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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홍영기 작성일2018.01.17 조회3,571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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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의9 방면 선감 홍영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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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날의 바르게 하지 못한 수도의 모습을 잊고 싶은 것은 인지상정인가 보다. 잘못한 수도는 결코 기억하고 싶지 않다. 그래서 빨리 잊을수록 좋은 것일지도 모른다.

 

그러나 그 과거의 모습을 통해 아침 이슬같이 반짝이는 새로운 모습을 찾게 된다면 고통스럽더라도 돌이켜 봄이 좋을 것이다. 이 글은 이미 수도 생활을 접은 사람들이지만 그 사람들의 모습을 통해 내 자신을 돌이켜 보고 앞으로의 수행을 위한 깨달음을 얻게 해준 이야기들이다.

 

첫 번째는 내가 외수부터 선무 때까지 같이 수도하던 사람의 이야기이다. 그 사람은 포덕을 정말 잘했다. 한 달에 포덕을 30호 이상 하는 사람이었다. 나는 한 달에 3호 정도 밖에 못하니까 그 사람이 부럽기도 하고 신기하게 생각되기도 했다. 그리고 시간이 흘러 선무 임명을 모시게 되었다. 그런데 그 사람은 얼마 되지 않아 집으로 가 버렸다. 처음에는 왜 그 사람이 수도 생활을 접었을까? 그 또한 새로운 일이었다. 그래서 한참을 생각해도 이해가 되지 않았다. 그렇게 열심히 포덕하고 승승장구 하던 사람이 갑자기 수도의 길을 접었는지 도무지 이해가 되지 않았다.

 

또 다시 시간이 흘러 나는 중간임원 임명을 모셨다. 후각들의 수행과정에서 여러 가지 경우를 보게 되었다. 그 중 포덕을 잘 하는 후각이 있었는데 그 사람은 포덕 호수는 많은데 수도에 매진 하고자 하는 후각이 생기지 않는 것이다. 그때 알았다. 외수시절 함께 수도하던 그 포덕을 잘하던 사람도 불고가사를 하는 후각이 한 명도 없었다는 것이다.

 

그리고 내 앞의 후각도 수도 생활을 그만뒀다. 이유를 알아본 결과 이 사람은 다른 수도인들 사이에서 보편적으로 평이 좋지 않았다. 평소에 말을 함부로 해서 사람들과의 사이에서 원만하게 지내지 못한 것이다.

 

지금 돌이켜 보면 과거의 그 도우도, 그 후각도 자신의 감정을 다스리지 못하고 말을 함부로 해서 척을 많이 지은 것 같다. 그래서 그 척을 극복하지 못하고 돌아선 것이 아닐까 생각한다.

 

두 번째 이야기는 중간임원에서 상급임원이 되기 직전까지 함께 하던 도우이다. 이 사람은 선무 임명도, 중간임원 임명도 함께 모시고 한창 열심히 포덕 사업을 함께 하던 방면에 몇 안 되는 중간임원이었다. 이 사람은 겉으로 봐서는 흠 잡을 데가 없었다. 말 잘하고 예의바르고 선각과도 잘 조화를 이루는 것처럼 보였다. 실제는 어떨지 몰라도 그 당시 내 눈에는 그렇게 보였다.

 

어느 해 아주 더운 여름이 시작될 때 방면 상급임원과 한 마음이 되어 연락소를 구해서 독립을 하게 되었다. 정말 열심히 사업을 했고, 보람도 있었다. 그리고 일심의 힘이 무엇이고, 선후각의 마음이 통하면 무엇이든 할 수 있고, 올바르게 마음을 먹으면 어떠한 후각이 들어오는지 알게 되는 다양한 깨달음을 얻을 때였다. 그러던 어느 날 함께 하던 그 사람이 사라지고 없는 것이다.

