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생의 길대순진리회에 나타난 북두칠성의 의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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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박인규 작성일2018.10.08 조회6,118회 댓글0건본문
글 연구위원 박인규
목 차 Ⅰ. 서론 |
Ⅰ. 서론
하늘을 바라보면 낮에는 해를 밤에는 달과 무수한 별을 볼 수 있다. 천체를 비롯한 하늘에서 보이는 모든 현상을 천문(天文)이라 한다. 동양 전통에서는 천문과 인간 세상에서 펼쳐지는 모든 일[인사(人事)]이 밀접하게 연결되어 있다고 하는 천인상관설(天人相關說)을 믿었다. 즉 하늘에는 인간 세상에 존재하는 모든 것들을 각각 관장하는 별이 있다고 생각하였다. 그러므로 동양 사람들은 천문을 열심히 관측하여 인간세상의 길흉을 예측하고 이를 정치에 반영하였다.
천문의 해석에 있어서 서양에서는 태양을 중요시한 반면 동양에서는 북극성01을 천문의 중심으로 보았다.02 『논어』 「위정편」에서 공자는 “군주가 덕으로 정치하는 것을 일러, 비유컨대 북극성이 그 자리에 있어 뭇 별을 아우르는 것과 같다.”라 하여 하늘에서 지상의 군주와 같은 별이 북극성이라고 하였다. 북극성은 지구의 자전축 방향이 가리키고 있는 별로 천체 중 유일하게 움직이지 않는 것처럼 보이는 별이다. 이 북극성과 함께 여러 별 중에서 가장 중요시 되었던 별이 북두칠성이다.
동양 전통에서 북두칠성은 하늘의 중심인 북극성을 보좌하는 중요한 별로서 유구한 세월 동안 지위고하를 막론하고 많은 사람들의 제사와 기도의 대상이었다. 특히 도교와 불교에서는 각각 ‘칠원성군’ 또는 ‘칠성여래’라 부르며 신격화하였고 이 북두칠성이 인간의 수명복록을 주관한다고 보았다.
대순진리회에도 이처럼 전통종교에서 신앙하였던 하늘의 성수(星宿) 그리고 북두칠성과 관련된 부분이 있다. 첫째, 『전경』의 여러 구절에서 상제님께서 공사를 행하실 때 북두칠성과 관련된 경(經)인 칠성경을 종도들에게 쓰거나 외우게 하시거나 직접 쓰셨다. 둘째는 대순진리회의 주문에서이다. 관련 주문은 진법주의 ‘칠성대제’와 ‘칠성사자’, 칠성주, 이십팔수주, 신장주의 ‘삼태칠성제대신장’과 ‘이십팔수제위신장’이며 전체 주문에서 상당한 비율을 차지한다.
이 글에서는 여러 성수 중 동양 전통에서 인간의 수명복록을 좌우한다고 오랫동안 신앙되어 왔던 칠성에 담긴 천문적 의미, 칠성 신앙의 역사적 전개, 그리고 기성 종교에서의 의미에 대해 서술하겠다. 그리고 이를 통해 상제님께서 칠성경으로 행하신 공사와 『전경』 여러 곳에 있는 칠성과 관련된 구절을 살펴보고 대순진리회에 나타난 북두칠성의 의미를 알아보고자 한다.
Ⅱ. 전통천문에서의 칠성
원래 고구려에는 중국과 다른 독자적인 천문이 있었지만 그 맥이 끊어졌고 그 후 우리나라는 중국 천문의 영향을 받았다. 우리나라 최초의 천문학 책은 조선조 세종의 명에 의해 이순지가 편찬한 『천문류초(天文類抄)』로 이 책의 내용도 『영대비원(靈臺秘苑)』, 『당개원점(唐開元占)』 등 중국의 문헌을 참고하고 있다. 천문의 관측과 해석에 있어 중국과 우리나라는 일맥상통하고 있다.
이러한 동양의 전통천문에서 북두칠성은 하늘의 중앙인 북극성을 둘러싼 자미원(紫微垣) 바깥에 위치하고 있다. 칠성에 대한 해석에 있어 가장 오래된 것은 중국의 전한시대 초 『사기』 「천관서」이며 칠성에 대해 두 가지 관점으로 설하고 있다. 먼저 칠성을 천제(天帝) 또는 상제(上帝)의 수레로 상징화한 방식이다. 상제께서 타시는 수레로서의 칠성이 북극성을 중심으로 사방위를 주유하면서 음양을 나누고 사계절을 세우며 오행을 고르게 하고 절기 도수를 매겨 가며 여러 기원(紀元)을 정한다고 한다. 이러한 설명은 『천문류초』에도 나타난다.
또 다른 관점에서는 “북두칠성이란 이른바 선기옥형03으로 칠정을 다스린다.”04라 하여 칠성을 선기옥형으로 본다. 선기란 별을 관측하는 틀을 의미하여 옥형은 옥을 저울질한다는 뜻이다. 칠정(七政)이란 일월오성의 칠요(七曜)05가 춘하추동 사시와 천문ㆍ지리ㆍ인사의 일곱을 주관함을 말한다. 곧 칠성은 칠정의 추기(樞機)이자 음양의 원본(元本)으로, 하늘의 중심을 운행하면서 자신의 현신(現身)인 칠요를 통해 질서를 바로잡고 조율하여 하늘의 모든 일을 다스리고 집행하는 별이다.
그리고 칠성은 자신의 영향력을 28수를 통해서 행사한다고 한다. 28수는 4수씩 칠요에 각각 대응이 된다.
각항저방심미기 두우여허위실벽 규루위묘필자삼 정귀유성장익진
위의 28수 중 첫 번째 별인 각두규정은 목요성(木曜星)이며, 항우루귀는 금요성, 저녀위유는 토요성, 방허묘성은 일요성, 심위필장은 월요성, 미실자익은 화요성, 기벽삼진은 수요성에 해당된다. 즉 하늘의 수많은 별자리의 대표인 28수를 북두칠성이 주관한다. 중국의 성수신앙에 의하면 하늘의 28수가 중국과 특정 지방과 대응하고 각 별들이 인간 사회의 모든 현상을 주관한다고 하였다. 이러한 관점에서 칠성은 땅의 세계와 인간 사회 현상에 상당한 영향을 주고 있다.
