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생의 길기도·수련의 생활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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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박영수 작성일2018.10.11 조회4,650회 댓글0건본문
기도·수련의 생활화
- 도인들의 가정마다 기도모시는 것의 생활화 -
연구위원 박영수
목차 Ⅰ. 머리말 Ⅱ. 기도의 진의(眞意)와 기도·수련의 중요성 1. 기도에 담긴 진리 2. 기도 ⋅ 수련의 중요성 Ⅲ. 기도·수련의 생활화 1. 기도상을 가정에 모시는 의의 1) 기도상을 가정에 모시는 것은 후천 건설의 한 과정 2) 기도상을 모신 도인의 집이 바로 수명소이자 복록소 3) 자성(自誠)에 기초한 자발적인 수도 1. 수도생활과 사회생활의 관계 2. 어떻게 조화시켜 나갈 것인가? |
대순진리회 신앙의 특징 중 하나는 실천수행이라는 데 있다. 신앙생활이 단순히 교리를 배우고 믿는 것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포덕 ⋅ 교화 ⋅ 수도의 3대 기본사업을 통하여 종교적 신념을 수도인들의 일상생활 속에 구체적인 실천형태로 구현한다는 데, 다른 기성 종교와 신앙의 형태가 다르게 나타난다. 그중에서도 우리가 일상적으로 행하는 기도 ⋅ 수련은 포덕 ⋅ 교화 ⋅ 수도사업의 근간을 형성하는 주요한 실천적 수행요소이다.
본고에서는 기도 ⋅ 수련의 생활화를 주제로 하여 기도에 담긴 진리와 기도 ⋅ 수련이 대순진리회의 신앙생활에서 차지하는 중요성, 기도 ⋅ 수련을 생활화하기 위한 방안과 기도 ⋅ 수련의 생활화가 가지는 의의를 알아보고 마지막으로 수행과 사회생활을 어떻게 조화시켜나갈 것인가에 대한 소견을 밝히고자 한다.
도전님께서는 훈시에서 “기도란 몸과 마음을 편안히 하여 상제님을 가까이 모시는 정신을 모아 단전에 연마하여 영통의 통일을 목적으로 공경하고 정성을 다하는 일념을 끊임없이 생각하여, 지성으로 소정의 주문을 봉송하는 것을 말합니다.”라고 가르치시면서 이러한 기도에 대한 인식이 옳고 그름에 따라 믿음이 참된 믿음도 되며 거짓된 믿음도 될 수 있다고 하셨다.
기도란 상제님을 늘 잊지 않고 가까이 모시는 영시(永侍)의 정신에 그 본질이 있는 만큼, 수도인이 직장생활을 하면서 사시기도(四時祈禱) 시간을 잊지 않고 그 시간에 상제님 전에 심고만 드려도 기도를 모신 것과 하등 다를 바가 없다고도 말씀하셨다. 그런 면에서 기도 ⋅ 수련의 생활화는 수도인들의 회관과 도장생활에서뿐만 아니라 일상적인 가정생활이나 사회생활 속에서도 정착시켜야 할 규범이다.
수도인의 사회생활에서는 사시기도의 시간을 잊지 않고 심고를 드리고, 가정생활에서는 수도인의 집집마다 기도상을 준비하여 축시(丑時) 기도에 온 가족이 함께 기도를 모셔, 기도 ⋅ 수련의 의례를 생활의 일부로 삼아나가는 것이 기도에 담긴 진리에 입각한 수도생활이고, 이것이 바로 기도 ⋅ 수련의 생활화일 것이다.
Ⅱ. 기도의 진의(眞意)와 기도·수련의 중요성
1. 기도에 담긴 진리
도전님께서는 도인들이 기도에 간직된 진리를 바르게 알아야 한다고 하시면서 다음과 같이 밝혀주셨다.
“기도란 몸과 마음을 편안히 하여 상제님을 가까이 모시는 정신을 모아 단전에 연마하여 영통의 통일을 목적으로 공경하고 정성을 다하는 일념을 끊임없이 생각하여, 지성으로 소정의 주문을 봉송하는 것을 말합니다.
