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뇌화고나의 기도는 멈추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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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교무부 작성일2020.08.13 조회2,860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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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의 세계적 확산이 지금도 진행 중이다. 다행히 우리는 사회적 거리두기에서 생활 방역체제에 들어섰지만, 이번 사태가 장기화 조짐을 보임에 따라 수도 생활에도 변화가 예상된다. 방역지침에 따라 회관에서 기도는 가능해졌지만, 과거의 분위기로 돌아가기가 쉽지 않다. 그러나 정성 들이는 마음은 시간과 장소의 제약을 두지 않는다. 그런 점에서 수도인들은 지금도 평상시와 같이 각자 가정에서 기도를 모시며 남모르는 자기 정성을 다하고 있다.

 

기도는 상제님 모시는 마음을 끊임없이 생각하는 것

수도인이라면 입도치성을 모신 뒤 으레 주문을 건네받는다. 뜻도 모르는 주문이지만 포덕소에 들려 선각자들과 기도를 모시면서 정성 들이는 법을 조금씩 배워나간다. 교화를 통해 상제님의 천지공사를 듣게 되면서 도의 일에 참여할 사람을 찾고자 한다. 수도하면서 기도를 통해 상제님께 과부족이 없었는지 후각에 최선을 다했는지 심고 드린다. 이렇게 기도는 일상에서 이익에만 마음을 두었던 자신을 상제님의 일을 할 수 있는 몸과 마음으로 거듭나게 해준다.

『전경』에서 ‘기도’는 상제님을 모신다는 ‘시천주(侍天主)’와 상제님의 지극한 기운인 ‘지기(至氣)’를 받고자 하는 염원을 표현하고 있다. 상제님께서 기도에서 제시한 ‘시천주’라는 글자는 수도인이 기도를 모실 때 임해야 할 마음 자세라고 할 수 있다.

 

祈禱

侍天主造化定永世不忘萬事知至氣今至願爲大降01

 

우리는 상제님의 천명과 신교를 받드는[奉天命 奉神敎] 도문소자로서 후천선경의 건설에 참여하고 있다. 수운 최제우가 상제님께 천명과 신교를 모실 수 있었던 것도 세상을 구할 도를 구하려는 뜻과 노력이 지극했기 때문이다. 상제님은 수운에게 그를 선택한 이유에 대해 ‘너의 마음이 나의 마음과 같다[吾心卽汝心]’라고 답해주셨다.02 수운의 마음이 세상을 구하려는 데 있었다는 점에서 상제님을 모시기 위한 마음가짐이 어떠해야 하는지 알 수 있다.

상제님은 상극으로 점철된 선천 진멸지경의 세상을 구하기 위해 천지공사(天地公事)를 보셨다. 상제님의 천지공사가 삼계(三界)에 공적(公的)으로 펼쳐진다는 점에서 전 인류에 해당하는 보편적 성격을 지닌다. 그런 점에서 상제님을 모신다는 것은 상제님께서 짜놓으신 천지공사의 뜻을 올바르게 이해하여, 개인의 이익에서 벗어나, 천하를 위하려는 마음 자세를 갖추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

도주님은 “나의 심기(心氣)를 바르게 하고 나의 의리(義理)를 세우고 나의 심령(心靈)을 구하여 상제의 임의(任意)에 맡기라”03고 하셨다. ‘상제님의 임의에 맡기라’는 것은 상제님이 하시려는 뜻을 받들 수 있는 자세를 요구하신 것이다. 상제님을 받들기 위해서는 현실의 이익을 좇는 내 마음을 바르게 하고 상제님의 말씀에 맞추어 실천하겠다는 뜻을 세워 심령을 구하는 자세가 되어야 한다.

도전님께서는 기도가 상제님을 가까이 모시는 정신으로 영통(靈通)의 통일을 목적으로 끊임없이 심신으로 정성을 다해 소정의 주문을 봉송하는 것이라는 점을 밝혀주셨다.

