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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본 인도의 자이나(Jina)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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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김광년 작성일2018.12.06 조회6,450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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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동8 방면 교정 김광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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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얼마 전 메스컴에서 “하늘을 입은 사람”이라 하여 거리에서 벌거벗고 수행하는 인도 사람들을 소개한 적이 있다. 우리나라의 정서로는 상상할 수 없는 충격적인 종교 행위였지만 뭇사람들의 관심의 대상이었다. 이들은 철저한 ‘금욕주의’01와 ‘아힘사’02를 실천하는 인도의 자이나교의 수도자들이었다. 옷을 벗는 것은 세속에 대한 집착을 벗어 던지는 첫걸음이라 하고 죽는 순간까지 고행을 하면 윤회의 고통에서 벗어나 영원한 안식인 ‘해탈’에 이를 수 있다고 믿는다. 

  자이나교는 베다시대03의 제의의식에서 만연하였던 동물희생 관행에 반기를 든 한 종파이다. 이들은 윤회(輪回)로부터 자유로워지기 위한 것으로는 업(業)이 소멸되어야 한다고 믿는다. 그래서 ‘영혼은 업에 속박되어 현실과 같은 비참한 상태에 빠져있다’고 한다. 이 비참한 상태로부터 해탈해서 영원한 안식처인 지복(至福)의 상태에 도달하려면 한편으로는 고행을 통하여 과거의 업을 소멸시켜야 하고, 또 한편으로는 새로운 업의 유입을 방지하여 영혼의 정화(淨化)를 추구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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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혼의 정화를 위해 이들은 육체에 고통을 주는 고행을 가장 바람직한 방법으로 여기고 있다. 이를테면 여름에도 뜨거운 열에 몸을 드러내고 몇 달 동안 물을 먹지 않는 고행을 한다거나, 혹 음식을 먹다 벌레라도 해칠까 염려해서 물 한잔, 밥 한 끼 먹는 것조차도 철저히 절제한다. 이것은 벌레들을 불쌍히 여기는 마음에서 비롯되었다기보다는 벌레 한 마리라도 해쳐 그것이 업이 되어 해탈을 못할까 하는 두려움에서이다. 때로는 단식을 통한 죽음이 극도의 칭찬을 받기도 하였다. 그러므로 철저한 무소유(無所有)의 실천 및 극단적인 불살생주의(不殺生主義), 독신주의(獨身主義)가 자이나교의 특징이다. 

  여섯 명의 맹인이 각자 코끼리를 만져보고 제멋대로 우겨댔다는 우화(寓話)는 자이나교의 가르침에서 나온 것이다. 이 우화가 전하고자 하는 바는 제대로 된 참이거나 제대로 된 거짓이 없다는 뜻이다. 즉 자이나교에서는 그들의 궁극적인 목표인 해탈을 ‘신의 도움이나 계시도 필요 없고 인간 스스로 노력에 의해서만이 가능하다’고 믿는다. 그리하여 수도자가 지켜야 할 5가지의 서약과 일반인들이 지켜야 할 12가지의 서약을 생활규범으로 만들어 수행을 하고 있다.  

수도자들을 위한 5대 서약(誓約)은 다음과 같다. 


1. 아힘사〔不殺生〕: 살생을 금한다.
2. 진실을 말해야 한다.
3. 주어진 것 이외에는 아무것도 취하지 않겠다.
4. 모든 성적(性的) 쾌락을 금한다.
5. 어떤 사물에도 집착하지 않겠다.
  

 

일반대중의 생활 규범인 12가지 서약(誓約)은 다음과 같다.


1. 고의로 살생하지 않겠다.
2. 거짓말을 하지 않겠다.
3. 도둑질을 하지 않겠다.
4. 부정(不貞)하지 않겠다.
5. 재산의 양을 제한하고 지나치게 많은 재산은 버림으로써 탐욕을 억제하겠다.
6. 불필요한 여행은 삼가하여 죄악을 저지를 유혹의 기회를 피하겠다.
7. 일상용품의 수를 제한하겠다.
8. 막을 수 있는 죄악은 언제나 피하겠다.
9. 정해진 명상기간을 지키겠다.
10. 특별히 금욕하는 기간을 준수하겠다.
11.가끔 수도자로서의 기간을 갖겠다.
12. 특히 수도자와 다른 사람들을 위해 보시(布施)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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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리의 정서와 대치되는 부분이 없지 않지만 이들의 종교적 열정 또한 수도인의 마음과 비슷한 맥락에서 이해될 수 있다는 생각이 든다.

