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팀 강다현
 

 

첫 번째는 나를 사랑하는 거예요. 가족과 친구를 사랑하듯이 자기 자신을 사랑하는 것. 어떤 선택을 하든 그것을 기억하세요.01

  위의 글은 2018년 베스트셀러 『곰돌이 푸, 행복한 일은 매일 있어』의 일부분이다. 이 책은 곰돌이 푸의 희망 메시지와 삽화를 담고 있다. 특히 ‘자기 사랑’의 글귀가 적혀 있는 페이지 삽화에는 ‘해바라기 밭에서 밀짚모자를 쓰고 환하게 웃으며 손을 흔들고 있는 푸우’의 모습이 그려져 있다. 이 그림을 보면 자기를 사랑한다는 것은 동화 속의 푸처럼 행복한 일인지도 모른다.

  들판에 핀 형형색색의 꽃을 보면 모양이나 색상, 크기 등 어느 하나 같은 것이 없는데 사람도 마찬가지다. 전 세계 70억 인구 중 생김새, 목소리, 성격 등이 같은 사람은 아무도 없을 뿐 아니라 동일한 질문에도 각기 다른 대답을 한다. 다 나름대로 자기만의 독특한 특징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자신은 이 세상에 단 하나밖에 없는 특별한 존재이다.
  일반인들도 그러한데 도인이라고 하면 더욱 특별한 존재임은 두말할 나위가 없다. 이와 관련하여 도전님께서는 “도인을 대하는 데 있어서는 금싸라기보다 더 귀하게 여겨야 한다.”02라고 하셨다. 상제님의 도문소자인 도인을 사람들이 귀하게 여기는 금싸라기에 빗대어 귀한 존재임을 말씀하신 것이다. 상제님께서도 하늘이 사람을 낼 때는 선령신들이 60년 동안 공에 공을 쌓아 쓸만한 자손 하나를 타낸다고 하셨다.03 이 말씀처럼 도인 한 사람 한 사람이 선령신들의 정성과 공덕으로 귀하게 태어난 자손임을 안다면 잠시라도 자신에게 소홀할 수 없을 뿐만 아니라 타인도 나처럼 귀하게 여길 것이다.
  그렇다면 자신에 대한 사랑이 필요한 까닭은 무엇일까? 자기 사랑이란 자신에 대한 관심과 존중이다. 자신에게 일어난 모든 일을 적극적이고 긍정적인 마음으로 인정하고 수용하는 것이다. 자신을 사랑하는 사람은 실수나 실패를 경험했을 때 부정적인 상황을 인정하며 수용한다. 자신에게 “수고했어. 최선을 다했어.”라며 따뜻한 격려를 보낸다. 그리고 건강한 반성으로 이어져 보완하고 다시 노력해 나간다. 하지만 자신을 미워하는 사람은 이미 일어난 실수나 실패를 받아들이지 못한다. “나는 왜 이거밖에 못 하지?” 라고 하며 자신의 못남, 무능력함을 탓하며 자기반성을 넘어 자신에게 실망하고 비하하며 미워하게 된다. 우리는 무엇이든 잘하는 완벽한 사람이 아니다. 잘난 나도, 못난 나도 자신이다. 자신의 모든 것을 받아 드릴 때 자기 미움은 사라지게 된다.
  자기를 사랑할 줄 아는 사람은 이것이 바탕이 되어 더 나아가 진정으로 남을 사랑하는 사람이 될 수 있다. 이러한 자기 사랑이 타인 사랑으로 이어진 사례를 소개해 보고자 한다. 먼저 전 세계 아동·청소년의 폭력근절을 위한 방탄소년단의 ‘러브 마이 셀프’(Love Myself) 캠페인을 들 수 있다. 2018년 9월 전 세계적으로 인기를 얻고 있는 방탄소년단의 리더 RM(본명 김남준)은 뉴욕 유엔 총회에서 ‘자신을 사랑하라’는 주제로 연설하였다. 그가 말한 자기 사랑이란 먼저 자기 자신을 있는 그대로 인정하는 것이다. 그는 과거와 오늘의 ‘실수한 나’도 자신이며 이러한 실수들이 모여 만들어진 ‘현명한 나’도 자신이라고 말했다. 그리고 자기 사랑은 포기하지 않는 것이다. 방탄소년단을 결성한 후 힘든 고비가 올 때마다 멤버와 팬클럽 아미(Army)의 사랑과 응원 덕에 포기하지 않고 꿈을 이룰 수 있었다고 말했다. 또한 자기 사랑은 자신의 목소리를 찾는 것이다. 10살 때쯤부터 남의 시선을 의식하면서 자신의 소신이 아닌 남이 정한 기준에 자신을 맞추며 살게 되었다. 음악을 시작하면서 다시 자신의 목소리를 찾았다고 말했다.04 이처럼 RM은 남을 의식하는 삶에서 벗어나 내 삶의 주인이 되는 과정에서 음악을 통해 시련과 역경을 이겨냈다. 그들은 진정한 자기 사랑이 무엇인지를 깨달으면서 지금의 방탄소년단으로성장할 수 있었다.
  나아가 이 캠페인은 유니세프(UNICEF)와 손을 잡고 나를 사랑하고 그 사랑을 다른 이들과 나누며, 더 넓은 세상을 향해 진정한 의미와 사랑을 이야기하기 위한 것이다.05 더불어 러브 유어 셀프(LOVE YOURSELF) 시리즈 앨범 발매와 동시에 활발한 캠페인을 전개하고 있다. 음반 활동을 통해 ‘나 자신을 사랑하는 것이 진정한 사랑’이라는 메시지를 팬들에게 전하고 있는 것이다. 2017년 11월부터 시작한 이 캠페인은 지난 1년간 누적 기부금액 총 18억여 원이라는 큰돈을 모았다. 캠페인을 통해 자기를 사랑하는 법을 배운 전 세계 젊은이들이 그 사랑을 다시 한마음 한뜻으로 모아 다른 이에게 전하고 있다. 