 

모든 도인은 기도에 간직된 진리를 바르게 알아야 하겠습니다. 기도란 몸과 마음을 편안히 하여 상제님을 가까이 모시는 정신을 모아서 단전에 연마하여, 영통의 통일을 목적으로 공경하고 정성을 다하는 일념을 끊임없이 생각하고, 지성으로 소정의 주문을 봉송하는 것을 말합니다. 기도에 대한 인식이 옳고 그름에 따라 믿음이 참된 믿음도 되며 거짓된 믿음도 될 수 있습니다. 그러니 진실한 마음으로 정성을 다하여야 하며 가면 가식이란 있을 수 없습니다. 참된 정성이 있는 곳에 상제님의 하감 하심이 있는 것이며, 천지신명의 보살핌이 있다는 것을 알아야 합니다.04

 

도주님께서 심기를 바르게 하고 심령을 구하라고 하신 말씀은 영통의 통일을 목적으로 하라는 도전님의 말씀으로 구체화 된다. 그렇지만 수도 과정에서 순간순간 나의 이익에 머물게 하려는 다양한 상황들을 접하게 된다. 자신의 이익을 좇는 사심에 얽매일 때, 편벽(偏僻)됨과 사사(私邪)됨으로 인해 남 잘되게 하려는 마음은 잠식되어 버린다. 그런 마음 상태에서 자신이 원하는 것을 얻지 못해 상대를 원망하거나 배척하게 되면 상대와 대립적인 자세를 취하게 되는데, 나의 마음은 상극의 기운으로 전환되어 버리는 것이다.

우리는 기도를 모시면서 자신에게 상극적인 기운이 없었나 반추해본다. 나아가 나로 인해 상대가 서운하지 않았는지 살피고 그가 잘 되기를 바라며 서로 화합하려는 해원상생의 마음을 지니고자 한다. 이렇게 도전님께서 말씀하신 기도를 제대로 이해할 때 참된 믿음이 되며 이러한 믿음으로 정성을 들일 때 참된 정성이 된다. 상제님 모시는 마음을 끊임없이 생각하고 진실한 마음으로 정성을 다할 때 상제님의 하감과 천지신명의 보살핌을 받을 수 있는 것이다.

 

지극한 기운을 몸과 마음에 모시는 기도 시간

기도는 글자 그대로 빌고 비는 부단한 자기 염원이다. 우리는 기도를 모실 때, 상제님을 모시는 마음으로 상제님의 지극한 기운을 모시기를 염원한다. 심기(心氣)라는 표현에서 알 수 있듯이 마음은 기(氣)의 속성을 지닌다. 기가 대상과 작용할 때 감응(感應)하는 관계를 맺는데, 마음이 신과 소통하는 기관05이라는 점에서 신의 작용 역시 기로써 표현된다.

우리는 우주의 변화가 상제님에 의해 주재(主宰) 되고 있음을 믿고 있다. 상제님은 음양이기(陰陽二氣)의 결합으로 구성된 뇌(雷)와 성(聲)의 작용으로써 천지를 나누고 동정진퇴(動靜進退)의 변화로 만물을 생장하게 하고 생성변화 지배자양 하신다.06 이러한 음양이기는 만물에 생장염장(生長斂藏)이라는 4가지 변화로 나타난다. 이런 점에서 우리는 상제님께서 생장염장(生長斂藏)의 사의(四義)를 쓰시는 분이라는 점을 알 수 있다.07

동아시아의 음양오행설에서 모든 변화는 토(土)에 의해 기인한다고 보았다. 수(隋)의 소길(蕭吉)08이 저술한 『오행대의(五行大義)』에는 토가 사계절 사이에 있고 여름 끝에 거처하며 양이 쇠퇴하고 음이 자라는 중간에 거처해서 4행을 총괄한다고 보았다.09 또한 『연해자평(淵海子平)』10에는 하늘이 토가 없으면 위에서 덮을 수 없으며, 땅이 토가 없으면 밑에서 실어 줄 수 없어 오곡이 생장할 수 없고, 인간이 토가 없으면, 중간에서 운영할 수 없어 오행이 성립하지 못한다고 했다.11

이러한 토는 상수학(象數學)에서 5라는 수로 나타난다. 생수(生數)인 1~5에서 홀수인 양이 1·3·5 세 개가 되고, 짝수인 음이 2·4 두 개가 되는데, 이것을 삼천양지(參天兩地)12라고 하며13 삼천양지의 변화로 성수(成數)인 6~10을 만들어낸다고 하였다.14 즉 천지는 5일마다 변화를 거쳐 하나의 마디가 되는데 이것이 1후(候)가 된다. 이렇게 갑일과 기일 5일마다 토의 기운으로서 천지의 변화가 나타난다. 또한, 하루에는 토기(土氣)를 지닌 진·술·축·미 시(時)에 변화가 이루어지는데, 하루에도 생장염장의 현상이 나타난다고 볼 수 있다.

