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술활동2016 대만 유심성교 중화민족 연합제조대전을 다녀와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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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최원혁 작성일2018.11.20 조회4,256회 댓글0건본문
대순사상학술원 사무조교 최원혁
대순사상학술원은 유심성교(唯心聖敎)의 초청으로 2016년 1월 1일부터 3일까지 대만 타이베이(臺北)시 린커우(林口)체육관에서 개최된 제11회 대만 유심성교 중화민족 연합제조대전(中華民族聯合祭祖大典)과 귀곡문화(鬼谷文化) 세계화평 학술대회를 다녀왔다. 유심성교와 대순사상학술원이 교류를 시작한 것은 2015년 7월 28일 대순사상학술원이 개최한 제2회 동아시아 신종교 국제학술대회에서 유심성교 대표 장익서(張益瑞) 종주(宗主)의 가족인 장형방(張馨方) 박사생이 발표를 하면서부터이다. 그 이후 유심성교의 행사에 대순종학과 교수가 참여해 달라는 요청이 오게 되어 대순종학과 고남식 교수와 이경원 교수 그리고 대순사상학술원 사무조교 최원혁 박사 수료생이 참여하게 되었다.
대만에는 불교 4천왕(중대선사, 불광산사, 자제공덕회, 법고산사)이라 불리는 교세가 큰 4개의 종파가 존재한다. 여기서 유심성교는 불교와 귀곡자의 역학을 결합한 신종교로서 대만 불교 4천왕을 뒤쫓을 정도로 규모 있는 교단이다. 유심성교(唯心聖敎)는 1983년 역첨사(易鐱社)라는 이름으로 시작하여, 2008년 불교의 ‘유심(唯心)’과 주역의 ‘성교(聖敎)’를 합하여 유심성교라는 명칭으로 개명했다. 따라서 유심성교는 신도들을 대상으로 인터넷과 TV방송과 같은 대중매체를 활용한 주역(周易)교육을 체계적으로 시행하고 있으며 특히 음양오행 술수의 대가인 귀곡자(鬼谷子)를 중시한다.
이번에 대순사상학술원에서 참석한 중화민족 연합제조대전은 『전경』에도 등장하는 치우와도 연관이 있는 행사이다. 유심성교는 신농, 황제, 치우를 중국과 관련된 민족들의 공통조상으로 생각하고 있다. 이에 2004년 중국 본토에 치우사(蚩尤祠)를 건립하는 한편, 매년 1월 1일에 중화민족 연합제조대전이란 대규모 제례행사를 거행해오고 있다. 유심성교에서는 중국 역사의 불행이 치우의 원한에서 비롯되었기 때문에 중국이 잘 되려면 치우의 원한을 풀어주어야 한다고 보고 있다. 대순진리회의 해원상생(解冤相生)의 의미가 느껴지는 부분이다. 유심성교의 종주는 이번 행사에서 한국 초청 인사를 치우의 후손이라 여겨 특히 예우하고 많은 배려를 아끼지 않았다. 우리도 초청과 환대에 대한 답례로 조그만 나전칠기 선물을 준비했고 종주는 이에 대해 큰 고마움을 표현했다.
첫째 날 중화민족 연합제조대전에 문화행사 등 리허설 3시간이 끝나고 오후에는 드디어 4시간 여에 걸친 본 행사가 시작되었다. 연합제조대전에서 유심성교는 주로 불교식 옷을 입고 나무아미타불을 노래로 부르며 행사를 진행했다. 조상에 대한 중국식 제사인 제조대전은 신농, 황제, 치우의 공을 흠모함을 알리고 순차적으로 배례하는 형태로 진행되었다.
둘째 날 행사로 대만 남부지역 난터우시(南投市)에 있는 역경대학(易經大學)과 유심성교 본부 선기산 선불사(禪機山 仙佛寺)를 방문했다. 역경대학은 유심성교가 설립한 교육기관으로 박사학위를 수여할 수 있는 대학을 목표로 하고 있다. 역경대학이 중시하는 귀곡자는 《대순회보》 138호에서 소개된 바와 같이 음양오행 술수를 중시하는 중국 서민 전통의 대표적 인물이다. 귀곡자는 『전경』에 나오는 소진, 장의라는 종횡가의 스승이자 손빈의 스승이라고도 한다.
유심성교가 가르치는 주역은 풍수(風水)를 중시하고 있다. 중국은 전통적으로 한국에 비해 명리보다 풍수를 매우 중시하였다고 한다. 중국과 대만이 풍수를 중시하는 이유는 한국보다 풍수 이론이 발달했다기보다 한국과 달리 풍수가 매우 불리하였기 때문인 듯 했다. 대만에서 전해지는 이야기 중에 ‘풍수를 잘 활용하여 풍수 탑을 세우는 등 인위적인 노력인 비보(裨補)를 해야 지형의 불리함을 극복할 수 있다.’는 말이 있다고 한다. 실제 직접 대만 산세를 보니 ‘조선 강산 명산이라 도통군자 다시 난다.’라고 하신 상제님의 말씀이 더욱 실감 나게 다가왔다. 더욱이 잦은 지진으로 인해 대만에서의 풍수는 생존을 위한 기술로 발달할 수 밖에 없었던 것으로 보였다.
