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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순논단양형(兩型)농법에 대한 대순진리회의 모색과 제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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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백경언 작성일2018.08.25 조회3,550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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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구위원 백경언

 

 

1. 머리말

 

‘농자천하지대본(農者天下之大本)’이라는 말은 모든 산업(産業)과 생명활동(生命活動)을 위한 모업(母業)이 농업임을 일컫는 말이라 하겠다. 그런데 생산성이 높은 산업에 밀리면서 농업 종사자들은 경제적 빈곤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경제라는 삼투압 현상에 따라 정(情)든 고향을 등지는 이농현상(離農現狀)이 가속화되었다. 도시로, 이국(異國)으로 경제 유랑민이 되어 일할 만한 농촌 인구가 빠져나갔다. 농촌은 빈집이 속출하였고, 가족의 붕괴, 노동 인력부족과 고령화가 초래되었다. 또한 도시 과밀화와 빈민층 형성, 사회 양극화에 직접적 원인을 제공했다. 이러한 경제활동 인구의 이동은 국가의 균형적 운영과 발전에도 심각한 문제를 야기하게 된다.

 

이러한 문제를 해소할 방법은 농업을 생산성 높은 산업으로 체질개선하는 길밖에 없다. 그러나 농업이 자연환경을 가장 위협하는 업종이 되어 버린 지금 생산성 못지않게 논의되어야 할 문제가 환경 우호적인 생태농업이어야 한다는 것이다. 이에 생태환경을 보존하는 농법이야 말로 저비용의 농법이며, 타 산업에 대한 경쟁력을 회복할 수 있는 길임을 인식하는 것이 중요하다. 이런 의미에서 자원절약과 환경우호를 추구하는 양형농촌 건설을 위한 학술회의가 갖는 의미는 참으로 크다고 본다.

 

2. 무위적(無爲的) 관점에서 본 관행(慣行)농법의 문제점

 

어떤 일이 진행되다 보면 의례히 따라하는 것이 관행이다. 자원절약형 농촌 건설을 위해 반드시 고려할 부분이 보편화되어 있는 관행농법의 실태이다.

 

산업에서 생산성 효율을 높이기 위해 하는 일중 하나는 불필요한 과정을 빼는 것이다. 유일하게 농업에서만 이 방법을 쓰지 않고 있는 것은 아이러니하지만 현실이다. 일정 금액이 들어갈 수밖에 없는 관행농법의 과정을 고수하면서 새로운 길을 모색하여 나온 것이 친환경, 유기농이다. 이들은 관행농법의 문제가 되고 있는 비료나 농약의 사용을 자제하고 우렁이, 오리들을 이용해 자생초(自生草)를 제거하고, 토양의 산성화와 오염을 유발하는 비료 대신 여러 동식물의 유기 부산물을 이용하겠다는 것이다.

 

농가의 부산물은 한계가 있다. 이를 위해 새로운 유기농비료가 등장한다. 이를 구입하는 농민의 입장은 생산비의 증가라는 부담을 떠안고, 유기농비료를 생산하는 공장만 새로운 아이템의 물건을 공급하게 되어 이익을 본다. 농민을 위한 저비용의 농사법이 아니다. 이는 고비용ㆍ저수확을 벗어나지 못하여 지속적인 농업방식이 되지 못하고 농산물 가격 상승만 부추기고 만다.

 

새로운 농사법이 개발될 때마다 농촌의 외형은 변화되지만 그 속을 들여다보면 정부보조금에 의존하거나 부채에 허덕이는 실상을 볼 수 있다.

 

이에 무위적(無爲的) 관점에서 관행(慣行)농법을 살펴 불필요한 인위적 과정을 제거하는 농법을 제안해 보고자 한다. 이로써 제거된 과정의 비용 절감으로 자원절약은 물론 자연에 대한 인위적 간섭을 최소화하여 친환경 생태보존이 가능하리라 본다.

