 받고 죄업이 큰 자는 반드시 십팔지옥으로 떨어져 갖가지 고행을 받는다고 믿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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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도교에서의 명부관 


 도교에서의 명부관념은 크게 불교 전래 이전과 이후의 두 가지 관점으로 나누어진다. 먼저 불교 전래 이전 고대 도교에서의 명부관념을 살펴보면, 고대도교에서는 명부를 나풍(羅酆) . 풍도(酆都) . 황천(黃泉) . 구천(九泉)이라고도 불렀는데, 이것에 관한 것은 이미 명부의 개념정의에서 거론한 바 있기에 생략하기로 하겠다. 이러한 명부관념 이외에도 고대 도교에서는 태산(泰山)을 중심으로 하는 명부관념이 존재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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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예로부터 중국인들은 산에는 무언가 강력한 영력(靈力)이 숨어 있다고 생각하여 인간이 감히 들어갈 수 없는 신성한 장소로 여겼다. 특히 한(漢)나라 시대에는 ‘오악(五岳)’이 성스러운 산이라 하여 사람들의 숭배를 받아왔다. 오악이란 중원에 자리 잡고 있는 다섯 산을 총칭하는 것으로 남악(南岳)인 호남성의 형산(衡山), 중악(中岳)인 하남성의 숭산(嵩山), 서악(西岳)인 섬서성의 화산(華山), 북악(北岳)인 산서성의 항산(恒山), 동악(東岳)인 산동성의 태산(泰山)을 지칭한다. 그 가운데 가장 신성한 산으로 알려진 산이 바로 태산이다.38 태산은 예로부터 중국에서 죽은 자의 영이 모이고 인간의 수명을 기록한 장부가 있다고 여겨졌던 산동성(山東省)의 산으로, 이 산에는 죽은 자들이 가게 되는 명부가 있다고 한다.39  이 같은 내용은 『사기(史記)』 「봉선서(封禪書)」의 기록에서도 찾아볼 수 있다. 이에 따르면 태산은 역대 황제들이 봉선(封禪)40이라는 즉위식을 행했던 신성한 장소이자 죽은 자의 영혼이 모이는 곳으로 오악신앙의 중심지라 했다. 이처럼 태산은 당시 일반사람은 접근할 수 없고 오직 신의 대변자였던 황제나 사자(死者)들의 입산만이 허락되었던 곳이 다.41 마치 태산은 그 존재 자체가 천둥이나 비와 같이 자연이 신격화된 것(태산=신)으로 당시에는 죽은 자들의 영혼이 돌아간다는 저승의 개념으로 인식되고 있었다. 한편 진(晉)나라 간보(干寶)의 『수신기(搜神記)』에 따르면 태산을 신격화하여 태산부군(泰山府君)42 혹은 동악대제(東嶽大帝)43라 칭하기도 했다. 태산이 도교에서 언제부터 명부로 믿어지게 되었는가는 그 시기가 분명하지 않지만, 문헌을 통해 태산명부신앙(泰山冥府信仰)이 존재하고 있었다는 사실은 증명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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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후한(後漢)시대의 『효경위원신계(孝經緯援神契)』에 의하면 “태산은 예부터 천손(天孫)이라고 일컫는다. 천제(天帝)의 손자임을 뜻하며 인간의 영혼을 불러들이는 일을 관장한다.”고 하였다. 이와 더불어 중국 후한(後漢) 말의 학자 응소가 편찬한 『풍속통(風俗通)』에는 태산에는 천하 사람들의 수명을 적어 넣은 표찰이 금으로 만든 상자 속에 수장되어 있다고 한다. 이밖에도 『후한서 (後漢書)』 「위지(魏志)」 등에도 태산이 사자(死者)가 모이는 명부임을 기술한 대목이 보인다. 

 전술한 바와 같이 불교 전래 이전까지만 해도 도교에서의 명부관념은 나풍(羅酆) . 풍도(酆都) . 황천(黃泉) . 구천(九泉) . 그리고 태산(泰山), 즉 자연을 신격화하여 명부로 부르는 등 명부의 개념이 다양한 별칭으로 불리고 있었다. 한편 불교가 중국에 전래된 이후로는 도교의 명부관념과 불교의 지옥관념이 융합되면서 불교의 업보, 윤회사상에 근간을 두는 시왕신앙(十王信仰)이 생기게 되었다. 이로 인해 ‘도교에서 명부’44의 개념이 새롭게 바뀌게 되었고, 불교 전래 이전의 명부관념도 자연스럽게 하나의 관념으로 통일되어, 사람이 죽게 되면 사자(死者)의 신혼(神魂)이 명부시왕이 거주하는 명부로 가서 생전의 잘잘못을 심판 받아야 한다고 믿게 되었다.

 


Ⅳ. 대순사상(大巡思想)에서의 명부관 


 이번 장에서는 『典經』에 기록된 상제님의 말씀을 근간으로 대순사상에서 제시되는 명부의 개념과 특징을 상제님의 명부공사를 통해 고찰하고자 한다. 앞서 살펴본 바에 따르면 명부에는 몇 가지 특징이 발견된다. 첫째, 명부에는 시왕과 같은 관리자와 판관 등의 일정한 관료조직과 법이 존재한다는 점. 둘째, 수명이 다한 자들은 누구든지 거쳐 가야 하는 장소라는 점. 셋째, 죽은 자가 생전에 행한 행위에 대한 선악을 심판하는 기능과 상벌(賞罰) 기능을 맡는 다는 것이다.  
 이와 같이 불교와 도교에서는 명부를 죽은 자들이 가게 되는 곳, 혹은 죽어서 심판을 받게 되는 저승의 의미로만 이해되고 있었다. 하지만 대순사상에서의 명부는 죽은 자들이 가게 되는 저승의 개념을 아우를 뿐 아니라 한층 더 광의적인 의미를 지니는 것으로 파악된다. 