한편, 칠성의 제6번째 별 옆의 작은 별을 보성(輔星)이라 하여 천자를 보좌하는 재상의 의미를 지닌다고 보았다. 따라서 이 보성의 밝기가 강해지면 재상 중에 모반하는 기운이 있는 것으로 해석하였다. 전국시대(기원전 4세기)에 처음 보성이라는 명칭이 사서에 등장한다. 산동성 가상현 무량사(150년경)의 후한시대 화강석에는 북두제군이 타는 수레를 새긴 그림이 있는데, 개양성 옆에 이 보성이 날개옷과 고깔을 쓴 우인과 함께 자그맣게 그려져 있다.06
한편, 한의학에서는 전통천문을 기반으로 하여 인체를 이해한다. 말하자면 천문과 인체가 대응한다고 보아 인체를 소우주라고 생각한다. 하늘에 28수가 있는 것처럼 인체에는 24개의 갈비뼈와 두 개의 쇄골, 척골, 흉골을 합한 28개의 뼈가 있으며 하늘의 자미원은 인체의 뇌에 해당된다. 그리고 북극성은 백회혈에 심장은 하지점, 신장은 동지점, 그리고 칠성은 이목구비의 칠규(七竅)에 대응된다. 자미원의 외곽에서 북두칠성이 우주의 칠정(七政)을 펼치 듯, 뇌의 외곽에서 이목구비의 칠규가 정사(政事)를 펼치고 있다.
Ⅲ. 우리나라 칠성신앙의 역사적 전개
우리나라의 칠성을 비롯한 성수신앙은 그 역사가 깊다. 칠성은 그 자체로 신앙된 것이 아니라 북극성을 보좌하여 그 역할을 대행하는 차원으로 신앙되었다. 그러므로 유물, 벽화, 탱화에서 칠성은 북극성과 같이 표현되어 있다. 두 별에 대한 신앙의 비중을 대략적으로 말하자면, 삼국시대에는 북극성에 비중을 두었다면 조선 후기로 가면서 북극성보다 칠성을 더욱 신앙하는 쪽으로 바뀌었다. 현재 발견된 가장 오래된 북극성과 칠성에 대한 유물은 고인돌이다. 전국의 고인돌과 바위에서 이 별들 모양의 구멍이 발견되었다.07
그 다음 눈에 띄는 시기는 고구려 시대이다. 무용총, 쌍영총 등의 고구려의 벽화 무덤에는 어김없이 칠성이 그려져 있는 것을 볼 때 고구려인들이 칠성을 숭상했음을 알 수 있다. 백제에는 칠성보다는 북극성을 신앙하는 북진묘견(北辰妙見)신앙이 발달하였다. 불교 전통에서 북극성을 신앙하는 두 가지 흐름이 있는데, 하나는 북극성을 여래의 신격으로 격상한 치성광여래(熾盛光如來)신앙이며, 다른 하나는 보살의 반열로 북진보살(北辰菩薩)로도 불리는 묘견보살(妙見菩薩) 신앙이다. 묘견(Sudristih)이란 묘안(妙眼)과 같은 뜻으로 묘견보살은 천수천안을 지닌 관음보살의 화현(化現)08이다. 관음은 중생의 이익을 위해 수많은 변화신으로 나타나는데, 천상의 중심인 북극성에 가탁된 존명이 묘견보살이다. 묘견보살은 하늘의 중심인 북극성에 거하면서 지극한 자비심으로 일체의 선악과 제법의 실상을 살핀다고 한다.
『삼국유사』에 북두칠성에 관한 기록들이 많은데 주로 위인들의 탄생설화이다. 한 예로 삼국통일의 주역이었던 김유신은 등에 칠성무늬가 있었다고 한다. 이는 치국(治國)과 성수신앙의 관계를 의미하며 그 당시 칠성을 하늘이 부여한 징표로 여겼다.
고려시대에는 나라의 병란, 천재지변, 내란, 화재 등의 발생을 예방하기 위해 수시로 성수에 대한 의례인 초제(醮祭)09를 지냈다. 성수의 운행에 변화가 있을 때마다 명산대찰에서 팔관회를 갖거나, 수시로 왕이 친히 초제를 올렸다.10 고려시대가 조선시대와 다른 특징은 북극성의 하위별 중에서 칠성보다는 구요11를 더 중시하였다는 것이다.
고려 시대 국가 주도의 도교가 번창하면서 15개소에 달하는 초제의례 처소는 조선이 건국되면서 태조 원년 소격전만을 남기고 모두 폐지된다. 이는 조선 왕조가 강력한 유교주의를 표방하면서 일어난 변화이다. 이러한 조직의 축소와 통합으로 다양하던 성수신앙도 칠성을 위주로 한 신앙으로 단일화되었다. 소격전은 세조때에 이르러 소격서로 개칭되었으며 소격서 내의 태일전에서 칠성에 제사하였다. 이후 소격서는 임진왜란 이후 완전히 폐지되어 국가 주도의 공식적인 도교 의례 등의 신앙은 사라진 대신 도교적 신앙은 일부 귀족과 민간에 흘러 들어갔다.
『조선왕조실록』에는 칠성 관련 기록이 약 21건 정도 발견된다.12 이 기록들은 대개 칠성의 운행에 대한 기록이고, 이 운행에 따라 길흉을 예견하는 내용이다. 즉 그 당시 칠성을 사시사철 매우 열심히 관찰했으며 그 운행에 민감히 반응하였다. 조선 전기부터 여러 성수신앙의 대표가 된 칠성신앙은 조선 중엽 이후 모든 성수신앙의 핵심이 되었다. 인도의 여러 토착신들이 불교에 흡수되어 호법신이 된 것처럼 칠성신도 불교에 흡수되었다. 이에 칠성신은 사찰 내 칠성각의 탱화로 자신의 모습을 드러낸다. 임진왜란과 병자호란의 양란 이후 민중들은 수명복록이라는 개인 기복적인 신앙을 지향하였고 이런 민중들의 염원을 흡수하여 치성광여래와 일월 및 칠성이라는 탱화가 제작되었다. 특히 병자호란 이후 청의 압력으로 도교를 숭상하면서 칠성신앙은 민간에 더욱 널리 퍼지게 되었다.
조선 말기 및 근대(19~20세기)에 제작된 현존하는 칠성탱에는 조선 후기(17~18세기)보다 오히려 도교적 영향이 상당히 많이 나타나 있다. 조선 말기와 근대의 불교는 폐쇄적인 선종(禪宗) 지향성을 지녔지만 현세구복을 바라는 민중들의 염원을 수렴하고자 도교적 요소를 그대로 내장하고 있는 칠성신앙을 꽃 피웠다. 칠성신이 칠성여래로 발전하여 칠성탱을 형성한 경우는 중국, 일본 등 기타 지역에서는 찾아볼 수 없는 우리나라에서만 나타나는 독자적인 현상이다.13 또한 사찰의 칠성각은 다른 나라에는 없는 우리나라 고유의 신앙형태이다.
사찰의 성격에 따라 관음전, 명부전 등은 있기도 하고 없기도 하지만 현재 전국 어느 사찰에서건 칠성각의 존재는 필수적이다. 보통 칠성각는 본당(本堂) 뒤편에 위치하며 본존불공 다음으로 칠성불공 신자가 많다고 한다. 그만큼 우리 민중은 칠성을 많이 신앙하였다.
