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道를 찾게 도와준 이정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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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박보윤 작성일2018.02.08 조회4,957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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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실24 방면 선무 박보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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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지면을 빌어 부끄럽지만, 그동안 도(道)와 떨어져 방황했던 시간에 관해 이야기해보려 합니다. 기억을 더듬어 보면 7년 전 저는 포덕사업에 매진하며 상제님의 진리를 펴기 위해 노력했습니다. 처음에는 포덕을 잘할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하고 사업에 뛰어들었지만, 포덕은 생각처럼 잘 안 되었고 설상가상 있던 후각들마저 갑자기 떠나버렸습니다. 이런저런 좋지 않은 상황이 겹치자 혼자 오롯이 모든 것을 감내하기가 벅찼습니다. 포덕이야 다시 노력해서 하면 되지만 후각들이 모두 떠나간 것은 마음에 큰 상처로 남았습니다.

 

  속으로는 이 모든 것을 자신을 되돌아보는 계기로 여겨 마음을 다잡아보려 했지만, 그때마다 마음은 더 요동쳤습니다. 마음의 짐을 내려놓고 싶어 선각과 허심탄회하게 대화도 하고 싶었지만, 당시 저는 선각과도 감정의 골이 깊어져 마음이 어긋나 있는 상태였습니다. 여러 가지 상황이 겹친 데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선각과도 갈등이 더해지자 급기야 저는 도피하듯 도를 떠나게 되었습니다. 잘못된 선택인지 알지만 힘든 상황이 지속되는 것을 더는 참기 어려웠습니다. 수도생활을 잠시 미루어두고 일상으로 되돌아온 뒤 마음은 더 무거웠고, 선각에 대한 원망은 커져만 갔습니다. 그렇게 선각들과 연락을 끊은 지 2년이라는 시간이 흘렀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하루는 연말이라 평소보다 일찍 회사에서 퇴근해 귀가하던 중 우연히 한 여성을 만나게 되었습니다. 한 번도 본 적 없는 낯선 여성이 다가와 뜬금없이 전하는 한마디에 저는 가던 걸음을 멈출 수밖에 없었습니다. 분명 일면식도 없는 처음 보는 사람이 나를 알 리는 만무할진대 어떻게 알고 무슨 연고로 그런 말을 한 것인지는 알 수 없습니다. 하지만 그 여성은 마치 나의 마음을 속속들이 들여다보듯 말했습니다.

 

  “이런 말이 이상하게 들릴지 모르겠지만, 마음이 쓰이고 안타까워 이 말만 전해드려야 할 것 같아서요. 무슨 일인지 모르겠지만, 선각분들과 대화를 하고 오해를 푸세요. 반드시 화해하실 수 있어요.” 이 말만 전하고 그 여성은 가던 길을 갔고, 저는 그 자리에서 한참 동안 멍하니 서 있었습니다. 신명과 조상님 전에서 얼마나 안타까우셨으면 이런 우연을 만드셔서 나에게 말을 전하실까 싶어 가슴이 아팠습니다. 한동안 잊고 지내던 기억이 이 사건을 계기로 다시 상기되자 마음은 다시 혼란스러워졌습니다. 하지만 이미 선각과 감정의 골은 깊어졌고, 나와 너무 다른 성향의 선각을 다시 마주할 용기가 나지 않았습니다. 또 그렇게 시간은 정처 없이 흘러갔습니다.

 

  그리고 또 몇 년이 흘렀을 즈음, 심적으로 힘든 시기에 친한 친구가 유명한 무당이 있는 곳을 알아냈다며 같이 점을 보러 가자고 끈질기게 설득해 우연히 점집을 방문하게 되었습니다. 사실 점을 본다는 것이 썩 내키지 않았지만, 친구가 자신이 보는데 같이 따라만 가달라고 간곡하게 부탁하기에 하는 수 없이 함께 가게 되었습니다. 친구는 그 무당이 나라에서 인간문화재로 지정한 국무당이라 점을 잘 본다고 내심 기대에 차 있었습니다. 친구를 따라 들어가서 친구가 점을 보고 난 후 저는 곧장 자리에서 일어서려 했습니다. 

