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예치료에 대하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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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김주식 작성일2018.12.10 조회5,576회 댓글0건본문
대순진리회복지재단 김주식
최근 들어 원예치료(horticultural therapy)에 많은 사람이 질병이나 미용, 건강을 위하여 관심을 보이고 있습니다. 원예치료의 효과에 대해서 유럽과 미국은 각각 17세기 말과 18세기 말부터 기록이 있으며, 우리나라는 1980년대 초에 알려졌으나, 치료와 재활을 목적으로는 1990년대 들어서 이용되었고, 일본과는 거의 비슷한 시기에 본격적인 발전이 시작되었습니다.
원예치료는 물리치료ㆍ작업치료ㆍ미술치료ㆍ음악치료ㆍ노래치료ㆍ동물치료 등과 함께 약물을 사용하지 않는 치료로, 가장 큰 목적은 식물이 가진 색채ㆍ향기ㆍ촉감 등으로 무의식적인 오감(五感)을 자극해서 어르신들의 정신, 신체 기능을 이로운 방향으로 이끌어 가는 것입니다.
많은 사람이 ‘원예(식물을 가꾸고 이용하는 작업)’라는 말 한마디로 표현하지만 실제로 원예에서 다루는 식물의 종류나 이용법은 매우 다양합니다. 그리고 사람의 심신에 주는 자극 또한 많아서 심신의 치료수단과 치료환경을 조성하는 데 폭넓게 이용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것은 신체 기능과 운동능력 저하에 대한 개선, 질병과 장애를 가진 것에 대한 마음의 치료(무엇보다도 자신감 회복)를 병행하는 것이라 할 수 있습니다.
단순히 베란다나 실내 또는 텃밭에서 채소를 기르는 일도 어르신들의 참여가 없는 것은 의미가 없다고 생각합니다. 또 이러한 일은 어르신들이 가능한 부분은 직접 하실 수 있도록 함으로써 원예를 가르치는 것이 아니라 즐길 수 있도록 하여 심신의 변화를 유도하고 자신감을 회복하며 수면 장애에도 기분 좋은 피로감으로 편안하게 잠을 잘 수도 있고 공격적인 성향도 완화할 수 있으며 더 나아가 공동생활에서 직접 기르고 수확한 먹거리를 서로 나누면서 상호 간의 대화나 감정의 교류가 이루어질 수 있다고 봅니다.
원예치료에서 기를 수 있는 식물은 과거를 추억할 수 있는 식물도 있을 것이고, 드시고 싶어 하는 것들도 있겠지만, 허브와 같은 식물을 의도적으로 기를 수 있다고 봅니다. 허브를 기른다는 것은 기존 원예의 개념인 ‘식물을 기르고 감상한다(관상적 원예).’라는 수준에 ‘이용하고 즐긴다(차ㆍ약ㆍ향ㆍ조리ㆍ소품제작).’라는 즐거움을 더해 원예를 즐기는 방법과 범위를 한층 다양하게 할 수 있습니다.
허브란 고대에는 향과 약초를 의미했습니다. 현대에 와서는 약ㆍ요리ㆍ향료ㆍ살균ㆍ미용 등에 사용하는 향이 있으며 사람에게 유용한 모든 초본ㆍ목본 식물을 의미합니다. 몇 가지 예를 들면, 현재 독일의 병원에서 신생아나 입원 환자의 안정과 숙면을 위해 딜(Dill) 성분이 함유된 음식을 공급하고 있습니다. 로즈메리는 겨울에 차로 마시면 혈액순환을 도와 몸을 따뜻하게 하며 원기 회복에 도움을 주고(고혈압 환자는 마시면 안 됨), 라벤더는 진정작용을 하며 진통과 두통 해소, 숙면 유도와 고혈압에 좋은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마조람은 체내의 독소 배출과 고혈압에, 베르가모트는 숙면에, 세이보리는 거담ㆍ중풍ㆍ이뇨 작용 등에 효과가 있다고 합니다. 또 감미 허브인 스테비아나 아즈텍 스위트를 함께 사용하여 체내에 당성분이 흡수되지 않는 음료를 어르신께 제공할 수도 있습니다.
이처럼 요리와 차로 사용할 뿐만 아니라 아로마 테라피(향을 이용한 치료법)의 일부로 어르신들의 목욕이나 족욕에 활용할 수 있고 또한 작업치료의 일환으로 건조한 허브로 향 주머니나 포푸리, 리스 등을 만들어 걸어 둘 수도 있습니다. 원예 활동 중에 모차르트나 바흐의 음악을 배경음악으로 사용하면 식물에도 좋고 어르신들께는 음악치료의 효과도 기대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원예치료의 효과 덕분에 부끄러움으로 평생 타인 앞에서 고개를 들지 못하던 어르신이 선반 위의 화분을 관리하면서 이러한 증상이 없어진 예도 있습니다. 또 원예활동을 통해 얼굴에 나타나는 표정이 긍정적으로 변하고 이웃들과 대화가 늘고 즐겁고 기분 좋은 생각이 많이 떠올라 작은 일에도 웃는 경우가 많아졌다고 합니다. 이처럼 원예치료는 정신적 육체적 사회적 효과가 크다고 하겠지만 모든 병을 다 고칠 수 있는 만능치료가 아니며 기존의 치료로 부족한 부분을 보완하고 치료에 대한 동기부여로 시너지 효과를 볼 수 있지 않을까 합니다.
시설에 계신 어르신들의 질환은 진행성이기 때문에 완치된다는 것은 어렵다고 봅니다. 질환의 진행속도를 늦추거나 정도를 낮추는 선에서 자연스럽고 편안한 임종을 맞이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최선일 거라 생각합니다.
그리고 요양시설에서는 ‘어르신들에게 무엇을 해 드릴 수 있는가?’ 하는 문제가 화두가 될 수도 있고 어쩌면 이미 중요한 화두가 되었을 수도 있다고 봅니다.
우리 복지재단은 사람의 마음이 가장 편하다는 넓고 녹색이 풍부한 공간이 최고 수준의 환경(녹색의 쾌적성-green amenity)이라 생각하며 이에 원예치료까지 더해진다면 어르신들께서 병이나 장애를 가지고 있더라도 기쁘고 즐거운 생활을 영위하는 보다 나은 원예복지를 충분히 실행할 수 있다고 확신합니다.
<대순회보> 124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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