 

1) 관행농법

 

경운(耕耘), 시비(施肥), 잡초제거, 병충해방지 등은 농사의 법칙과 같이 여겨지는 내용들이다. 한국의 경우, 쌀은 4월에 못자리하여 10월에 추수한다. 약 180일 동안 이러한 작업을 행하느라 농사철의 농부는 쉴 틈이 없고, 각 단계마다 일정의 농사비 지출은 정해놓은 듯이 나간다. 농부의 허리는 휠 지경이다. 여기다 가뭄이나 태풍이 온다하면 그야말로 농사는 노동의 연속과 자연재해와 싸우는 힘든 일이 되고 만다. 매해 반복되는 이러한 농사이기에 “올해 농사만 짓고 그만 둘란다.” 하는 말이 시골 노부모의 입에 밴 푸념이다.

 

2) 무위적 관점에서 본 관행농법의 불필요한 과정

 

(1) 경운(耕耘)

 

무위적 자연 상태의 식물생육과 인위적 농법의 차이는 경운에서부터 시작된다. 농사에서 경운을 해야 한다는 것은 너무나 당연한 과정으로 관행되어 왔다. 그러나 자연을 관찰해 보면 이름 모를 작고 약한 풀도 땅을 갈아엎어 주어야 나오는 것이 아니다. 씨앗이 날려 지표에 뿌리를 내리는 것이다. 흙을 깊게 갈아 준다는 발상이 무엇을 위한 것 인지부터 다시 생각할 일이다. 심경(深耕)은 종자를 덮어 발아에 심각한 문제를 줄 뿐이다. 깊이 간다하여 아래의 거름이 위로 올라오는 것도 아니다. 특히 작물은 거름을 먹고 사는 것이 아니라 거름을 미생물이 분해하고 거기에서 생산된 미생물의 분비물이나 시체인 무기물을 사용하는 것이다. 그러므로 경운의 목적은 미생물을 돕기 위해 공기의 소통을 원활하게 하려는데 더욱 큰 목적이 있다. 오늘날 기계화란 이름으로 트랙터가 깊이 갈아엎고 로터리를 쳐서 경운을 하면, 보기에는 좋아 보여도 흙속 곤충과 미생물들에게는 심각한 환경변화를 초래하고, 미생물의 소멸을 가져온다. 이로써 미생물들이 만들어 내는 물질을 얻지 못하게 되므로 비료의 투입이 없이는 작물성장을 기대할 수 없게 된다. 또한 경운 작업과 로타리 작업으로 흙 입자는 크기대로 쌓이기 때문에 땅의 숨구멍이 없어져 농지의 경화(硬化)가 쉽게 일어난다.

 

논농사의 경우 로타리 작업은 떨어진 가벼운 자생초 씨를 위로 올려 먼저 발아시킴으로써 경운작업 후 논은 온통 자생초로 뒤덮이게 된다.

 

이는 제초제 사용을 불가피하게 만든다. 비료와 제초제 사용이 기계화와 맞물려 있음을 알 수 있다. 이 모든 것이 경운이라는 고정관념에서 탈피하지 못한데서 일어난다. 경제적으로는 값비싼 농기계 구입, 고장, 교체 등으로 농가 부채가 쌓인다. 겨우 모은 몇 년 농사의 결실이 새로운 농기계 구입으로 이어진다. 농촌의 경제는 기계구입, 비료구입, 제초제 등 농자재 구입에 허덕이고, 환경오염과 농민 건강은 심각한 위기를 맞는다. 이런 농법으로 생산된 농산물이 소비자들에게 좋을 리 만무하다.

