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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위이화(無爲而化)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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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교무부 작성일2018.08.22 조회4,361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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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구원 곽춘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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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는 아내와 차를 타고 가면서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다가 아내가 이렇게 말했다. “무위이화가 저절로 되는 것이라고만 생각했는데 그게 아니라, 하늘에서 짜놓은 법칙에 따라 이치를 행하면 저절로 일이 된다는 걸 처음 알았어!” “그런 말이 어디에 나오는데?” “『대학』에 그렇게 나오던데?” 아내가 도서관에서 빌려온 만화책 『대학』에 나오는 내용인 것 같았다. “그런데 우리도 무위이화를 이렇게 생각하면 되는 거야?” “응, 그렇지. 하지만 상제님께서 해원상생으로 천지공사를 하셨기 때문에 유학에서 말하는 것과 좀 차이가 있을 것 같은데?”

 

입도를 하고 몇 달 후 동두천제생병원에서 공사를 하게 되었다. 건물을 올릴 때 콘크리트를 붓기 위해 짜놓았던 거푸집을 해체하는 작업을 했었다. 이때 몇 사람씩 조를 짜서 일을 하였는데, 작업을 어떻게 진행할 것인가를 놓고서 서로 의견이 맞지 않는 경우가 종종 벌어졌다. 처음에는 ‘이렇게 해야 한다 저렇게 해야 한다’는 주장을 강하게 하곤 했었다. 그러다가 수도는 그 사람에게 맞추는 것이라는 선각의 가르침이 생각나서, 그 뒤로는 가장 강하게 주장하는 사람의 의견에 따라 흔쾌히 그렇게 하자고 결정해서 작업을 했었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이렇게 저렇게 시작하다가도 항상 내가 생각했던 쪽으로 작업이 진행되어 간다는 것을 느끼게 되었다. 그때 떠오른 생각이 ‘신명께서 일을 풀어가시는구나!’ 하는 것과 『전경』에서 읽었던 ‘무위이화’라는 구절이었다.

 

포덕사업을 하면서 새로 입도한 사람에게 도담을 하거나 후각들이 어떤 문제로 고민할 때에도 공사할 때의 이 경험은 마음에 항상 남아 있었다. 새로 입도한 사람들은 마음속에 담아둔 얘기를 들어주어야 도담을 들었고, 어떤 문제로 고민하는 후각들은 그 문제를 마음으로 공감해주고 이야기를 나누어야 교화를 들었다. 신명들은 인간의 정성을 항상 살피시는 것 같았고, 때가 되면 당사자가 문제를 풀 수 있는 조건을 마련해 주시는 것 같았다. 이렇게 풀린 문제들은 참 이상하기도 하고 신기하기도 했다. 그리고 이런 일들을 보면서 신명의 도움으로 무위이화로 문제들이 풀려나가는 것을 경험하였다.

 

『전경』 행록 4장 28절을 보면, 1908년 6월에 백남신의 친묘를 도둑이 도굴하여 두골을 가져가는 내용이 나온다. 이때 상제님께서는 7월 처서절에 문제가 해결될 것이라 말씀하시며 걱정하지 말라고 위안하셨다. 그리고 상제님 말씀대로 도둑이 스스로 찾아와 문제가 해결되었는데, 훗날 종도들이 처서 날 찾게 된 이유를 여쭈어 보았다. 상제님께서는 “모든 사사로운 일이라도 천지공사의 도수에 붙여두면 도수에 따라서 공사가 다 풀리니라.”고 말씀하셨다. 우리가 수도하면서 경험하는 것도 백남신의 예와 비슷하지 않을까? 상제님께서 짜놓으신 도수에 따라 신명들이 움직이고, 이때 우리의 문제들도 무위이화로 풀려나가는 방식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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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생·장·염·장(生長斂藏)의 사의(四義)를 쓰나니 이것이 곧 무위이화(無爲而化)니라.”01 여기서 상제님께서 말씀하신 무위이화는 생·장·염·장으로 짜진 천지의 도수라는 의미를 담고 있다. 또한 상제님께서는 1901년부터 천지공사를 행하시면서, 천지의 도수를 바로잡고 이 도수를 풀어가는 원리로서 해원상생을 말씀하셨다. 이 점이 노자와 공자가 말한 무위이화와 상제님께서 말씀하신 무위이화가 구분되는 기준점이 아닐까 생각된다. 특히 해원상생으로 천지의 질서를 새로 짜셨다는 점은 무위이화와 해원상생이 별개로 떨어져 있지 않다는 뜻이기도 하다. 또한 신명들도 해원상생에 따라 무위이화의 천지 도수대로 움직인다는 의미도 포함하고 있다.

 

만약 해원상생을 선으로 표현한다면 직선보다는 꼬불꼬불한 곡선인 것 같다. 포덕사업이나 수도과정에서 어떤 문제가 저절로 풀려 나갈 때는 직선이 아니라 이곳저곳을 돌고돌아 풀린다는 느낌을 많이 받는다. 이것은 관련된 사람들의 마음을 모두 풀어야 하기 때문에 그런 것이 아닐까 생각한다. 우리가 일상생활에서 해원상생으로 문제를 풀어가다 보면 이런 경험을 누구나 하게 된다. 그러면서 주변을 둘러보는 안목도 조금씩 조금씩 넓어짐을 느낀다. 이렇게 우리가 수도과정에서 무위이화를 체험하는 경우는, 직면한 어떤 일이나 상황을 해원상생으로 풀려고 노력하는 과정에서이다. 그리고 이때 신명의 도움으로 일이 자연스럽게 풀릴 때 무위이화를 경험하는 것 같다. 어떤 때는 잘 안 풀린 듯이 보이기도 하지만 인생의 새옹지마처럼 나중에는 풀려있음을 알게 된다. 그래서 우리는 상제님의 덕화에 항상 감사하게 된다.

 

 

 

01 교법 3장 27절

 

 

<대순회보 188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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