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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마두(利瑪竇)가 들려주는 ‘벗’의 의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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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교무부 작성일2018.08.21 조회68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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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구위원 최정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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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벗은 우리 자신과 함께하며 인생에 큰 영향을 미치는 귀중한 존재입니다. 우리는 벗과 사귀면서 자신의 존재를 더 잘 깨달을 수 있고, 올바른 길을 가는 데 많은 도움을 받습니다. 마음을 터놓을 수 있는 진정한 벗이야말로 인생의 좋은 동반자입니다. 우리 대순진리회의 ‘수칙’ 2에서는 ‘친우(親友) 간에 신의로써 할 것’이라고 하여 벗 사이에 지켜야 할 도리로써 믿음과 의리를 소중히 하고 있습니다. 여기서 친우는 수도의 측면에서 도우(道友)와 연결지어 생각해 볼 수 있습니다. 우(友)라는 한자는 뜻을 함께하는 사람을 가리키는 것으로 동지(同志)의 개념입니다. 이런 의미에서 도우(道友)는 ‘도(道)에 뜻을 같이하는 벗[友]’이라 할 수 있습니다. 수도에 뜻을 둔 우리는 도우들과 통심정(通心情)이 되어 서로 가르치고 배우며 화합해 나가야 합니다. 상제님께서 서도(西道)의 종장(宗長)으로 임명하신 이마두(利瑪竇, Matteo Ricci, 1552~1610)도 일찍이 벗의 소중함에 대해 말하였습니다. 그의 우정에 대한 관심을 잘 보여주고 있는 저작이 『교우론(交友論)』입니다. 여기서는 이 책에서 이마두가 소개한 벗의 의미에 대해 살펴보고자 합니다. 『교우론』이 뜻을 나눌 수 있는 벗의 자세를 가르쳐준다는 측면에서 도우와 함께 수도하는 우리에게도 여러 시사점을 줄 것으로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예수회 선교사인 이마두는 1582년 마카오에 도착해서 1610년 북경에서 생을 다할 때까지 28년간 중국에 머물렀습니다. 그는 선교 활동을 위해 중국의 언어와 경전을 배우고, 사대부들과 폭넓게 교우하였습니다. 이 과정에서 서양의 천주교를 주장하기보다는 중국 문화를 이해하려고 노력하였습니다. 이마두가 중국 소주(韶州)에서 남창(南昌)으로 온 것은 1595년 6월 28일이었습니다. 남창에서 순무[巡撫: 민정(民政)과 군정(軍政)을 감찰하던 지방 장관]인 육중학(陸仲學)의 추천으로 명나라 황족인 건안왕(建安王)을 만날 수 있었습니다. 건안왕의 간청에 의해 그가 장본청(章本淸)과 구여기(瞿汝夔)의 도움을 받아서 저술한 것이 『교우론』입니다. 『교우론』은 이마두가 1583년 중국에 도착한 이후 12년 만에 최초로 저술한 한문 저작으로 벗을 중시하는 유학적 전통의 지식인들에게 큰 호응을 받았습니다.01

 