기도에 대한 인식이 옳고 그름에 따라 믿음이 참된 믿음도 되며 거짓된 믿음도 될 수 있습니다. 그러니 진실된 마음으로 정성을 다하여야 하며 가면 가식이란 있을 수 없습니다. 참된 정성이 있는 곳에 상제님의 하감(下鑑)하심이 있는 것이며, 천지신명의 보살핌이 있다는 것을 알아야 합니다.
가정에서의 기도는 물론이고 회관이나 회실에서 주일기도를 모심에 있어서도 철저를 기하여 소홀함이 있어서는 안 될 것입니다. 직장에 다니거나 외출을 하거나 바쁜 일을 하는 등 여건이 여의치 못한 경우에는 그 시간을 잘 기억하여 마음속으로 심고를 드리고 집에 돌아온 후 보충으로 기도를 모심이 가할 것이며 또한 가정의 사정이 허락지 않아 기도의식을 행하지 못하는 경우에 마음속으로 상제님께 발원함도 기도를 모심과 같다 할 것입니다.
시간을 잊지 않고 심고를 드리는 그 자체가 상제님을 항상 잊지 않고 정성을 다하여 모시는 지극한 영시(永侍)의 정신이니 기도를 모시는 것과 다를 바 없는 것입니다.
상제님께서도 ‘그 사람의 마음을 볼 뿐이라…’고 말씀하셨습니다. 남이 하니까 나도 한다는 식의 믿음과 기도는 옳은 정성이라고 할 수 없는 것입니다.” 01
위에서 인용한 도전님의 말씀에서 보는 바와 같이 기도에 담긴 진리는 상제님을 항상 잊지 않고 정성을 다하여 모시는 지극한 영시(永侍)의 정신에 그 본질이 있는 것이다.
대순진리회는 목적이 있다. 개인적으로는 수도의 완성[道通]을 이루고 집단적으로는 지상에 천국을 건설하여 지구인류가 영원한 선경의 낙을 누리도록 하는 것이다. 여기서 다시 한번 재 상기하고자 하는 것이 있다. 그것은 우리 도가 불로불사(不老不死)의 도(道)이지 선천의 선도(仙道)에서 목적으로 한 불로장생(不老長生)을 추구하는 것이 아니라는 점이다. 상제님께서는 불로불사를 말씀하셨지 불로장생을 말씀하신 것이 아니다. 불로불사에 대한 상제님의 성구는 『전경』에 세 군데 나온다.
“…나를 좇는 자는 영원한 복록을 얻어 불로불사하며 영원한 선경의 낙을 누릴 것이니 이것이 참 동학이니라.” (권지 1장 11절)
“후천에는 사람마다 불로불사하여 장생을 얻으며 궤합을 열면 옷과 밥이 나오며 만국이 화평하여 시기 질투와 전쟁이 끊어지리라.” (예시 80절)
“…백성은 원울과 탐음의 모든 번뇌가 없을 것이며 병들어 괴롭고 죽어 장사하는 것을 면하여 불로불사하며 빈부의 차별이 없고 마음대로 왕래하고 하늘이 낮아서 오르고 내리는 것이 뜻대로 되며 지혜가 밝아져 과거와 현재와 미래와 시방세계에 통달하고 세상에 수·화·풍(水火風)의 삼재가 없어져서 상서가 무르녹는 지상 선경으로 화하리라.” (예시 81절)
우리는 주문 수련을 한다. 신명이 계시기 때문에 주문이 있는 것이다. 인신상합(人神相合)이 곧 신통이고 도통이다. 그러므로 천지의 대신명들과 내면의 심령(心靈)을 조율하기 위하여 주문을 외우는 것이다. 우주의 봄과 여름 시기에 분열성장하여 번성한 만유(萬有)를 통일하여 결실을 이루는 우주의 가을 시기에 영적인 통일을 기하고 내면의 심령(心靈)을 일깨우는 데 있어서 주문수련보다 좋은 법은 없다.
수도(修道)는 개인의 정(精)과 신(神)을 통일하여 영을 맑게 함으로써 영통의 통일을 기하는 것이며 공부(工夫)는 통일된 개인의 정신을 전체적으로 하나로 묶어내는 것이다.
