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꺼내고, 버리는 마음 다이어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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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교무부 작성일2018.06.13 조회3,933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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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구위원 장태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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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활이 안정되고 식생활의 풍요로움으로 인해 요즘은 많은 사람들이 외모와 건강을 생각해야 하는 행복한 고민을 한다. 따라서 멋지고 아름다운 몸을 만들기 위해, 건강을 유지하기 위해 다이어트를 한다. 이렇게 몸을 가꾸는 것이 건강과 아름다움을 위한 소중한 노력이지만 꺼내고 버리고 가볍게 만드는 것이 오직 몸에만 해당이 되는 것일까⋅ 비단 몸에만 국한되지 않을 것이다. 많은 사람들이 겉모습의 아름다움을 중요시 여기면서 정작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내면의 모습을 가꾸는 것에는 등한시하는 경향이 있다. 요즘과 같이 물질만능주의 시대를 살아가고 있는 우리의 마음 역시 다이어트가 필요하다.

 

흔히들 사람의 일상과 일생은 채우고 비우는 과정의 연속이라고 한다. 평생 동안 지식을 채워 마음을 풍요롭게 하기도 하고, 타인과의 관계를 통해서 남을 위하는 넉넉한 마음을 채우기도 한다. 그러나 이와는 반대로 걱정과 근심, 남을 미워하는 마음, 이기적인 마음 그리고 집착과 욕심, 이와 같은 채우지 않아도 될 마음들로 채워지는 경우가 있다.

 

얼마 전, 나 역시도 짐을 정리하던 중에 버려야 할 것과 챙겨서 옮겨야 할 것을 두고 한참 동안 고민을 한 적이 있었다. 분명 이사를 가는 사무실로 가져가도 쓰지 않을 물건인데도 쉽게 버리지 못했던 것이다. 결정이 쉽지 않았다. 주변에서 비워라, 내려놓아라, 조언은 넘쳐났지만, 정작 무엇을 버려야, 즉 비워야 할지 모르는 경우처럼 마음도 이렇지 않을까⋅

 

『도덕경』의 “배움은 날마다 채우는 것이요, 도(道)는 날마다 비우는 것이다(爲學日益 爲道日損).”라는 말처럼 채움은 쉽지만 마음을 비운다는 것은 그리 쉬운 일이 아니다. 그동안 너무 채우는 것에 급급하지 않았는지 한번쯤 챙겨볼 일이다.

 

때로는 아무것도 없이 텅 비어 있는 넓은 밤하늘에 달만 떠 있어도 전혀 어색하지 않고 오히려 비어 있는 여백의 미(美)가 아름답듯이, 마음에도 여백을 가져 내면의 아름다움을 가져 봤으면 한다. 비움으로 가득 채우는 것이다.

 

우리들 수도(修道) 또한 마음 다이어트와 같은 것이 아닌가 싶다. 불필요한 마음으로 가득 차 있다면 오히려 수도를 하는 데 장애가 될 뿐이다. 내 안의 불필요한 마음을 덜어내고 부족한 본연의 마음을 채워 넣기 위해서라도 마음다이어트를 해보는 건 어떨까⋅ 아마도 비울수록 커져만 가는 오묘한 마음의 그릇을 갖게 될 것이다.

 

 

<대순회보 131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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