정리하면, 우리나라의 성수신앙은 초기 북극성을 중심으로 하였다가 후대에 이를수록 칠성이 북극성을 뛰어넘는 성수신앙의 최고의 대상이 되는 방향으로 전개되었다. 곧 모든 성수신앙은 칠성신앙으로 귀결되었고 그동안 무교와 불교에서 칠성에 대한 각종 의례와 제사가 행해져 왔다. 한마디로 칠성신앙은 무(巫)ㆍ불ㆍ도교가 한데 어우러진 우리 민족 고유의 신앙이 되었다.
Ⅵ. 우리나라 종교에서의 칠성
칠성에 대한 신앙은 그 유구한 역사만큼 다양한 내용과 관점을 포괄하고 있다. 우리나라 민중들이 칠성을 신앙하는 내용은 원래 우리 민족 고유의 신앙에 중국의 고대 천문을 계승한 우리나라의 전통천문과 도교적 성수 신앙 그리고 중국의 도교와 습합된 불교가 융합되어 불교의 칠성각과 무교와 민간 신앙으로 그 모습을 드러내고 있다.
1. 불교의 칠성
불교의 칠성신앙이 제일 확연하게 나타나는 것이 칠성각14 내부의 칠성탱이다. 칠성탱을 보면 가운데 중앙에 치성광여래(熾盛光如來)가 있고 그 주위로 일곱 부처ㆍ일곱 관원과 일광보살ㆍ월광보살이 있다. 치성광여래는 북극성의 불교적 신격으로 석가불의 교령화신(敎令化身)이며 모공(毛孔)에서 치성광염(熾盛光焰)을 뿜어낸다 하여 붙은 이름이다. 즉 무수한 광명을 비추어 중생을 교령(敎令)하는데 치성광여래의 수인(手印)15이 석가불과 같다. 치성광여래는 빛이라는 매체를 통해 중생을 제도하는 부처로, 뭇 별들의 중심에서 그 광명이 온 누리에 두루 비친다는 뜻을 지닌 법신 비로자나(Vairocana)와도 그 의미가 일맥상통한다. 비로자나불과 치성광여래, 석가불이 모두 동격으로, 비로자나불은 화엄우주론적 법신이고 치성광여래는 석가불의 천문우주론적 교령화신이다.
일곱 부처는 곧 칠성의 신격인 칠성여래이며 일곱 관원은 칠성의 도교적 신격인 칠원성군인데 특이한 것은 한 탱화에 칠성의 불교식 신격과 도교식 신격을 같이 표현한 점이다. 원래 칠성에 대한 신앙은 도교에서 유래된 것으로 칠성탱에 칠성여래와 칠원성군이 함께 있는 것은 불교가 도교를 포용한 것으로 볼 수 있다. 칠성각을 북극전이라고 하는 것은 칠성[칠불]과 북극[치성광여래]을 하나의 무리로 보기 때문이다. 즉 칠성여래는 치성광여래를 보좌하여 치성광여래의 일을 수행한다.
불교의 칠성의 명칭은 첫 번째부터 차례로 탐랑성(貪狼星), 거문성(巨文星), 녹존성(祿存星), 문곡성(文曲星), 염정성(廉貞星), 무곡성(武曲星), 파군성(破軍星)이라 한다. 그런데 이 각각의 별이 인간의 수명과 길흉화복을 주관한다고 한다. 전통천문에서는 성수가 천지인 삼재나 음양오행설을 기반으로 우주의 원리를 주관하는 것으로 이해하는 데 비해 불교의 칠성 신앙은 개인의 기복적인 성격을 띠고 있다.
불교에서 탐랑 등의 칠성 명칭법은 당나라 초기에 처음 보인다. 당나라 때 형성된 『불설북두칠성연명경(佛說北斗七星延命經)』16에는 북두칠성도와 함께 칠성명을 게재한 뒤 이들을 다시 동방의 일곱 세계를 주재하는 칠성여래라고 하고 있다. 『불설북두칠성연명경』의 내용을 살펴보면 칠성은 특정 발원에 국한되는 신앙 대상이기보다는 일체 중생의 모든 소원을 들어주는 신임을 알 수 있다. 칠성여래는 모든 악귀를 물리치고 자연재해ㆍ외적ㆍ전염병으로부터 국토와 백성을 보호하며 망자를 극락세계로 환생케 할 수 있어 지옥과 천상을 넘나드는 위력을 가지고 있다.
조선 후기인 18세기에는 칠성 각자가 동방의 극락세계를 관장하는 독립된 여래불로 칠성탱에 그려진다. 그런데 7불 중 운의통증여래(運意通證如來)와 광달지변여래(廣達智辨如來)를 제외한 5불이 약사칠불과 명칭이 동일하다. 이는 칠성여래를 곧 약사여래라고 신앙하였던 것이다. 이것의 유래는 당나라의 승려 일행(一行)이 『약사칠불경』에 약사불을 주체로 칠불에 각 칠성의 이름을 붙인 것에서 비롯된다. 그리하여 칠성탱화에서 북극신인 도교식의 자미대제는 치성광여래로 칠원성군은 칠여래로 대치되었다. 곧 칠원성군은 칠성여래의 화현으로 특히 수명 연장을 관장하는 파군성군(破軍星君)은 약사여래의 화현으로 등장한다.
한편, 불교 전통에서는 칠성을 일월오성 즉 칠요의 정령으로 간주한다. 탐랑성은 일정(日精), 거문성은 월정(月精), 녹존성은 화정(火精), 문곡성은 수정(水精), 염정성은 토정(土精), 무곡성은 목정(木精), 파군성은 금정(金精)이라 하였다. 이와 같은 해석은 전통천문과 같다. 이 칠요의 운행을 총괄하며 천지사방을 비추고 인간의 수명과 화복을 담당하는 것이 바로 북두칠성이라는 것이다. 또한 칠요를 주관하는 칠성이 사람의 태어난 해의 본명성(本命星)을 주관한다고 한다. 즉 탐랑성은 자년생, 거문성은 축ㆍ해년생, 녹존성은 인ㆍ술년생, 문곡성은 묘ㆍ유년생, 염정성은 진ㆍ신년생, 무곡성은 사ㆍ미년생, 파군성은 오년생의 남녀의 수명복록과 운명을 맡는다.
2. 도교의 칠성
도교에서는 칠성이 아니라 북두구성으로 보는 점이 특징적이다. 고대 중국 천문에서는 기본적인 칠성에 보성을 합한 북두 8성 관념이었다. 도교 전통은 거기에 필성(弼星)을 추가해 북두 9성으로 하였다. 이 북두구성을 북두구황(北斗九皇) 또는 북두구신(北斗九辰)으로도 부른다.
