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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기심이 찾아준 평생의 인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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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박지윤 작성일2018.01.18 조회3,781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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석촌12 방면 교령 박지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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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시절 어느 날, 별로 할 일 없는 방학인데다 마음까지 싱숭생숭해서 뭔가 재미있는 일이라도 찾아보려고 집을 나섰다. 다행히 학교에서 평소 별로 친하진 않지만 알고 지내던 분을 만났다. 그날따라 자연스럽게 대화를 하게 되었는데 그분이 대뜸

 

“요즘 마음이 많이 분란한가 봐요?”

 

하는 것이 아닌가! 가뜩이나 되는 일도 없고, 뭘 하고 살아야 할지 심각하게 고민하던 찰나에 내 호기심을 자극하는 한마디였다.

 

“좀 그래 보이나요? 시간 있으시면 어디 가서 차라도 한 잔 하실까요?”

 

나도 모르게 나온 그 ‘차 한 잔’이 내 인생의 갈 길을 찾아준 키워드였다.

 

그렇게 찻집에 들어가 듣는 얘기는 태어나 처음 듣는 내용이었지만 낯설지만도 않았다. 한참 이야기를 듣는데 친구와 약속이 생각났다. 약속시간이 다 되어서 너무너무 아쉽지만 내일 만나자고 약속하고 연락처를 나누고 헤어졌다. 그런데 내 호기심이 친구와의 만남보다 그분의 이야기에 가 있었던 것이다. 친구와의 이야기에 흥미도 잃은 채.

 

“나 오늘 도사 만났다.”

 

“무슨 귀신 씨나락 까먹는 소리고? 가시나, 순진하기는.”

 

무슨 말도 귀에 들리지 않았고 그저 이야기를 다 듣지 못한 것이 맘에 걸려 친구를 만나자 마자 다음에 다시 보자고 하고는 그분에게 전화를 걸었다. 그러나 자리에 없어서 다음날의 약속을 기다릴 수밖에 없었다.

 

다음날 약속 시간에 그분은 오지 않았다. 나중에 알고 보니 다른 지방에 일이 있어 갔다는 것이다. 그런 사실을 몰랐던 나는 서너 달을 계속 전화했고 포덕소에서 매일 전화를 받던 다른 도인을 만나 도담을 들었다. 나는 날아다니고, 도술을 부리는 도인일거란 생각에 호기심은 더 했고, 하면 좋다는 말에 입도를 결심했다.

 

날을 잡고 입도 치성을 모시고 음복을 하는 자리에서 내일도 오라는 말에 올까말까 고민하는데 내일은 무슨 이야기를 하려나 하는 내 호기심이 결국은 나를 끌었다. 다음날 나에게 교화해 준 선무는 도에 대해 정말 재미있게 이야기해 주었고 매일 매일 난 호기심을 채우러 포덕소에 갔다.

 

당시 대학생이었던 나는 학교에서 운동복 바람에 공부하다가도 포덕소에 갈 때면 정장으로 갈아입고 갔었다. 도인들이 다들 그렇게 입고 있길래 나도 그래야만 하는 것으로 알았다. 한번은 오랫동안 수도하신 분을 만나러 대구에서 진주까지 가자고 하기에 언니의 롱스커트까지 빌려 입고 갔다. 근데 거기서 처음 내게 도담을 해준 선각을 만났다. 그렇게 연락도 안 되던 선각이 거기에 있었던 것이다. 어찌되었든 그분 덕에 도를 만났으니 선각은 선각인 것이다.

 

그렇게 열심히 도담을 듣던 언제쯤인가 갑자기 아무 이유도 없이 도인을 만나기도 싫고 포덕소 가기도 싫고 그럴 때가 있었다. 이유도 없이 그러는 내가 이상하게 생각되기도 하고, 그동안 들었던 교화도 있고, 그냥 내빼긴 뭣하고 해서 혼자서 심고 드렸다

 

“조상님께서 정말 계시면 제게 무언가 보여주셔요, 그럼 도를 계속 닦을께요.”

 

사실은 호기심의 발동이었는데 그날 밤 그렇게 선명하게 꾼 꿈이라니! 무덤이 반으로 갈라지면서 눈썹조차 허연 할아버지께서 나타나서

 

“우리 집안에 이거 할 사람 너밖에 없다. 남북통일이 되는 그날까지 열심히 하거라.”

 

하시는 것이 아닌가! 이럴 수가! 그런데 더 기가 막힌 건 그렇게 어쩔 수 없는 발걸음으로 간 포덕소에서 어느 임원분의 교화를 듣는데, 역학의 원리를 풀어 설명하시는 마지막에 덧붙이는 말씀이

 

“이렇듯 남북통일이 되면 도통도 가까워진다는 것을 생각하고 수도에 매진해야 합니다.”

 

하시는데 꿈속에 할아버지께서 당부하신 것과 맞아 떨어지는 것이었다. 정말 조상님이 계신가보다 하는 생각이 들어 신기하기도 했다.

 

그렇게 조금씩 충족된 내 호기심이 지금까지 나를 수도장 안에 남아 있게 했다. 하지만 도를 알아갈수록 상제님의 대순하신 진리에 대한 바른 이해와 그에 따른 믿음이 없이는 수도를 지속할 수 없다는 것을 절실히 느낀다. 그리고 조상님들의 정성과 보살핌도 있었기에 내가 이렇게 도를 만나 수도의 길을 갈 수 있었던 것이 아닌가 생각해본다.

 

 

<대순회보 93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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