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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주에코포럼, 남겨진 이야기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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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이미영 작성일2019.12.11 조회3,919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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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산1 방면 보정 이미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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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9월 본부성을 모시고 도장에서 주최하는 여주에코포럼 자원봉사자 모집에 대한 이야기를 들었다. 인류가 직면한 생태환경 위기에 대처하는 방안을 모색하고, 지속가능한 생태문명 건설을 위해 마련된 국제행사라는데, 평소에 생태환경에 관심이 있던지라 호기심이 일었고, 자원봉사 분야가 통역만 있는 것이 아니어서 어딘가는 도움 되겠지라는 마음과 이때 아니면 이렇게 규모 있는 행사에 언제 참여할 수 있을까 싶어 방면에 말씀드리고 지원하게 되었다.

  행사는 10월 3일에서 5일까지였지만, 행사를 위한 준비는 10월 1일부터 시작되었다. 약간은 긴장되고 서먹한 분위기로 시작한 사전 미팅은 행사 진행 책임자의 인사와 각기 맡은 분야의 임무를 발표하고, 그 분야의 팀장과 팀원들이 함께 잠깐의 회의를 한 뒤 버스를 타고 행사장인 썬밸리 호텔로 이동했다.

  담당 업무는 크게 10개 조 영접 숙박, 접수 안내, 메인홀, 다과, 세션룸, 스태프/기자실, 도서부스, 동시통역, 공연, 특별분과(묘족 다도 행사 지원)로 나누어졌다. 나는 공연조에 배치되었고 공연조면 뭔가 신나고 구경도 많이 할 것 같아서 살짝 흥분되기도 했다. 공연조에서 맡은 일은 막상 긴장을 놓을 수 없는 조명과 음향이었다. 내가 아마 그 일을 해보지 않았다면 ‘그게 뭐가 어려워?’라고 생각할 수도 있을 것 같다. 하지만 다른 이들의 눈에는 보이지 않는 곳에서 모니터로 행사 진행을 보고 거기에 맞추어 일반조명과 무대조명, 마이크 성능도 확인하고 타이밍 관리에 소홀할 수 없는, 그야말로 나에게는 긴장을 놓을 수 없는 작업이었다. 다행히 같은 팀원이 청소년수련원에서 이런 일을 해 온 덕분에 나는 옆에서 도와주는 간단한 일만 하면 됐다. 아무튼, 결과적으론 큰 실수 없이 진행되었다.

  10월 2일, 아침 7시에 모여 읍배를 드리고 행사장으로 향했다. 다음날 있을 개회식 행사의 리허설이 있었다. 각자 맡은 구역에서 최선을 다하는 모습이 분주해 보였다. 그리고 제일 기다려지는 점심시간. 확실히 같이 먹는 기회가 타인과의 어색함을 푸는 가장 좋은 방법인 것 같다. 긴장감을 늦추고 그제야 둘러보니 도장에서 수호서면서 보았던 익숙한 얼굴과 처음 보는 앳된 수도인들, 그러고 보니 자원봉사자들 사이에 내가 고령에 속한다는 걸 알게 되었다. 하지만, 봉사에는 나이의 벽은 없다고 생각한다. 봉사하고자 하는 마음에는 큰 차이가 없기 때문이다.

  잠깐의 휴식 후 또다시 리허설. 똑같은 연습을 여러 번 하는 것이 비로소 실수를 줄이는 방법임을 알기에 계속되는 일에 누구도 구김 하나 없는 얼굴로 같이 웃으며 임해주는 모습들이 아름다워 보였다. 그 순간 호수 위의 오리가 연상되었다. 물 위의 오리 모습은 평화롭지만, 그 평화로운 모습을 유지하기 위한 물속의 보이지 않는 발길질은 부지런하며 경망스럽기까지 하다. 어떤 행사든 겉으로 보이는 화려함 속에 보이지 않는 곳에서의 수고스러움이 있기에 가능한 것이다.