  
1. 명부공사(冥府公事)의 의의 


 상제님께서는 선천세상(先天世上)이 참혹하게 된 원인을 인간 사물이 모두 상극(相克)의 원리에 지배되어 원한(怨恨)이 가득차게 됨으로써 천지(天地)가 상도(常道)를 잃게 되었기 때문이라고 진단하시고, 그 해결방안으로 상생(相生)의 도(道)를 내세우시면서 먼저 신도(神道)로써 원(冤)을 풀어야 한다고 말씀하셨다.45 그러기 위해서는 먼저 도수를 굳건히 하여 조화하면 그것이 기틀이 되어 인사(人事)가 저절로 이룩되며 이것이 곧 삼계공사(三界公事)라고 말씀하시고 명부공사의 일부를 착수하셨다. 여기서 보면 선천세상이 혼란하여 참혹하게 되었으므로 뜯어 고쳐 후천선경을 여시는데 그 방법은 신도(神道)로써 원을 푸는 것이다. 명부공사란 이러한 삼계개벽공사의 일부분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런데 바로 이 명부공사가 삼계공사의 시작점이라는 데에 그 중요성이 있다. 상극으로 인해 삼계가 혼란해져 뜯어 고치지 않으면 안 되는 절박한 상황에 이르게 된 원인의 하나는 명부의 착란이다. 이에 대해 상제님께서는 “명부의 착란에 따라 온 세상이 착란하였으니 명부공사가 종결되면 온 세상일이 해결되느니라.”고 표현하셨다.46 여기서 우리는 진멸지경에 놓인 천하창생을 구하시기 위해 선천 명부의 개조가 필연적임을 알 수 있다. 

 또한 상제님께서는 선천세상에서 천 . 지 . 인 삼계가 개벽되지 못하고 참혹하게 된 원인을 인간지사를 상극이 지배하고 있어 원한이 쌓이고 삼계가 서로 통하지 못해 빚어진 결과라고 표현하셨다.47

 상제님께서는 이러한 상극적인 원인으로 인해 삼계가 상통하지 못해 빚어진 모든 것을 바로잡으시고 비겁에 빠진 신명과 재겁에 빠진 천하창생을 건지시려고 천지운로를 뜯어고치시고, 신도를 바로잡아 만고의 한을 풀고 상생의 도로써 지상천국을 세워 후천선경을 건설하시고자 친히 이 땅에 인간의 몸으로 강세하시어 천지공사를 단행하셨다.  
 한편, 상제님께서는 비겁에 쌓인 신명과 재겁에 빠진 세계창생을 널리 건지기 위해 신인의도(神人依導)의 이법(理法)으로 해원(解冤)을 위주로 하여 보은(報恩)으로 천지공사를 보시어 만고에 쌓인 모든 원울을 풀고 상극이 없는 도화낙원을 건설하시고자 하셨다.48 

 신인의도(神人依導)란 신과 인간이 서로 의탁하며 이끌어주는 관계에 있음을 설명하는 것으로, 신과 인간은 서로 음양 관계이자 상호 불가분의 관계이다. 『典經』의 <음양경(陰陽經)>에 의하면, 신은 사람이 뒤에 없으면 의탁하여 기댈 곳이 없으며, 사람은 신이 앞에 없으면 인도받고 기댈 곳이 없다. 신과 인간이 화목하여야 만사가 이루어지며 신과 인간이 합하여야 백가지의 공이 이루어진다. 신명은 사람을 기다리고 사람은 신명을 기다리니 음과 양이 서로 합하고 신과 인간이 서로 통한 이후에 하늘의 도가 이루어지고 땅의 도가 이루어진다. 그리고 신의 일이 이루어지고 인간의 일이 이루어진다.49

 이에 따르면 신인(神人) 관계가 서로 막힘과 걸림이 없어야만 만사(萬事)가 이루어지고, 신과 인간이 서로 통한 연후에 천지의 도(道)가 이루어짐을 알 수 있다. 이것이 실현되기 위해서는 우선 신과 인간의 원과 한을 풀어 서로 상생하는 관계가 전제되어야 함은 당연지사일 것이다. 이와 관련된 전거를 『典經』에서 더 찾아보면 제생 43절의 『고견원려왈지(高見遠慮曰智)』에 “…人爲陽 神爲陰陰陽相合然後 有變化之道也….”라는 내용을 들 수 있다. 그 뜻은 사람은 양이며 신은 음이다. 신과 사람이 서로 합한 연후라야 변화의 도(道)가 있다는 것으로, 이는 천지공사에 있어 신인조화가 매우 중요한 근간이 됨을 시사한다. 우리는 여기서 천지공사 중에서 가장 시급한 것이 신과 인간을 서로 상통케 하는 것임을 미루어 짐작할 수 있다. 그러나 신과 인 간의 관계가 어느 순간 갑자기 상생적인 관계로 화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일에도 그 순서가 있고 절차가 있듯 신인관계에 있어서도 그 순서가 있다는 것이다.  
 실제로도 상제님께서는 이 땅에 인신강세(人身降世) 하시어 가장 먼저 신명을 조화하여 만고에 쌓인 원한을 푼 연후에 인사를 조화하신 것을 알 수 있다.50 여기서 우리는 삼계개벽공사에서 가장 시급하게 처결되어야 할 공사가 천계공사임을 알 수 있다. 실제로도 상제님께서는 삼계개벽공사 중에서 명부 공사를 가장 먼저 단행하셨다. 그 까닭은 전거된 사실과 같이 삼계가 개벽되지 아니함은 선천에서 상극이 인간지사를 지배하였다고 표현, 삼계의 혼란이 명부의 혼란에서 비롯되었다고 진단하셨기 때문이다. 

