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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디에 있더라도 상제님의 덕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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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고채경 작성일2020.07.06 조회3,178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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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실33 방면 선무 고채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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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저는 대학교 2학년 때 입도했습니다. 성적도 우수했고 뭐든 열심히 했지만, 목표가 없어 공허했습니다. 그러던 중 ‘자신을 알아가는 공부’라는 선각의 말에 끌려 입도를 했고 내 마음을 들여다보기 시작했습니다. 그리고 회관 치성에서 간절한 심고 끝에 내가 태어난 이유, 삶의 목표를 찾았습니다. 심고 중에는 ‘다른 사람을 도와주기 위해 태어났고, 전 인류를 돕고 구하고 싶다’는 생각이 떠오르기도 했습니다. 그때부터 도를 열심히 닦아나가겠다고 다짐했지만, 이상과 현실의 괴리는 컸습니다. 

  덕을 쌓고 연락소에 가는 것 등 처음에는 다 좋기만 했습니다. 하지만 본격적인 수도가 시작되면서 순수했던 마음이 가려졌습니다. 욕심도 많았던 터라 도를 닦는 것은 제게 ‘버려야 하는 과정’의 연속이었습니다. 놀고 싶고 자고 싶고 편안하고 싶은 마음과 싸워야 했고, 내 정성과 마음이 부족하다는 걸 인정해야 했습니다. 선각과 후각 간의 엄격한 관계도 힘들었고 선각들에게 불편한 마음이 생겨 연락을 끊기도 했습니다. 마음을 좋게 가지려고 노력하고 불평 불만이 올라오는 것을 참아보기도 했지만, 눈에 보이지 않는 마음을 닦는 것은 어렵기만 했습니다. 선각분들 말씀에 입도한 사람은 가문의 대표로 도문에 들어와 수도한다는 데 우리 집안의 많고 많은 사람 중 왜 하필 나여야 하는지 이해할 수 없었습니다.

  제가 입도한 지는 오래됐지만 부끄럽게도 모든 부분에서 부족합니다. 하지만 이런 저에게도 상제님의 덕화가 미치는 것을 느낄 때가 있습니다.

  저는 평소 하나에 집중하면 다른 것은 잘 못 보는 편이라 물건을 잃어버릴 때가 많았는데, 신기하게도 대부분 물건을 되찾게 됐습니다. 한번은 출근하던 길에 버스에 회사 노트북을 두고 내린 적이 있었습니다. 노트북 안에 업무상 중요한 자료도 많은 데다 당장 회사에서 업무도 할 수 없었습니다. 값비싼 노트북까지 변상해야 하는 상황이었습니다. 지푸라기라도 잡는 심정으로 버스회사에 연락했는데, 다행히도 종점에서 노트북을 보관하고 있어 노트북을 찾아 무사히 업무를 볼 수 있었습니다. 버스가 종점까지 가는 동안 제 가방을 누구도 가져가지 않았습니다.

  주일에 선각과 동행해서 회관 가는 버스를 탔을 때 지갑을 두고 내린 적도 있습니다. 두고 내렸는지도 몰랐는데, 한 승객이 따라 내려 지갑을 찾아줬습니다. 그 승객은 지갑을 전해주려고 목적지가 아닌데도 버스에서 내려 전해줬습니다. 깜빡깜빡 잘하는 제가 크게 물건을 잃어버리는 일 없이 생활하고 있는 것도 지켜주심이 있기 때문이라 믿습니다.

  게다가 제가 도를 멀리하고 지낸 순간에도 상제님께서는 지켜주시고 함께 계셨다는 것을 절감한 순간이 있었습니다. 2016년 4월, 미국 출장 때였습니다. 난생처음 미국 출장인데 설렘 대신 뭔가 일이 터질 것처럼 불안했습니다. 방면 선감께 연락을 드려 저의 마음을 말씀드렸더니 심고 잘 드리고 오라고 하시면서 선감께서도 제가 무탈하기를 심고 드리겠다고 했습니다. 그렇게 저는 태을주와 운장주를 하면서 불안한 마음을 진정시키며 오지 않는 잠을 억지로 청했습니다.

