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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이현수 작성일2018.01.20 조회3,546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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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산 6방면 선무 이현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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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에게는 어린아이가 하나 있습니다. 모르는 사람들은 늦둥이냐고 묻지만 때늦은 결혼으로 제 나이 마흔하나에 얻은 사내아이입니다. 이제 막 7개월째 접어들었는데 이 녀석이 만만치 않게 엄마를 수도시켜주고 있습니다. 아이가 갖가지 표정을 짓고 손놀림과 옹아리를 할 때는 더없이 사랑스럽다가도, 까닭 없이 울고 보챌 때는 당황스러워 진땀을 흘리기 일쑤입니다. 그럴 때면 ‘엄마가 된다는 게 참 쉽지만은 않구나!’하는 생각이 새삼 들곤 합니다. 사실 저는 결혼과 육아문제를 기피해 왔었는데, 이유인즉 그러한 일들은 자유로운 저의 몸에 족쇄를 채우는 것이라 생각했기 때문입니다. 그런 제가 결혼을 하고 한 아이의 엄마가 되었다는 것은 어쨌든 개인적으로 매우 놀라운 사건이 아닐 수 없었습니다.

 

아이를 키우는 과정을 통해서 한 가지 깨달은 것이 있습니다. 이 글을 쓰게 된 동기도 바로 그 때문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선각분들이 늘 하시던 말씀, 수도과정에 일어나는 모든 어려움들은 다 나에게서 비롯된다는 생각이 절로 든다는 것입니다. 아이를 대하는 전폭적인 마음으로 다른 사람들을 대한다면 적어도 남을 탓하거나 원망하는 일 따위는 없을 거란 사실이죠. 따라서 풀리지 않는 일이 없을 거라 여겨졌습니다. 이것이 곧 해원상생을 실천하는 수도인의 자세일 것입니다.

 

자식을 낳아봐야 한 차원 다른 수도를 할 수 있다더니, 이런 걸 두고 하는 말인가 봅니다. 아이를 대하면서 마음이 따뜻해지고 생각이 열린다는 느낌도 들었습니다. 돌이켜보면 얼어붙은 대지 위에 싹이 틀 수 없듯이 저의 마음 밭에 온기가 많이 부족했던 게 사실이었습니다. 수호반의 어떤 선무가 이런 말을 했던 게 기억납니다. “도(道)에 들어오면 성격이 바뀌잖아요. 지금처럼 바뀐 성격으로 고등학생 시절로 다시 돌아가고 싶어요. 그러면 모든 친구들에게 잘 대해주어서 많은 친구들을 사귀었으면 그 친구들을 지금 모두 포덕할 수 있었을 테니까요….” 저 또한 그 말에 깊이 공감하면서 지금부터라도 제 주변의 인연 닿는 모든 이들에게 인정을 베풀고 진정으로 대해줄 것을 다짐해 봅니다.

 

문득, 마음을 부지런히 하라는 상제님의 말씀이 떠오릅니다. 벌써 10월의 중순, 몸과 마음을 다시 여미어 포덕사업과 마음 닦는 수도에도 부지런히 정진해 나갈 것을 다짐해 봅니다. 아이는 저의 족쇄가 아닌 진정 아름다운 선물임을 깨달았습니다. 아이를 통해 다시 생각하고 다시 배우게 된 것들이 바로 그것이라 여겨집니다.

 

<대순회보 78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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