『교우론』에는 벗에 관한 여러 내용이 기술되어 있지만, 그중에서도 핵심이 되는 ‘벗의 정의’, ‘벗을 사귀는 원칙’, ‘벗을 사귀는 자세’ 등에 대해 살펴보겠습니다.02 첫 번째로 이마두는 벗이 ‘제2의 자신’이라고 정의합니다. “나와 벗은 남이 아니라 바로 나의 반쪽이니, 제2의 나입니다. 그러므로 마땅히 벗을 나와 같은 존재로 보아야 합니다”03라는 문장으로 『교우론』을 시작합니다. 이어서 “벗과 나는 비록 두 개의 몸이지만, 두 몸 안의 그 마음은 하나일 따름이다”04라고 하여 벗이 자신과 같은 마음을 가져야 한다는 것을 강조합니다. 즉, 몸은 둘이지만 마음은 하나여서 자신의 거울이 되는 존재가 벗이라는 의미입니다. 이마두는 자신의 마음을 다 드러내 보일 수 있을 때 자신을 알아주는 진정한 벗을 만들 수 있다고 하였고,05 벗이 없는 것은 하늘에 해가 없는 것과 같고, 몸에 눈이 없는 것과 같다고 설명합니다.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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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번째로 벗을 사귀는 원칙이 믿음과 덕에 기초해야 한다고 보았습니다. 먼저 이마두는 믿음을 강조합니다. 만약 벗을 의심한다면, 곧 벗의 도리를 크게 어기는 셈이 됩니다.07 그래서 “믿음은 원수에게도 잃어서는 안 된다. 하물며 벗에게 있어서랴! 벗에 대한 믿음은 말할 것도 없다”08라고 하여 우정에서 믿음의 중요성을 역설하였습니다. 또한 벗과의 우정은 이익이 아닌 덕과 뜻에 근거해서 이루어집니다. 그는 “덕과 뜻이 서로 비슷해야 그 벗의 사귐은 비로소 공고해진다”09라고 말합니다. 여기에서 중요한 점은 벗이란 함께 덕(德)을 닦으며 공동의 관심사가 있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이마두는 이 구절에 주(註)를 추가하여 ‘우(友)’의 고자(古字)인 ‘우(㕛)’는 “우(又) 자가 두 개이니, 그는 또한 나이고 나는 또한 그이다”라고 하였습니다. 이 해석에 따르면 진정한 친우는 또 다른 자신으로 여길 만큼 소중한 존재라는 사실을 보여줍니다.

 

세 번째로 벗을 사귀는 자세가 서로 가르치고 배우는 것이라고 설명합니다. 자신이 벗의 좋은 점은 본받고 나쁜 점은 변화시켜 준다면 시간이 흐를수록 발전하게 되는 것입니다. 『교우론』에는 “벗을 사귀는 취지는 다른 것이 아니다. 그의 선함이 나보다 나으면 내가 그 선함을 본받아 익히고, 나의 선함이 그보다 나으면 내가 그를 교화시키는 것이다. 이 경우 배움은 곧 가르침이고 가르침은 곧 배움인 것이니, 두 사람이 상대방에게 힘입는 것이다”10라고 하였습니다. 같은 맥락에서 벗을 사귀는 목적 중 하나는 서로를 돕기 위해서입니다. 여기서 도와준다는 것은 벗이 힘들 때 손길을 내밀어준다는 의미도 있지만 숭고한 언행을 하도록 도와준다는 뜻이 더 강합니다. 그는 “상제께서 인간에게 두 눈과 두 귀, 두 손과 두 발을 준 것은 두 벗이 서로 돕도록 하기 위해서였으니, 그래야만 비로소 일이 성사되기 때문이다”11라고 하여 서로가 배우고 가르치는 자세를 중요시합니다. 이렇듯 이마두가 『교우론』에서 들려준 벗과의 우정은 공동의 발전에 기반을 둔 것입니다.

 

이마두가 저술한 『교우론』은 중국 여러 지역에서 출판되어 많은 지식인들의 큰 호응을 받았고, 이후 조선과 일본의 학자에게도 많은 영향을 주었습니다. 『교우론』이 400년이 넘게 많은 학자에게 널리 읽힌 이유는 진정한 벗에 대해 성찰하도록 만들었기 때문입니다. 그는 진정한 벗과 만나는 것을 소중히 하라고 가르쳤으며, 많은 사람이 벗의 의미에 대해 고민하도록 하였습니다. 수도하는 우리에게도 이마두의 우정론이 친근하게 다가옵니다. 그는 우정의 본질을 이해하고자 했습니다. 이마두는 상호존중을 바탕으로 함께 노력하며 만들어 나가는 진실한 벗에 대해 강조했습니다. 도인들은 상제님의 도(道)를 인연으로 만났습니다. 도우(道友)들과의 관계는 수도의 질과 우리의 삶에 많은 영향을 줍니다. 도우들은 모두 상제님의 뜻을 받들어 나가는 도문소자(道門小子)입니다. 수도하는 과정에서 도우들은 상호 간에 마음을 통하여 서로 신의(信義)가 있어야 하고 서로 배우고 가르쳐 나가야 합니다. 도에 뜻을 두고 함께 수도해 가는 도우들은 상제님의 뜻을 받들 수 있는 진정한 벗이 되어야 하겠습니다.