  그런데 미국에 도착한 다음 날, 차를 타고 출발한 지 몇 분이 채 지나지 않아 덤프트럭같이 큰 차가 오른쪽 좌석에 앉아있는 제게 돌진해왔습니다. 퍽 하는 굉음과 함께 타고 있던 차량이 공중으로 붕 떴습니다. 찰나의 순간 ‘나는 죽었구나, 살려주세요.’ 그 생각뿐이었습니다. 차량 내부 천장에 머리를 여러 번 ‘쿵쿵’ 부딪쳤고 정신을 차릴 수 없었습니다. 차체 오른쪽 부분이 심하게 찌그러졌고 경찰이 출동했습니다. 외국어로 들리는 다급한 구조대의 목소리를 들으며 구급차에 실려서 갔고 병원에서 여러 검사를 받았지만, 근육통 외에는 다친 곳이 한 군데도 없었습니다.

  일반 차량이었더라면 큰 변을 당했을 것이라는 말을 듣자 소름이 끼쳤습니다. 출장지에서 초청한 측의 호의로 고급 리무진을 대여해준 덕분에 무사해서 다행이었습니다. 생에 처음 대형 교통사고가 난 것인데 하마터면 한국도 아닌 머나먼 타국에서 큰 봉변을 당할 뻔했습니다. 하지만 사고가 난 이후 이상하게도 후련한 기분이 들었습니다. 사고로 큰 척이 떨어져 나갔기 때문이 아니었을까요. 멀리 미국 땅이었지만 상제님께서는 함께 계시고 저를 보호해주셨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 후로 한동안은 기도를 모실 때마다 감사의 눈물이 주르륵주르륵 흘렀습니다.

  척과 겁액이 발생하면 감사한 마음이 쉽게 가려지곤 합니다. 한때는 수도가 너무 힘들어서 ‘차라리 도를 몰랐다면 행복했을 것 같다’고 생각한 적도 있습니다. 고생하고 희생한 것에 비해 결과가 없다며 원망한 적도 있습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고 돌이켜보니 도를 만나서 정말 다행이고 감사한 것이 많다는 생각이 듭니다. ‘착하면 손해 보고 나쁜 놈이 성공한다’는 사회 분위기 속에서 도를 몰랐더라면 엄청난 척을 짓고 앞길이 막히는지도 모른 채로 어리석게 살았을 것 같습니다. 도를 알기 때문에 억울하거나 나쁜 상황이 오더라도, 원망보다는 ‘내가 지어놓은 척이구나’ 받아들일 수 있게 됐습니다. 그렇게 하다 보니 어려움을 겪더라도 마음의 괴로움이 덜해졌습니다.

  마음을 닦는 것은 눈에 보이지 않고 결과를 알기도 힘듭니다. 세상 사람들이 인정해주지도 않습니다. 신명이 먹줄을 겨누고 마음가짐을 상세히 기록하고 계시다고 하지만 우리 눈에 보이지도 않고 들리지도 않습니다. 상제님께서는 “남이 모르는 공부를 깊이 많이 하여두라”고 하셨는데 사실 스스로 마음을 세우고 믿고 닦아가지 않으면 안 되는 어려운 공부입니다. 쉬고 싶은 욕심, 더 많이 가지고 싶은 마음, 잘 보이고 싶은 욕심 등에서 벗어나지 못했지만, 오늘도 저는 제 마음을 돌아보고, 반성하고, 좀 더 마음을 크게 가지려고 애씁니다. 대인에 가까워지려고 마음을 넓히려고 애씁니다. 부족하지만 마음을 계속해서 돌아보고, 남을 잘 되게 하려고 노력하고 있다는 사실 자체가 자랑스럽습니다. 제가 어리석어 잊고 지낸 순간에도 항상 지켜보시고 보호해주시는 상제님이 계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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