북두구신은 칠현이은(七見二隱)이라 하는데, 보이는 일곱 별과 숨어 있는 두 별이라는 의미이다. 이은성은 좌보성과 우필성이다. 무곡성 옆의 보성이 좌보성이며 우필은 보성과 무곡성 사이에 있는 별이다.17 이 북두구신은 하늘의 중심인 태일신(太一神)의 제어를 받는다. 태일신은 곧 북극성의 신격이다. 『운급칠첨』에는 태일신은 모든 별의 근본으로, 하늘의 현단궁(玄丹宮)에서 동서남북과 중앙의 오방세계를 주재하는 최고 존귀한 신이라 하였다. 그리고 북두구신은 이 태일신의 신하격에 해당된다고 한다.
『도장(道藏)』18에 북두구신과 관련된 대표적인 경이 『태상현령북두본명연생진경(太上玄靈北斗本命延生眞經)』이다. 『태상현령북두본명연생진경』의 내용을 살펴보면, 먼저 이 경이 태상노군 곧 노자가 중생을 구하고자 전해준 것이 그 유래라고 밝히고 있으며, 정도(正道)를 닦으며 이 경을 읽고 정성을 드리면 대성북두칠원군(大聖北斗七元君)이 능히 삼재액(三災厄), 사살액(四殺厄), 오행액(五行厄), 육해액(六害厄), 천라액(天羅厄), 지강액(地綱厄), 도병액(刀兵厄), 수화액(水火厄) 등의 각종 액운을 풀어 준다고 한다.19
그리고 경의 중간쯤에 ‘북두주’라고 하는 주문이 있는데 대순진리회의 칠성주와 몇 글자를 제외하고 같다.
북두구신 중천대신 상조금궐 하부곤륜 조리강기 통제건곤 대괴탐랑 거문녹존 문곡염정 무곡파군 고상옥황 자미제군 대주천계 세립미진 하재불멸 하복부진 원황정기 내합아신 천상소지 주야상륜 속거소인 호도구령 원견존의 영보장생 삼태허정 육순곡생 생아양아 호아신형 괴작관행화보표 존제급급여률령
또한 집안에 이 경을 두면 집안이 평안해지고 부모가 장생하며 사기가 스스로 물러나며 자손이 영화를 얻고 모든 악이 저절로 소멸되고 질병이 없게 되는 등의 영험이 생긴다고 하였다. 이 경에서도 불교 『불설북두칠성연명경』에서처럼 태어난 해의 본명성에 따라 칠성에 예배하고 자신의 죄를 참회하면 수명을 늘릴 수 있음을 강조하고 있다. 『태상현령북두본명연생진경』을 간단히 『연생경』이라고도 불렸는데 조선 초기에 소격전 관원의 교재로 사용되었었다. 이는 칠성에 대한 신앙이 이미 조선 초기에 널리 확산되어 있었다는 것을 의미한다. 특히 『연생경』 중의 북두주는 제갈공명이 하늘에 수명을 연장해달라고 청원할 때 외웠다고 전해지며 조선 후기에 민중들 사이에서도 유행하여 널리 염송되었다.
도교와 불교 등에서 불리는 칠성의 명칭을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3. 무교와 민간의 칠성
무교의 열두거리20 중에 칠성거리는 제석거리라고도 불리며 열두거리의 핵심부분이다. 이 칠성거리 중에서 칠성님께 비는 부분이 있다. 그리고 자손의 ‘수명장원 복덕구족 만사여의 형통발원(壽命張遠 福德具足 萬事如意 亨通發願)’을 긴 명주나 무명천에 써서 칠성께 바치는 명다리21는 무가(巫家)에도 있고 불가의 칠성각에서도 흔히 볼 수 있다.22 원래 우리나라 무교(巫敎)는 하느님을 예로부터 중심적인 신위로 삼았고, 또한 생사화복을 좌우하는 분이라 믿어 왔다. 그 후 불교가 도입되자 하느님을 환인천왕(桓因天王)이라 표기하였다. 불교를 매개로 환인석제(桓因釋帝)가 곧 옥황상제라 믿었고, 옥황의 지배하에 있는 칠성이 수명을 좌우하는 천신이라고 알았다. 분명 칠성은 옥황상제의 하위신이지만 하느님의 휘하에서 하느님이 주관하시는 수명복록을 대리 관장하므로 무교에서는 칠성신을 ‘하느님’으로 믿었다.23 그러므로 삼성각의 칠성신은 바로 무교의 제석신이요 하느님으로 이해된다.
우리가 흔히 ‘치성드린다’는 말을 쓰는데 이것은 신이나 부처님이 아닌 칠성님께 기도드린다는 뜻이며24, 음력 정월 초이렛날 칠성당에서 칠성제를 드리고 자식을 낳았다는 사람도 자주 보인다. 그리고 시신을 관에 넣을 때 얇은 널조각에 칠성을 먹으로 그리거나 구멍을 뚫은 칠성판(七星板)을 깔았으며 이는 현재도 행해진다. 칠성의 1성인 탐랑성 쪽으로 머리를 놓고 7성인 파군성 쪽으로 다리를 향하게 하여 땅에 묻는다. 칠성이 인간의 수명을 관장하므로 사람이 죽으면 칠성판을 통해서 하늘의 문을 통과해야 한다고 보았기 때문이다. 즉 칠성님이 사람이 태어날 때는 명줄을 잡도록 시키고 죽었을 때는 반드시 칠성판 위에 누워서 오라고 시킨다고 한다.
1년 중 칠원성군이 인간세상을 살피러 지상에 내려오는데 이날을 본명일(本命日)이라고 한다. 칠원성군은 특히 본명일에 치성을 드리는 사람이 있으면 그 소원을 들어준다고 한다. 우리 조상들은 본명일에 정화수를 떠놓고 소원을 많이 빌었다. 본명일은 음력 2월 20일, 3월 3일, 5월 20일, 6월 8일, 8월 27일, 9월 18일로 1년에 여섯 번 있다. 이 밖에 지방에 따라서 예식ㆍ기도ㆍ내용ㆍ장소 등에 조금씩 차이는 있기는 하나 가신(家神)으로서 칠성을 모시기도 한다.
칠성신앙은 음력 7월 7일 칠석날로 민간 신앙화 되었다. 이날 각 가정에서는 밀전병과 햇과일을 차려놓고 장독대 위에 정화수를 떠 놓고 칠원성군 곧 칠성여래에게 가족의 수명장수와 집안의 평안을 빈다. 또한 전국 사찰에서는 치성광여래에게 제를 올린다. 이를 칠석제(七夕祭) 또는 칠성제(七星祭)라고 하며 치성광여래를 성대하게 받들어 그 신통력으로 모든 재앙을 소멸시켜주고 복덕을 달라고 기원한다. 이날 신도들은 가족들의 수명장수와 가정의 평화를 비는데 이 기도는 7월 15일 백종일 즉 우란분절까지 계속된다.
Ⅴ. 대순진리회에 나타난 칠성의 의미
1. 『전경』에서 칠성경 및 칠성
『전경』에 칠성경에 대해서 말씀하신 구절은 다음과 같다.