 

무위적 농법차원에서 본다면 경운은 기계로 할 일이 아닌 자연에게 맡기는 것이다. 흙속에는 수많은 일꾼이 있다. 지렁이, 개미뿐 아니라 수를 셀 수 없는 미생물이 그들이다. 무위적 농법차원에서 무경운이란 사람이 경운을 하지 말고, 흙속 일꾼들에게 맡긴다는 것이다. 파종 후 부드러운 흙만 유지 시킬 수 있고, 발아에 필요한 피복만을 얻을 수 있다면 경운의 목적은 이룬 것이다. 경운은 다른 목적이 있는 것이 아니므로 경운에 대한 압박으로부터 벗어날 일이다. 이로써 농사비의 15%를 차지하는 경운비를 줄일 수 있음은 물론 흙속 생태유지가 이루어진다. 이것만으로 미생물, 곤충보호, 비료사용 불필요, 제초제 사용 불필요, 토양 유실방지와 환경보존적 농업으로의 전환 등을 이룰 수 있다. 이는 농업의 본래적 기능을 찾게 되는 핵심이 될 것이므로 반드시 실험으로 확인되기를 바라는 점이다. 그러나 관행농법이 뿌리내렸고, 기계를 생산하는 업체와 비료, 농약을 생산 판매해야 하는 업체들과의 이해관계가 작용하여 시행하기 어려운 시도인 것을 경험했다. 관행농에서 무경운 농법으로 전환할 때 소출에 대한 강박 관념에 빠져 있는 농부들의 의식구조 또한 장애물이다. 정신개벽 없이는 쉬운 일이 아니다.

 

땅을 어머니로 삼고 인간은 산다. 그 어머니 피부에 상처를 주면서 그 속 양분을 빼먹다가 비료를 뿌려 식물을 키워 봤다. 어머니 피부는 갈라지고 매말라 죽어 갔다. 무경운은 땅을 살리는 시작이다. 미생물이 돌아오고, 흙속 곤충이 살 수 있는 땅이 되는 것이다. 땅에 냄새가 나게 하자. 흙냄새는 살아 있는 땅에서만 나는 살아 있는 어머니의 체취이다.

 

(2) 시비(施肥)

 

비료는 유기질 비료와 무기질 비료로 나눈다. 유기질 비료는 자연계에 있는 동물, 식물을 원료로 한 것이며, 무기질 비료는 유안, 과석, 염화가리와 같은 화학적으로 합성한 것이다. 합성비료의 피해가 심해지자, 대안으로 친환경농업이 나왔다. 무기질 비료대신 유기질 비료를 쓰겠다는 것이다. 유기질비료의 사용은 과학이 만들어낸 무기질 비료의 사용보다 자연을 덜 괴롭히는 것처럼 보이나 이에 대한 인식도 재고할 필요가 있다.

 

식물은 유기물을 직접 흡수하는 것이 아니다. 봄이나 여름에 인분을 주면 작물이 잘 자라기는커녕 아예 죽어 버린다. 이는 인분이 그만큼 독하다는 말도 되겠으나 유기물과 작물의 관계가 그리 원만하지 않음을 대별(大別)하는 것이기도 하다. 화전민은 불이 난 땅에 몇 년 동안 농사를 짓는다. 이는 유기물이 아닌 무기물이 작물에 직접 흡수되는 것을 체험적으로 알고 사용하는 예라 하겠다. 다시 말해 유기물은 미생물을 위해 필요한 것이다. 미생물이 이를 이용해 분비한 무기물이 최종적으로 작물에 필요한 영양소로 쓰이는 것이다. 그러므로 유기농이란 이름으로 화학비료 사용이 줄어들고 있음은 환영할 일이나, 유기비료 투입으로 인하여 본래 토양에서 서식하던 미생물의 공존하던 평화는 깨지고 흙속 혼란이 야기된다. 이는 식물의 생장 조건을 간섭하여, 땅 본래의 기능을 못하게 하고, 원하는 양의 소득을 위해선 고비용의 유기질 비료를 계속 써야 하는 농업형태로 갈 수 밖에 없게 된다. 이런 이유로 인위(人爲)가 가미된 친환경농법은 재고돼야 하는 농법일 뿐이다.