 

또 다시 ‘왜? 곧 상급임원 임명이 있음을 알고 있을 터인데 어째서 가버린 것일까?’ 하는 의구심을 갖게 만드는 일이 생긴 것이다. 평소에 많이 지켜 볼 수는 없었지만 그래도 수도를 잘 하고 있었다고 생각 했는데 어째서 이렇게 된 것일까? 머리가 복잡해졌다.

 

이유는 이러했다. 그 사람은 방면의 화합과 단결이 우선이 아니고 자신의 자존심을 내세워 수도를 하고 있었던 것이다. 그러다 보니 보이지 않는 곳에서는 시기, 질투, 이간질을 일삼고 있었던 것이다. 그리고 후각들이 자신의 말을 듣지 않으면 결코 그냥 넘어가지 않았고, 자신의 부족함을 돌아보는 것이 아니고 오직 자신의 말만을 듣기를 바랐다고 한다. 그리고 자신의 위치를 돋보이고자 선각자와 동료 수도인에 대한 험담을 하였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결국 그 사람은 중간 임원으로서 화합과 단결을 이루려는 마음보다는 내 자존심이 먼저였던 것이 아닐까 생각 한다.

 

마지막 사람은 오랜 시간을 함께 수도를 했던 어느 선각자의 이야기이다.

 

이 사람의 경우는 아주 빠른 속도로 상급 임원이 되었고, 늘 포덕 사업을 잘 한다는 말을 들으며 방면을 이끌던 사람이다.

 

그런데 어느 날 수도를 한지 20년이 넘었는데 도를 등지고 떠나 버렸다. 물론 함께 수도를 하는 과정에서 ‘그렇게 될 수 밖에 없구나’ 하는 모습을 보였다. 줄곧 불안했지만 설마 하는 마음도 있었다. 그런데 결국 보고 싶지 않은 일이 일어나버린 것이다. 한편으로는 너무나도 안타까웠다.

 

‘그렇다면 왜 그렇게 오랜 세월을 수도 했음에도 불구하고 왜 결국엔 이렇게 되는 것인가?’ 라는 의문과 수도의 정체성에 대한 심각한 고민에 빠지게 되었다.

 

물론 어느 한 가지만으로 그렇게 되었다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그런데 이 사람의 경우는 자만심 때문이라는 것을 알았다.

 

“일체의 자부자찬의 마음을 버리고 수도의 완성을 기하여야 한다.”는 『대순지침』의 말씀처럼 이 사람은 오랜 시간 동안 포덕사업에 대한 자부자찬의 마음을 가지고 있었다. 이러한 마음이 생기게 되면 모든 일을 나 혼자 잘해서 된 것이라는 어리석은 생각에 빠지게 되고, 또한 자기 생각만이 옳다고 하는 마음이 생기게 되어 선각과 후각들의 말을 듣지 않고 독단적으로 모든 것을 하려고 한다. 이러한 마음이 이 사람을 낙오자가 되게 만든 것 같다.

 

그러나 이 사람도 처음부터 그런 것은 아니다. 정말 순수한 열정이 있었고, 바른 수도에 대한 의지도 있었다. 후각들의 말을 귀담아 들었고, 모든 일은 선각과 후각이 바른 마음으로 서로 통하여 이루어지는 것이라고 하던 때도 있었다. 결국 이 사람은 자만의 벽을 뛰어 넘지 못하고 낙오자가 되고 만 것이다. 그런데 그 사람의 낙오는 그 혼자만의 잘못이 아니라 후각인 내 자신에게도 큰 과오가 있음을 알게 되었다.

 

지난날의 과오를 잊지 않고 마음속에 새기는 것은 너무도 중요하다. 또한 포덕사업을 통해서 얻은 소중한 깨달음도 잊지 말고 경계해야 할 것이다. 포덕은 수도의 완성을 이루기 위한 조건인 것이지 목적이 되어서는 안 된다는 것을 마음에 새겨본다.

 

<대순회보 107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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