힐링(Healing)시대의 안심(安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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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이공균 작성일2018.12.17 조회5,928회 댓글0건본문
연구원 이공균
최근 힐링에 관한 TV 프로그램들이 부쩍 많이 생겼다. 요즘 인기리에 방영되고 있는 ‘○○네 민박’부터 높은 시청률을 보이며 방송 종료된 ‘○식당’ 등 바쁜 일상을 탈피해 아름다운 장소에서 좋은 사람들과 편안한 일상을 보내는 프로그램이 시청자의 취향을 저격했다.
많은 사람이 이런 힐링 방송에 열광하는 이유는 ‘대리만족’에 있다. 퇴근 후, 적당한 알코올이 함유된 시원한 캔 음료와 함께 TV 스크린 안에 보이는 멋있는 자연풍경과 여유로운 연기자의 모습에 감정 이입하며 마음이 편안해짐을 느낀다. 비록 대리만족으로 채워야 하는 인스턴트 힐링이지만, 직접 떠나지 못하는 현실 탓에 적당히 타협해 본다. 인스턴스 음식으로 공복을 채우듯, 인스턴트 힐링으로 심리적 안정감을 채우고 살아가는 현대인의 자화상이 언뜻 유쾌하게 보이지만, 등 뒤로 짙게 드리워진 그림자는 숨길 방법이 없다.
힐링을 보통 ‘치유하는 것’이라고 말한다. 심신이 불안한 상황을 치유하여 ‘편안한 마음’의 상태로 되돌리는 것, 즉 안심의 상태를 추구하는 것이다. 안심은 스스로의 마음으로부터 발현된다. 사람들이 안심을 느끼기 위해서는 ‘목적 달성’이라는 자기 만족감이 있어야 하기 때문이다. 여행을 가서 힐링을 받기 위해서는 직접 여행을 떠나야 하고, 감동으로 힐링을 받기 위해서는 감동적인 영화나 책을 읽어야 한다. 늦잠을 자거나, TV를 시청하고, 큰소리로 노래를 부르는 등의 간단한 방법으로도 만족감을 얻을 수 있다. 이러한 만족감으로 얻어지는 안심은 타인과 함께할 수는 있지만 대신해 줄 수는 없다. 주체가 오롯이 자신이기 때문이다. 스스로의 힘으로 치유하는 것. 안심을 얻기 위한 힐링은 온전히 자신의 과제이다.
대순진리회에서도 안심(安心)을 이야기하고 있다. 사회에서 말하는 힐링으로서의 안심은 ‘편안한 마음’을 추구한다는 점에서 대순진리회의 안심과 공통점을 가진다. 하지만 좀 더 자세히 들여다보면 해석의 차이가 있다. 대순진리회의 안심은 양심(良心)과 사심(私心) 사이의 갈등을 이겨내고 양심을 보존하여 마음이 편안한 상태를 말한다. 안심을 이루기 위해서는 ‘편안한 마음’을 유지하는 것뿐만 아니라 욕심을 잘 다스려 무욕청정(無慾淸淨)한 삶을 실천해야 하는 것이다. 이런 의미에서 대순진리회의 안심은 힐링이 가지는 심신의 치유개념을 포함한 채, 윤리적 인간상을 추구한다는 점에서 더욱 이상적이라고 볼 수 있다.
대부분의 사람은 선(善)을 추구한다. 선(善)이란 도덕적 기준의 가장 이상적인 가치를 뜻한다. 선(善)이 가득한 세상에서는 부정적으로 감정을 소모할 필요가 없다. 서로를 이해하고, 배려하고, 양보하며 덕(德)을 베푸는 상황에서 자연스럽게 서로를 치유하고 힐링한다. 하지만 현대 사회의 현실은 그렇지 못하다. 무한 경쟁의 현대 사회가 가진 병리적 현상이 점차 고조되면서 힐링을 찾는 목소리도 점점 커지고 있다. 결국 이런 현상도 선(善)의 부재에서 비롯된 것이 아닐까 한다. 이때, 대순진리회의 안심은 힐링이 가지는 치유의 의미를 초월하여 완전한 인간상, 즉 자신의 본성을 회복한 선한 삶을 지향한다는 점에서 현대인들의 상처를 치유할 유용한 처방전이 될 수 있다.
힐링으로서의 안심은 포덕천하·광제창생의 대의(大義)에 기인하고 있다. 하지만 이것을 세상 사람들에게 전달하고 이슈화시키는 것은 아직 쉽지 않은 문제다. 안심을 얻기 위한 힐링이 자신의 과제라고 앞서 언급했던 것처럼 대순진리회의 안심을 설파하는 것도 온전히 수도인이 해결해야 할 몫이기 때문이다. 여름휴가 계획으로 가득한 8월에 최고의 화두는 역시 힐링이다. 사람들이 준비하는 힐링 속에 대순진리가 녹아든 안심의 자리가 조금 더 늘어나기를 바라며 글을 마무리한다.
<대순회보> 197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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