수도란 인륜을 바로 행하고 도덕을 밝혀나가는 일02이며, 수련은 수심연성(修心煉性), 세기연질(洗氣煉質)의 준말로 심성을 닦고 기질을 세련되게 하는 것이다. 수련은 본질상 순결하고 진실한 본연의 양심을 회복하여 심(心)과 영(靈)을 통일하는 데 그 목적이 있다.
공부 않고 아는 법은 없다.03 그리고 후천이 멀리 있는 것이 아니라 수도와 수련이 멀리 있다. “낙락장송 큰 나무도 깎아야만 동량되고 고산백옥 묻힌 옥도 갈아야만 광채나네”04라 하였듯이 수도 없이는 도통이 없고 수련 없이는 천지가 쓰고자 할 때 올바른 쓰임이 될 수 없다.
기도는 자나 깨나 늘 하느님을 잊지 않고 영원히 모시는 영시(永侍)의 정신이니, 일상생활 속에서 기도, 수련의 중요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
Ⅲ. 기도·수련의 생활화
1. 기도상을 가정에 모시는 의의
1) 기도상을 가정에 모시는 것은 후천 건설의 한 과정
기도상을 가정에 모실 때 하는 첫 번째 행위는 집 안 청소다. 같은 공간에 새로운 기운이 들어오면 기존의 낡은 기운은 그 자리를 내주고 물러나는 것이 일반적인 변화의 원리다. 이것을 상제님께서는 망하려는 세간살이를 아낌없이 버리고 새로운 배포를 차리라고 하셨고, 예수는 새 술은 새 부대에 담아야 한다고 하였으며, 우리가 어릴 때 모래판에서 놀며 불렸던 “두껍아, 두껍아 헌 집 줄게 새집 다오.”라는 동요는 바로 후천개벽을 상징한 노래였다.
지상천국의 건설은 지구적 규모에서의 청소를 동반한다. 지금은 천지가 성공하는 때라 지구도 조건 없는 사랑이 지배하는 보다 높은 차원으로 상승하기 위하여 급속한 변형의 과정 중에 있다. 지구 자기장의 변화, 지진에 의한 지각변동, 태풍, 해일 등은 낡고 병든 것을 청소하는 지구의 자정작용으로 새로운 지구로 거듭나기 위한 필요불가결한 과정이다. 이것은 인간사회도 마찬가지고 인간의 정신과 육체도 마찬가지다. 모두가 변형의 과정에 놓여 있는데 그 모든 변형의 첫 시발점이 바로 청소다. 청소는 낡은 것과 새로운 것이 교체되기 전에 행하는 의례와 같은 것이다.
묵은 기운이 채워져 있는 곳에서 새로운 기운을 감당하기란 어려운 법이다. 선천의 낡은 의식과 사상과 재물로 가득 차 있는 사람이 우리 도를 접하거나 접하더라도 행하기가 어려운 이유가 여기에 있는 것이다. 이처럼 후천을 건설하는 과정이 지구적 규모의 청소를 동반하듯이 집 안을 청소하여 낡은 것을 버리고 신성한 기도상을 모시는 것은 후천 건설의 축소판으로 세계개벽의 기초가 된다.
청소-청결-정리-정돈 후 기도상을 모시면 집안의 기운이 새롭게 바뀐다. 삶에 새로운 변화를 주고 변화를 축복하여야 한다. 혁신은 우리의 신념이다. 잘한 것은 계승하고 잘못된 것은 새롭게 바꾸어나가는 것이 혁신이며 이것이 바로 우리의 수행이다.
2) 기도상을 모신 도인의 집이 바로 수명소이자 복록소
영대(靈臺)란 하느님의 영을 모신 곳을 말하고 도장(道場)이란 천지신명을 모신 곳이다. 이 우주에서 하느님의 영을 직접 모신 곳은 대순진리회밖에 없다. 그래서 우리 도를 천지 대도(天地大道)라 하며 크다고 하는 것이다. 도장 내에서도 영대는 숭도문 안에 위치하여 도인들이 지극한 성 ⋅ 경 ⋅ 신으로 예를 취하는 장소다.