  보통 영적인 것을 추구하는 종교는 영혼(정신)은 중요시하되 몸은 소홀히 하는 경향이 있다. 하지만 우리 수도인들은 정신과 몸은 하나이며, 모두 중요하다는 것을 잘 알고 있다. 이러한 맥락으로 본다면 자이나교의 교도들은 고행(苦行)을 주(主)로 하여 그들의 목표를 달성하고자 하는데 이것은 정신적인 부분만을 강조한 수행방법의 실례(實例)가 아닌가 생각한다.

  자이나교의 교도들은 개인의 해탈을 위해선 신앙의 대상이나 국가존재의 의미도 없는 듯하다. 예를 들어 자신만의 해탈을 위해 그 누구도 필요로 하지 않으며, 나라에 전쟁과 재난이 일어나도 규범에 있는 살생의 금함을 지키기 위하여 전쟁에 참여하지도, 관여하지도 않았다. 자이나교의 수행방법이 악업(惡業)을 쌓지 않기 위하여 극단적인 실천을 강조하며 개인의 최고의 행복인 해탈을 위해 살아가고 있는 듯하다. 

  국가가 존재하지 않는다면 종교가 있을 수 있으며, 종교생활이 가능할까? 신앙의 대상이 없음에도 수행을 지속해 나가는 것이 가능할까? 나 자신만의 영위(榮位)를 위해서 살아간다면 참된 삶일까? 등 많은 의문점이 생길 수밖에 없으며, 이러한 문제에 대해서는 현(現) 시대에 비춰 타 종교를 이해하는 관점에서 고민해 볼 필요가 있을 것이다. 

  나라가 있었기에 상제님께서 이 땅에 강세하셨고, 신앙의 대상인 상제님이 계시기에 그 큰 뜻을 받들 수 있으며, 남을 잘 되게 하고 남는 것만 가지고도 큰 복이 된다고 하셨기에 서로 상생하며, 몸과 마음으로 수행(修行)을 하고 있다. 

  자이나교의 수행방법과 생활규범은 비록 개인의 해탈을 위한 것이지만 무척 도덕적이고 또한 철저히 지켜나간다는 것은 눈 여겨 보아야 할 점이다. 그 시대의 자이나교들에겐 자이나교의 목적과 수행방법이 최고의 가치관일수도 있었고, 비록 고행을 통한 수행이었지만 그들의 목표를 위해 최선을 다하면서 스스로 행복을 느끼며 삶을 살아왔을 것이다. 그리고 오늘날에도 해탈을 위한 이들의 수행은 계속되고 있다. 

  이에 우리 수도인들이 수도 생활을 하면서 반드시 지켜야할 훈회(訓誨)와 수칙(守則)의 실천(實踐)을 다시 한번 가슴 깊이 되새겨야 하겠다. 

  자이나교도들이 자신의 목표(해탈)를 위해 육체적 고통도 충분히 감내(堪耐)해 내면서 최선을 다해 실천하듯이, 지상천국건설이라는 원대한 목표를 가진 우리 수도인들은 그 이상의 노력이 더 필요할 것이라 생각해 본다. 

  끝으로 자이나교도들의 종교적 열정을 보면서 나 스스로를 한 번 되짚어본다. 우리의 현실과는 조금은 동떨어져 있는 것 같지만 수행자로서 자신의 해탈을 위해 최선을 다해 노력하고 있는 자이나교도들의 모습에 나 자신을 돌이켜 보며 더욱더 수도에 만전을 기하여야겠다.  

 <대순회보> 90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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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1 금욕주의(禁慾主義): 인간의 정신적, 육체적인 욕구나 욕망을 이성(理性)이나 의지로 억제하고 금함으로써 도덕이나 종교상의 이상을 성취시키려는 사상이나 태도.
02 Ahimsa: 불살생(不殺生), 불상해(不傷害)를 뜻하는 인도의 종교, 도덕의 기조사상(基調思想). 한국종교문화 연구소, 『세계종교사 입문』, 청년사, 2007, p.125.
03 Vedic age(B.C.E.1500∼B.C.E.600): 고대 인도에서 아리아인의 침입부터 16대국 병립이전까지의 시대. 베다(Veda)란 ‘지식’을 말하는데 인도에서 가장 오래된 신화적 제식문학(祭式文學)을 집대성한 것이다.
04 J.B. 노스 저, 윤이흠 역, 『世界宗敎史』, 玄音社, 2000, pp. 637~6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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