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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한 왕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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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김대현 작성일2018.12.17 조회4,507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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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구위원 김대현

 

  “화려한 장식들이 전부 떨구어지자 왕자에게 남겨진 것은 오직 애처롭게 쪼개진 심장 하나뿐이었습니다. 하지만 왕자는 곧, 행복의 참된 의미를 영혼 가득 안고 천국에 이를 수 있었습니다.” 짧게 전한 이 이야기 속 주인공이 누구인지 혹시 떠오르시나요? 오늘은 행복의 의미를 찾고자 하는 모든 이들을 위해 이 왕자의 이야기를 들려드리고자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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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어느 도시의 광장에 값비싼 보석으로 장식된 왕자의 동상이 도시를 바라보고 있었습니다. 사람들은 그러한 왕자의 화려한 모습을 보고 추앙해 마지않았습니다. 겨울의 매서운 바람이 불던 어느 날 미처 따뜻한 지방으로 떠나지 못한 제비 한 마리가 왕자의 동상 위에 앉아 있다가 왕자의 눈에 흐르는 눈물을 보게 됩니다. 그때 왕자는 말합니다. 높은 곳에서 추앙받는 자신의 모습 아래로 보이는 불행한 이들의 모습에 마음이 아프다고. 그리고 제비에게 왕자를 도와줄 것을 간곡히 청합니다. 제비는 왕자의 칼자루에 붙어 있던 루비를 떼어내 아픈 아이에게 물어다 줍니다. 그리고 왕자의 눈이 되어주었던 사파이어를 물어 가난한 작가와 성냥팔이 소녀에게 전해줍니다. 이렇게 왕자를 장식하고 있던 금장식들도 모두 도시의 병들고 아픈 이들에게 골고루 나누어졌습니다.
  이렇게 자신을 고귀하게 수놓던 장식들이 떨어져 나가자 이전의 화려했던 왕자의 모습은 온데간데없고 더없이 초라하고 볼품없는 모습만 남겨졌습니다. 또한 추운 겨울 모진 겨울  바람 속에서 왕자의 부탁을 들어주던 제비도 왕자 옆에서 싸늘하게 식어갔습니다. 사람들은 더 이상 초라한 모습의 왕자를 추앙하지 않았고 결국은 그 왕자의 동상을 녹여 없애기로 했습니다. 이때 하늘나라에서 하느님이 천사에게 하나의 명을 내립니다. 그것은 지상에서 가장 고귀한 것 두 가지를 찾아오라는 것이었습니다. 그때 천사는 볼품없는 왕자를 외면하던 도시의 사람들과 달리 한순간의 망설임 없이 왕자의 쪼개진 심장과 죽은 제비를 하느님에게 가져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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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나눔과 헌신은 진정한 행복으로의 길입니다. 자신을 포장하던 무거운 경계들을 하나씩 걷어내고 참된 나의 모습이 드러나는 경이로운 과정들을 왕자는 보여주었습니다. 나의 경계를 벗는다는 것은 나 하나의 욕심과 고귀함에 대한 집착을 벗는 것이며 그것은 나에게 과잉되어 있는 물질적 욕망을 덜어내는 것입니다. 그것은 나의 참된 모습을 타인에 대한 사랑으로부터 구하는 심오하며 고결한 실천이며 무한히 넓은 품을 가진 인간 본연의 모습으로의 회귀입니다. 나를 짓누르던 육체적 경계들이 나누어질 때 타인에게는 생명의 빛이 되며 그 빛 속에서 타인과 나는 서로 하나의 생명이 됩니다. 나의 틀을 벗을 때 비로소 드러나는 참된 마음의 행복이 바로 거기에 있는 것입니다.
  남이 잘 되도록 나의 것을 나누는 것은 나의 영혼을 감싸던 장막을 걷는 것이며 그렇게 걷어내고 마지막에 남는 것, 그것은 곧 무한하게 넓어진 우주와 같은 나의 천성(天性)일 것입니다. 마지막에 남은 그것을 얻음은 곧 우주를 얻는 것과 같습니다. 나 하나만을 위한 부와 고귀함은 나의 모습을 한없이 작게 가두는 것이며 남을 위해 나누는 부와 고귀함은 한없이 나를 넓게 해방하는 것입니다. 그것은 달리 말해 신(神)에게 다가서는 것이며 신과 하나가 되는 것입니다. 바로 그 이야기를 행복한 왕자는 하고 싶었던 것입니다. 

 

<대순회보> 198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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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1 이 동화는 1888년 아일랜드의 작가 오스카 와일드(Oscar Wilde)의 동화집 『행복한 왕자와 다른 이야기들(The Happy Prince and Other Tales)』에 실린 대표작 ‘행복한 왕자(Happy prince)’입니다. 나눔과 헌신의 숭고한 아름다움을 그려내어 많은 이들의 가슴에 감동으로 남은 작품 가운데 하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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