남이 나에게 베푼 혜택을 은혜라고 한다. 사람은 누구나 수많은 관계를 맺고 수많은 은혜 속에 살아가고 있다. 그 은혜를 갚으면서 사는 것을 도리를 행한다고 한다. 우리가 입은 은혜 중에 가장 근본적인 은혜는 무엇일까⋅ 우리는 생명이 소중하다는 것을 안다. 지생천명(地生天命)이라 하였으니 생명이 있는 모든 것은 상제님의 은혜를 입고 있다. 인간 또한 천지에서 쓰고자 하여 나온 것이니 천지의 은덕에 보답하면서 사는 것은 인간의 근본도리다. 생명과 수명, 복록은 상제님의 크신 은혜이니 지극한 성 ⋅ 경 ⋅ 신으로 보은하며 영시(永侍)의 정신으로 살아가는 것이 인간 된 도리(人道)이다.
『전경』에 수명도 성 ⋅ 경 ⋅ 신이요 복록도 성 ⋅ 경 ⋅ 신이라 하였다. 후천의 복록과 수명이 상제님을 영원히 모시고 하늘의 일을 하는 도인들 각자의 성 ⋅ 경 ⋅ 신05에 달렸다는 뜻이다. 그러니 집집마다 기도상을 모시고 날마다 기도를 모시며 기도 ⋅ 수련을 생활화하는 것은 도인들의 수도생활에서 매우 중요한 일이다.
상제님 전에 기도를 모시는 그 순간 기도상은 도장 영대 단상의 축소판이 되는 것이니 기도상을 모신 도인들의 집이 바로 수명소요 복록소가 되는 것이다.
가정에서 기도상을 모시고 기도 ⋅ 수련을 생활화하는 것은 집이 도인들 생활의 기본 터전이 되므로 자발적인 정성에 기초한 수도생활로 이어진다는 의의를 지니고 있다. 도인들의 수도가 깊어질수록 도장과 회관, 집이 따로 분리되어 있는 것이 아니라 상호 유기적으로 결합되어 도장이 곧 나의 보금자리요, 나의 집이 바로 신성한 수도장이 되는 것이다.
우리의 삶의 신조는 안심 ⋅ 안신 ⋅ 경천 ⋅ 수도다. 경천이라 함은 하늘을 지극히 공경하여 상제님께서 늘 내 안에 계심을 마음속에 새겨두고 정성하고 공경을 다하는 마음을 자나 깨나 잊지 않고 일상의 생활에서 법례에 합당케 행하는 마음가짐을 이른다. 진정한 수도는 일상의 생활이 곧 수도가 되는 것이다. 수도란 인륜을 바로 행하고 도덕을 밝혀나가는 것이니 인륜과 도덕을 구현하고 밝히는 일이 일상의 삶과 떨어져서 어디에서 일어날 수 있겠는가⋅ 안심 ⋅ 안신이 마음의 내적 수행의 생활신조라면 경천 ⋅ 수도는 외적 수행의 실천형태다. 그러므로 늘 일상생활에서 안심 ⋅ 안신을 수행의 훈전으로 삼고 경천 ⋅ 수도를 실천 수행하여 세상에 인륜도덕의 푯대를 세우는 데 있어서 도인들의 집집마다에서 마음의 등대를 밝히고 기도 ⋅ 수련을 생활화하는 것은 매우 중요한 일이다.
4) 온 가족이 기도 모시는 도인 가정
도인들의 집에 기도상을 준비하고 기도를 모시면 온 가족이 다 함께 기도를 모실 수 있는 넓은 가능성이 열린다. 우리 도의 수행은 가정을 한 단위로 하게 되어 있다. 그래서 도인의 수효도 한 명, 두 명이 아니라 1호, 2호로 가구단위로 세는 것이다. 한 가구에 한 사람의 도인만 있어도 그 기운을 다 같이 받기 때문에 도인 가정은 수행의 한 단위가 된다.