 

하늘과 땅은 단위 면적당 적당한 양을 자라게 한다. 땅속 온갖 미생물은 거기에서 자란 부산물을 먹고 분해하여 무기물을 만든다. 땅이 주는 것 중에 낱알만 추수하고 그 외 부산물을 땅에게 돌려주면 된다. 무시비의 땅에서 정상적으로 수확한 양(量)을 평균 수확량으로 정할 일이다. 비료로 농지를 죽이면서 고수확을 바라는 소출과욕은 인간과 자연의 조화를 깨고, 그 대가는 오늘날 농업문제로 드러난 것이다. 착취농법에서 조금만 벗어나면 충분히 해결될 수 있는 문제이다.

 

(3) 잡초 제거

 

돌아서면 커 있는 것이 잡초다. 모진 목숨이 농부의 손목을 고단하게 한다. 한국의 농촌에는 새로운 풍경이 생겨났다. 비닐 멀칭이 그것이다. 비닐로 온 밭을 덮어놨다. 주체할 수 없는 잡초 때문에 그렇다. 제초제로 죽여도 여지없이 다시 밭을 덮는다. 숨 못 쉬는 밭에서 미생물의 역할이나 친환경은 발견하기 어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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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거엔 잡초가 그리 무성하지 않았다. 경운, 로타리 작업 후 잡초의 양과 수가 많아졌다는 걸 상기할 필요가 있다. 로타리 작업은 가벼운 자생초의 씨앗을 위로 올린다. 이는 씨앗의 발아를 촉진시켜 다른 작물이 나오기 전에 성장하기 때문이다. 인위적 경운을 하지 않고 전작(前作)의 부산물로 밭을 덮어 그늘을 만들면 자생초는 발아하지 못하고 만다. 논에서는 물을 깊이 대고 빼는 몇 번의 작업으로 자생초를 잡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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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병충해 방지

 

과다한 농약의 사용은 병충해를 잡는 것은 물론 먹을 사람에게도 직접적인 영향을 끼친다. 이럼에도 불구하고 농약의 사용은 지속되고 있다. 해충이라 생각되는 존재를 박멸하는 것은 이를 먹이로 하는 익충의 연속적 사멸을 불러오고 익충이 없는 생태계 속에서는 작물도 살아남기 어렵다. 오직 농약에 의존하는 농업이 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기계론적 우주관으로 본다면 어느 하나 잘못되거나 이상이 있으면 이를 없애거나 고치면 된다 하겠지만, 유기적 관계를 갖고 있는 생태계에서는 통하지 않는 말이다. 병충해 방지에 대한 무위적 입장이라면 무경운, 무농약, 무비료로 농작물을 재배했기 때문에 생태계가 살아 있어 재배 초기의 해충은 이어 발생한 천적들의 좋은 먹이가 된다. 강하게 자란 벼는 벼멸구의 피해에도 강하다. 관행농법 논의 폭탄을 맞은 모습에 비해 대조적이다.

 

이상의 일이 끝나면 수확이다. 관행농법을 먼저 말한 이유는 고비용의 댓가를 치르면서도 생태계를 파괴하고 힘들기만 한 농사를 근본으로 돌아가서 생각해 보고자 함이었다. 결론적으로 무경운, 무시비, 무농약재배 방식의 합리성을 말하고자 함이다. 논농사를 지을 때 200평당 들어가는 농사비는 대체적으로 경운과 로타리(써레질) 30,000원, 이양기로 모심기 20,000원, 비료값과 제초제 15,000원, 수확해 주는데 20,000원, 기타 경비까지 합하면 대략 130,000원에서 180,000원이 든다. 여기에서 무위적 농법인 3무 농법01을 한다면 수확에 필요한 20,000원과 약간의 기타 경비로도 농사가 가능하다는 말이다. 실지 관행농법의 1/6이면 가능하다는 말이다. 충분히 경쟁력이 있을 뿐만 아니라 이에 해당하는 노동도 같이 사라졌으니 무위농법의 가능성은 3덕 합일02을 찾아가는 길이라 하겠다.