 이러한 사실을 통해 신명계와 인간계는 유기적인 관계에 있으며, 신명계의 일이 인간계에, 인간계의 일이 신명계에 영향을 미침을 알 수 있다. 그러므로 우선 신명계의 질서가 바로잡혀야 인간의 질서도 바로 잡히고 인간사회가 상생의 길로 접어들 수 있는 초석이 마련되는 것이다. 상제님께서 신명해원시대에 명부의 상극적 혼란을 해원으로써 풀어 우선 신인이 서로 상통할 수 있도록 새로이 공사를 보신 것으로 사려된다. 

 이에 상제님께서는 삼계(三界)의 혼란을 해결하기 위해‘삼계공사 중에서 가장 우선적으로 명부공사를 착수하시어’51 신명(神明)과 창생(蒼生)이 서로 상생할 수 있도록 명부에서의 상극도수를 뜯어고치셨다.52 이와 더불어 상제님께서는 명부공사가 종결되면 천 · 지 · 인 삼계, 즉 온 세상의 일이 해결된다고 밝혀주셨다.53 다시 말해 명부가 착란하여 혼란스럽게 됨으로 써 그와 유기적인 관계에 있는 삼계가 혼란에 빠졌다는 것이다. 이러한 관점에서 볼 때 명부는 천하개병(天下皆病)의 근원지이고 천하개조(天下改造)의 시발점임을 알 수 있다.

  
2. 해원과 상생을 통한 명부공사 


 상제님께서는 “묵은 하늘은 사람을 죽이는 공사만 보고 있었도다. 이후에 일용 백물이 핍절하여 살아 나갈 수 없게 되리니 이제 뜯어 고치지못하면 안되느니라.” 라고 말씀하시고54 천계 중에서도 중요한 역할을 담당하는 명부로부터 우선적으로 공사(公事)를 단행(斷行)하시어 명부를 새로이 조정, 하룻밤 사이에 대세가 돌려 잡힌다고 표현하셨다.55 이때 조선명부를 전명숙으로, 청국명부를 김일부로, 일본명부를 최수운으로 하여금 주장하게 하신 것이 이것을 뜻한다. 선천에서는 명부를 주장하던 신명이 그 역할을 충분히 감당하지 못하여 명부의 착란으로 인한 삼계의 혼란이 초래되므로 각 나라의 명부를 새로이 임명하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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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상제님께서 기존의 명부를 새로이 주장하신 것은 아마도 상극이 아닌 해원과 상생의 법리로 후천선경을 열기 위해 단행하신 천지공사 중 선(仙), 불(佛), 유(儒), 서도(西道)의 종장을 각각 새로운 인물로 세우신 것과 같은 이치일 것이다. 상제님께서는 신명해원과 더불어 명부를 새로이 주장하심에 있어 어떠한 기준을 정해두셨다. 

 그것은 다름 아닌 상제님께서 해원과 상생의 법리로 천지공사를 보심에 있어 그 사상에 가장 부합되는 인물을 꼽으셨다는 것이다. 명부공사와 종장(宗長)공사 모두 인세(人世)에서 생전에 상제님의 천지공사 사상에 부합되는 삶으로 인류를 위해 일심(一心)으로 헌신했지만 정작 그 뜻을 이루지 못해 원과 한을 품고 죽어간 이들을 상제님의 천지공사에 동참케하여 상극을 종식시킴으로써 그들의 원과 한을 풀어주기 위함으로 이해 된다. 