대순진리회의 목적은 지상에 천국을 건설하는 것이다. 지상천국은 세계평화를 의미하며 세계평화는 사회화평, 이웃화합, 가정화목, 개인의 양심 회복을 통하여 달성된다. 『전경』에 상제님께서 천하가 분란한 것도 나로부터 말미암음이요 천하가 조용한 것도 다 나로부터 근원한다06 하셨듯이 세계평화도 그 근본은 사회 구성원 개개인이 내적인 수행을 통하여 정직하고 진실한 인성의 본질을 회복하여 무자기(無自欺)를 이루는 데 있다. 자기 자신의 주변에서 일어나는 모든 일은 진실로 자신의 내적 마음상태의 반영인 것이다. 자기 안에 없는 것은 보이지도 않는다. 인간은 누구나 자신의 내적 잣대에 의해서 외부의 사물을 인식하기 때문이다. 그러니 상대는 나의 거울이다. 분리는 환상이다.
가족은 우리라는 개념으로 분리의 환상을 깨는 사회 공동체의 가장 기본적인 단위이다. 인간은 누구나 가족의 보살핌 없이, 가족의 은혜를 벗어나 존재하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 사람이 태어나서 강보에 싸인 3년간은 때 되면 젖을 먹이고 진자리를 마른자리로 갈아주며 모든 위험으로부터 보살펴주는 가족의 사랑 없이는 그 누구도 살아남을 수 없다. 그리고 자라면서도 사회생활을 배우고 익히는 양육의 과정 또한 가족이 아니면 그 누가 챙겨 주겠는가. 우리 사회에서 가족의 보살핌 없이 보육원에서 자라는 환경을 그토록 박복하게 여기는 것도 이 때문이다. 인간 사회에서 가족이라는 공동체의 중요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 화목하고 사랑이 넘치는 가정은 사회화평, 세계평화의 대본(大本)이다.
인간은 사회적 존재이기도 하지만 그 본질에 있어서 영적인 존재이다. 육체적 존재로서의 인간은 먹어야 살듯이 영적인 존재로서의 인간 또한 영적인 양식이 필요하다. 우리가 때 되어 밥을 먹듯이 우리 도의 수행 법방에서 사시기도를 모시는 것은 후천의 영적 양식을 섭취하는 과정이다. 옛 고서에 주문으로 밥을 먹고 주문으로 옷을 입으며 자나 깨나 염불농사 잊지 말라고 당부한 것은 이를 두고 이른 것이다. 주문으로 마음의 밭을 갈고 닦아 옥토로 만들어 안심 ⋅ 안신의 경지를 이루면 그것이 바로 난세에 피난하는 길이며 복을 받는 첩경이다.
실로 가정의 두 기둥인 부부가 서로 화목하여 평화로운 가정을 이루며 축시(丑時)에는 온 가족이 모여 기도를 모시고 법수를 마시고 잠에 드는, 그런 신성한 가정을 이룩하는 것이 바로 지상에 천국을 건설하는 일이다. 진실로, 행복한 가정은 지상천국의 관문이요, 후천선경의 초입문이다.
5) 포덕의 기지(基地)
지금까지도 그러하지만 앞으로도 상제님의 덕화를 널리 선양하는 데는 개인뿐 아니라 가족이 기본단위로 되어야 한다. 포덕은 그 사람 또는 가족에게 상제님의 덕화를 심어주는 과정이다. 한 개인이 도를 위하여 불고가사, 불고처자하는 것도 대단한 일이나 지상에 천국을 건설하는 우리 도의 취지로 볼 때, 이것만이 능사가 아니라 자기사랑, 가족사랑, 직장사랑, 이웃화합을 통하여 자신의 음덕을 주변에 퍼뜨려나가는 일이 중요하다. 세상에 상제님의 덕화를 선양하는 일에 포덕소가 따로 있는 것이 아니라 언제 어디서든 도인이 있는 곳이 포덕소요, 기도 모시는 도인의 가정이 복록소인 것이다.
도인들의 집집마다 온 가족이 모여 기도를 모시고 화목한 평화로운 가정을 이룩하여 이웃과 따뜻한 정을 나눌 때, 개문납객(開門納客)에 기수기연(其數其然)이라고 유유상종(類類相從)의 법칙으로 그런 사람들이나 그런 상태를 지향하는 사람들이 모여들어 자연스럽게 도의 덕화를 선양하는 기지가 될 것이다.