유심성교의 풍수이론인 현공(玄空)풍수는 땅의 형상을 연구하는 형기(形氣) 풍수와 달리 방위와 시간을 살펴 길흉화복을 연구하는 이기(理氣) 풍수이다. 이기풍수는 살아있는 사람들을 위한 생활공간을 구하는 풍수이론인 양택(陽宅)풍수를 중시한다. 오늘날 유심성교의 현공풍수가 각광받는 이유는 인테리어만 바꾸어도 실제 경제생활을 윤택하게 해준 사례가 많기 때문이다.
유심성교는 종교단체이지만 출범은 교육사업부터 시작했다. 유심성교는 우리와 같은 사업체계는 없고 지도자인 법사와 일반신도인 현사로 구분된다. 현재 유심성교는 65개의 도장과 10만여 명의 신도가 있으며 212명의 법사가 있어 법사를 중심으로 교단이 운영되고 있다. 한국은 음양오행과 관련된 각종 술수를 각계의 전문가에게 의뢰하지만, 유심성교는 법사들이 일반 신도들의 각종 문제를 상담해주고 교육한다. 일반 신도들은 교육비를 지불해가며 유심성교의 교리를 열심히 배우고 또 사회단체에 기부하는 공덕을 쌓는다.
오후에 방문한 유심성교 본부 선기산 선불사는 불교 사찰의 형태였다. 유심성교 초기에 지워진 건물인 만큼 전형적인 불교 사찰 형태로 지어진 듯 했다. 본부는 작지만, 박물관이 있어 유심성교가 지나온 길을 잘 살펴볼 수 있었다. 박물관에서 가장 소중하게 생각하는 것은 조상과 왕의 족보, 경전, 그리고 종주가 그린 용 그림이었다. 여기서 각 성씨와 왕의 족보를 자체적으로 제작하여 매일 분향한다. 유심성교의 경전과 그림은 종주가 귀곡자에 응신(應身)될 때 계시 받은 글과 그림을 말하고 특히 용의 그림은 역경대학 구룡벽에 그려진 그림이었다.
셋째 날 행사인 귀곡문화 세계화평학술대회는 타이중(臺中) 시민회관에서 개최되었다. 세종문화회관만한 크기는 아니었지만, 학술행사가 열리는 타이중 시민회관은 한자리도 빠짐없이 가득 찼다. 발표는 타이중시 부시장, 전 교통부 장관, 대만 정치대학 교수, 유심성교 관계자 등의 참여로 다양하게 구성되었다. 발표자들은 다양한 영역에서 체험한 귀곡자의 역경사상을 경험담과 논문의 형태로 발표했다. 전 교통부 장관은 대만 고속철을 지을 때 있었던 경험담을 소개했고, 대만 정치대학 교수는 주역 평화교육의 실제 효과를 고찰하였으며, 유심성교 관계자는 종교 체험을 발표하였다. 특히 유심성교 관계자는 사스(SARS) 등 세계적 재난 때 정성을 모아 기도한 것이 우연의 일치인 듯 효과가 있었다는 것을 발표했다. 대진대학교에서 개최된 동아시아 신종교학술대회 때, 유심성교에 대해 발표한 이풍무 교수는 세계적 재난 때 정성을 모아 기도하여 재난을 극복하는 것을 구겁(救劫)이라 하여 이러한 모습은 유심종교뿐 아니라 대만 종교가 가지고 있는 일반적인 특징이라고 언급한 바 있다.
유심성교의 행사를 보며 두 가지 느껴지는 바가 있었다. 종교가 형이상학적 담론을 넘어 일상생활의 다양한 영역에 적용될 수 있다는 측면과 이러한 맥락에서 학술대회의 주제인 세계평화에 주역이 주도적 역할로서 기능할 수 있다는 점이다. 음양오행에 대한 이론적 논의와 함께 실천을 구체적으로 하면 대중의 호응을 받을 수 있다는 의미가 담겨 있다.
상제님의 천지공사에 보은신(報恩神)이 중국에서 온다고 해서 개인적으로 그동안 중국 본토만 바라보았다. 그러나 대만이 분리될 때 중국 종교인 대부분이 대만으로 넘어옴으로써 중국의 원조 종교문화가 대만에 자리 잡고 있다는 것을 이번 방문을 통해 알게 되었다. 또한 고유의 사상과 종교 문화를 지켜가며 발전시키는 유심성교의 모습을 보며, 상제님의 뜻에 따라 동양문화가 장차 세계문화가 되리라는 생각이 들었다. 또한 조상을 모시는 큰 행사를 매년 개최하며 전통문화를 세계화·현대화해가는 유심성교를 보며, 앞으로 더욱 대만의 중심 종교로서 크게 발전할 것이라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 한국 동아시아 국제학술대회에 참석했던 장형방의 발표
<대순회보> 179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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