 그 까닭을 이루 다 헤아릴 수는 없겠지만 짧은 식견으로 미루어 짐작해보면, 상극도수로 공사를 보아오던 선천의 명부를 상생의 국면으로 되돌리기 위해서는 당연히 인류를 잘 되게 하기위해 상생적인 삶을 살았던 인물에게 그 권한을부여하는 것이 합당한 이치라고 사려 된다. 또한 한평생을 상제님의 천지공사 사상에 부합되는 삶을 살았음에도 불구하고 그 뜻을 이루지 못하고 삶을 마감한 인물들로 하여금 명부의 일을 주장하게 함으로써, 그들을 천지공사에 동참시켜 원과 한을 풀어주신 것이다. 나아가 이처럼 상생의 삶을 살았던 이들을 명부로 주장하심으로 인해 명부를 상생의 국면으로 되돌려 삼계가 상통 할 수 있는 세계를 열고자 하신 것이라 생각된다. 가장 대표적인 예가 만고명장(萬古名將)이자 백의한사(白衣寒士) 전명숙이다. 상제님께서는 그를 평함에 있어 “우리의 일은 남을 잘 되게 하는 공부이니라. 남이 잘 되고 남은 것만 차지하여도 되나니 전 명숙이 거사할 때에 상놈을 양반으로 만들고 천인(賤人)을 귀하게 만들어 주려는 마음을 두었으므로 죽어서 잘 되어 조선 명부가 되었느니라.”고 일러주셨다.56 실제로 그는 동학혁명을 주도하여 상놈을 양반으로 만들고 천인을 귀하게 만들어 주기 위해 남 잘 되게 하는 마음을 두는 등, 나라와 백성을 위해 큰 뜻을 품었지만 그 뜻을 이루지 못했다. 이런 그를 상제님께서는 상생의 이념에 부합되는 인물로 꼽으시고 그를 조선명부의 자리에 임명하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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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와 함께 청국명부와 일본명부로 임명된 이들의 삶도 예외는 아니다. 먼저 청국명부로 임명된 김일부는 생전에 스승 연담의 부탁을 받고 『서전』과 『주역』의 연구에 정진, 심신의 수련을 쌓아 정역을 완성하여 후천이 다가올 것을 주장하였다. 이런 그의 마음 때문이었는지 그는 문도들에게 교법을 펼치고 있던 중 꿈속에서 홀연히 상제님을 배알, 상제님의 광구천하의 뜻을 알고 공경하여야 함을 깨닫기도 했다.57 게다가 그가 이러한 꿈을 꾸고 얼마 지나지 않아 상제님의 방문을 맞이하자 상제님께 요운(曜雲)이라는 호를 드리고 공경 하였다.58하지만 안타깝게도 그는 삶을 마감하는 날까지 뜻을 펴지 못하고 원(冤)을 맺은 채 생을 마감했다. 이러한 그에게 상제께서는 해원시대를 맞이하여 그로 하여금 청국명부(淸國冥府)를 주장하게 하셨다. 

 이밖에도 상제님께서는 상제님의 뜻을 받들어 차별과 불평등 사회에서 새로운 질서를 꿈꾸는 민중들을 위해 헌신적 삶을 살았지만 유교의 전헌을 넘지 못해 뜻을 이루지 못하고 생을 마감한 최제우를 해원시켜 선도의 종장과 일본 명부를 주장케 하셨다. 이와 더불어 상제님께서는 최제우와 상제님의 관계를 밝혀 “최제우(崔濟愚)는 작란한 사람이요 나는 치란하는 사람이니라.”고 표현, “난을 짓는 자나 난을 다스리는 자나 모두 조화로다.”라고 말씀해주셨다.59 이는 곧 최제우가 상제님의 일을 완수하지는 못했지만 그 일을 세상에 알리는 역할을 했다는 것으로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이에 상제님께서는 그의 뜻을 높이 사서 그를 명부에 임명하시어 천지공사에 동참케 하셨다고 생각된다. 

  이처럼 천계공사의 일부분인 명부공사의 이면에는 남을 잘 되게 하는 상생의 이념이 깃들어 있음을 알 수 있다. 또한 선천의 상극적인 명부를 상생의 국면으로 뜯어 고치기 위해 인류애적 상생의 마음을 가지고 일생을 헌신한 이들에게 새로이 명부를 주장케 하심은 해원과 상생의 법리로 공사를 보신 것이라 생각된다. 

 


Ⅴ. 맺음말 


 일반적으로 저승 혹은 사후세계로도 불리어지는 명부는 죽음의 문제를 거론할 때 큰 중요성을 갖는 것으로 그 존재를 설명하기 위해서는 대부분 종교적 해석과 적용이 뒤따르게 된다. 때문에 다종교 상황 하에서는 각 종교와 관련된 죽음에 대한 이해의 방법에 따라 명부에 대한 설명 방법이 달라질 수 있다. 이러한 까닭으로 필자는 본 연구에 앞서 선행적으로 대순사상과도 관련이 있는 불교와 도교를 중심으로 타 종교에서 제시되는 명부의 의미를 고찰해보았다. 

 앞서 살펴본 바에 따르면, 불교에서는 명부를 명계의 왕인 염라대왕이 있는 곳 또는 죽은 사람들의 영혼이 살고 있는 지하의 세계, 죽은 뒤에 심판을 받는 공간이라고 하여 지옥과도 같은 개념이라고 정의내리고 있었다. 

 한편, 도교에서는 명부의 개념이 크게 불교 전래 이전과 이후로 나뉘며 불교에 비해 다양한 별칭으로 불리어지고 있었다. 먼저 불교가 중국에 전래되어지기 이전 도교의 명부관념은 대부분의 개념이 자연을 신격화시키거나, 혹은 사람이 죽은 후 묻히게 되는 지하세계를 명부의 개념으로 인식하고 있었다. 

 그러나 도교의 명부관념도 불교가 중국에 전래되어진 후부터는 불교의 지옥 개념과 융합, 명부에도 일정한 관료조직이 존재한다는 시왕(十王) 개념이 생겨나 신앙하게 됨으로써 명부의 성격과 개념이 새롭게 바뀌게 된다. 이러한 변화로써 바뀌어진 도교의 명부는 시왕이 생전의 잘잘못을 심판하는 장소이기도 하며, 죽어서 가게 되는 저승의 의미도 지닌다. 