① 덕찬은 백지 한 장에 칠성경을 쓰라고 상제께서 말씀하시기에…상제께서 그 여백에 칠성경(七星經)이라고 석 자를 쓰신 후 불사르셨도다.(행록 4장 12절)
② 약방을 설치하신 후 “원형이정 봉천지 도술약국 재전주동곡 생사판단(元亨利貞奉天地道術藥局 在全州銅谷生死判斷)”이란… “열풍 뇌우 불미(烈風雷雨不迷)”라고 횡서하고 또 칠성경을 백지에 종서하고…(공사 2장 9절)
③ 상제께서 농암에서 공사를 행하실 때 형렬에게 이르시기를 “허 미수가 중수한 성천(成川) 강선루(降仙樓)의 일만이천 고물은 녹줄이 붙어 있고 금강산(金剛山) 일만이천 봉은 겁기가 붙어있으니 이제 그 겁기를 제거하리라” …“칠성경(七星經) 三七편을 염송하라” 명하시니라…(공사 2장 13절)
④ 한번은 상제께서 임 상옥에게…공우에게 이르시고 칠성경에 문곡(文曲)의 위치를 바꾸어 놓으셨도다.(공사 2장 21절)
⑤ 종도들에게 칠성경을 외우게 하시고 도주께서 대원사에 들어가셔서 백일 도수를 마치셨도다. 마치신 날이 바로 신유년 七월 칠석날이라, 그때에야 종도들이 칠성경을 외운 뜻을 깨달으니라…(교운 2장 21절)
위의 구절을 살펴보면 ①에서 상제님께서 덕찬에게 칠성경을 쓰게 하시고 여백에 친히 ‘칠성경(七星經)’이라 쓰시고 불태우셨다. ②에서는 약방을 설치하시고 칠성경과 다른 몇 글귀를 함께 백지에 종서하신 후 약장에 붙이셨다. ③을 보면 운수와 도통과 관련된 금강산 일만 이천 봉의 겁기를 제거하시는 공사를 행하실 때 종도들에게 밤에 칠성경을 염송하게 하셨다. ④에서 서양 기운을 몰아내는 공사를 보신 후 칠성경의 문곡의 위치를 바꾸셨다. ⑤에서는 도주께서 대원사에서의 백일 도수를 보시면서 종도들에게 칠성경을 외우게 하셨다. 그런데 마치신 날이 절에서 칠성제를 거행하는 칠월 칠석이어서 그때에야 종도들은 칠성경을 외운 뜻을 깨달았다.
이렇게 여러 공사를 행하실 때 칠성경을 사용하신 것이 어떤 의미인지 『전경』 내용만으로는 추정하기 어려우나 이 가운데 ②를 추측한다면 약장에 칠성경을 쓰신 것이 칠성여래를 약사여래로 믿기도 하였던 불교 신앙과 관련이 있을 것이다. 약사여래는 동방의 정유리세계(淨瑠璃世界)에 머물고 있으며 모든 중생의 병을 치유해주는 부처님이다. 천하의 병을 치유하시기 위한 공사로써 설치하신 동곡 약방의 약장에 약사신앙과도 관련이 있는 칠성경을 쓰신 것이 그런 연유가 아닐까 한다.
이외에 『전경』에 칠성과 관련된 것으로 도주께서 행하신 진인보두법(眞人步斗法)이 있다.25 진인보두법은 일명 우보법(牛步法)또는 우보법(禹步法)이라고도 한다. 일반적으로 신선도를 보면 신선이 소를 타고 있다. 신선의 세계에서는 소의 울음이 주문이 되고 소의 걸음걸이는 신선의 보법(步法)이 된다고 한다.26 이때 신선의 보법은 소가 발을 떼어 놓을 때 북두칠성의 형상대로 한발을 먼저 떼어 놓은 후에 옆발에 그 곁을 갖다 붙이며 걸어 나간다. 북두칠성의 정기를 받기 위해 창안된 걸음걸이며 탐랑성에서 시작하여 파군성에서 끝난다. 신선이 되고자 하는 이들은 이 보법이 모든 술법의 기본이 된다고 하여 중요시 하였다.
2. 의례에 있어서의 칠성
대순진리회의 도장은 신성한 곳으로 특히 숭도문 안을 정내라고 한다. 도전님께서는 영대 앞을 본정이라 이르시며 본정에서는 최경(最敬)의 예로써 진퇴에 지성지경(至誠至敬)을 다하여야 한다27고 하셨다. 영대는 가장 신성한 장소로 영대에는 진법주대로 구천응원뇌성보화천존강성상제님, 조성옥황상제님과 함께 대신명이 모셔져 있으며 칠성대제는 그중 삼위(三位)에 관성제군ㆍ직선조ㆍ외선조와 함께 봉안되어 있다. 칠성대제 위패 뒤쪽으로는 일곱 분의 칠성대제가 관복을 입은 모습으로 모셔져 있고 칠성사자는 우직사자ㆍ좌직사자ㆍ명부사자와 함께 사위(四位)에 모셔져 있다. 영대에 참배하거나 치성의례 시 삼위에는 평배로 2배를 하고 사위에는 향남읍을 한다. 그리고 영대에서 치성일에 특정 절차에 따라 치성의례가 행해지는데 치성 진설 시 제일 먼저 원위에 진설을 하고 그 다음 재위가 아닌 삼위에 진설한다.
영대에 이처럼 칠성대제와 칠성사자에 대한 신위가 모셔져 있고 평균적으로 매월 1회 정도 치성 의례 때마다 정성을 올리는 것을 보면 대순진리회에 있어서 칠성의 위상을 짐작해 볼 수 있다. 다만 기존의 칠성 신앙과 같이 자식을 바라거나 수명과 복을 구하는 것과 같은 기복에 치우친 형태보다는 구천상제님의 휘하의 신명으로서 접대하고 정성을 올리는 것에 그 차이가 있다.
3. 주문에서의 칠성
대순진리회의 주문은 봉축주ㆍ태을주ㆍ기도주ㆍ진법주ㆍ칠성주ㆍ운장주ㆍ이십팔수주ㆍ이십사절주ㆍ도통주ㆍ신장주ㆍ해마주ㆍ신성주ㆍ태을주 순으로 되어있다. 이 중 칠성과 직접 관련된 부분은 진법주에서 ‘칠성대제 응감지위(七星大帝 應感之位)’와 ‘칠성사자 내대지위(七星使者 來待之位)’와 칠성주 그리고 신장주에서 ‘삼태칠성제대신장(三台七星諸大神將)’이다. 이를 살펴보면 칠성과 관련된 부분이 전체 주문에서 상당한 비중을 차지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그리고 그 신격이 ‘칠성대제’, ‘칠성사자’28, ‘삼태칠성제대신장’의 세 부분으로 나타나고 있다.