▲ 도산 안창호. 친필 애기애타(愛己愛他)

  또 다른 사례로 이미 100여 년 전 우리 땅에서 자신을 사랑하라고 말한 인물이 있다. 바로 한평생 조국의 독립과 민족 개혁을 추구한 도산 안창호(島山 安昌浩, 1878~1938) 선생의 애기애타(愛己愛他) 정신이다. 이 정신은 ‘우선 자신을 아끼고 사랑할 줄 아는 사람이 남을 사랑할 수 있다’는 의미와 ‘더 나아가 조국을 사랑하고 세상을 이롭게 할 수 있다’는 깊은 뜻이 담겨 있다.06 즉 자신을 사랑하지 않으면 타인을 사랑할 수 없듯이 자신에게 없는 것은 타인에게 줄 수 없다는 의미이다. 이것은 독립운동가이며 교육자이자 사상가였던 도산의 한평생 철학과 신념을 드러낸 것이다.
  도산의 애기애타 정신은 자기 사랑(愛己)을 시작으로 타인 사랑(愛他), 더 나아가 조직 및 조국 사랑(愛國)으로 이어진다. 그에 따르면 ‘자기 사랑’이란 자기성찰을 통해 가치관을 세우는 것이다. 나라가 일본 식민지가 된 이유는 힘이 없었기 때문이라 결론짓고 힘을 기르라고 호소하며 민족성 개조운동을 전개하고 인격 개조를 주창하였다. 다음으로 ‘타인 사랑’은 솔선수범과 주인 정신으로 조직에 봉사하고 조직원을 정과 사랑으로 대하는 것이다. 미국 유학 시절 그는 청결하지 못한 환경 속에 살아가는 동포들을 도와 그들이 사는 동네를 청소하고 집집마다 꽃밭을 만들어 주었다. 미국인들도 변화한 한인사회를 보며 도산에게 사무실을 빌려주고 한국 사람에게 일자리 주선을 부탁하게 되었다. 마지막으로 ‘조직 및 국가 사랑’은 뜻을 하나로 모아 변화를 이끄는 것이다. 조국의 독립을 위한 인재를 양성하기 위해 흥사단(興士團)을 조직하여 활발한 구국운동을 전개하였다. 그는 한국인들의 조국 사랑이 하나같다면 같은 목표를 향해 공통된 성공을 이루어 낼 수 있다고 말했다.07 이처럼 도산은 이러한 애기애타 정신을 발휘함으로써 자기 사랑이 타인 사랑에서 조국 사랑으로 이어져 나라의 독립에 이바지할 수 있었다.
  방탄소년단의 러브 마이 셀프 캠페인과 도산의 애기애타 정신이 자기에 대한 사랑을 중요하게 생각하듯 도인들도 먼저 자기 사랑을 실천해야 한다. 이러한 자기 사랑의 정신이 타인에게 전달되어 남을 잘되게 하면 종단의 발전에 이바지할 수 있고 나아가 서로 이해하고 화합하는 해원상생 이념의 뜻을 온 누리에 펼칠 수 있기 때문이다. 내 주위에 고맙고 사랑하는 사람들이 있어 행복한 것처럼 나 자신도 나에겐 그런 존재이다. 그래서 나 자신을 사랑하는 일은 무엇보다 행복한 삶을 만들어 가는 지름길이다. 자기 사랑은 작은 시작에 불과하지만 그 사랑이 점점 커질 때 모두가 상생의 삶을 누릴 수 있을 것이다. 그러므로 우리는 ‘자기 사랑’을 실천하기 위한 노력을 게을리하지 말아야겠다.
 
  

참고 문헌
『대순지침』
「도전님 훈시」
곰돌이 푸, 『곰돌이 푸, 행복한 일은 매일 있어』, 정은희 옮김, 서울: 알에이치코리아, 2018.
서상목·안문혜, 『도산 안창호의 애기애타, 리더십 사랑 그리고 나눔』, 경기: 북코리아, 2010.
 
 
 
01 곰돌이 푸, 『곰돌이 푸, 행복한 일은 매일 있어』, 정은희 옮김 (서울: 알에이치코리아, 2018), p.114.
02 「도전님 훈시」 (1990. 7. 14).
03 교법 2장 36절 참고.
04 방탄소년단 미국 뉴욕 유엔본부 유엔아동기금(UNICEF) 청년 어젠다 제너레이션 언리미티드(Generation Unlimited) 발표 행사 RM(김남준) 연설 참고.
05 「SOLUTION」, LOVE MYSELF 캠페인, https://www.love-myself.org/
06 「MBC 무한도전」 493회, 캘리포니아 LA 특집(2016. 8.13) -도산 안창호 편- 참고.
07 서상목·안문혜, 『도산 안창호의 애기애타 리더십』 (경기: 북코리아, 2015), pp.69-194 참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