 

 

참고문헌

 

·마테오 리치, 『천주실의』, 송영배 외 공역, 서울: 서울대학교출판부, 1999.

·히라카와 스케히로(平川祐弘), 『마테오 리치』, 노영희 옮김, 서울: 동아시아, 2002.

·배주연, 「마태오 리치『교우론(交友論)』과 한·중에서의 반향(反響)」, 『비교문학』 70, 2016.

·여명모, 「마테오 리치 『交友論』에 관한 연구: 동서 우정론의 만남이라는 관점에서」, 서강대학교 신학대학원 석사학위논문, 2011.

 

 

01 마테오 리치, 『천주실의』, 송영배 외 공역(서울: 서울대학교출판부, 1999), p.4 참고.

02 『교우론』은 100항목으로 이루어져 있다. 『교우론』은 아리스토텔레스의 『니코마코스 윤리학』과 키케로의 『우정론』에 영향을 받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 책을 주제별로 분류한 주요 연구로는 히라카와 스케히로(平川祐弘), 『마테오 리치』, 노영희 옮김 (서울: 동아시아, 2002), pp264-325; 배주연, 「마태오 리치 『교우론(交友論)』과 한·중에서의 반향(反響)」, 『비교문학』 70 (2016), pp.125-132; 여명모, 「마테오 리치 『交友論』에 관한 연구: 동서 우정론의 만남이라는 관점에서」, 서강대학교 신학대학원 석사학위논문(2011), pp.38-79 등이 있다. 이를 참고하여 본 글에서는 3가지 주제만 다루었다.

03 『교우론』 1, “吾友非他, 即我之半, 乃第二我也, 故當視友如己焉.” 이하 번역은 마테오 리치, 『천주실의』, 송영배 외 공역(서울: 서울대학교출판부, 1999)을 참고하였다.

04 『교우론』 2, “友之與我, 雖有二身, 二身之內, 其心一而已.”

05 『교우론』 18, “可以與竭露發予心, 始爲知己之友也.”

06 『교우론』 79, “世無友, 如天無日, 如身無目矣.”

07 『교우론』 55, “我能防備他人, 友者安防之乎? 聊疑友, 即大犯友之道矣.”

08 『교우론』 45, “信於仇者, 猶不可失, 況于友者哉! 信於友, 不足言矣.”

09 『교우론』 18, “德志相似, 其友始固. <㕛也, 雙又耳, 彼又我, 我又彼.>”

10 『교우론』 69, “交友之旨無他, 在彼善長於我, 則我效習之; 我善長於彼, 則我教化之. 是學而即教, 教而即學, 兩者互資矣. 如彼善不足以效習, 彼不善不可以變動, 何殊盡日相與遊謔而徒費陰影乎哉? <無益之友, 乃偷時之盜. 偷時之損, 甚於偷財. 財可復積, 時則否.>”

11 『교우론』 56, “上帝給人雙目, 雙耳, 雙手, 雙足, 欲兩友相助, 方為事有成矣. <友字, 古篆作㕛, 即兩手也, 可有而不可無. 朋字, 古篆作羽, 即兩习也, 鳥備之方能飛. 古賢者視朋友, 豈不如是耶?>” 여기에서 상제는 천주교의 천주를 말한다.

 

 

<대순회보 209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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