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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교무부 작성일2018.05.24 조회5,160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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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구위원 곽춘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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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초의 향기는 천 리를 가고, 사람의 덕은 만 리를 간다[蘭香千里 人德萬里(난향천리 인덕만리)].” 산중에서 고고히 은은한 향기를 멀리까지 퍼뜨리는 난초는 군자의 고결함과 절개를 상징하는 꽃입니다. 그런데 군자의 덕(德)은 더욱 넓고 깊어 만 리까지 갑니다. 난초의 향기처럼 군자는 그 덕으로 주위를 감화시킨다는 것입니다.

 

우리는 생활 속에서 ‘덕이 있다’, ‘덕이 없다’는 말을 쓰곤 합니다. TV 사극에서는 “부덕(不德)의 소치입니다”라는 말을 가끔 듣기도 합니다. 또 수도를 하면서 “덕이 있어야 한다”는 말을 접할 때도 있습니다. 이렇게 ‘덕’이라는 말을 종종 듣고는 있지만, 정작 덕을 어떻게 쌓아야 하는지 혹은 어떻게 닦아야 하는지를 묻는다면 그 대답은 분명치가 않습니다. 왜 그럴까요? 이유는 ‘덕’이라는 말의 뜻이 명확하지 않기 때문입니다. 사실 이 ‘덕’은 유학에서 주로 많이 쓰였던 말인데, 유학 경전에서조차도 그 뜻이 분명하지가 않습니다.

 

『중용』에는 “진실로 지극한 덕이 아니면, 지극한 도가 이루어지지 않는다”01라고 해서 ‘덕’이 ‘도’와 연결되어 있음을 말하고 있습니다. 또 『논어』에는 “정치를 행함에 덕으로 하는 것은, 비유하자면 마치 북극성이 그곳에 자리를 잡아서 여러 별들이 함께하는 것과도 같다”02라고 하여 ‘덕’에 대하여 말하고 있지만, 구체적인 내용은 아닙니다. ‘덕’에 대한 좀 더 구체적인 내용은 『서경』에서 볼 수 있습니다. “행함에는 또한 아홉 가지 덕이 있습니다. … 관대하면서도 엄격하고, 온유하면서도 확고히 서며, 정중하면서도 함께하고, 다스리면서도 공경하며, 길들이면서도 강인하고, 정직하면서도 부드러우며, 질박하면서도 청렴하고, 강직하면서도 정성스러우며, 굳세면서도 의로운 것이니, 항상 그러함을 밝히면 길합니다.”03 그런데 이 아홉 가지 덕을 자세히 살펴보아도 덕을 쌓는 방법을 찾는 일은 쉽지 않아 보입니다. 그래서 조선의 왕들은 ‘덕으로 백성을 다스린다’고 할 때, 태평성대를 이끌었던 요임금ㆍ순임금 등의 정치나 혹은 선대 왕들의 정치를 배워서 실천하는 방법을 택했습니다. 유교 경전이나 역사서도 이런 이유로 편찬되었습니다.

 

상제님께서도 ‘덕’에 대하여 여러 번 말씀하셨습니다. 그런데 이 말씀들은 그 구절만 보면 유학의 경전과 별 차이가 없는 것처럼 보입니다. 하지만 상제님의 여러 성구는 ‘해원상생’의 진리를 바탕으로 하신 말씀입니다. 그래서 우리가 이 성구들을 해석해 나갈 때는 마치 사칙연산을 바탕으로 방정식을 풀이하는 것처럼 해원상생의 토대에서 해석해 나가야 합니다.

 

 

ㆍ해원시대이므로 덕을 닦고 사람을 올바르게 대우하라.(교법 2장 20절)

ㆍ우리의 일은 남을 잘 되게 하는 공부이니라.(교법 1장 2절)

ㆍ德懋耳鳴 過懲鼻息(교법 3장 47절): 덕은 이명처럼 (남이 모르게) 힘쓰

고, 허물은 코로 숨을 쉬듯이 (드러내서) 징계하라.