먼저 대순진리회에서 칠성과 기존 전통천문ㆍ종교의 칠성을 비교해보자. ‘칠성대제’는 칠성주에 있는 ‘칠성여래 대제군’을 줄여서 부른 것이라 생각된다. 곧 ‘칠성대제’는 칠성의 불교식 신격인 ‘칠성여래’라고 추측할 수 있다. 따라서 ‘칠성대제’가 ‘칠성여래’라는 것은 대순진리회가 칠성에 대한 불교식 천문 관념을 수용하고 있음을 의미한다. 그리고 칠성주는 『연생경』의 칠성경이라 불리던 북두주와 몇 글자를 제외하고 같으며 칠성주 내에 칠성의 도교적 신격인 ‘북두구신’이 있다. 이는 대순진리회가 도교적 천문 내용도 역시 인정하고 있는 것이다. 마지막으로 주문에서 전통천문에서 시작된 이십팔수의 이름과 ‘상통천문’이라는 부분 등에서 전통천문도 수용하고 있다고 할 수 있다.
곧 칠성대제ㆍ칠성여래ㆍ칠원성군ㆍ북두구신은 같은 신격의 다른 이름이며 대순진리회에서 칠성은 전통천문과 도교ㆍ불교의 내용을 모두 갖추고 있다. 이를 종합해보면 칠성은 각각 종교에서 신앙하는 최고신의 최측근으로 최고신의 명을 받아 하늘의 일을 주관하는 신이다. 칠성은 또한 모든 별들의 대표인 28수를 직접 관장하고 주로 수명복록을 담당하며 각종 액운을 물리쳐주고 복을 가져다주며 인체의 생성과도 관련이 깊다.
그런데, 이런 칠성은 상제님의 공사에 의해 어떤 변화가 일어났다고 생각된다. 상제님께서 서양 기운을 몰아내는 공사를 보신 후 칠성경의 문곡29의 위치를 바꾸어 놓으셨다.30 칠성신앙의 핵심인 칠성경은 원래 ‘대괴탐랑 거문녹존 문곡염정 무곡파군’으로 되어있으나 대순진리회의 칠성주는 문곡의 위치가 바뀌어 ‘대괴탐랑 문곡거문 녹존염정 무곡파군’으로 되어있고 칠성경에 없는 ‘칠성여래 대제군’의 부분이 추가되었다. 상제께서 문곡의 위치를 바꾸신 것은 단순히 주문 상에서 그 위치만 바꾸시진 않았을 것이다. 칠성은 각자 별들이 서로 유기적으로 연결되어 있다. 칠성경에서의 주문 순서는 칠성의 제1성부터 제7성까지의 이름인데 상제께서 이 위치를 바꾸셨다는 것은 실제 북두칠성에 어떤 변화를 일으키신 것이 아닌가 짐작된다. 상제께서는 칠성을 한 달 동안이나 감추시는 권능을 행하셨다.31 이를 볼 때 상제님께서는 무소불능하신 권능으로 칠성을 주재하셨음을 알 수 있다.
상제님의 천지공사는 하늘도 뜯어 고치고 땅도 뜯어 고쳐 하늘과 땅을 새롭게 하시는 것이다. 상제께서 하늘의 정치를 주관하며[칠정(七政)] 하늘의 모든 별들에게 영향력을 행사하는32 칠성을 바꾸셨다면 이 또한 선천의 묶은 하늘을 뜯어 고쳐서 새로운 후천을 여신 것으로 이해할 수 있다. 전통천문과 도교ㆍ불교ㆍ무교에서 언급된 칠성의 영향력과 본명신앙을 고려해 볼 때 이러한 칠성의 변화는 28수를 비롯한 우주의 모든 별과 지상과 지하에까지 그 영향을 미칠 것이며 전 인류의 복록과 수명에도 변화를 가져올 것이다.
그렇다면 대순진리회에서 칠성은 기존의 칠성과 어떻게 다른가? 기존 전통종교에서는 칠성이 인간의 수명복록을 맡고 있다고 신앙하였지만 대순진리회에서는 상제님께서 인간의 복록을 맡는다고 하셨고33 칠성에 대해선 구체적으로 나와 있지 않다. 그리고 상제님께서 복록을 맡으신다는 말씀이 직접 맡으신다는 것인지 아니면 여전히 하위신인 칠성으로 하여금 주관하게 하며 이를 다스리시는 것인지도 확실히 알 수 없다. 분명한 점은, 전통종교에서는 최고신의 하위신인 칠성을 각각의 최고신보다 더 신앙하였다면, 대순진리회는 칠성을 전통종교에서처럼 중요하게 신앙하지 않고 상제님을 신앙의 대상으로 한다는 것이다. 이렇게 칠성의 위상이 바뀐 것은 상제님께서 기존의 칠성이 담당한 수명복록을 복록수명으로 바꾸신 것과 관련이 있을 것 같다. 그리고 문곡의 위치를 바꾸신 것과 수명복록이 복록수명으로 달라진 것이 무관하지 않을 것이라고 추측된다.
대순진리회에서 수도인들은 이렇게 상제님께서 바꾸신 칠성주를 평일기도와 주일기도 시에 송독한다. 특히 수도인들이 중요하게 여기는 시학공부 중에도 칠성주를 외운다. 시학원의 임원수도실에서 운장주와 번갈아가면서 1년 365일 하루도 쉼 없이 송독하고 있다.
한편, 신장주에는 ‘삼태칠성제대신장’이라는 신장이 있다. 여기서 삼태는 칠성과 더불어 사람의 생육(生育)을 관장하는 별로 중요하게 여겨지는 삼태성을 가리킨다. 삼태성은 삼태육성(三台六星)이라고도 불리는데 칠성의 뒤쪽에 나열된 여섯 별로, 둘씩 세 무리를 이룬다. 삼태육성은 그 모습이 마치 인간 세상을 내려다보는 형국으로 우리의 삼신신앙처럼 인간의 탄생과 양육 보호의 이미지가 부여되었다.
『태상현령북두본명연생진경』에서 북두주 바로 앞부분에 “상태 허정 개덕성군, 중태 육순 사공성군, 하태 곡생 사록성군”이라고 되어 있다. 즉 삼태성의 각 이름은 허정(虛精), 육순(六淳), 곡생(曲生)으로, 허정은 탄생을 주관하며 육순은 인간을 양육하고 곡생은 인간을 보호하는 역할을 한다. 그리고 삼태성은 하늘의 허무(虛无)한 기운을 받아 적기(赤氣)ㆍ백기(白氣)ㆍ청기(靑氣)를 토하는데 이것이 사람의 삼혼(三魂)이 된다. 사람은 혼이 있어야 태어나고[生], 태어나면 길러져야 하고[養], 길러지면 반드시 보호를 받아야 한다[護]. 그러므로 만약 삼태성의 보호를 받지 못하면 사람은 요절하게 된다. 이러한 이유에서 삼태육성은 칠성과 더불어 널리 숭신되는 별자리였다. 사람의 혼백의 구성에 대해 ‘삼혼칠백(三魂七魄)’이라고 하는데, 삼태의 혼신(魂神)은 양(陽)으로 사람의 몸을 생하며, 칠성의 백신(魄神)은 음(陰)으로 사람의 정기(精氣)를 길러준다고 한다. 원나라 때의 책인 『옥추경집주』에는 “하늘에 구요(九曜)가 있어 인간에 구령(九靈)이 있으며, 하늘에 삼태성이 있어 인간에 삼혼이 있다.”라고 하였다. 이런 내용을 종합해 볼 때 ‘삼태칠성제대신장’은 사람의 삼혼칠백의 생성과 관련이 깊은 신장이라 추측된다.