6) 화목한 가정은 후천사회의 기본단위
세포가 우리 인체의 기본 생명 단위이듯이 가정은 사회의 한 세포다. 인체가 세포로 이루어져 있듯이 사회는 가족이라는 세포로 이루어져 있다. 그러니 가족을 파괴하는 것은 사회의 한 기본단위를 깨뜨리는 것으로, 천지의 근원을 어지럽히는 일이 된다. 『전경』에 “유부녀를 범하는 것은 천지의 근원을 어긋침이니 죄가 워낙 크므로 내가 관여치 않노라”07고 하신 말씀도 이런 맥락에서 파악해야 하리라고 본다.
병 중에도 세포들 간의 결합인 장기나 조직의 병은 고칠 수 있으나 세포 자체에 탈이 난다면 무슨 수로 고칠 수 있겠는가. 각종 암이 불치이고 난치인 것은 세포 자체의 변형으로 오는 병이기 때문이다. 개개의 세포가 건강해야 육체가 건강하듯이 개개의 가정이 화목하고 건전해야 건강한 사회를 만들 수 있다.
수신 제가 치국 평천하(修身齊家治國平天下)는 단순하고 간단한 금언이지만 예나 지금이나 사회공동체의 근본적인 운영원리를 담고 있는 진리다. 수신 없이 제가 없고 제가 없이 치국이 없으며 치국 없이 평천하를 이룰 수 없다. 무자기(無自欺)로 개인 수행의 완성을 기하고 가화만사성(家和萬事成)을 가훈의 대목(大目)으로 삼아 평화로운 가정을 이루며, 이웃과 화합하고 사랑이 넘치는 화평한 사회를 만들어 세계평화에 기여하는 것이 바로 우리 도의 인존사상(人尊思想)이며 평화사상이다. 무자기, 가정화목, 이웃화합, 사회화평, 세계평화는 우리의 실천강령이니, 무자기로 정신을 개벽하고 가정화목에 힘을 기울이는 것이 지상에 천국을 건설하는 우리의 목적을 이루는 기본적인 실천형태다.
실로 화목하고 신성한 가정은 후천 선경의 기본 단위인 것이니, 모든 도인은 집집마다 기도를 모시는 일에 큰 힘을 넣어 대순의 화음(和音)이 세계만방에 널리 울려 퍼지도록 하여야 하겠다.
위에서 집집마다 기도상을 모시고 기도수련을 생활화하는 것의 의의를 기술하였는데 이렇게 기도수련을 생활화하는 것을 더욱 활성화하는 방안은 무엇일까⋅ 그것은 가정에서 기도수련을 생활화하는 것과 정기적으로 회관에서 주일기도를 모시고 전체 교화를 듣는 행사를 결합하는 것이다.
회관은 방면도인들이 정기적으로 주일기도를 모시고 교화를 하는 곳이다. 기도 모시는 도인들의 집을 많이 늘리고 회관에서 주일기도를 모시며 정기적으로 회관에서 방면 전체 도인들에 대한 교화를 실행한다면 가정 수도와 회관 교화를 적절히 알맞게 결합시킬 수 있을 것이다. 이러한 가정 기도와 회관 교화의 결합은 도인들의 집집마다 기도를 모시는 기도 ⋅ 수련의 생활화를 더욱 활성화시킬 것이다.
Ⅳ. 수행과 사회생활
1. 수도생활과 사회생활의 관계
우리는 사농공상(士農工商)에 몸을 담고 수도하고 있다. 사농공상은 직업의 4대 영역이다. 사(士), 상(商)은 직(職)이고 농(農), 공(工)은 업(業)이다.08 직업에서 업(業)인 농공(農工)은 자연으로부터 직접적인 생산을 이루는 것이고 직(職)인 사상(士商)은 1차 생산을 돕고 유통시키는 역할을 담당한다. 사농공상은 직업을 뜻하고 『전경』에 “직자의야(職者醫也) 업자통야(業者統也) 성지직(聖之職) 성지업(聖之業)”09이라 하였으니 그중에서도 의통은 성스러운 직업이다.