ㆍ모든 일에 외면수습을 버리고 음덕에 힘쓰라. 덕은 음덕이 크니라. (교

법 2장 18절)

 

 

“사람을 올바르게 대우하라”는 말씀은 “모든 사람을 다 존경하라”는 『전경』의 다른 구절과 같은 뜻으로 볼 수 있습니다. 모든 사람을 존경하며 척을 짓지 않고 남을 잘 되게 하라는 상제님의 말씀은 진정한 화합과 상생으로 나아가는 등불입니다. 특히 나에게만 들리는 이명처럼 상대가 모르더라도 남을 잘되게 하는 일은 덕을 차곡차곡 쌓는 도인들의 공부입니다. 누구도 모르는 사이에 나의 덕이 쌓여가는 ‘남 모르는 공부’인 것입니다. 이렇게 덕을 쌓으며 사람들과 굳건한 상생의 화합과 연대를 만들어 나가는 것이 우리가 행하고 있는 해원상생의 수도입니다. 이 수도의 목표는 윤리도덕이 무너진 세상을 구제하고자 하셨던 상제님의 대의에 맞춰져 있습니다. 이러한 내용은 『대순지침』에서 좀 더 명확히 확인할 수 있습니다.

 

도는 우주 만상의 시원(始源)이며 생성(生成) 변화의 법칙이고, 덕은 곧 인성(人性)의 신맥(新脈)이며, 신맥은 정신의 원동력이므로 이 원동력은 윤리도덕만이 새로운 맥이 될 것이다.04

 

‘덕 = 인성의 신맥(新脈, 새로운 맥) = 정신의 원동력 = 새로운 맥은 윤리도덕(윤리도덕만이 새로운 맥)’으로 이어진 내용입니다. 인성의 새로운 맥이 ‘덕’이며, 이 ‘덕이 곧 윤리도덕’이라는 뜻입니다. 세상에서 윤리도덕을 바로 세우기 위해 해원상생 수도의 길을 열어 놓으신 상제님의 뜻과 같습니다. 그러므로 도인들이 실천하고 있는 해원상생의 수도는 윤리도덕을 바로 세우는 것으로 귀결됩니다. 그리고 이것은 도인들이 ‘덕’을 쌓는 과정이며, ‘남을 잘되게 하는 공부’이기도 합니다.

 

“사람의 덕은 만 리를 간다(人德萬里)”는 말의 의미는, 군자의 덕을 듣고 만 리 밖의 사람들까지 군자를 찾아온다는 뜻입니다. 만 리 밖에 있는 사람이 존경하는 사람을 찾아가는 것은 흔한 일일 수도 있지만, 존경받는 군자가 되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닐 것입니다. 도인들이 해원상생으로 수도하여 덕을 쌓는다면, 아마도 이런 도인의 향이 나지 않을까 합니다. 도인들은 각자의 향을 가지고 있습니다. 인품에서 흘러나오는 향입니다. 해원상생을 마음에 담고 실천할 때 나오는 향이기도 합니다. 난초의 은은한 향이 멀리 퍼지듯이 도인들의 향이 세상 곳곳에 멀리 퍼져나가길 기대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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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고 문헌

ㆍ『논어』

ㆍ『서경』

ㆍ『중용』

 

 

01 『중용』, 제27장, “苟不至德, 至道不凝焉.”

02 『논어』, 「위정」, “爲政以德, 譬如北辰, 居其所而衆星共之.”

03 『서경』, 「상서」, 「고요모」 3장, “行有九德…寬而栗, 柔而立, 愿而恭, 亂而敬, 擾而毅, 直而溫, 簡而廉, 剛而塞, 彊而義, 彰厥有常, 吉哉.”

04 『대순지침』, p.44.

 

 

<대순회보 206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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