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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녀교육과 눈높이 대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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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교무부 작성일2018.01.11 조회4,102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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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구위원 김성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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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날에는 급격한 사회변화와 더불어 과거 가정이 담당했던 교육적 기능들이 변질되고 약화되어 인성과 사회성이라는 부분에서 청소년의 균형 있는 성장을 저해하고 있습니다. 물론 이러한 세태를 시대변화에 따른 불가피한 변화로 보는 이들도 있습니다.

 

하지만 온고이지신(溫故而知新)이라는 말이 있듯 전통가정에서 담당했던 교육적 기능을 무턱대고 외면할 일만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그중에서 좋은 점만을 취해 승화시켜 나간다면 지금처럼 가정의 교육적 기능이 뿌리마저 송두리째 흔들리는 일은 발생하지 않을 것입니다.

 

과거 우리의 전통가정에서는 자녀의 인격과 품성함양 등에 목표를 두고 가훈이나 가풍을 정하여 가정교육을 하였습니다. 이때 부모는 자신의 성별에 따라 자녀교육을 분담하였고, 통합적인 효과를 위하여 엄부(嚴父) ⋅ 자모(慈母)의 상호보완적인 구실을 하여 자녀들의 균형 잡힌 성장을 도모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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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현대 가정에서는 남녀 할 것 없이 부모 모두가 사회에 진출하여 맞벌이하는 경우가 많아 인격과 품성교육의 소임까지 학교 교육에 미루어 뚜렷한 가정교육의 방침을 가지지 못하고 있습니다. 문제는 이러한 세태가 점차 가속화됨에 따라 청소년들의 비행과 탈선에도 영향을 미친다는 사실입니다. 이러한 것을 볼 때 현대사회에 알맞은 가정의 교육적 역할 확립과 상실된 교육기능의 회복은 오늘을 사는 우리에게 무엇보다 절실한 부분입니다.

 

특히 청소년기는 자아정체감을 형성하고 장차 도래할 성인으로서의 삶을 준비하는 시기라는 점에서 부모의 관심과 지도가 그 어느 때보다 절실한 때입니다. 또한, 사회가 점차 세계화됨에 따라 과거보다 창의적이고 진취적인 인간상이 요청되는 시점에서 자녀의 자질과 잠재능력을 발견하고 이를 키워줄 수 있는 부모의 교육적 역할은 매우 중요하다고 할 것입니다. 이처럼 자녀교육의 성패를 좌우하는 중요한 조건 중의 하나가 부모의 양육태도와 인식임을 고려할 때, 부모가 자녀에 대한 올바른 교육관을 정립하여 그들을 이해하고 지도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추는 것은 무엇보다 중요한 사안입니다.

 

물론 대부분의 부모가 자녀교육이 절실하다고 생각은 하고 있지만, 막상 어디서부터 어떻게 실천해야 할지 몰라 막막하게 여기는 분들이 많습니다. 하지만 이는 생각처럼 어려운 일이 아닙니다. 부모가 가장 먼저 실천해야 할 부분은 다름 아닌 ‘자녀와의 대화’입니다. 이것이 선행되지 않으면 자녀를 위한 그 어떤 것도 이룰 수 없기 때문입니다. 자녀와의 대화가 이렇게 중요한 것임에도 대부분의 부모는 이를 간과하거나 대수롭지 않게 여기는 경우가 많습니다. 특히 부부가 서로 맞벌이를 하는 경우 자녀와의 대화에 시간을 할애하기가 쉽지 않아 자녀에게 더욱더 소홀해질 수밖에 없습니다. 이렇듯 현대 가정에서는 부모가 바쁜 일상을 핑계 삼아 자녀와의 관계에 소홀한 경우가 많습니다. 하지만 모든 부모의 마음이 그렇듯 자녀를 올바르고 훌륭하게 키우고자 하는 것은 공통된 바람일 것입니다.

 

하지만 아이를 키우다 보면 이런저런 문제로 말미암아 마음과는 다르게 종종 자녀와의 의사소통 문제로 갈등을 겪는 경우가 더러 있습니다. 이는 대부분 부모의 처지에서 바라본 일방적인 지시, 명령, 훈계, 설교, 비난, 비교 등의 방법으로 자녀와 의사소통하였기 때문에 빚어진 일입니다. 이 때문에 대부분의 부모는 “아이를 아무리 야단쳐도 말을 듣지 않는다.”, “하고 싶지 않은데 항상 아이에게 잔소리를 늘어놓게 된다.”, “아이와 즐겁게 지내고 싶은데 어느샌가 아이를 야단치고 있는 자신을 발견하게 된다.”라고 입버릇처럼 말하곤 합니다.