이렇게 본다면 상제님께서 우주를 주재하시는 기운(氣運)의 변화는 갑·기일의 주일(主日)과 평일의 진·술·축·미 시에 나타난다고 볼 수 있다. 5일의 변화를 주도하는 주일에 사정(四正)에 해당하는 자·오·묘·유 시에 기도를 모심으로써 수·화·목·금의 기를 운용하며 진·술·축·미 시에 기도를 모심으로써 생장염장의 변화를 체득한다고 할 수 있다. 이러한 기운은 변화를 주도하는 토(土)라는 점에서 기도를 모심에 따라 나 자신이 지닌 특정한 기운을 변화시킬 수 있는 계기가 되는 것이다.

상제님의 주재로 나타나는 우주의 변화는 어김이 없이 진행된다는 점에서 진실하고 변함이 없는 성(誠)이라고 할 수 있다. 『대순지침』에서 “성 자체는 하늘의 도요, 성 하고자 함은 사람의 도이니 지극한 성으로 바르게 도 닦기를 힘써야 한다”라고 하였듯이 기도를 모시는 것은 상제님께서 펼치시는 변화의 기운을 모시게 됨으로써, 일상에 얽매여 분산되었던 자신의 기운을 도의 기운으로 변화시키기 위해 성 하고자 하는 자세라 할 수 있다.

 

기도를 모시고자 하는 그 마음이 있어야 한다

그렇지만 기도가 지정된 시간에 행하여지다 보니 현대사회에서 삶을 영위하면서 제대로 기도를 모시기가 쉽지 않다. 산속에서 홀로 수도하는 경우라면 모를까 사람 속에서 수도한다는 점에서 일상생활의 패턴도 무시할 수 없기 때문이다. 도전님께서는 기도를 모시지 못하는 상황에서 상제님을 잊지 않으려고 진심으로 심고 드리는 그 자체가 기도를 모신 것과 같다고 말씀하셨다. 기도의 본질을 느낄 수 있는 부분이라고 할 수 있다.

 

직장에 다니거나 외출을 하거나 바쁜 일을 하는 등 여건이 여의치 못한 경우에는 그 시간을 잘 기억하여 마음속으로 심고를 드리고 집에 돌아온 후 보충으로 기도를 모심이 가할 것이며, 또한 가정의 사정이 허락지 않아 기도의식을 행하지 못하면 마음속으로 상제님께 발원함도 기도를 모심과 같다 할 것입니다. 시간을 잊지 않고 심고를 드리는 그 자체가 상제님을 항상 잊지 않고 정성을 다하여 모시는 지극한 영시의 정신이니 기도를 모신 것과 다를 바 없는 것입니다. 상제님께서도 “그 사람의 마음을 볼 뿐이라.”고 말씀하셨습니다. 남이 하니까 나도 한다는 식의 믿음과 기도는 옳은 정성이라 할 수 없는 것입니다.15

 

상제님께서는 수운의 가사에 있는 “도기장존 사불입(道氣長存邪不入)”에 대비해 “진심견수 복선래(眞心堅守福先來)”라고 말씀하셨다.16 이것은 도의 기운을 쌓아나가는 것에 대비해 내면의 진실한 마음[眞心]이 더 중요하다는 점을 강조하신 것이다. 이러한 말씀은 기도를 모시는 경우에도 해당이 된다. ‘남이 하니까 나도 한다는 식의 믿음과 기도’는 기도를 모시는 동기가 상대에 있다는 점에서 기도를 모시는 목적의식이 결여되어 있다. 이렇게 되면 기도를 모신다고 해도 주문만 암송할 뿐 진정으로 상제님의 기운을 모신다고 할 수 없을 것이다.