Ⅵ. 맺음말
북두칠성에 대한 신앙은 우리 민족의 고유 신앙으로 중국에서 도교와 불교가 전해지면서 더욱 발전하였다. 그 신위의 성격도 다양하게 전개되어 상제의 수레, 묘견보살의 권속 또는 칠성여래, 칠원성군으로 또는 하느님으로 믿는 등 도교, 불교, 무속 각각에서 믿는 최고신과 매우 밀접한 관련성이 있다고 믿어왔다.
전통천문에서는 칠성이 상제의 수레 또는 선기옥형이라 하여 인간세상과 밀접하게 연결되어 있는 28수를 주관하면서 하늘의 모든 일을 다스리고 집행하는 별이다. 한의학에서의 북두칠성은 인체의 얼굴의 칠규(七窺)와 인간의 구령(九靈)과 칠백(七魄)의 생성에 작용하고 있다고 하였다. 불교에서는 북두칠성을 석가모니의 교령화신인 치성광여래의 협시불로 믿었고 각각의 칠성이 칠성과 대응된 특정 해에 태어난 사람의 수명복록을 맡는다고 하였다. 그리고 도교에서는 칠성은 칠원성군 또는 북두구신이라 하여 태일신의 신하라고 믿었다. 『대장경』과 『도장』에서 칠성은 별들이 있는 하늘 세계뿐 아니라 인간 세계와 지하 세계에 까지 그 영향이 미친다고 하였다.
칠성의 가피력(加被力 : 부처나 보살이 사람들에게 힘을 줌)은 인간의 수명복록뿐 아니라 각종 액을 물리쳐주는 권능을 지니고 있다고 하는데 민중들은 그 가피력 중에서 주로 수명 연장과 관련하여 많이 빌고 의지하였다. 우리나라는 거의 모든 사찰에 칠성각이 있고 칠성에 대한 정성을 드리는 등 다른 나라에서 볼 수 없는 칠성에 대한 열렬한 신앙이 있었고 지금도 남아있다. 그러한 신앙이 서양의 과학과 종교가 유입되면서 많이 사라져가고 있다.
하지만 대순진리회에서는 『전경』과 의례와 주문에서 칠성이 등장한다. 『전경』에서 상제님께서 여러 공사를 보실 때 칠성경을 사용하셨으며, 도주님께서 대원사에서 백일 도수를 보실 때 종도들에게 칠성경을 외우게 하셨고 진인보두법을 행하시며 공사를 보시기도 하셨다. 그리고 영대에 ‘칠성대제’와 ‘칠성사자’의 신격을 모시며 각종 의례 시에 배례를 한다. 그리고 주문에서는 ‘칠성대제’, ‘칠성사자’, ‘칠성여래대제군’, ‘북두구신’, ‘삼태칠성제대신장’의 여러 신격으로 나타난다. 이러한 신격의 명칭과 『연생경』 내의 칠성경에서 유래한 칠성주를 볼 때 대순진리회의 칠성은 전통천문과 전통종교에서의 칠성의 내용을 수용하고 있음을 추측할 수 있다.
그러나 상제님께서 칠성주에서 문곡의 위치를 바꾸신 것으로 인해 이런 칠성의 성격에 변화가 생겼을 것이라고 추측된다. 역으로 생각해보면, 상제님의 천지공사가 묵은 하늘을 뜯어고치고 선경을 여는 것으로 이해할 때 하늘의 칠정(七政)을 담당한 선천의 칠성에도 반드시 변화가 있어야 한다. 기존의 칠성의 영향력을 고려한다면 칠성의 변화는 우주와 인간 세상에도 상당한 영향을 줄 것이다. 그리고 전통종교에서는 칠성이 인간의 수명복록을 주관한다고 하였지만 대순진리회에서는 상제님께서 복록을 맡으시며 복록이 수명보다 중요하다고 하셨다. 이는 칠성의 역할에도 변화가 있음을 의미하여 문곡의 위치를 바꾸신 공사와 무관하지 않을 것이라 추측된다. 수도인들은 문곡의 위치가 바뀐 칠성주를 기도, 치성 및 공부 시에 염송한다. 특히 시학공부에서 태을주, 기도주, 도통주, 운장주와 함께 이 칠성주가 쓰이고 있다.
그동안 “선천에서는 모사가 재인하고 성사는 재천이라.”34는 말씀처럼 선천에서는 칠성에 빌어서 수명복록을 구하는 데 그쳤다면, “이제는 모사는 재천하고 성사는 재인이니라.”35와 “복록성경신 수명성경신”의 말씀에서 이제는 사람이 성경신의 수도로써 복록수명을 변화시킬 수 있게 되었다. 그리고 “인간의 복록은 내가 맡았으나 맡겨 줄 곳이 없어 한이로다. 이는 일심을 가진 자가 없는 까닭이라. 일심을 가진 자에게는 지체 없이 베풀어주리라.”36 는 말씀에서는 성경신과 더불어 일심을 갖는 것이 중요함을 알 수 있다. “천존과 지존보다 인존이 크니 이제는 인존시대라. 마음을 부지런히 하라.”37고 하신 것처럼 수도인들은 지극한 성경신과 일심으로 자신과 주변을 밝혀 나가며 인존을 실현해야 할 것이다.
<대순회보> 113호
참고문헌
● 경전
1. 대순진리회 교무부, 『전경』, 대순진리회 출판사, 2010.
2. 대순진리회 교무부, 『대순지침』, 대순진리회 출판사, 1984.
● 단행본
1. 김일권, 『우리 역사의 하늘과 별자리』, 고즈원, 2008.
2. 김일권, 『동양 천문사상 하늘의 역사』, 예문서원, 2007.
3. 강진원, 『역으로 보는 동양천문 이야기』, 정신세계사, 2006.
4. 노중평, 『유적에 나타난 북두칠성』, 백영사, 1997.
5. 정재서, 『한국 도교의 기원과 역사』, 이화여자대학교출판부, 2006.
6. 유동식, 『한국 무교의 역사와 구조』, 연세대학교 출판부, 1997.
7. 이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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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 하효길 외, 『한국의 굿』, 민속원, 2002.
9. Encyber 두산세계대백과, 2002.
● 논문
1. 강소연, 「조선시대의 칠성탱화」, 서울대학교 석사논문, 1998.
