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견벽청야(堅壁淸野) 벽을 튼튼히 하고 들을 깨끗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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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교무부 작성일2018.01.12 조회3,951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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견벽청야(堅壁淸野)

 

벽을 튼튼히 하고 들을 깨끗이 한다

 

연구위원 김광년

 

 

상제께서 교훈하시기를 “인간은 욕망을 채우지 못하면 분통이 터져 큰 병에 걸리느니라. 이제 먼저 난법을 세우고 그 후에 진법을 내리나니 모든 일을 풀어 각자의 자유의사에 맡기노니 범사에 마음을 바로 하라. 사곡한 것은 모든 죄의 근본이요, 진실은 만복의 근원이 되니라. … ” (교법 3-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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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의 성구와 같이 상제님께서 항상 마음을 바로 가져야 하는 이유를 밝혀 주시고 있다. 하지만 진실로 마음을 간직하기란 죽기보다 어렵다고 하신 말씀처럼 우리들은 마음을 바로 가지기 위한 실천과정에서 수많은 난관들을 겪게 된다.

 

한편, 시속의 사람들은 성인들을 통해 마음을 지켜 나가는 방법을 배우고 실천해 나가고 있다. 그 실천 방법 중의 하나인 견벽청야(堅壁淸野)01를 소개하여 우리의 생각과 행동에 신선한 자극제가 되었으면 한다.

 

견벽청야는 전쟁에서 사용하는 방어전술의 하나로, 성벽의 수비를 견고히 하고 들의 작물을 거두거나 가옥을 철거하여 쳐들어오는 적에게 양식이나 쉴 곳을 없앰으로써 타격을 입히는 전법이다. 이 고사성어는 인간이 안과 밖의 상황을 충분히 살피고 생각하여, 안으로는 자기 자신을 올바르게 지킬 수 있게 내실을 다지고 밖으로는 일어날 수 있는 모든 일에 대비하여 준비한다는 의미로도 풀이하고 있다.

 

이 견벽청야를 마음가짐에 비유하여 삶의 지표로 삼은 분이 있다. 바로 남명 조식(南冥 曺植, 1501~1572)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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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명은 평소 마음 다스리는 공부를 매우 중시했다. 그는 하늘에서 주어진 본성을 지켜 나가기 위해서는 경(敬)과 의(義)가 반드시 필요하다고 보고, 이를 그림으로 그려 나타내었다. 이것이 바로 「신명사도(神明舍圖)」이다. 「신명사도(神明舍圖)」는 남명의 경의지학(敬義之學) 정신을 나타내고 견벽청야를 그 실천방법으로 설명하고 있다.

 

『동강집(東岡集)』 제16권인 「천군전(天君傳)」02을 보면 “천군이 다시 돌아와 신명전에 앉으니, 백규(百揆) 의(義)도 와서 태재(太宰) 경(敬)과 안팎을 나누어 다스렸다. 태재가 천군에게 권하여 견벽청야(堅壁淸野) 작전을 쓰고 요해(要害)03를 장악하게 하였다. 적들이 자주 변방을 침범했지만 대장군이 무서운 기세로 성들을 순시하니, 적들이 모두 퇴각하고 감히 정면으로 덤비지 못했다.”라는 구절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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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에서 성곽 안 중앙에 위치한‘태일군(太一君)’은 사사로운 욕심이 없는 순수한 마음 그 자체를 의미한다. 그리고 인간의 마음 안과 바깥의 경계를 굳은 성곽으로 표시한 것은 신체 외부로부터 마음속으로 들어오는 사심(私心)을 막고 천성(天性)을 지켜야 한다는 결연한 의지를 표현한 것이다. 즉 마음을 굳건히 가지면서 사욕이 들어와 머물 수 없도록 안과 밖을 항상 경계하여 천성(天性)을 지켜 나가는 방법이 견벽청야인 것이다.

 

남명은 마음을 다스리기 위해 일상생활에서 성성자(惺惺子)란 방울을 차고 다니면서 움직일 때마다 들리는 방울 소리로 마음을 각성시켜 경(敬)의 상태를 항상 유지하려 했고[堅壁], 경의도(敬義刀)라는 칼을 차고 다니면서 불의한 것을 알아차린 즉시 칼로 베듯 끊어내어 의(義)를 실천하였다[淸野]. 사리사욕(私利私慾)으로 가득 찬 세상에서 안으로는 마음을 맑게 하고, 밖으로는 불의(不義)를 단호히 물리쳐서 자기 내면과 세상을 밝히고자 했던 남명의 정신은 오늘의 우리에게 시사하는 바가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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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러한 정신과 마음자세를 도전님께서 늘 말씀하시면서 수도인들에게 마음의 안과 밖을 어떻게 행동 실천해야 할지 구체적인 가르침을 주셨다.

 

내 마음을 거울과 같이 닦아서 진실하고 정직한 인간의 본질을 회복했을 때 도통에 이른다. 『대순지침』, p.38.

도인들은 항상 어디서나 신명의 수찰이 있음을 명심하고 속임과 거짓이 없이 도인의 본분을 바로 지켜야 한다. 『대순지침』, p.39.

수도의 제 규정을 엄수하고 삿된 방법을 취하지 않아야 청정의 경지에 이르러 취정(聚精)이 되는 것이다. 『대순지침』, p.40.

 

위의 성구 외에도 많은 말씀을 하셨다. 이는 지침의 가르침으로 안으로는 천성인 양심(良心)을 지키고, 밖으로는 수많은 척과 욕심에서 발동하는 사심(私心)을 없애 나가는 수도인이 갖춰야 할 마음가짐으로 볼 수 있다.

 

오늘날 사람들에게 견벽청야가 주는 정신이 마음을 다스리는 좋은 자양분(滋養分)이 되고 있고, 또한 그 정신을 직접 실천한 남명의 경우처럼, 우리도 도전님께서 내 놓으신 『대순지침』을 항상 염두에 두고 실천하여 생활화 되도록 하는 자세가 필요하다. 이러한 자세로 항상 마음의 안과 밖을 살펴 순수한 마음을 지켜나가면 인간의 본질을 회복하여 도통에 이르는 것은 자명한 일이다.

 

 

<대순회보 133호>

 

 

 

 

01 출전은 『삼국지』 「순욱전(荀⋅傳)」이다.

02 남명은 「신명사도(神明舍圖)」의 이치를 이야기로 풀이한 책이 필요하여 동강(東岡) 김우옹

(金宇⋅, 1540~1603)에게 명하여 남명학(南冥學)의 정수(精髓)인 「천군전(天君傳)」을 짓게 하였다.

03 자신한테는 중요하지만 남에게는 해를 끼칠 수 있는 것을 말함. 지세(地勢)가 군사적으로 중요한 곳.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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