 

  그 순간 무당이 갑자기 저를 보더니 “도 닦은 집안의 자손이 왔구나”라고 첫 마디를 꺼냈습니다. 그 말을 듣는 순간 너무 놀라 당황하자 무당은 “아가씨 집에는 도 닦은 조상들이 참 많다”라고 하였습니다. 그리고 우리 집은 조상들의 정성이 많은 집안인데 왜 지금은 정성이 끊긴 것이냐며 안타까워했고, 옆에 있는 친구와는 다르게 저에게는 모든 예(禮)를 갖추려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보다 못한 친구가 왜 저 사람에게만 잘해주느냐고 물어보자 무당은 저 사람 집은 도 닦은 집안이기 때문에 자신이 말 한마디 잘못했다가는 그 조상들에게 어떤 일을 당할지 무서워 마음이 불편하다고 하였습니다. 무당은 오히려 저에게 앞으로는 이런 데 오지 않는 게 좋을 것 같다고 충고해주었습니다. 게다가 집에 가려는 나를 붙잡고 아가씨는 복이 많다며 먼 길 가는데 고생이라며 간식까지 정성스럽게 챙겨주었습니다. 이런 상황이 이해되지 않는 친구는 돌아가는 길에 나에게 “너희 집에 도 닦은 사람 있니?”라고 묻는데 놀라서 아무 말도 못 했던 기억이 납니다. 

 

  사실 상제님께서도 현세에는 정확히 볼 줄 아는 이가 없으니 점과 관상은 보지 말라고 하셨지만, 그때 저는 수도인으로서 정체성도 많이 약해져 있었고 믿음도 없어져 가던 상태라 이런 상황이 그저 신기하게 다가왔습니다. 하지만 이를 계기로 오랫동안 잊고 있었던 수도인으로서의 정체성을 다시금 상기할 수 있었던 뜻깊은 경험이었습니다. 비록 5년이라는 긴 시간을 ‘도’와 멀어져 돌고 돌았지만, 우연히 접하게 된 신기한 사건들이 바른길을 찾게 도와주고 다시 도문(道門)으로 돌아가게 한 소중한 이정표였다고 생각됩니다. 마치 긴 시간 동안 나의 마음이 흔들릴 것을 미리 아시고 신명께서 적절한 때에 적절한 방법으로 이정표를 세워두신 것 같다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한편, 도와 떨어져 있는 동안 여러 사건을 경험하면서 나에게 남아 있던 안 좋은 감정들은 하나둘씩 내려놓게 되었습니다. 이로 말미암아 선각에 대한 미운 감정들은 서서히 옅어져 갔고, 미움이 가신 빈자리에는 서로를 위해 진심으로 아껴주던 좋은 기억들이 채워졌습니다. 날이 더해갈수록 그때의 잘못된 선택이 부끄럽고 죄송하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당시는 나를 돌아보지 않고 미움과 질타의 화살을 타인에게만 돌렸기에 반성을 하더라도 마음이 편하지 않았습니다. 모든 것을 수용하니 과거 도의 일을 무턱대고 혼자 힘으로만 해결하려 했던 오만함도 같이 내려놓게 되었고, 선각들의 진심 어린 마음을 이해할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신기하게도 저에게 후각들의 연락처가 없어졌음에도 소셜 네트워크를 통해 후각들을 소개하는 친구 추천 알람이 반복적으로 뜨기 시작했습니다. 그렇게 제 의지와 상관없이 잊고 지내던 후각들이 계속 생각나도록 하는 상황들이 일어났습니다. 반복되는 우연한 상황으로 말미암아 자신을 되돌아보고 마음이 제자리로 돌아올 때쯤 선각과도 어렵게 연락이 닿았습니다. 오랜 세월을 연락하지 않고 지냈음에도 선각은 저를 반가운 목소리로 맞아주었고 저 또한 대화를 통해 그간의 오해를 풀게 되었습니다. 선각과 오해를 풀고 마음이 평안해지자 신기하게도 그간 연락이 되지 않았던 후각들도 연락되어 함께 도문으로 다시 돌아오게 되었습니다. 마치 흩어져 있던 퍼즐들이 제 자리를 찾아 그림이 완성된 것 같은 느낌이 들었습니다.