2. 서경전, 「대장경과 도장에 나타난 칠성경의 비교 고찰」, 진주산업대학교논문집 16, 1982.
3. 차재선, 「조선조 칠성불화의 연구」, 동국대학교 석사논문, 1988.
4. 김일권, 「별자리형 바위 구멍에 대한 고찰」, 한국대학박물관협회, 199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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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1 북극성은 태일신 또는 태을신이라는 신격으로 신앙되었으며 후에 자미대제(紫微大帝), 현천상제(玄天上帝) 또는 북극대제(北極大帝)라고 칭해졌다. (Encyber 두산세계대백과, 2002)
02 김일권, 『동양 천문사상 하늘의 역사』, 예문서원, 2007, p.10.
03 ‘선기옥형’이란 말은 『상서』「요전(堯典)」의 “在璿璣玉衡, 以齊七政.”에서 처음 보이는 말로 북두칠성을 가리키기도 하고 천문 관측 기구인 혼천의를 지칭하기도 한다. 예시 31절에는 상제께서 여러 종도들의 집에서 선기 옥형(璿璣玉衡) 도수를 정하셨다는 말씀이 있다.
04 『사기』「천관서」, 1291쪽, “北斗七星, 所謂璿璣玉衡 以齊七政.”
05 해, 달, 수성, 금성, 화성, 목성, 토성을 말한다.
06 김일권, 앞의 책, p.366.
07 김일권, 「별자리형 바위 구멍에 대한 고찰」, 한국대학박물관협회, 1998 참고.
08 불보살이 중생을 교화하고 구제하려고 여러 가지 모습으로 변하여 세상에 나타남. (Encyber 두산세계대백과, 2002)
09 원래 중국 도교식 제사를 일컫는 말로, 고려시대에는 도교 의례와 우리나라 고유의 천체 신앙, 산악 숭배를 결합하여 제사를 지냈다. (Encyber 두산세계대백과, 2002)
10 정재서, 『한국 도교의 기원과 역사』, 이화여자대학교출판부, 2006, p.60.
11 구요(九曜)란 일월오성(해, 달, 목성, 화성, 토성, 금성, 수성)의 칠요(七曜)에 라후성 , 계도성(計都星)을 합한 것으로 불교 경전을 통해 인도에서 전래된 천문 관념이다.
12 강소연, 「조선시대의 칠성탱화」, 서울대학교 석사논문, 1998, 37쪽.
13 강소연, 앞의 논문, 77쪽.
14 칠성각은 다른 이름으로 북극전, 북극보전 또는 삼성각(三聖閣)으로 현판이 걸린다. 이때 삼성각은 삼신(三神)을 모셨다는 뜻이며 산신(山神)ㆍ칠성(七星)ㆍ독성(獨聖)을 함께 모시고 있다. 이때 칠성을 중앙에 모신다. (Encyber 두산세계대백과, 2002)
15 불교에서 불(佛)·보살의 깨달은 진리ㆍ덕을 손가락을 이용하여 여러 가지 모양으로 나타내 보이는 외상(外相). (Encyber 두산세계대백과, 2002)
16 『大正新修大藏經 제20권』에 실려 있고, 우리나라 대장경에도 실려 있음.
17 보성은 동서양을 막론하고 널리 알려진 별이나, 필성은 망원경이 발달한 요즘에 와서야 비로소 알려지기 시작했다. 그러나 도교에서는 일찍부터 이 별의 존재를 알았다. 윗사람의 일을 돕는다는 뜻의 ‘보필(輔弼)’이라는 말이 이 좌보우필에서 유래한 것이다.
18 불교의 대장경과 같은 도교의 경전. 동진 말엽 불교의 경전과 체재와 내용을 본받아 도경(道經)을 제작하였다. 한대(漢代)에는 34부에 불과하였던 도경이 당나라 정종(定宗)에 이르러 도장경(道藏經)이라 칭해졌으며 총 3,744권이 되었다. 명나라 때 크게 확충되었고 오늘날 도장은 총 5,485권으로 이루어졌다. (Encyber 두산세계대백과, 2002)
19 서경전, 「대장경과 도장에 나타난 칠성경의 비교 고찰」, 진주산업대학교논문집 16, 1982, p.36.
20 ‘한양굿’ 혹은 ‘서울굿’이라 불리는 서울과 근교의 경기지방에서 행하는 큰 굿의 전 과정을 ‘열두거리’라고 한다. 무속에서 흔히 쓰이는 ‘열둘’이라는 숫자는 ‘전체’, ‘모든’, ‘큰’의 뜻으로 굿의 구체적인 거릿수나 신령들의 명호가 ‘열둘’이라는 숫자에 머물지 않고 굿의 규모나 장소에 따라서 늘려지기도 줄여지기도 한다. 큰 굿의 열두거리는 보통 다음과 같이 구성, 진행된다. ①주당물림 ②부정청배 ③진작올리기 ④산거리 ⑤칠성거리 ⑥대신거리 ⑦호구거리 ⑧조상거리 ⑨큰거리 ⑩성주거리 ⑪창부거리 ⑫뒷전 (하효길 외, 『한국의 굿』, 민속원, 2002, pp.113~129. 참고)
21 명다리는 말 그대로 명을 이어주는 역할을 한다. 부모가 명주나 무명 헝겊에 아이의 생년월일을 써서 그 속에 금, 은 등 귀중한 물건을 넣은 후 곱게 싸서 칠성님께 올린다. (Encyber 두산세계대백과, 2002)
22 차재선, 「조선조 칠성불화의 연구」, 동국대학교 석사논문, 1988, p.1.
23 유동식, 『한국 무교의 역사와 구조』, 연세대학교 출판부, 1997, p.269.
24 차재선, 앞의 논문, p.1.
25 교운 2장 27, p.29.
26 노중평, 『유적에 나타난 북두칠성』, 백영사, 1997, p.105.
27 『대순지침』, p.81.
28 칠성사자는 칠성대제의 명을 받아 칠성대제를 보좌하는 하위신이라 추측된다. 명부시왕의 하위신으로 명부사자는 저승사자로 불리며 우리에게 친숙한 신격이지만 칠성사자라는 신격은 기존 다른 종교에서 찾아보기 어렵다.
29 『천문유초』에는 문곡성이 하늘의 이법(理法)으로 무도한 것을 바로 잡는 역할을 하며 수기(水氣)를 맡는다고 되어있다. 도교에서는 문곡성이 권력을 상징하며 재판과 형벌을 주관한다고 한다.
30 공사 2장 21절.
31 행록 1장 31절.
32 칠성이 모든 별을 주관한다는 것은 앞서 말한 것처럼 기존의 칠성신앙에 있으며 교운 1장 44절에 ‘星辰七星主張’라고 상제님께서도 말씀하셨다.
33 교법 2장 4절.
34 교법 3장 35절.
35 교법 3장 35절.
36 교법 2장 4절.
37 교법 2장 56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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