 이에 비해 대순사상(大巡思想)에서의 명부는 불교와 도교에서처럼 단순히 죽은 자들이 가게 되는 저승의 개념으로만 규정짓지 않는다. 물론 그렇다고해서 명부가 저승의 개념으로 쓰인 용례가 없는 것은 아니지만, 『典經』에 기록된 명부의 개념을 총체적인 관점에서 고찰하였을 때 명부란 일차적으로 천계(天界)의 조직화된 사법관청 격으로 인간의 생사(生死)를 주관하는 곳으로 인식된다. 하지만 이것만이 명부의 총체적 의미는 아니다. 대순사상에 있어 명부는 삼계를 착란케한 근원지로 후천개벽을 위해 반드시 개조되어야 할 필연성을 띄는 장소로 천하개병의 근원지이자 천하개조의 시발점이기도 하다. 

 이와 더불어 상제님께서는 선천에서 삼계가 개벽되지 못한 근본적인 원인을 상극이 인간지사를 지배 하여 삼계가 서로 통하지 못해 빚어진 결과라고 진단하셨다. 또한 선천에서는 묵은 하늘이 사람을 죽이는 상극적인 공사만 보아 일용백물이 핍절하여 더 이상 살아갈 수 없는 진멸지경에 이르렀다고 표현, 상극도수로만 공사를 보아오던 명부를 뜯어고쳐 삼계가 서로 통할 수 있도록 해원과 상생의 법리로 명부 공사를 단행하셨다.  
 한편 이와 관련하여 상제님께서는 신명해원시대를 천명하시고 명부를 새로이 뜯어고쳐 선천명부를 새로이 주장하심에 있어서도 일정한 기준을 두셨다. 그것은 다름 아닌 상제님께서 해원과 상생의 법리로 천지공사를 보심에 있어 그 사상에 가장 부합되는 인물을 꼽으셨다는 것이다. 그 까닭을 이루 다 헤아 릴 수는 없겠지만 짧은 식견으로 미루어 짐작해보면, 상극도수로 공사를 보아오던 선천의 명부를 상생의 국면으로 되돌리기 위해서는 당연히 인류를 잘 되게 하기 위해 상생적인 삶을 살았던 인물에게 그 권한을 부여하는 것이 합당한 이치라고 사려된다. 또한 한평생을 상제님의 천지공사 사상에 부합되는 삶을 살았음에도 불구하고 그 뜻을 이루지 못하고 삶을 마감한 인물들이 명부를 주장하게 하시고, 상제님의 천지공사에 동참케 하여 상극을 종식시킴으로써 그들의 원과 한을 풀어주기 위함으로 이해된다.  
 나아가 이처럼 상생의 삶을 살았던 이들이 명부를 주장함으로 인해 명부에서의 상극도수를 상생의 국면으로 되돌려 삼계가 상통할 수 있는 세계를 열고자 하신 것이라 생각된다. 이처럼 천계공사의 일부분인 명부공사의 이면에는 남을 잘 되게 하는 상생의 이념이 깃들어 있음을 알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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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순회보>  125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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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1 행록 1장 34절, 공사 1장 3절, 5절, 7절, 교법 1장 2절, 제생 21절, 예시 10절. 

02 염마왕이 사는 세계인 염마계(閻魔界). 『구사론』11에 의하면 위치는 남섬부주(南贍部洲)의 밑 5백 유순 되는 곳에 있으며, 가로나 세로나 모두 5백 유순. 『장아함경』 지옥품에는 남섬부주의 남방, 대금강산 중에 있으며 가로와 세로가 6천 유순. (운허용하, 『불교사전』, 동국역경원, 2002, p.589) 

03 『불교대사전』권2, 명문당, 1993, p.129. / 『두산세계대백과사전』, Encyber, 2003. /『표준국어대사전』, 두산동아, 2000. 

04 지금의 현(縣) 이름. 사천성 동천도(東川道)에 속하며 충현(忠縣) 서남쪽에 있다. 이 현에는 선도관(仙都觀), 마고동(麻姑洞)이 있다. 『진고(眞誥)』에 “나풍산(羅.山)은 북방계지(北方癸地)에 위치하고 있는데, 육천궁(六天宮)이 있어 사람이 죽은 후에 그 공죄(功罪)를 심판한다”라고 하였다. (김승동, 『도교사상사전』, 부산대학교 출판부, 2004, p.153) 
05 나풍산은 원래 중국 북쪽에 있다는 가공의 산이었으나, 거기에 있던 나풍이라는 명부는 뒤에 사천성의 풍도라는 현실세계에 있다고 전해지면서 풍도로도 불려지게 되었다. 현실세계의 풍도에는 평도산(平都山)이라는 산이 있는데, 이후 이곳이 나풍산을 대신하게 되었다. (구사노 다쿠미, 『지옥』, 들녘, 2001, p.72) 
06 구사노 다쿠미, 앞의 책, pp. 207~208. 
07 마노다카야, 『도교의 신들』, 들녘, 2001, p.82. 