도전님은 “가화가 안되어서 기도를 못할 때는 속으로라도 하라고 했는데 그것이 제일 정성이 많은 것이다.”17, “내가 기도 시간이 되어 잊지 않고 기도를 모시려고 하는 그 마음이 중요하다.”18라고 하신 말씀도 기도를 모시고자 하는 그 진심을 강조하신 것이다. 사정이 허락지 않아 기도를 모시지 못해도 그 시간에 상제님을 잊지 않으려는 마음에서 진심으로 절실하게 드렸던 심고가 바로 기도인 것이다.

상제님을 받드는 마음으로 포덕과 교화에 매진해온 수도인의 입장에서 이번 코로나19 사태는 객관적으로 많은 어려움을 주고 있다. 그렇지만 한편으로 이런 여건이 수도하기 어려운 환경이라고 합리화하면서 스스로 수도와 심리적 거리를 두고 있지는 않았는지 살펴볼 일이다. 또한, 그동안 습관적으로 기도 시간이 되었기에 그냥 기도를 모시지나 않았는지, 얼마나 진심으로 상제님을 생각하는 마음에서 모셨는지 되돌아보자.

우리의 수도는 남모르는 공부, 남 잘되게 하는 공부다. 이것은 오롯이 남모르는 자신만의 정성으로 남 잘되게 하려는 마음을 가지려는 기도의 자세에서 시작된다. 앞으로 포스트 코로나를 맞이하여 수도 생활에 어떠한 변화가 올지는 알 수 없다. 그렇지만 그러한 변화가 상제님에 대한 나의 마음을 결정하지는 못한다. 어떠한 순간에도 상제님을 잊지 않으려는 마음을 지닐 때, 나의 기도는 멈추지 않는다.

 

 

 

 

 

01 행록 5장 38절. 

02 『東經大全』, 「論學文」

03 교운 2장 41절 : ‘正吾之心氣, 立吾之義理, 求吾之心靈, 任上帝之任意’; 『대순지침』, p.91.

04 《대순회보》 4호, 「도전님 훈시」

05 행록 3장 44절 : ‘心也者鬼神之樞機也門戶也道路也’

06 『대순진리회요람』, p.7 참조.

07 교법 3장 27절.

08 『수서(隋書)』의 「소길전(蕭吉傳)」의 기록에 의하면 자(字)는 문휴(文休)로 양무제의 형인 선무왕(宣武王) 소의(蕭懿)의 증손자이며 박학다식하여 음양학과 산술학에 뛰어났다고 전한다.

09 소길 저, 김수길ㆍ윤상철 역, 『五行大義』上, 서울; 대유학당, 2015, p.28. ‘土有四時之中, 處季夏之末, 陽衰陰長, 居位之中, 總於四行.’

10 송(宋) 초기의 서자평(徐子平)이 체계화한 자평법(子平法) 이론을 남송(南宋)의 서승(徐升)이 계승하여 『연해(淵海)』를 저술하였다. 이를 근간으로 명(明)나라 숭정제(崇禎帝)때 당금지(唐錦池)는 『연해(淵海)』와 『연원(淵源)』을 합하여 『연해자평(淵海子平)』 5권으로 편찬하였다.

11 『淵海子平』卷1, 「十干所屬方位 十二支所屬論」 : ‘天若無土, 不能圓蓋於上, 地若無土, 不能厚載於下, 五穀不生. 人若無土, 不能營運於中, 五行不立. 此三才不可闕土也.’

12 『주역』의 「설괘전」1장에는 ‘參天兩地而倚數’라고 하여 ‘하늘에서 셋을 취하고 땅에서 둘을 취하여 수를 의지한다’라고 밝히고 있다.

13 교무부, 『상생의 길』 1호, 2004, p.158.

14 교무부, 앞의 책, p.139.

15 《대순회보》 4호, 「도전님 훈시」

16 교법 2장 3절.

17 「도전님 훈시」(1991.7.11)

18 「도전님 훈시」(1994.10.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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