 

  이 모든 과정을 다시 회상하며 돌아보는데 선각 생각이 많이 들었습니다. 선각도 사람이고 수도인이기에 가는 여정 동안 때로는 힘들고 포기하고 싶었을 것입니다. 하지만 그 모든 것을 이겨내고 도(道) 안에서 꿋꿋이 자신의 자리를 지켜준 것, 그리고 언제 돌아올지 모르는 못난 후각을 위해 그 자리에서 끝까지 기다려준 것, 바로 그 선각의 변함없는 기다림이 정성이 되어 제가 돌아올 수 있는 길을 만들어 준 것 같습니다. 이 글을 쓰며 선각에 대해 더 깊이 생각해보았습니다. 선각은 늘 부족한 저를 참고 기다려주셨지만 저는 한 번도 선각을 인내하며 기다려본 적 없고, 일이 잘 풀리지 않는 것만 원망하며 뒤에서 고생하는 선각을 모른 척했습니다. 그리고 언제나 선각에게만 나를 이해해달라고 강요했지만, 정작 저는 선각의 입장을 헤아리지 못했습니다. 서로서로 이해해야 시련과 역경이 닥쳐도 이를 극복하고 나아갈 수 있었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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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과거를 생각하면 너무 후회스럽고 마음이 아파 글을 쓰는 지금도 선각께 죄송한 마음이 듭니다. 그리고 그런 선각을 위해 제가 무엇을 해야 하는지 고민해보았습니다. 아마도 그것은 한눈팔지 않고 올바르게 도를 믿고 끝까지 따라가는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사과와 감사의 마음으로 그간의 죄를 속죄하고픈 심정으로 펜을 드니 문득 천하 창생을 다 살리지 못해 눈물 흘리셨을 상제님의 마음은 어떠셨을까? 라는 생각이 듭니다. 아마도 인간의 몸으로 친히 이 땅에 오셔서 천하 창생을 살리기 위해 갖은 고생을 자처하시며 천지공사를 보신 상제님께서도 모든 도인이 바른길로 돌아오길 기다리셨을 거라 여겨집니다. 

 

  그런데 저는 도를 멀리한 채 사회 속에서 제 이익만 좇았고, 오랫동안 그 마음을 까마득히 잊고 살았습니다. 문득 이런 생각이 머릿속을 스치자 모든 것이 새롭게 다가왔습니다. 늘 가던 길도 상제님의 마음을 되새기며 걷다 보니 세상사람 모두가 귀해 보이고 달라 보였습니다. 그리고 과거 수도생활 당시 상제님의 마음으로 진리를 전하지 못한 것이 한없이 후회스럽고 가슴 아팠습니다. 그때의 나는 상제님의 마음이 아닌 내 마음으로 사업을 했다는 것을 깨닫고 지금껏 닫혀 있던 마음의 눈을 뜨니 순간 부끄러움이 밀려왔습니다. 이제부터는 도의 일을 할 때 작은 일이라도 내 마음이 아닌 상제님의 유지(遺志)를 받들어 시작해야겠다고 다짐해봅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바르게 수도하여 마음을 닦는 것이 먼저일 것입니다. 또 이것이 상제님께 보은하는 또 다른 길이라고 생각됩니다. 

 

  주변에는 지난날의 저처럼 수도생활 도중 이런저런 이유로 자신의 마음을 다잡지 못할 뿐만 아니라 선각과 소통하지 못해 힘들어하는 수도인도 있을 것입니다. 비록 저는 긴 시간을 돌아 방황의 끝에서 제자리를 찾았지만, 여러분들은 간접적으로나마 제 글을 읽고 같은 실수를 되풀이하지 않았으면 합니다. 물론 이 경험은 저에게 ‘도’의 소중함과 주변의 선·후각 및 도우들에 대한 고마움을 깨닫게 하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하지만 그것을 깨닫기 위해 저는 너무나 큰 마음의 짐을 지고 힘들게 살아야 했습니다. 이런 실수와 후회를 반복하지 않기 위해서는 평소에 자신을 되돌아보고 내 주변에 있는 모든 것의 소중함과 고마움을 잊지 않아야겠습니다. 지금 이 순간에도 풀지 못한 마음의 짐이나 관계에서 발생한 갈등으로 힘들어하는 사람이 있다면  내 마음이 아닌 상제님의 마음으로 모든 것을 다시 바라보라고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상제님의 마음과 진리는 흔들리는 마음을 가라앉히고 바른길로 인도하는 이정표가 될 것입니다. 인생에도 굴곡이 있듯 모든 일에는 시련과 역경이 따르기 마련입니다. 방황했던 저의 긴 시간들이 헛되지 않도록 저와 비슷한 고민으로 힘들어할 도우들을 위해 심고 드리며 그간의 부끄러운 경험을 마무리하겠습니다.

 

 

<대순회보 202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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