08 중국 청초(淸初)에 나온 문어체의 괴이(怪異) 소설집으로 저자는 포송령(蒲松齡,1640~1715)이다. 요재(聊齋)는 저자인 포송령의 서재 이름으로 책 제목은 요재가 기록한 기이한 이야기라는 뜻이다. 저자가 죽은 지 51년만인 1766년 간행되었다. 그 후로 여러 가지 간본(刊本)이 나왔으나 445편이 수록된 청가정각본(靑柯亭刻本) 계통의 16권본이 가장 널리 유포되어 있다. 오랜 기간에 걸쳐 집필한 것이며 자서(自序)를 쓴 1679년 이후의 작품도 있다. 이 해에는 주요작품이 거의 완성되었던 것으로 여겨진다. 모든 작품이 신선ㆍ여우ㆍ유령ㆍ귀신ㆍ도깨비나 이상한 인간 등에 관한 이야기이며 민간 이야기에서 취재한 것들이다. 특히 요괴와 인간과의 교정(交情)을 중심으로 전개되는 정화(情話)가 많다. (『두산세계대백과사 전』, Enc yber, 2003) 

09 구사노 다쿠미, 앞의 책, pp. 207~208. 

10 김승동, 앞의 책, p.153. 
11 구사노 다쿠미, 앞의 책, pp. 71~72. / 마노다카야, 앞의 책, p.82.12 유도(幽都)는 북쪽의 아주 먼곳으로써 해가 땅으로 지면 만물이 모두 어두워지기 때문에 붙여진 이름이다. (김영식, 『박물지』, 홍익출판사, 1998, p.53.) / 유도(幽都)는 북쪽에 있는 해가 짧고 빨리 어두워지는 곳이다. (이기석.백연욱, 『書經』, 홍신문화사, 1983, p.22) 

13 김영식, 『박물지』, 홍익출판사, 1998, p.53. / 정재서, 『정재서 교수의 이야기 동양신화 2』, 황금 부엉이, 2004, p.289. 

14 정재서, 앞의 책, p.27, p.288. 
15 정재서, 앞의 책, p.288. 
16 서북방에는 부주(不周)의 산이 있고 유도(幽都)의 문이 있다(西北方曰不周之山 曰幽都之門).(유안ㆍ안길환, 「지형훈(地形訓)」, 『淮南子』 , 명문당, 2001, pp. 190~191) 
17 이기석.백연욱, 앞의 책, pp.22~23. 
18『두산세계대백과사전』, En-cyber, 2003. / 김창호, 「한국 무의 타계관 연구」, 2001, p.5 / 김승동, 앞의 책, p.1660. / 정재서, 앞의 책, p.291. 

19 『두산세계대백과사전』, En-cyber, 2003. 
20 『孟子』에 언급된 황천: 夫蚓,上食槁壤, 下飮黃泉(지렁이는 위로는 마른 흙을 먹고, 아래로는 누런 물을 마시나니) [이기석/ 한용우, 「등문공하(藤文公下)」, 『 맹자(孟子)』, 홍신문화사, 1980,pp.225~226] / 『荀子』에 언급된 황천: ..無爪牙之利、筋骨之强,上食埃土,下飮黃泉,用心一也(지렁이는 손톱이나 치아 같은 것도 없고 힘줄이나 뼈같은 것도 없지만, 위로는 티끌이나 흙을 먹고 아래로는 땅속의 물을 먹으며 살아가는 것이 한결 같다.) [최대림, 「권학편(勸學篇)」,『荀子』, 홍신문화사, 1997 p.13] / 『淮南子』에 언급된 황천: .無筋骨之强 爪牙之利 上食晞. 下飮黃泉 用心一也(지렁이는 강한 근골이나 조아를 가지지 못했지만 위로는 마른 표토를 먹고 아래로는 황천의 물을 마신다) [유안ㆍ안길환, 앞의 책, pp.8~9] 

21 황천(黃泉)의 개념을 해석함에 있어 몇몇 학자들은 『春秋左氏傳』에서 저승의 개념으로 쓰여진 황천이 『孟子』와 『荀子』,『淮南子』에도 그대로 쓰여져 이 내용이 점차적으로 유학자와 문인들의 입에 회자되면서 이 땅의 유학자들이 즐겨 차용하였다고 기술하고 있다. 하지만 이러한 주장은 『孟子』와 『荀子』, 『淮南子』에 언급된 황천의 의미를 확대해석한 것으로 여겨진다. 위 각주 19)에서 보는 바와 같이 『孟子』와 『荀子』, 『淮南子』에 기록된 황천의 의미는 저승의 세계, 즉 명부의 의미와는 무관한 내용으로 보아야 한다. / 『春秋左氏傳』첫째 권에서 장공(莊公)과 영고숙(穎考叔)과의 대화 가운데 나타나는 황천은 사람이 죽어 지하에 매장되는 곳이다. 이것이 『孟子』에 언급되면서 유학자와 문인들의 입에 회자되면서 이 땅의 유학자들이 즐겨 차용하였던 것이다. (조흥윤, 『한국종교문화론』, 동문선, 2002, p.27) / 『春秋左氏傳』 「은공(隱功) 원년」에서 보이는 황천은 사후세계를 뜻한다…. 영고숙의 말은 지하세계의 모든 물줄기가 황천(즉 저승)의 지류임을 암시한다. 『孟子』, 『荀子』,『淮南子』에도 지렁이가 황천수를 마신다는 기록이 보인다. (오정혜, 『거북의 비밀, 중국인의 우주와 신화』, 예문서원, 2002, pp.62~63) 

