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란 ‘경험’이 아닌 ‘증명’ 하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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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최선희 작성일2018.05.02 조회5,556회 댓글0건본문
자양3 방면 교정 최선희
2018년 러시아 월드컵 최종예선이 한창인 요즘 2014년 브라질 월드컵을 떠올려 본다. 당시 본선 무대에 오른 우리나라 축구대표팀은 16강 진출에 실패하고 말았다. 국가대표의 플레이가 맞나 의심이 들 정도의 둔하고 무기력한 플레이, 소극적인 공격, 과감하게 골문으로 치고 들어가지 못하고 빈번하게 이뤄지는 백패스, 자기의 역할은 하지 않고 다른 선수의 공격을 지켜만 보며 엄지손가락만 치켜드는 최종 공격수의 모습에 국민은 크게 실망했다. 오죽하면 선수들이 공항에 입국할 때 화가 난 국민이 엿을 던지며 야유하는 초유의 사태가 일어났겠는가!
국민은 단순히 16강 진출 실패라는 결과에 실망한 것이 아니었다. 나라를 대표하는, 그렇기에 명예와 함께 많은 지원을 받는 국가대표의 플레이에서 어떤 열정이나 자신의 한계를 뛰어넘는 투지는 물론, 절실함도 느껴지지 않았기 때문이다.
공은 둥글다는 어느 감독의 말처럼 월드컵 경기의 승패는 예상하기 어렵다. 객관적으로 전력이 약한 팀이라도 뛰어난 팀워크와 집중력으로 방심하고 있는 우승 후보의 간담을 서늘하게도 하고 심지어 예상치 못한 승리를 거두는 경우도 월드컵에선 종종 볼 수 있다. 2002년 우리 대표팀은 비록 홈그라운드에서 자국민들의 열광적인 응원이 있었지만, 조별 예선부터 폴란드와 우승 후보 포르투갈을 꺾었고, 또 다른 우승 후보인 이탈리아와 스페인도 차례로 꺾어 국민을 열광시켰다. 세계 최강 브라질이 자국에서 열린 지난 월드컵 4강전에서 독일에 7대1로 크게 진 것을 보면 2002년 우리의 기적 같은 승리들이 반드시 홈그라운드의 이점만은 아니었던 것 같다. 바로 투혼이 있었기 때문이다.
브라질 월드컵 16강 탈락이 확정된 직후 언론과 가진 인터뷰에서 홍명보 감독은 “우리 선수들은 이번 월드컵에서 아주 좋은 경험을 했을 것이다”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당시 냉철한 분석과 족집게 예언으로 사랑받은 국가대표 출신 이영표 해설위원은 “월드컵은 ‘경험’하는 자리가 아니다. 월드컵은 ‘증명’하는 자리다”라고 일침을 놓았다. 그리고 ‘증명’을 하지 못했으므로 2014년 우리 대표팀의 월드컵은 ‘실패’라고 말했다. 당시 골키퍼 김승규 선수도 “월드컵이라는 무대는 경험을 쌓으러 나오는 게 아니다. 완벽한 준비로 최고의 성적을 거둬야 하는 대회다”라고 인터뷰했다.
월드컵 대회 본선 무대는 축구선수라면 누구나 꿈꾸는 최고의 무대다. 최종예선에서 뛰어도 본선에서는 주전이 되지 못할 수도 있고 그 대회에서 세계 최고의 선수들과 경기를 치르는 것만으로 큰 영광일 수는 있다. 말 그대로 어린 선수들이 ‘경험’하는 것만으로도 영광이라고 생각했을 수 있다. 하지만 이영표 해설위원과 김승규 선수의 말처럼 월드컵은 단순히 경험하는 자리가 아니라 다시 오지 않을 수 있는 그 순간순간 내가 월드컵에서 뛸 만한 최고의 선수라는 것을, 또한 국가를 대표해 국민에게 최고의 경기를 보여줄 선수라는 것을 ‘증명’해야 하는 자리였다.
당시 홍명보 감독의 인터뷰와 김승규 선수의 인터뷰, 그리고 이영표 해설위원의 일침을 기사에서 보고 나는 월드컵에 출전한 국가대표가 갖추어야 할 자세가 어쩌면 대순진리회 수도인이 갖출 자세가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대순진리회 수도인은 모두가 각 집안을 대표하는 자손들이다. 각 집안의 조상님들이 60년 동안 공에 공을 들여 어렵게 타낸 자손들이 바로 수도인이고, 그렇게 빌어도 자손 하나 타내지 못한 조상들이 많으니 어찌 한순간인들 소홀히 하겠느냐는 상제님의 말씀도 계셨다.
오랜 세월 동안 닦아온 자신의 원력과 조상님들의 공력, 도와의 인연이 합쳐져 드디어 후천 5만 년 용화세계에서 도통군자가 되기 위해 대순진리회의 수도를 하게 되었다. 축구 선수들에게 월드컵 대회가 꿈의 무대라면, 수도인에게는 구천상제님께서 설계하시고 옥황상제님께서 그 유지를 받들어 법방을 짜시고 도전님께서 터전을 마련하신 이번 판의 수도는 월드컵과 같은 의미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우리는 단지 우연히 이 도를 만난 것이 아니라 선천에 생을 거듭하며 수많은 세월 도를 닦았기에 이 마지막 판에 이를 수 있었다. 조상님들은 마치 월드컵 경기를 지켜보는 자국의 팬처럼 자손을 지켜보며 때론 도와주시고 때론 질책하며 응원하고 계실 것이다. 잘못된 길로 갈 때는 조마조마한 마음으로 지켜보기도 하고, 마음을 잘 먹고 자신의 겁액을 하나하나 뛰어넘는 자손을 볼 때 월드컵 경기에서 끊임없는 시도 끝에 골이 들어간 것 같은 기쁨을 누리실 것이다. 천지가 성공하기 위해 쓰임이 될 참된 수도인을 찾아 헤매는 천지신명들도 마찬가지 일 것이다.
