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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 서 있는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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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정삼선 작성일2020.06.13 조회5,885회 댓글0건

본문

모악산이

삼한 백성의 바람과

진표율사의 꿈을 품고서


금산사가

“나는 여의주를 입에 물었노라.” 하신

당신의 뜻을 알리려


금평 저수지 둘레의 나무들이

옷깃을 날리며 병자들을 돌보신

그 걸음걸음을 새기며


시루봉 자락 소나무들

머리 풀고 우시는 통곡 소리 기억하며

호둔 바위 에워싸고


세천(細川)에 서걱대는 억새와 갈대들

그날의 기러기 살리신

멈춤을 말하며


대원사 주변 벚나무도

너희도 후천 해원을 구하느냐고

물어 주시던 음성을 기억하며


뿌리는 한없이 물을 찾아

흙 속을 파고들어도

빛을 향한 그리움으로


그렇게 다들

그리고

영대(靈臺)안의 저희는


해원을 등에 업고

보은을 가슴에 안고

서 있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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