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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가 된다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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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김대현 작성일2019.03.12 조회3,780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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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구위원 김대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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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나와 타인이 하나 된다는 것, 그것은 참 아름다운 말이지만 한편으로는 어렵고 막연한 일이기도 합니다. 타고난 기질과 자라온 환경이 서로 다른 이들이 만나 완전한 조화를 이뤄 살아간다면 세상은 다툼도 없고 전쟁도 없는 평화의 낙원이 되겠지요. 그렇듯 우리는 멀게는 나라 간에, 가깝게는 이웃과의 관계를 통해 다양한 사람이 조화롭게 어울려 살아간다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 일인가를 잘 알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서로가 하나 되는 것이 어려운 이유는 무엇일까요⋅ 그것은 아마도 거기에는 고통스런 희생 하나가 뒤따르기 때문이라는 생각을 가만히 해봅니다. 그 희생이란 바로 ‘내 마음의 반을 떼어내 비우는 것’입니다. 나 하나의 존재감으로 이루어진 그 마음에서 반을 떼어낸다는 것은 비록 피는 나지 않지만 고통이 따르는 일이겠지요. 내 마음의 반을 비운다는 것은 곧 홀로 우뚝 서려는 나를 낮추고 오히려 나의 내부로 타인을 고귀하게 받아들일 준비를 하는 일이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그것은 신체의 일부를 헌신하는 것 못지않은 따뜻하고 아름다운 희생이라 할 수 있습니다. 


  반만큼 비워진 나의 마음에는 비로소 타인을 받아들일 무한한 여유가 생깁니다. 나 이외의 타인으로부터 더 나아가 이 우주 만물에 이르기까지 그 무한한 대상은 나의 반을 채워 하나가 될 또 다른 내가 되는 것이지요. 내 마음의 반을 떼어내고 덧붙인 그 자리가 아물어 갈수록 나와 만물의 구별은 없어지고 나의 마음은 비로소 하나의 완전한 우주가 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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