최종예선에서 지역 1위로 왔더라도 혹은 작년 우승팀이었다고 해도 다음 월드컵 본선에선 원점으로 돌아가 다시 조별 예선을 해야 한다. 게다가 반드시 승리가 보장된 것이 아니듯이 자신이 전생에 엄청난 수도를 했다 하더라도 우리는 다시 종통이 살아있는 이 대순진리회의 수도장에서 마지막 ‘증명’을 해야 한다.
이 천지의 큰 도를 만났으니 이제 후천이 오기만을 기다리면 된다는 자세는 국가대표가 필드에서 멍하게 있는 것과 마찬가지로 무기력한 자세일 것이다. 치열한 지역 예선을 거쳐 마지막까지 경쟁하며 월드컵 본선이라는 무대에 섰듯이 우리도 그냥 쉽게 이 수도의 장에 서 있는 것이 아니기에 소극적으로 행동할 수는 없다. 단지 대순진리회에서 양위 상제님, 도전님이 계시다는 것을 알고 있다는 것만으로는 용화세계에 도착할 수 있는 충분조건이 갖춰진 건 아닐 것이다. 조상님들이 용화세계에 도착할 수 있는 차표 같은 것을 끊어 주신 게 아니기 때문이다. 이 수도의 장에 들어올 수 있는 입장권을 끊는 데 도움은 주셨지만 ‘증명’은 우리의 몫이다. ‘증명’을 해나가야 도와줄 수 있으실 것이다. 물론 이 큰 도를 아무나 만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단순히 경험하는 것이 아니라 매 순간 집중하며 내가 도통군자의 자격이 있음을 ‘증명’해야 하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러면 나는 어떻게 ‘증명’을 해야 할까?
지금 나의 숙제는 도의 일과 가정의 일을 잘 조화시키는 것이다. 10년 전 결혼을 통해 가정을 꾸렸지만, 아직 남편은 입도하지 않은 상태다. 다행히 내가 도의 일을 하는 것에 큰 반대를 하진 않지만 내가 마음을 잘 먹지 못하거나 감정에 휘둘려 안심, 안신이 되지 않을 때 가장 나를 시험하는 대상이기도 하다.
한번은 이런 말도 했다. “바로 옆에 있는 사람의 마음 하나 헤아리지 못하면서 무슨 해원상생을 이야기하느냐”고 말이다. 나는 무엇에 얻어맞은 듯 놀라 사과할 수밖에 없었다. 남편에게는 나의 모든 말과 행동이 대순진리회를 판단하는 기준이 된다. 남편이 바라는 것은 큰 것이 아니다. 깨끗한 집, 내가 아이들에게 화내지 않는 것을 일단 가장 원하고 있다.
나는 아이가 셋 있다. 결혼할 때부터 아이는 셋 이상은 낳아야겠다고 생각했고 그 염원은 이루어졌다. 하지만 아이를 키우는 것은 정말 큰 정성이 필요한 일임을 간과했었다. 이것이 나에게 큰 시험이다. 이제 살림과 육아를 통해 내가 정말 후천으로 넘어가길 바라고, 정말 사람다운 사람이 되길 원한다는 것을 ‘증명’해야 할 시점이 되었다.
부끄럽지만 나에게 가장 힘든 일은 집안 정리 정돈하고 청소하는 것과 같은 살림, 화내지 않고 세 아이를 키우는 것이다. 10년 가까이 출산과 육아를 하며 힘들 때마다, 내가 뒤처지는 건 아닌가 하는 불안감에 도장과 회관으로 달려가곤 했다. 그렇게만 하면 살림과 육아는 저절로 될 것이라고 착각했다. 몸을 부지런히 움직이지 않으면서 아이들이 잘 커나가기를 바라고 뜻대로 되지 않으면 쉽게 화내곤 했다. 게으름이 앞서면서 몸무게도 불고 그러다 보니 더 움직이기 힘들게 되는 악순환이 반복되었다.
선각분들은 항상 집안일도 부지런히 하고 아이들에게도 정성을 들여야 한다고 강조하셨지만 나는 그런 선각분들의 충고를 외면하곤 했었다. 이제 나는 ‘증명’해야 할 것 같다. 도의 일을 하기 위해 무엇보다 부지런히 움직여 청소하고, 아이들도 정성껏 돌보아야 한다. 한마디 교화보다 이런 나의 변화가 남편의 변화를 가져올 것이고 그것이 곧 포덕이 아닐까 한다.
물론 집안일만 보느라고 도의 일을 소홀히 하고 싶진 않다. 가능한 범위에서 기도도 모시러 가고 후각들도 챙기고 수강, 연수, 수호에도 참여할 것이다. 또한, 선각분들의 충고와 가르침을 마음으로 따르며 성경신을 다해 수도할 것이다. 그것이 내가 단순히 이 대순진리회 수도의 장을 ‘경험’하는 것이 아닌 정말로 후천 세계의 도통군자가 되고자 하는 수도인임을 ‘증명’하는 길일 것이다. 먼저 지금 옆에서 아옹다옹 다투고 있는 삼 남매를 어떻게 하면 내가 화내지 않고 정리할 수 있을지 조용히 심고 드려 본다.
<대순회보 205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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