우리 도가 사농공상의 도라는 것은 선천의 수행처럼 개와 닭소리가 들리지 않는 고요한 절이나 산에 들어가 도를 닦는 것이 아니라 사농공상에 몸을 붙여 인산(人山) 속에서 수행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다이아몬드는 다이아몬드로만이 세공할 수 있듯이 만물의 영장인 사람 또한 사람 속에서 갈고 닦이는 것이다. 열 길 물속은 알아도 한 길 사람 속은 모른다 하였고 상통천문(上通天文)과 하달지리(下達地理)보다 중찰인사(中察人事)가 어렵다 하였으니, 인류의 마지막 완성 공부가 중찰인사 공부인 것도 이 때문이다.
선천 유불선의 공부가 인생 12진법[포태양생욕대관왕쇠병사장(胞胎養生浴帶冠旺衰病死葬)]으로 인류의 의식이 발전하는 과정에 선도(仙道)는 포태(胞胎) 불도(佛道)는 양생(養生) 유도(儒道)는 욕대(浴帶), 즉 인류의 의식이 어머니 배속에 있을 때는 선도로써 가르쳐 왔고 낳아서 기를 때는 불도로써 가르침을 폈으며 옷을 입혀 관대를 맬 때는 유도로써 예의범절을 가르쳐 왔던 것이다. 이제 우주의 순환주기의 끝에 인류의 의식이 성인의 수준으로 성장하는 관왕(冠旺)의 시기를 맞이하여 천지의 대도가 출현하였으니 이름 하여 유불선 삼합지도(儒彿仙三合之道), 미륵의 도, 대순진리회가 등장한 것이다.
석가불은 좌불인데, 미륵불은 입불인 이유는 무엇인가⋅ 미륵불은 또한 갓을 쓰고 있다. 그 옛날 성인이 되면 풍잠을 달고 갓을 썼는데, 이것은 닭도 성계(成鷄)가 되면 머리에 볏을 달듯이 풍잠을 다는 이치는 어른이 되었다는 표시다. 어린아이는 머리도 길게 나지 않았고 서서 다니지 못한다. 그리고 온갖 계율을 붙여 “얘야 이것은 하면 안 된단다, 이것을 금하라 저것을 금하라.”고 가르친다. 그러다 어른이 되면 그에 맞게 가르침의 방법도 달라지게 된다. 미륵불이 입불이고 갓을 쓴 것은 어른의 표시이며 미륵이 장차 조선에 오신다는 표현이다. 전 세계에서 미래불인 미륵불이 가장 많이 모셔져 있고 전승 설화 또한 가장 많이 전해 내려오는 나라는 우리나라뿐이다.
아이는 낳으면 산실에서 외부와 격리된 채 키우다가 장차 커가면서 사회적인 활동을 하기 시작하고 성인이 되면 사회의 한 구성원으로서 자신의 직분을 맡아 생활하게 된다. 여기에 우리 도가 사농공상의 도요 생활 속의 도가 되는 이유가 있다. 수도생활과 사회생활이 따로 있는 것이 아니라 수도생활이 곧 사회생활이며 사회생활이 곧 수도생활인 것이다. 산속에서 닦는 것은 아이들이 닦는 도이고 사회 속에서 닦는 것은 어른이 닦는 도이다. 옛 고서에 입산수도 하산시(入山修道下山時)라 한 말은 이를 두고 이른 것이다.
진정한 수도인은 사회생활을 성실히 수행하며 부모에게 효도하고 국가사회에는 충직하며, 부부는 서로 화목하여 가정을 평화롭게 유지하는데 힘쓰며, 웃어른을 공경하고 아랫사람을 사랑으로 보살피며 친구들과 직장동료 사이에는 신망이 높은 것이다.
대순진리회는 사회의 윤리도덕을 숭상하는 민족종단이다. 대도(大道)를 수행한다고 하면서 가정을 소홀히 하고 사회의 지탄 받을 행위를 하는 것은 우리 도의 근본이념과는 아무런 상관이 없는 자기만의 도를 닦는 것이다. 우리는 사회생활을 성실히 수행하여 맡은바 직분에 충실한 것이 바로 성인의 도를 닦는 수도생활인 것임을 깊이 명심하고 가정과 직장, 사회에서 자신의 역할에 소홀함이 없어야 하겠다.