 

3. 대순진리회(大巡眞理會)의 농법(農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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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순진리회는 약 60,000평의 논에 벼를 재배하여 도장(道場) 참배 시 식사로 제공하고 있다. 물바구미 제거와 잡초 제거를 위해 농약을 조금 쓰고 있고, 비료도 사용하고 있어 완전한 친환경 농법이라고는 말할 수는 없다. 그러나 쌀농사로 유명한 여주에서 가장 소출이 많을 뿐만 아니라 최소 경비로 농사하고 있어 인근의 연구대상이기도 하다. 대순진리회의 농사방법은 복잡하지 않다. 한마디로 논에 물을 충분히 대주어 볏대(주간)를 튼튼히 길게 하는 것과 적기에 비료를 주어 생육에 필요한 것을 옆에서 조금만 거든다는 개념이다.

 

1) 수중소식(水中小植)

 

대순진리회에서는 임원들이 참여하는 모내기를 한다. 농업의 중요성을 간직하고 천지은혜를 몸소 체험하는 의미이다. 이때 농사 책임자들은 모를 얕게 심으라고 외치고 다닌다.

 

거름이나 비료를 하지 않은 논에 벼를 최대한 얕게 심는 이유는, 표면에 양분을 없게 하여 벼 뿌리의 직근(直根)이 깊이 뻗어나가는 것을 유도하기 위한 것이다. 또한 관행농이 모간거리가 10~12cm인데 비해 모간 거리를 30cm로 두 배 이상 벌려 놨다. 인근 사람들이 적게 심었다고 난리다. 이 정도에 2~3포기를 심었으니 4~5포기씩 심어놓은 관행농법으로 보자면 농사 안 지은 것과 같기 때문이다. 뒤에 소개할 태평농법도 쉽게 시행 못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새로운 시도에 대해 한해 농사를 담보로 잡고 도전해 볼 농부는 그리 많지 않다.

 

그러나 소식(小植)의 농법이 뿌리의 발달에는 이상적이다. 모내기 초기부터 논에는 20cm정도 담수하였다. 초기분열을 깊은 물속에서 수압을 받게 하여 억제할 수 있어 어미모를 튼튼히 키우고 어린모가 냉해를 입지 않도록 하기 위함이다.

 

물을 깊이 대기 위하여 논둑을 40cm이상으로 높여 놨다. 25~30cm까지의 담수는 출수(出穗)이후 30일까지 유지시킨다. 그 결과는 물속에서 지속적으로 압력을 받으면서 볏대가 강해지고 두꺼워졌다. 처음부터 직근(直根)과 어미모를 강하게 유도하였다. 깊은 물대기는 잡초제거도 유효하다. 볏대가 길면 도복이 쉬우므로 볏대의 길이를 짧게 키운다는 주위의 농법과 차이가 난다. 튼튼하게 자란 볏대는 길어졌고 이는 관행농에서 볼 수 있는 15cm 내외의 이삭 길이를, 20cm 이상으로 변화시켰다. 튼튼하고 긴 볏대에서 이삭이 짧을 수 없기 때문이다. 볏대의 굵기는 유관속(維管束) 수(數)를 늘렸다. 이로 인해 지경(枝莖)의 수를 관행농의 7~10개 정도를 대순진리회에서는 15개 이상으로 늘릴 수 있었다.

 

 

2) 적기(適期) 시비

 

가장 왕성하게 포기 나누기를 할 때나, 벼이삭이 올라 올 때를 유심히 관찰하면서 식물의 성장을 돕기 위해 필요하다고 판단됐을 때만 속효성인 유한비료를 적정량 뿌렸다. 이를 위해 논에는 긴 막대를 꽂아 놓고 적기를 알기 위한 관찰을 했다. 비료는 관행상 밑거름, 가지거름, 이삭거름을 주지만 대순진리회에서는 필요한 때가 아니면 주지 않았고, 마지막으로 이삭을 길게 뽑아 많은 결실을 유도하기 위한 이삭거름에 신경을 썼다. 이는 적기에 시비함으로써 식물이 원하는 영양공급만을 하고, 불필요한 손실을 막아 잔류 비료로 인한 하천 오염과 경제적 손실을 최소화시켰다.

