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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각원남의 시비를 잘 이기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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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교무부 작성일2019.04.14 조회6,473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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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에 다니며 공부만 하다 20여 세에 도문(道門)에 들어왔다. 상제님의 진리에 대한 확신이 넘쳐 포덕 사업에 열정적으로 매진했다. 인생 경험은 많이 부족했지만, 젊은 패기와 스스로에 대한 자신감으로 조금 당돌하기까지 했던 것 같다. 나는 나보다 나이가 많은 수반들이 상당히 많았다. 적게는 서너 살부터 많게는 스무 살 정도까지. 선사 시절로 기억한다. 어느 날 방면 선감께서 나를 불렀다.

 

선감: 김선사! 나는 김선사가 참 믿음직스러워요. 그런데 몇몇 수반이 와서는 김선사가 나이도 어린데, 참 권위적이고 자꾸 자신들을 가르치려고 해서 거북스럽다고 하네요.

 

이 말씀을 듣는 순간 무척 당혹스럽고 억울한 생각이 들었다. 사실 나도 나이 많은 수반들이 부담스러웠다. 항시 형이나 삼촌 대하듯 하며 겸손하려고 무척이나 노력했었는데, 그런 사정을 헤아려주지 않고 자신들 입장에서만 말하니 내심 속이 상했다. 이런 마음이 표정에 그대로 드러났다. 이를 눈치챈 선감께서는 다정한 어투로 나를 위로해 주었다.

 

선감: 그래도 성실하게 수반들을 잘 챙겨주니 내 입장에서는 고마워요. 자~! 이런 걸 한번 생각해봅시다. 내 주머니 속에 없는 물건은 남이 아무리 내놓으라고 해도 내놓을 수가 없어요. 나에게 없으니까요. 무엇인가 있어야 내놓을 수 있는 법이지요. 마찬가지로 나에게 없는 허물은 드러나지 않겠지요. 김선사에게 권위적인 무언가가 있으니까 수반들이 그렇게 말하는 거예요. 물론 본인은 인식하지 못하겠지만 …. 이것도 우리 김선사가 겪어야 할 수도 과정인 것 같아요. 항상 수반들을 위해 희생하고 봉사한다는 마음으로 겸손하게 행동해 나가다 보면 금방 해결될 겁니다. 힘내세요!

 

선감의 따뜻한 위로와 가르침은 나에게 큰 힘이 되었다. 이후로 항상 겸손하게 처신하려 노력하였고, 수반들을 챙길 때면 양 어깨를 여러 번 흔들흔들하여 힘을 빼고 난 후 약간 아래로 늘어뜨린 상태에서 마주하였다. 하지만, 수반들의 이러한 불평은 계속하여 들려왔다. 그럴 때마다 ‘나는 권위적으로 대하지 않는데, 왜 자꾸 그렇게 보는 거야!’라는 한탄과 더불어 주체할 수 없을 정도로 억울하고 서운한 마음이 물밀듯이 밀려왔다. 그래도 이런 마음을 달래 가며 더 겸손하게 처신하려고 노력하였다. 기도시간이면 상제님께 이 문제에 대해 얼마나 심고 드렸는지 모르겠다. 또 “바람도 불다가 그치나니 남의 시비를 잘 이기라. 동정에 때가 있나니 걷힐 때에는 흔적도 없이 걷히나니라.”(교법 1장 28절)는 상제님의 말씀을 되새기며 내 책무를 다하고자 열심히 정진해 나갔다.

 

이렇게 대략 일 년의 시간이 흘렀을 것이다. 주일 기도를 모시려고 시립(侍立)해 있는데, 갑옷을 입은 장수가 고개를 떨군 채 서있는 모습이 마치 환영처럼 내 옆에서 어렴풋하게 어른거리는 듯했다. 무척이나 신기한 일이었다. 더군다나 이날 기도를 모시는 중에 양쪽 어깨에서 무언가 묵직한 꺼풀 하나가 벗겨지는 것 같은 기분이 들었다. 몸 전체가 그렇게 가뿐하고 상쾌할 수 없었다. 이 믿기 어려운 일을 겪고 나서 권위적이라거나 가르치려고 한다는 등의 말을 수반들에게 더 이상 들을 수 없었다. 이러한 경험을 통해 나는 크나큰 교훈을 얻었다. 나에 대한 시비를 들으면 먼저 나에게 그러한 문제가 있지는 않나 돌아보는 것을 항상 잊지 않았다. 이렇게 함으로써 남의 시비를 잘 이겨낼 수 있었다. 수도인은 항상 자신의 허물을 고치고 부족한 부분을 채워서 인격을 완성해가는 사람이 아니겠는가? 남이 말하는 시비의 옳고 그름을 따지는 것보다 나의 수도가 더 중요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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