22 중국 공자(孔子)의 『春秋』를 노(魯)나라 좌구명(左丘明)이 해석한 책. 『春秋左氏傳』ㆍ『左氏春秋』ㆍ『左傳』이라고도 한다. 기원전 722~기원전481년의 역사를 다룬 것으로 『國語』와 자매편이다 . (『두산세계대백과사전』, Encyber, 2003)23 권오돈, 『春秋左氏傳』, 홍신 문화사, 197 7, pp.15~17. 
24 조흥윤, 앞의 책, p.27. / 오정혜, 앞의 책, pp.61~63. 
25 정재서, 앞의 책, p.292. 
26 중국 진왕조(晉王朝)의 역사를 다룬 정사(正史). 본기(本紀) 10권, 지(志) 20권, 열전(列傳)70권 외에 오호십육국(五胡十六國)의 역사인 재기(載記) 30권이 포함된다. 648년 당(唐)나라 태종(太宗)이 그때까지 있었던 18종의 진대사(晉代史)를 참고하여 완성한 칙찬서(勅撰書)이다. 선제기(宣帝紀)ㆍ무제기(武帝紀) ㆍ육기전(陸機 傳)ㆍ왕희지전(王羲之傳) 등 사론(史論)은 태종이 직접 집필하였다. 종래의 정사가 개인의 저술이었던 것과는 달리 이것은 칙찬이며 처음으로 많은 사람들에 의해 분찬(分纂)되었다.(『파스칼세계대백과사전』, 동서문화, 2002)

27 『표준국어대사전』, (주)두산동아, 2000. 

28 저승. 또는 사람의 죽음을 말함. 이 세계를 버리고 다른 세계로 간다는 세속 말. ( 운허용하 , 『불교사전』, 동국역경원, 1961, p.878) / 타계(他界)는 원래 불교에서 인간계를 제외한 다른 모든 세계를 일컫는 용어이다. 영어식 표기로는 ‘the other world’, 즉 영어권에서 ‘저승 혹은 내세’의 의미로 쓰이는 용어로 종교학자 엘리아데도 그의 저서에서 쓴 바 있다. 곧 ‘the transcendental world’, 곧 초월적 세계에 해당한다. 또한 ‘the other world’라는 낱말이 원래 가지고 있는 ‘(이 세상이 아닌) 다른 세계’라는 의미가 우리식의 저승, 즉 타계라는 용어와도 상통하기에 국제적으로 학술계에서 명부 혹은 저승을 말할 때는 광의적인 개념으로 타계(他界)라는 용어를 쓴다. (설성경,『춘향전 연구의 과제와 방향』, 국학자료원, 2004, pp.733~734)29 조흥윤, 앞의 책, p.27. 

30 운허용하, 앞의 책, p.811. / 설성경, 앞의 책, p.734. 

31 범어 페레다를 뜻으로 번역한 것. 폐레다는 죽은 이란 뜻인데 귀(鬼)라 번역한 것은 중국에서 죽은 이의 영을 귀신이라 한 까닭. 아귀(餓鬼)는 매우 작은 머리와 커다란 배를 가지고 있기 때문에 아무리 많이 먹어도 항상 배고픔의 상태에 있는 중생의 한 종류를 가리킨다. 매년 7월 15일 밤에 거행되는 우란분재(盂蘭盆齋)라는 불교의식은 이들에게 음식과 의복을 제공하기 위한 것이다. (운허용하, 앞의 책, p.547 / 케네스첸, 『중국불교』上, 민족사, 1991, p.15)

32 남에게 길리우는 생류(生類)라는 뜻. 고통이 많고 낙이 적으며, 성질이 무지하여 식욕ㆍ음욕만 강하고, 부자 형제의 차별이 없이 서로 잡아먹고 싸우는 새ㆍ짐승ㆍ벌레ㆍ고기 따위. 그 종류는 매우 많아서 『십이유경(十二遊經)』에는 고기 6,400종ㆍ새 4,500종ㆍ짐승 2,400종이 있다고 한다. 중생으로서 악업을 짓고 우치가 많은 이는 죽어서 축생도에 태어난다고 함. (운허용하, 앞의 책, p.864) 

33 『시왕경(十王經)』에 나오는 명계(冥界)에서 사자(死者)에 대한 죄의 경중(輕重)을 다루는 10명의 왕. ① 진광왕(秦廣王), ② 초강왕(初江王), ③ 송제왕(宋帝王), ④ 오관왕(五官王), ⑤ 염마왕(閻魔王), ⑥ 변성왕(變成王), ⑦ 태산왕(泰山王), ⑧ 평등왕(平等王), ⑨ 도시왕(都市王), ⑩ 전륜왕(轉輪王)이다. 사람이 죽으면 그날로부터 49일 되는 날까지 7일째마다 차례로 7번 시왕 앞에 나아가 생전에 지은 죄업(罪業)의 경중과 선행과 악행을 심판받는다고 한다. 불가에서 49재(四十九齋)를 지내는 까닭도 여기서 연유한다. (『두산세계대백과사전』, Enc yber, 2003) 

34 조흥윤, 앞의 책, p.28.

35 한국종교학회 저, 『죽음이란 무엇인가』, 창, 1990, p.6. 