 

결과적으로 인근 관행농법의 수확이 300평당 500kg 정도에 비해 700~900kg을 생산하고 있다. 이는 주위에 놀라움을 줄 수 있는 양이다. 논에는 미꾸라지가 서식하고 있다. 어느 정도 생태계 회복은 하고 있으나 소량이지만 비료와 제초제, 기계에 의한 경운과 다수의 인력이 투입된 모내기 등을 하고 있어 이에 들어가는 비용이 적다고 할 수는 없는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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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한국양형농법의 대표사례 소개

 

농사비용이란 경운, 비료, 농약, 잡초제거 등에 들어가는 비용을 말한다. 나열한 것 외에 종자비용 등이 그것이다. 그런데 이런 관행농법을 벗어던지고, 생태계의 원리를 이용해 무경운, 무농약, 무비료 농법을 하겠다는 것이 앞서 서술한 무위적 농법이 태평농법이다. 농사비용이 안 들어가는 것은 물론 그에 대한 노동도 같이 없앴으니 그야말로 태평이다. 이 농법의 가능성은 앞장에서 무위 농법의 관점에서 언급하였다. 갈지 않아도 농사가 될까? 약을 치지 않아도? 비료 없이도? 관행농법에 익숙해져 있는 사고(思考)가 가장 큰 걸림돌인 이 농법의 창안 동기는 이렇다.

 

수많은 저비용 농법의 시험 끝에 무경운 상태에서 마른 종자를 뿌려 보았는데, 모판을 사용해서 옮겨 심은 벼에 비해 빈약하지 않은 알곡을 얻는 뜻밖의 일이 벌어진 것이다. 이에 지금껏 해오던 관행농법을 전면적으로 살펴본 결과 중요한 깨달음을 얻게 되었다.

 

① 과학영농으로 불리는 영농은 기후와 토질이 우리와 다른 일본의 농법이며, 기계 또한 일본의 농토에 알맞게 만들어진 것이라는 것.

 

② 인간이 만들어 놓은 상식의 틀 속에 억지로 꿰어 맞춘 농사법으로 자연에 대한 교만이 만들어낸 농법이라는 것.

 

③ 결론적으로 농업 본래의 기능을 못하고 생태계의 교란, 환경파괴, 고비용의 문제 산업으로 전락했다는 것.

 

1) 태평농법의 의의

 

농업은 자연과 가장 잘 조화되는 산업이며, 단순한 먹을거리 생산 차원을 넘어 쾌적한 환경 조성, 홍수조절, 지하수 보전, 침식방지 등의 다원적 기능을 갖고 있다. 이에 자연 생태계와 조화를 이루며 환경을 보전하고, 저투입에 의한 지속가능한 농업(LISA: Low Input Sustainable Agriculture)의 형태는 21세기 농업에 큰 화두가 되고 있다. 자연 생태계의 원리를 따르는 태평농법은 농약과 비료 등 화학약제를 사용하지 않고, 땅을 갈지 않으면서 미생물, 벌레 등을 이용하여 농사짓는 무경운 이모작 건답직파(無耕耘 二毛作 乾畓 直播) 농법이다. 이는 LISA와 그 추구하는 바가 완전히 일치되는 면이 있어 소개하고자 한다.

 

2) 태평농법의 특징

 

(1) 무경운(無耕耘)

 

인위적 경운을 하지 않고, 토양을 가만히 둔 상태에서 전작물들의 부산물을 미생물의 먹이로 땅에 돌려주고 화학물질 투입을 최대한 억제하면, 땅 속 미생물과 지렁이 등 토양 생물들이 자연적으로 땅을 부드럽게 경운한다. 깊이 내린 전작물들이 뿌리가 썩으면서 산소와 수분의 공급을 돕는 것까지 일어나 경운이 갖는 원래의 목적을 달성할 수 있다. 이는 앞서 무위적 농법에서 보았다. 무경운 시 소출은 땅기운이 회복되면 관행농에 비해 오히려 많다. 그러나 오랜 세월 비료에 길들여진 농지는 땅이 살아나는 3~4년간 약간의 시비(施肥)로 작물을 도와주면 된다. 무경운 농법의 태평농법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자생초에 대한 문제다. 소출에 가장 영향을 끼치는 이 문제는 전작물들을 제거하지 말고 그대로 땅에 돌려주어 땅을 피복하면 된다.

