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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과 중국에서의 백종일의 의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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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박마리아 작성일2018.02.06 조회4,188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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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산 방면 선감 박마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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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음력 7월 15일은 한국의 백종일(百種日)이었다. 한국에서는 백종일을 백중절이나 망혼일이라고도 부르는데 예로부터 한국에서는 백종날에 조상의 사당에 제를 올리고 일반 백성들이 즐거이 술을 마시고 노래하며 휴식의 한 때를 가지도록 하였다. 또한 여러 가지 주효를 장만하여 망친의 혼을 불러 제를 지내 고인의 혼을 위로하였다. 이 외에도 제를 지낼 때 백 가지의 음식을 차린다 하여 백종이라고 했다고도 전해지며, 이 날 마을에는 백중장이 서기도 했으며 농신제와 같은 백중놀이를 거행하기도 하였다고 한다.

 

한편으로 제주도에서는 백중일에 대한 농신(農神) 설화도 전해오는데 그 대략적인 내용은 아래와 같다. 옛날 백중이라는 목동이 살았는데 하루는 옥황상제님이 바다의 거북에게 당일 밤 ‘석 자 다섯 치의 비를 내리게 하고 풍우를 대작케 하라’고 명하는 바를 엿듣게 되었다. 이에 그는 비로 인해 농사를 망치게 될 것을 우려하여 옥황상제님의 목소리를 다시 흉내 내어 거북에게 ‘다섯 치의 비를 내리게 하고 풍우를 일으키지 말라’고 명하였다. 이리하여 날씨가 백중이 말한 바와 같았으나 옥황상제님은 날씨가 명한 바와 같지 않자 크게 노하게 되었고 백중은 옥황상제님이 진노하심을 두려워하여 결국 자결하고 말았다고 한다.

 

백중으로 인해 그해는 풍년이 들었고 농민들은 그가 죽은 날인 음력 7월 14일(백중일은 음력 14일이라 하기도 하고 15일이라 하기도 한다)이 되면 제사를 지내어 그의 혼을 기렸다고 한다.

 

그렇다면 대순진리회에서의 백종일은 어떤 의미를 갖고 있는 것일까? 『전경』을 보게 되면 백종일과 관련된 아래의 내용이 기재되어 있다.

 

 

 

도주께서 칠월 보름에 이 우형(李佑衡)을 앞세우고 금산사에 다녀오시니라. 권 태로· 이 상우· 박 붕래(朴朋來)와 여러 무리들의 앞에서 「오늘이 백종일(百種日)이니 인간 백종의 허물을 청산하는 날이니라. 인숙무죄(人孰無罪)요. 개과하면 족하니라」고 분부하시니 그들이 모두 자기의 허물을 개과하기에 힘쓰니라. (교운 2장 15절)

 

 

『전경』에 의거해 보면, 백종은 곧 ‘모든’이라는 말과 결부된다고 생각된다. 왜냐하면 한자에서의 백, 천, 만이라는 숫자는 그 숫자 자체를 가리킨다고 하기 보다는 ‘모든’ 혹은 ‘많은’이라는 뜻을 함유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렇게 볼 때, 대순진리회에서의 백종일은 곧 자신이 평소에 지은 모든 허물을 깊이 뉘우치고 하늘에 용서를 구하여 개과하는 것을 말하는 바라 할 수 있다. 이는 고금을 막론하고 우리 모두가 깊이 새기고 실천해야 할 말씀이며, 또한 평소에 일의 옳고 그름은 판단해 보지 않고 그저 앞만 보고 내쳐 달리는 현대인들의 생활에 있어 더욱 더 소중한 말씀이 아닐 수 없다. 늘 자신을 돌아보면서 살아가는 마음을 갖고 그것을 생활 속에서 실천해 나간다면 우리가 짓는 ‘잘못’이 조금은 경감되어 가지 않을까 한다.

 

한국에서 그리고 대순진리회의 백종일의 의미가 상술한 바와 같다고 할 수 있는데 중국에서의 백종일 또한 형식은 다르나 비슷한 의미들을 지니고 있어 잠시 살펴보고자 한다.

중국에서는 백종일을 중원절이라고도 한다. 중국 도교에서는 상원절은 정월 대보름을, 중원절은 칠월 보름을, 하원절은 시월 보름을 가리키는데, 『태상삼관경(太上三官經)』에 의하면 천관사복(天官賜福), 지관사죄(地官赦罪), 수관해액(水官解厄)이라 하여 상원절은 천관이 복을 내리고 중원절은 지관이 죄를 면하여 주며 하원절은 수관이 액을 풀어 주는 의미를 갖는다는 것이다.

 

『태상삼관경』의 의미를 살펴보면 중국에서의 중원절은 특별히 도교적 색채가 매우 강하다고 할 수 있으나 우리나라와 마찬가지로 불가에서도 관련 행사를 진행한다. 『우란분경(盂蘭盆經)』에 의하면 석가모니 제자의 하나인 목련존자의 어머니가 죽은 후 아귀계에서 고통을 받았는데 석가모니의 도움으로 아귀계를 벗어나게 되자, 이후 목련존자가 백 가지 맛을 내는 음식들로 십방 신불들에게 감사를 전한 데서 유래되었다고 전해진다. 또한 도교와 불교에서는 공통적으로 지상을 떠나지 못하는 원혼들을 위로하여 좋은 곳으로 인도하는 재(齋)가 많이 이루어지는데, 떠도는 혼들이 좋은 곳으로 갈 수 있도록 음계와 양계를 잇는 길을 비추어준다 하여 마을 어귀 곳곳에 등을 다는가 하면 강에 등불을 띄워 보내는 등제를 열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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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에 이르러 중국에서는 이러한 풍습이 많이 사라졌지만, 특별히 고래의 종교의식의 풍습이 많이 남아 있는 대만과 같은 곳에서는 여전히 이러한 풍습이 성행하고 있다. 그들은 심지어 음력 7월 1일부터 7월 말까지를 중원절로 정하여 놓고 각자 바쁘지 않은 날을 택하여 민가에서 재(齋)를 지내고 지전을 태우며 고인의 혼을 위로한다. 그렇기에 이 한 달여의 시기에 각 시에서는 여러 가지 종교적 행사를 크게 여는가 하면, 각 가정에서는 재를 지내기에 여념이 없는데 때로 한 동네의 사람들이 공품을 모아 함께 재를 지내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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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한국의 백종일과 중국의 중원절은 그 성격과 특색을 달리하면서도 상호 근접한 의미 또한 발견할 수 있다. 대순진리회에서의 백종일의 의미는 중국에서의 중원절의 의미와 차이를 두고 있지만, ‘죄를 사한다’는 의미를 중시하는 관점에서 볼 때 도교적 의미와 일맥상통하는 면이 있다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인간 백종의 죄를 사하는 의미를 지닌 백종일에 조용히 자신의 허물을 반성해 볼 수 있음은 우리 모두에게 있어 삶의 새로운 힘과 에너지를 얻을 수 있는 귀한 날이라 생각하며 다시 한번 그 의미를 되새겨 본다.

 

 

<대순회보 112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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