이상의 내용을 충분히 숙지한다면 수도생활과 사회생활의 조화는 어렵지 않게 얻을 수 있다. 해원이 상생이고 상생이 해원이듯이 수도생활과 사회생활을 둘이 아닌 것으로 보고 수도란 일동(一動) 일정(一靜)을 예법과 법리에 합당케 행해나가는 것이므로 가정과 직장, 단체와 사회에서 나의 지위와 역할을 바르게 이해하여 그에 합당한 도리를 다해 나가면 되는 것이다. 해원상생은 상대에게 있지 않고 나에게 있는 것이며, 내가 먼저 잘하면 다 좋다고 하는 것이 인지상정(人之常情)이다.
지금까지 여러 가지 측면에서 기도 ⋅ 수련의 생활화가 가지는 중요성을 살펴보았지만 도인들에게 있어서 기도 ⋅ 수련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 간단히 말해서 아무리 오래된 수반이라 할지라도 주문을 외우지 않으면 도인이 될 수 없다. 주문 수련은 인간완성을 위한 우리 도의 기본 법방 중의 하나이다.
기도 ⋅ 수련의 생활화는 도인들이 거주하는 집에 기도상을 모시고 축시 기도를 매일 모시는 것으로 실현할 수 있다. 『전경』에 복록도 성 ⋅ 경 ⋅ 신이요 수명도 성 ⋅ 경 ⋅ 신이라 하셨듯이 상제님을 정성껏 모시는 기도상이 있는 곳이 바로 후천의 복록과 수명을 비는 복록소이자 수명소가 되는 것이다.
Ⅴ. 맺음말
지금까지 기도에 담긴 진리와 기도 ⋅ 수련의 중요성, 그리고 기도 ⋅ 수련을 생활화하기 위하여 사시기도 시간을 잊지 않고 기도를 모시거나 심고 드리는 것과 가정에 기도상을 모시고 집에서 온 가족이 함께 축시 기도를 모시는 것에 대하여 언급하였다.
도인의 집집마다 기도를 모시는 의의는 기도상을 집에 모시는 것이 후천 건설의 축소판이라는 것과 기도상을 모신 도인의 집이 바로 복록소이자 수명소라는 것, 집에서 기도 모시는 것이 자성(自誠)에 기초한 자발적인 수도의 원동력이 된다는 것과 온 가족이 기도를 모시는 신성한 가족이 된다는 데 있음을 언급하였다.
그 의의는 또한 기도를 모시는 수도인의 집이 포덕의 기지(基地)가 되고, 온 가족이 기도 모시는 화목한 가정은 후천사회의 기본단위가 된다는 데 있음을 기술하면서 가정의 기도와 회관의 교화를 결합하여 기도 ⋅ 수련의 생활화를 더욱 활성화할 수 있으리라는 것을 명시하였다.
끝으로 수도생활과 사회생활이 서로 분리된 것이 아니며, 사회생활을 하면서도 수도생활의 제반 규정을 준수하여 기도 ⋅ 수련의 생활화를 매개로 적절히 조화시켜나가는 것이 올바른 수도생활임을 강조하였다.
전 도인들이 집집마다 기도상을 모시고 전국의 온 동리 동리마다에 태을주가 울려 퍼져 온 세상이 대순의 빛으로 충만하고 해원상생의 지상천국이 하루속히 이룩되기를 기원한다!
<대순회보> 130호
[참고문헌]
1. 대순진리회 교무부, 『전경』, 대순진리회 출판부, 2010.
2. 대순진리회 교무부, 『대순지침』, 대순진리회 출판부, 1984.
3. 대순진리회 교무부, 『대순진리회요람』, 대순진리회 출판부, 2010.
4. 대순진리회 교무부, 「춘산 노인이야기」,『채지가』, 대순진리회 출판부, 197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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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1 『대순회보』 4호 : 도전님 훈시(1986.4.16) - 복록 성·경·신, 수명 성·경·신, 천지 성·경·신
02 『대순지침』, p.37.
03 교운 1장 35절.
04 대순진리회 교무부,「춘산 노인이야기」,『채지가』, 대순진리회 출판부, 1978, p.30.
05 교운 1장 30절.
06 교법 3장 29절.
07 교법 1장 51절.
08 교운 1장 44절 참조.
09 행록 5장 38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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