  3일, 좀 더 이른 아침을 맞이하고 다시 한번 봉사자들의 기본자세와 당부의 교육과 함께 성·경·신을 다해 집중 부탁드린다는 이야기로 마지막 총연습을 끝내고 행사가 시작되었다. 다행히 진행에는 실수가 없었고 먼저 존 캅 박사의 축사에 이어 여주본부도장 원장, 오드리 기타가와 세계종교의회 의장까지 축사를 전했다. 이어진 공연은 한국의 미와 멋을 보여줬고 뜨거운 환호 속에서 행사 분위기는 고조 되었다. 오후엔 세션별 발표만 있는 덕에 공연조의 역할은 끝이 난지라 그제야 다른 곳을 돌아볼 여유를 가졌다. 각자 맡은 역할을 충실히 해내는 모습에서 역시 수도인들에게 보이는 근면과 친절을 느낄 수 있었다.

  4일, 행사 둘째 날. 까오다이교의 식전공연과 종교지도자 축사 후 기념촬영 그리고 대진대학교 실용음악과 공연 후 기조 강연, 중식, 그리고 잠깐의 휴식 후 묘족 다도 시연, 분과별 발표, 석식 후 대진대 실용음악 디너 콘서트로 하루의 일정은 끝났다.

  일정을 마치니 또 밤 10시가 훌쩍 넘었다. 우리 조장과 몇몇 스태프는 할 일이 많이 남아 결국은 새벽까지 일하는 노고를 아끼지 않았고 행사의 마지막인 5일을 맞이했다. 10월 1일 낮부터 열심히 달려왔는데 어느새 끝이 다가온다 생각하니 오히려 좀 섭섭한 마음이 드는 아침이었다. 마음은 전혀 피곤하지 않았는데 몸은 피곤했는지 얼굴과 온몸이 부었다. 일이 크게 바쁘지 않아 8시까지 출근하라는 기쁜 소식에 호텔에 도착해서 안개 낀 남한강의 배경으로 단체 사진과 동영상 촬영을 했다. 비록 부어있는 모습이라도 기꺼이 즐겁게 임했다. 소중한 시간과 즐거운 추억과 경험이라 생각되니 기뻤다.

  11시에 분과별 요약발표로 시작해, 퓨전국악 기념공연, 공동선언문 낭독, 폐회식 후 점심을 먹고 있는데 존 캅 박사님께서 직접 봉사자들에게 찾아와 감사하다는 인사를 하고 단체 사진을 찍고 가셨다. 사진을 찍어준 교수님의 말을 빌리자면 이번 행사 최고의 사진이란다. 정말 감사하다는 표현에 걸맞은 편안한 표정에서 진심임을 다시 한번 느꼈다. 그리고 외국 손님들과 통역담당은 여주문화답사로 효종대왕릉, 세종역사박물관을 관람하고 도장과 복지재단 방문을 마치고 호텔로 돌아와 석식을 하며 화합의 밤을 같이 보냈다.

  매년 있는 체육대회에서도 느끼는 바이지만 수도인들이 참 흥이 많다는 걸 이번 화합의 밤에서도 느꼈다. 내 외국인 할 것 없이 하나같은 마음으로 즐긴다는 걸 느낄 수 있었다. 후문에 의하면 원래 이런 행사 때 방문하신 분들이 이렇게 폐회식 때까지 남아 있는 경우가 없다고 한다. 모두가 만족하고 즐거운 행사였다는 건 의심할 나위가 없다. 짧지만 짧지 않던 일정이 끝나고 물건을 정리하고 봉사자들 개개인에게 행사기념품까지 하나하나 신경 쓰고 챙겨주신 주최측이 참 고마웠다.

  6일도 7시에 모여 읍배를 드리고 썬밸리 호텔로 가서 마지막까지 남아 있는 모든 물건정리를 하고 봉사자들 고생했다고 점심까지 대접을 받은 후 각자의 갈 곳으로 돌아가면서 소중해서 잊고 싶지 않은 이번 자원봉사는 끝이 났다. 하지만 끝은 또 다른 시작이 될 수 있을 것이다. 다시 이런 좋은 기회가 온다면 기꺼이 참여할 것이다. 그리고 그 자리에 이번에 같이 참여한 봉사자들을 다시 볼 수 있으면 한다.

 

 

스태프분들 봉사자분들 모두가 반가웠고 고생들 많으셨습니다. 교무부장의 감사 문자 내용처럼 순수한 열정과 밝은 에너지가 많은 기여를 하였습니다. 이러한 여러분의 헌신적 봉사와 열정이 세계 포덕의 소중한 밑거름이 될 것입니다. 감사합니다. 모두가 걷는 길이 꽃길이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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