36 인도의 베다 신화에 나오는 최초의 사자(死者)로서 모든 사자를 다스리는 왕. 그 기원은 역사 이전의 인도ㆍ 이란 시대로까지 거슬러 올라간다. 야마는 ‘쌍둥이’와 ‘제어(制御)’라는 뜻이다. 즉 야마는 누이동생인 야마와 쌍둥이인 동시에 죽은 자를 지배하는 왕이다. 아버지는 비바스 바트 어머니는 트바시트리의 딸 사라뉴이다. 야마가 지배하는 죽은 자의 세계는 『리그베다』에서는 광명ㆍ녹음(綠陰)ㆍ춤ㆍ음악 등이 있는 이상적 낙토로 묘사되고 있다. 그러나 『아타르바 베다』에서 『브라흐마나』 문헌에 이르면 지옥의 관념이 분명히 나타나는데, 서사시에서의 야마는 무서운 사신(死神), 지옥의 주인으로 알려져 그 영토도 지하로 옮겨졌다 . 야마는 지옥에서 귀졸( 鬼卒)로 하여금 죄인을 고문ㆍ심판하게 하여 무거운 고통을 지운다고 한다. 불교에서는 『베다』 일반의 야마신(神)의 관념을 받아들여 온화한 ‘야마천(夜魔天)’으로 되어 있고, 또한 ‘염마(閻魔)’로서 귀신세계의 주인, 명계(冥界)의 지배자ㆍ심판관으로 보고 있다. (『두산세계대백과사전』, En-cyber, 2003) 

37 불교가 중국에 전래되어진 시기는 학자들마다 각기 의견을 달리하고 있어 정확한 시기는 추정키 어렵지만 문헌들을 참고하여 보면 대부분의 서적들이 1세기~2세기경으로 추측하고 있다. (케네스첸, 『중국불교』上, 민족사, 1991, p.40. / 구보노리따다, 『도교사』, 분도출판사, 1990, pp.103~104)

38 마노다카야, 앞의 책, pp.242 ~ 244. / 사마천, 정범진외 역,『史記』 表序ㆍ書, 까치, 1994, pp.182~183. 

39 구사노 다쿠미, 『지옥』, 들녘, 2001, pp.200~201. 

40 봉선(封禪)이란 중국의 제왕 (帝王)이 천지를 제사지낸 의례로서, 최초로 봉선한 것은 진(秦)나라 시황제(始皇帝)였는데 기원전 219년 태산(泰山)의 산정에서 하늘에 제사지내고, 부근의 양보(梁父)라는 작은 동산에서 땅을 제사지냈다. 원래는 불로장생을 기원한 의식이었으나 한(漢)나라 무제(武帝) 때부터 대규모 정치적인 제사가 되었다. 봉(封)이란 옥으로 만든 판에 원문(願文)을 적어 돌로 만든 상자에 봉하여 천신(天神)에게 비는 일이었고, 선(禪)이란 토단(土壇)을 만들어 지신(地神)에게 비는 일이었다. (『Enc yber 두산세계대백과』, 2003) / 고대 중국의 황제들이 신에게 제사 드렸던 의식. 봉(封)은 흙으로 만든 단을 높게 쌓아 하늘에 제사 지내는 것이고, 선(禪)은 땅을 다듬어 산천(山川)에 제사를 지내는 것을 말한다. (사마천, 정범진외 역, 『史記 本紀』, 까치, 1994, p.9)

41 마노다카야, 앞의 책, pp.242 ~ 244. 
42 중국 태산에 산다는 신(神). 일반적으로 부군(府君)이란 관청 장관(長官)을 뜻하지만 이 경우의 부(府)는 명부, 즉 죽은 자를 다스리는 관청을 뜻한다. 

43 ‘태산부군’을 달리 이르는 말. 동악묘의 본존(本尊)으로 옥황상제를 대신하여 사람의 영혼과 생명을 관리한다는 뜻이다. 

44 사자(死者)의 신혼(神魂)이 머무는 곳. 곧 음조지부(陰曹地府)를 명부라 한다. (김승동, 앞의 책, p.335.) / 명부사자(冥府使者): 사람이 죽게 되면, 일단 생전의 잘잘못에 대한 심판을 받게 되는데, 이때 죽은 사람의 혼을 잡아가는 심부름을 하는 귀신. 도교에서는 명부시왕이 사후세계를 다스린다고 한다. (김승동, 앞의 책, p.335)

45 상제께서 “선천에서는 인간사물이 모두 상극에 지배되어 세상이 원한이 쌓이고 맺혀 삼계를 채웠으니 천지가 상도(常道)를 잃어 갖가지의 재화가 일어나고 세상은 참혹하게 되었도다. 그러므로 내가 천지의 도수를 정리하고 신명을 조화하여 만고의 원한을 풀고 상생(相生)의 도로 후천의 선경을 세워서 세계의 민생을 건지려 하노라. 무릇 크고 작은 일을 가리지 않고 신도로부터 원을 풀어야 하느니라. 먼저 도수를 굳건히 하여 조화하면 그것이 기틀이 되어 인사가 저절로 이룩될 것이니라. 이것이 곧 삼계공사(三界公事)이니라.”고 김형렬에게 말씀하시고 그 중의 명부공사(冥府公事)의 일부를 착수하셨도다. (공사 1장 3절) 

46 상제께서 삼계가 착란하는 까닭은 명부의 착란에 있으므로 명부에서의 상극 도수를 뜯어고치셨도다. 이로써 비겁에 쌓인 신명과 창생이 서로 상생하게 되었으니 대세가 돌려 잡히리라.(예시 10절) / 상제께서 가라사대 “명부의 착란에 따라 온 세상이 착란하였으니 명부공사가 종결되면 온 세상 일이 해결되느니라.” 이 말씀을 하신 뒤부터 상제께서 날마다 종이에 글을 쓰시고는 그것을 불사르셨도다. (공사 1장 5절)

** 이하 내용 빠짐(공간 설정 부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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