 

 

(2) 이모작(二毛作)

 

연작 피해가 없다. 전작의 부산물을 그대로 덮어 줌으로써 자생초 발생이 적고, 화학비료 사용을 줄일 수 있다. 땅속 생태계를 유지시켜 땅을 부드럽게 한다. 무경운, 무비료, 무농약 농사의 태평농은 미, 맥류에서 쉽게 이용 가능하다. 5~6월경에 밀, 보리 등을 추수할 때, 수확과 동시에 추곡을 파종하여 맥류의 짚으로 볍씨를 피복하며, 10월 중·하순경에 추곡 수확과 동시에 맥류를 파종하고, 볏짚으로 맥류의 씨앗을 피복해 줌으로써 병충해 방제나 제초를 위한 농약 살포, 별도의 시비(施肥)없이, 벼, 맥류를 순환적으로 재배할 수 있는 농법이다. 간략하게나마 태평농법을 소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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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론적으로 세계의 농업은 생산비도 안 나온다고 아우성이다. 환경파괴와 오염으로 안전한 먹거리가 위협받고 있다고 한다. 이것은 경운·시비·농약으로 요약할 수 있는 관행농의 당연한 결과이다. 무경운·무시비·무농약의 무위적 태평농은 원시반본(原始反本)적 의미가 있다. 늘어나는 인간에 대한 식량증산은 중요한 문제였다. 다급해진 인류는 인위적 노력을 하지 않으면 식량부족으로 허덕일 듯이 보였다. 이 모든 시야가 오늘날 기계화 과학화를 이루었다. 그러나 물질에 치우친 이 진보는 심각한 문제에 봉착해 있다. 생명의 개체수는 자연이 조절한다. 인류가 먹고 살 충분한 식량을 생산할 수 있는 힘을 생태계는 갖고 있다. 이 힘을 복원시켜 자연과 조화를 이룰 수 있는 농업형태로 나가야 한다. 이는 곧바로 건강한 자연을 회복하고 저비용의 정상적인 수확으로 이어지는 일이기도 하다.

 

그러한 취지에서 양형농법, LISA의 방향은 차차 무위적 농법으로 자연에 인위적 가해를 삼가는 방향으로 나아가야 할 것이다. 이런 측면에서 양형농법에 대한 연구와 시도는 농업의 건강한 미래 전환적 의미가 있어 더욱 중요한 장이 될 것이다.

 

『전경』에 “선천에서는 하늘만 높이고 땅은 높이지 아니 하였으되 이것은 지덕(地德)이 큰 것을 모름이라. 이 뒤로는 하늘과 땅을 일체로 받들어야 하느니라.”03라는 구절이 있다. 농사는 자연의 은혜를 인간에게 입히는 생업(生業) 중 모업(母業)이다. 자연에 대한 착취와 간섭은 조화(造化)와 무위(無爲)로 바뀌어야 한다. 땅이 초목으로 인간을 위하고 인간의 삶은 그 초목으로부터 비롯됨을 『전경』에 “… 地有草木之爲 … 人生於草木(예시68절)”이라 하셨다. 이런 땅을 대하는 인간의 마음이 너무 물질에 치우쳐 있음을 반성하고 보은상생할 수 있는 농법이 정착되기를 간절히 바란다.

 

 

 

01 무경운, 무시비, 무농약재배

02 천덕(天德), 지덕(地德), 인덕(人德).

03 『전경』 교법1장 62절

 

<대순회보 102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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