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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강산이야기거북바위 전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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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교무부 작성일2018.02.19 조회6,461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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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집선봉과 세존봉 계곡에서 흘러내리는 개울이 만나는 곳에 합수목폭포가 있다. 폭포로서는 그리 크거나 아름다운 것은 아니지만 골짜기 안이 트여 있어 주변의 경관이 좋은 곳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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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여기서 계곡의 조금 위쪽에는 급경사로 된 넓은 너럭바위 위에 ‘백련폭포(白蓮瀑布)’가 있다. 흰 비단을 드리운 것처럼 하얀 물결이 흘러내린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이다. 그리고 백련폭포 옆에는 목을 길게 빼들고 쏟아지는 폭포의 물을 받아 마시려는 듯 주둥이를 내밀고 있는 모습의 바위가 두 개 있는데, 이것이 바로 ‘거북바위’이다. 이 바위와 함께 세존봉 동쪽 비탈면 꼭대기의 배 비슷하게 생긴 ‘배바위’에는 다음과 같은 전설이 전해오고 있다.

  옛날 자기의 생일을 며칠 앞둔 동해용왕이 신하들을 용궁에 불러놓고,  “듣거라! 내 생일잔치를 계기로 궁녀들의 옷을 흰 비단으로 해 입히고자 하니 즉시 그것을 구해오도록 하라.”고 명했다.

  용왕의 명령을 받은 용궁의 신하들은 며칠 밤을 지새우며 서로 머리를 맞대고 의논하였으나 뚜렷한 해결책을 찾지 못했다. 사실 바다에서 수백 필이나 되는 비단을 구해오라는 용왕의 분부는 그들에게 하늘의 별을 따오라는 것과 다를 바가 없었다. 그러나 용왕의 명령을 거역할 수 없었던 신하들은 수백 필의 비단을 구하고자 바다 속 곳곳으로 떠나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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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며칠 후 여러 신하들이 비단을 구해가지고 왔다. 그런데 그것들은 모두 검푸른색과 연초록색이 도는 비단들이었고 흰 비단은 찾아볼 수가 없었다. 이 사실을 보고받은 용왕은 “그대들이 구해 온 것을 보건대 아마도 흰 비단은 바다에 없는 물건인 것 같구나. 육지에 나가서 탐문해 보는 것이 좋겠다.”고 분부하였다.

  용궁의 신하들은 지상에 나가 흰 비단을 구해 올 일을 생각하니 더욱 난감했다. 때마침 마음씨 곱고 부지런하기로 소문난 거북이 형제가 용궁으로 들어왔다. 용왕 앞에 다가선 거북이 형제는 그 자리에 엎드려 아뢰기를 “임금님, 동해바다와 잇닿은 곳에 천하절경 금강산이 있사온데 이 산은 신령한 명산이어서 골짜기마다 흰 비단이 쉼 없이 흘러내려 몇 백 필쯤 구해오기는 쉬운 일로 아옵니다. 저는 얼마 전에 금강산에 가본 일이 있어 그곳으로 가는 길도 잘 알고 있습니다.”라고 하였다.

  거북이의 말에 귀가 솔깃해 진 용왕은 신하들에게 당장 거북이 형제를 금강산으로 보내 흰 비단을 구해 오도록 명했다. 신하들은 지체 없이 큰 배에 거북이 형제를 태워 금강산으로 보냈다.

  거북이 형제가 도착한 곳은 금강산 세존봉의 동쪽 비탈면이었다. 그들이 배에서 내려 아래 골짜기를 내려다보니 흰 비단이 흘러내리는 백련폭포가 있었다. 이미 금강산에 와보았던 형 거북이가 동생에게 길을 안내하면서 폭포가 있는 곳에 당도하였다. 그런데 이게 어찌된 일인가! 흰 비단이 흘러내리는 것으로 알고 왔는데 가까이서 보니 그것은 수정같이 맑은 물줄기였다.

  거북이 형제는 흰 비단을 구해 용궁으로 돌아오라는 용왕의 분부도 까마득하게 잊어버리고, 아름다운 산수풍경과 조화를 이루며 흘러내리는 폭포의 모습에 매료되었다. 그들은 맑고 깨끗한 물이 마음에 들어 한 모금 마셨는데 시원하고 향기로운 것이 비길 데가 없었다. 물을 마신 후 거북이 형제는 금강산의 절경과 아름다운 폭포의 모습에 도취되어 줄곧 그것만 바라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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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금 백련폭포 옆에 주둥이를 쑥 내밀고 폭포를 향해 있는 두 개의 거북바위는 흰 비단을 구하러 왔던 거북이 형제가 돌로 굳어진 것이라고 하며, 세존봉에 있는 배바위는 그때 그들이 타고 왔던 배가 돌로 변한 것이라고 한다. 

<대순회보> 67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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