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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고의 보약 웃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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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조광희 작성일2018.12.12 조회5,476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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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구원 조광희

 

‘야 야 야  내 나이가 어때서~, 사랑하기 딱 좋은 나인데 ~.’
흥겨운 전주와 함께 ‘내 나이가 어때서’ 노래가 시작되자 누구 할 것 없이 어깨를 들썩거린다. 만면엔 절로 웃음꽃이 핀다. 어르신들을 웃게 한 이는 바로 김성아 웃음치료사. 2009년 대진요양시설이 개관한 이후로 7년간 웃음치료 자원봉사를 해오고 있다. 요양시설 어르신들은 그녀를 ‘미소 천사’라고 부른다. 현재 웃음치료와 심리상담, 레크레이션 강사로 활약 중인 그녀는 이곳 여주에서는 소문난 유명인사다.
김성아 웃음치료사는 매주 목요일 이곳을 찾아 어르신들과 함께 시간을 보낸다. 김00 복지사는 “처음 산북노인복지센터에서 인연을 맺었는데 벌써 8년째 후원자이자 봉사자, 웃음 바이러스 전파자로 활동해 주고 있습니다. 몸이 불편하신 어르신들이 지내는 곳이다 보니 웃을 일이 좀처럼 없는데 김성아 선생님이 오는 날에는 모처럼 크게 웃는 어르신들의 모습을 볼 수 있어서 저도 덩달아 즐겁습니다.”고 전했다.
“힘들지 않으세요?” 제가 건넨 첫 마디다. 웃음치료 프로그램은 주간보호센터, 요양시설, 요양병원 그리고 직원 힐링캠프까지 적게는 네 시간에서 많을 때는 여섯 시간가량 장시간 진행된다. 55세라는 적지 않은 나이에 시종일관 서서 큰 목소리로 노래 부르고 호탕하게 웃는 모습에서 지치지 않는 열정을 보았기 때문이다.
“이 일은 제가 좋아서 시작했고, 저로 인해 어르신들이 즐거워하는 모습을 보면 저도 모르게 힘이 납니다. 하지만 끝나고 나서 집에 돌아가면 일어나기 힘들 정도로 녹초가 되곤 하죠.” (웃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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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과 바다가 푸르다 못해 검게 보인다는 흑산도에서 6남 1녀 중 다섯째로 태어난 그녀는 원래 겁 많고 여린 소녀였다. 하지만 평소 오십 전까지는 나를 위한 인생을 살았다면 오십 이후부터는 타인을 위해 봉사하는 삶을 살겠다는 생각을 늘 가슴에 품고 있었다고 한다. 웃음치료사 공부를 시작한 계기는 류머티즘 이라는 악성 관절염을 얻을 때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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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그때 극심한 관절 통증으로 걷지 못할 정도로 고생이 심했지만 지금은 오히려 감사한 마음을 갖고 있습니다. 남편의 반대로 좀처럼 공부할 기회를 얻지 못했는데, 류머티즘에 웃음치료가 좋다는 거짓말 아닌 거짓말을 하고 평생교육원의 웃음치료사 자격증 과정을 무사히 수료할 수 있었습니다." (웃음)
그 후 그녀는 조용하고 경치 좋은 곳에서 노후를 보내고 싶다는 남편을 따라 우연히 여주 산북면으로 이주하게 되었고 웃음치료사 일을 본격적으로 시작했다.
“처음 이곳에 왔을 때 농촌 어르신들을 위한 웃음치료나 그 밖에 레크레이션 프로그램이 거의 전무한 상태였습니다. 나의 꿈을 펼칠 수 있는 기회의 땅이라는 생각으로 저의 집이 있는 산북면 백지리 노인회관에서 웃음치료를 시작했습니다. 생각보다 반응이 좋아서 소문이 퍼지게 되었고 여주뿐만 아니라 경기도 일대를 다 다니게 되었죠. 그때 마침 산북노인복지센터로부터 연락이 와서 다니게 되었고 지금까지 이어지게 되었습니다.”
올해로 웃음치료사 경력만 10년. 경기도의 어지간한 노인복지시설은 다 가보았다는 그녀는 “우리나라가 경제적으로 많은 발전을 이루었지만 아직 노인복지시설은 열악한 실정입니다. 그에 반해 이곳 대진요양시설과 주간보호센터는 넓고 쾌적한 공간에 어르신들이 지내기에 불편함이 없는 거의 최고의 시설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특히 이곳에서 일하는 복지사와 요양사 분들의 태도가 다른 어떤 곳보다 훌륭하다는 생각을 많이 했습니다. 그래서 이분들을 위해 할 수 있는 것이 무엇일까 생각하다가 직원 힐링 캠프를 하게 되었습니다. 원래 남에게 봉사하는 일을 하시는 분들이 정작 자신의 스트레스를 잘 돌보지 못하는 경우가 많은데, 그것을 조금이나마 해소할 수 있게끔 도와주고 싶었습니다.”
자원봉사란 참 어려운 일이다. 바라는 마음 없이 순수한 마음으로 남을 도와야 하기 때문이다. 더군다나 남에게 웃음을 전하는 웃음치료사는 이러한 순수한 마음이 더욱 요구된다. “이따금 웃음치료사 일을 하려는 사람이나 후배들이 저에게 전화로 물어봅니다. 이 일을 오랫동안 할 수 있는 노하우가 무엇이냐고. 저는 항상 이렇게 말합니다. 첫 번째로 어린아이와 같은 순수한 마음, 즉 동심으로 돌아가서 스스로가 진심으로 즐거워야 한다고 말합니다. 내가 진심으로 즐거워야 받아들이는 상대방도 웃을 수 있기 때문이죠. 두 번째로 어르신들에게 동정심을 느끼거나 불쌍하다는 생각을 해서는 안 됩니다. 어르신들이 지금까지 살아온 인생에 자부심을 주어야 하고 지금 현재의 모습이 가장 행복하다는 자존감을 심어 줄 수 있어야 합니다.”
 
몸과 마음이 아플 때 가장 힘든 일이 무엇일까? 바로 웃는 것이다. 몸과 마음이 아플 때는 아무리 웃긴 것을 보아도 웃어지지 않는다. 즐거운 감정이 생기지 않는 탓이다. 물론 때로는 하루 정도 웃지 않고 지낼 수도 있다. 그러나 웃지 않는 시간이 길어지면, 어느 순간 웃는 법을 잊게 될지도 모른다. 문제가 심각해지면 자칫 신체의 병을 만들 수도 있다. 이것은 마치 한 끼쯤 못 먹었다고 죽진 않지만 오랫동안 굶으면 영양실조로 쓰러지거나 죽을 수 있는 것과 같은 이치다. 밥은 몸의 영양분이지만, 웃음은 마음의 영양분이다.
특히 몸과 마음이 지치기 쉽고 우울감이 자주 찾아오는 어르신들에게 웃음은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는 최고의 보약이다. 좋은 시설과 질 높은 의료 복지를 받는다 하더라도 가족과 떨어진 생활을 하는 노인복지시설의 어르신들은 외로움에 쉽게 노출될 수밖에 없고 이는 몸보다 마음의 병을 더 크게 앓는 요인이 된다. 이런 점에서 어르신들에게 웃음을 주고 자존감을 회복시켜 주는 웃음치료사의 역할은 매우 중요하다. 종단의 노인복지시설이 개관하고 지금까지 가식 없는 진실한 웃음으로 어르신들의 활력소가 되어준 김성아 웃음치료사! 그녀와의 아름다운 인연이 계속되길 기대해본다.     

<대순회보> 174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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