 

물론 위의 경우와 달리 자녀와의 대화에 많은 시간을 할애하는 부모도 더러 있을 것입니다. 그러나 이런 부모도 자신의 견해로만 이루어지는 일방적인 대화나 폐쇄적인 대화를 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실제로 조사결과에 따르면 아이들은 개방적인 대화가 아닌 일방적인 대화만 하는 부모가 무서워서 자신들의 솔직한 의견이나 느낌을 말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고 합니다. 이런 결과를 보고 ‘아니 부모에게 말하지 못하면 누구한테 해⋅’라고 언성을 높이는 분들도 있을 것입니다. 그러나 이것이 요즈음 아이들의 현실입니다.

 

『청소년백서』에 따르면 일주일에 아버지와 2시간 이상 대화를 나눈 청소년은 37.3%, 어머니와 2시간 이상 대화를 나눈 청소년은 65.6%로 나타났습니다. 즉, 어머니는 아버지보다 대화를 많이 하고 있지만, 그 대화 내용이 주로 성적이나 진로와 관계된 대화에 그치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이는 대부분 가정에서 부모와 자녀 사이에 개방적인 의사소통이 이루어지지 못하고 있음을 잘 보여주는 결과입니다. 즉, 부모와의 대화에서조차 “공부 잘해라”, “이번에는 몇 등했냐⋅”, “그래서 좋은 대학에 갈 수 있겠느냐⋅” 등으로, 모두 공부 열심히 해서 좋은 학교에 가라는 일방적인 압력에 그치는 것이 현 대한민국 부모의 실정이라고 합니다.

 

이러한 상황에서 부모는 자녀를 그저 공부나 하고 시험이나 보는 기계로 인식하고 있을 따름입니다. 아울러 이는 자녀가 인생의 가정 예민한 시기, 불안과 희망을 동시에 안고 있는 폭풍우와 같은 나이에 겪게 되는 갖가지 미묘한 대립과 갈등을 전혀 이해하지 못하고 있음을 반영하는 것입니다. 비록 짧은 시간이라도 관심어린 표현으로 자녀와 대화하는 기회를 자주 갖는 것이 자녀와의 보이지 않는 장벽을 허무는 첩경임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습니다.

 

여기서 우리 부모들이 염두에 두어야 할 한 가지 중요한 사항이 있습니다. 그것은 부모의 일방적인 잔소리는 대화에 들어가지 말아야 한다는 것입니다. 학업성적에 관한 이야기도 마찬가지입니다. 평소에 한두 번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계속하게 되면 그것 또한 잔소리가 될 가능성이 큽니다. 이제는 잔소리와 간섭이 아닌 청소년들의 눈높이에 맞는 그들의 고민과 생활에 귀 기울여야 할 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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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는 잠시라도 짬을 내어 때로는 친구가 되고, 때로는 따뜻한 멘토가 되어 자녀와 진실한 대화의 시간을 갖는다면 대화가 그 어떤 것보다도 소중한 교육이 됨을 느낄 수 있을 것입니다. 오늘 학교에서 일어난 일은 무엇이었는지, 요즘 자주 먹는 간식은 무엇인지, 점심시간의 농구시합은 몇 골을 넣었는지 등에 관해 이야기를 듣다 보면 자녀의 생활이 저절로 머릿속에 그려질 것입니다. 부모와 마음을 터놓고 이야기를 할 수 있는 자녀, 자신의 생활에 대한 부모의 따뜻한 관심과 사랑을 느낀 자녀가 앞으로 따뜻한 마음을 가진 성인으로 성장한다는 점은 누구나가 수긍하는 부분일 것입니다. 이제 생각에 그치는 것이 아닌 그것을 실천에 옮겨 내 시간의 일부를 자녀와의 눈높이 대화에 할애해보는 것도 좋을 듯합니다. 도전님께서도 “가정 화목을 이룩하고 자녀교육에 성실을 기하라.”, “자녀교육에 힘써 자녀들의 탈선과 비행을 막아야 한다.” , “가화가 있는 곳에서 공(功)을 이룰 수 있다.”01라고 말씀하신 것처럼 올 한 해는 닫힌 마음의 문을 열고 자녀와 통심정(通心情)을 이뤄보는 것도 의미 있는 일이라 생각합니다.

 

 

청소년과 부모 간의 의사소통 개선을 위한 구체적 방법

 

 

● 자녀가 대화를 원할 때는 진지하게 귀를 기울인다. 대화하면서 책을 보거나, 텔레비전을 보거나, 다른 일을 하지 않도록 한다.

● 자녀의 관점을 듣고 이해하기 위해서 조용히 귀를 기울이고 집중한다.

● 낯선 사람에게 말하듯 정중하고 상냥하게 이야기한다.

● 자녀의 행동이 탐탁하지 않더라고 그들의 감정을 이해하도록 노력하고 비판하지 않으려고 노력한다.    

● 어떤 주제에 대해서도 마음을 열어둔다. 의논 상대가 될 수 있는 부모가 된다.

● 자녀를 모욕하거나 우습게보지 않도록 하고 순진하고 어리석은 질문과 말이라고 생각되더라도 그것을 존중한다.

● 자녀의 생각과 견해를 비판하기보다는 대신 잘 듣고서 가능한 분명하게 자신의 의견을 정직하게 말하여 자녀가 대화에서 새로운 생각을 시험해보도록 한다.

● 부모가 선택한 것이 아닌 자신이 선택한 활동에 참여하도록 격려하여 자신감을 가지도록 돕는다.

● 자녀를 자주 그리고 적절히 칭찬해 주려고 노력한다.

● 자녀들이 가족의 의사결정에 참여하고 부모와 함께 가족문제를 해결해 나가도록 격려한다.

● 부모로부터의 독립을 획득하기 위해 부모의 견해와 행동방식에 도전할 필요가 있다는 것을 이해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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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해야 할 대화 방식들

 

● 말로 기 죽이기 : “네가 그러면 그렇지….”, “동생(형) 좀 본받아라.”며 청소년을 주눅 들게 하는 말투를 피하자.

● 탓하기 : “우리 집 분위기가 이렇게 된 것은 다 네 탓이야!”, “너 때문에 엄마가 병원 다녀왔다.” 이런 말은 청소년을 더 위축시키고 화나게 만들 뿐이다.

● 부정하기 : 손바닥으로 해를 가릴 수는 없다. 문제가 있으면 있는 대로 드러내놓는 솔직한 태도가 필요하다.

● 변명하기 : 부모나 교사 자신의 잘못은 솔직하게 인정하는 태도가 필요하다. 어른의 변명은 청소년의 변명을 불러올 뿐이다.

● 명령하기 : 강압적인 태도로 지시하는 것은 저항감을 불러일으킨다. 청소년은 자발성을 필요로 한다.

● 위협하기 : “공부 안 하면 용돈은 없는 줄 알아!”라는 부모의 말을 듣고 공부하고 싶은 마음이 드는 청소년이 있을까⋅

● 비난하기 : 잘못은 미워하지만 잘못한 아이는 미워하지 않는다는 태도를 잃지 말아야 한다.

● 창피주기 : 다른 형제나 친척, 친구가 보는 데서 잘못을 지적하는 것은 피해야 한다.

● 설교하기 : 윤리적인 도덕적인 말을 통해서 청소년을 선도하려는 태도는 저항감을 불러일으킨다.

● 넘겨 집기 : 자녀의 설명을 듣기 전에 “너 전에도 그러더니 또 그랬지⋅”라는 식의 점쟁이가 되어서는 안 된다. “다 안다”는 식의 말은 해롭다.

● 외면한 채 말하기 : 건성으로 하는 시큰둥한 대화 태도를 피한다.

● 너무 크거나 작은 목소리 : 상대방에게 자신의 의견을 명확하게 전달할 수 있을 정도의 목소리로 말한다.

● 애 다루듯 하기 : 청소년은 어린이가 아니다. 상대방을 인격적으로 성장한 한 ‘개인’으로 대접하는 대화방식이 되어야 한다.

● 짜증스럽게 말하기 : “너 때문에 못살겠다.”, “지긋지긋하다”, “또 이런 말을 해야 하다니….”, “너 몇 살이냐⋅ 도대체”라는 식의 짜증스러운 말투는 자녀의 짜증을 부를 뿐이다.

● 중간에 말 끊기 : “내 말도 끝까지 들어주었으면 좋겠다.”라는 것이 대다수 청소년들이 원하는 것이다.

● 잘못만 끄집어내기 : 항상 사람이 잘못한 것만 있을 수는 없다. 잘했던 것, 긍정적인 행동에 대해서도 같이 말해주어야 한다.

● 지나간 일 끄집어내기 : 이미 이야기가 되었던 것, 책임을 지거나 처벌을 받았던 지난 일을 끄집어내는 것은 대화의 초점을 흐리게 하고 청소년의 반감을 사는 경우가 많다.

● 너무 어려운 표현 : 상대방의 수준에 맞는 용어를 사용한다. 지나치게 현학적인 말투와 단어는 효과적인 의사소통을 해친다.

● 빙빙 돌려 말하기 : 결론은 먼저 말하고 자세한 것은 나중에 덧붙인다. 지나치게 긴 시간의 대화는 오히려 비효율적이다. 대화를 마칠 시간을 미리 정해놓고 대화를 시작하는 것도 한 가지 요령이다.

 

 

 

 

01 『대순지침』, pp.29~31.

 

 

<대순회보 130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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