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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각문서천서역국으로 복 받으러 간 총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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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교무부 작성일2018.06.06 조회6,740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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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옛날 어느 마을에 지지리도 복이 없는 총각이 살고 있었다. 아주 어려서 부모님을 여의고 남의 집 머슴살이를 하며 자랐는데, 어른이 되어서도 도무지 제대로 되는 일이 없었다. 농사를 지었다 하면 흉년이 들고, 장사를 했다 하면 손해를 보았다. 그나마 좁쌀죽 한 사발에 간장 한 종지로 하루 두 끼를 겨우 먹었다.

  그러다 보니 나이 서른이 넘도록 장가도 못 들고, 한숨이 절로 나왔다. 이렇게 날마다 신세 한탄을 하다가 하루는 크게 결심을 했다. “듣자니 저 서천서역국에 가면 부처님이 계신다던데, 부처님을 찾아가 내게도 복을 좀 달라고 졸라 보기라도 해야겠다.”

  총각은 그날로 괴나리봇짐을 싸 가지고 길을 떠났다. 길도 제대로 모르고 그저 서천서역국이라니까 해 지는 쪽으로만 하염없이 걸어갔다. 낯선 곳에서 날은 어두워지는데, 배도 고프고 다리도 아파졌다. 그때, 멀리서 불빛이 하나 깜빡거리는 것을 보고 서둘러 불빛을 찾아갔다. 가까이 가보니 번듯하게 잘 지은 기와집 한 채가 있었다. 대문을 두드리니 달덩이 같은 얼굴의 여인네가 고개를 내밀며, “누구신데 이 밤에 문을 두드리십니까?” 하고 물어 사정을 이야기하니 들어오라 했다. 사랑채를 내주고 뜨끈한 저녁상까지 주어 잘 먹고 나니, 어쩐지 좀 이상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총각은 여인에게 이 큰집에 혼자 사느냐고 물었다. 그랬더니, 여인이 하는 말이, “몇 해 전에 이 집으로 시집을 왔는데 시집온 지 얼마 안 되어 그만 신랑이 덜컥 죽고 혼자서 이 집에 몇 해째 외롭게 살고 있습니다. 듣자니 총각께서는 부처님께 복을 타러 간다니 가시거든 제 부탁도 하나 전해 주십시오.” 하는 것이었다.

  총각이 물었다. “무슨 부탁입니까?” “제 신랑감을 하나 구해 달라고요.” 총각이 선선하게 그러마 하고 사랑채에서 하룻밤을 묵고 다시 길을 떠났다. 산과 물을 몇 개나 건너가다 보니 어느 경치 좋은 곳에서 댕기동자 세 명이 풀을 둘러싸고 노래를 하고 있었다. “신선초야. 신선초야. 꽃을 피워라. 꽃을 피워야 너는 열매를 맺고 꽃을 피워야 우리는 신선이 된다.”

  총각이 궁금해서 가까이 가서 물었다. 댕기동자들이 입을 모아 이야기했다. “우리는 신선이 되려고 삼십 년 동안 도를 닦았다오. 마지막으로 이 신선초의 꽃을 피우는 도를 닦고 있는데 심은 지 삼 년이 다 되도록 꽃이 피질 않는구려. 그런데 댁은 어디 가는 길이오?” “예, 저는 부처님께 복을 받으려고 서천서역국으로 가는 길입니다.” “그래요? 그거 참 잘 됐구려. 이왕 가는 길이니 부탁 하나 합시다. 부처님을 뵈면 신선초의 꽃이 왜 안 피는지 좀 여쭤 봐 주구려”.

  총각은 이번에도 선선히 승낙하고 다시 길을 떠났다. 또 산과 물을 몇 개나 건너갔는데 가다 보니 아주 큰 강이 나타났다. 물결은 출렁출렁하는데 나루도 없고 배도 없는 이상한 강이었다. “허어, 낭패일세. 이리 험한 강이 가로막고 있으니 건널 수도 없고, 그렇다고 그냥 돌아갈 수도 없고, 이를 어쩌나. 역시 나는 복이 없는 놈이야.” 이렇게 속을 끓이고 있을 때였다. 갑자기 강물이 부글부글하더니 집채만 한 이무기가 고개를 쑥 내밀며 사람처럼 말을 걸었다. “댁은 누구인데 거기 그러고 서 있소?” “서. 서. 서. 서천서역국으로 복 받으러 가는 총각이라오.” 총각이 얼떨결에 말을 받았다. “그러면 이 강을 건너야겠구려.” “그야 이르다 마다요.” “내가 이 강을 건너게 해 줄 테니 내 부탁을 하나 들어 주려오?” “무슨 부탁인데요?” “나는 용이 되어 하늘로 올라가려고 이 강에서 천 년을 살았는데 어찌 된 일인지 아직도 이무기로 살고 있지 뭐요. 그 까닭을 좀 알아봐 주오.” “그야 어렵지 않지요. 여쭤 봐 드리겠습니다.” 총각은 이번에도 승낙하고 이무기 등에 업혀 강을 건넜다. 또 산을 몇 개 넘고 물을 몇 개 건너서 마침내 서천서역국에 이르렀다.

  총각은 부처님 앞에 넙죽 엎드려 큰절을 올리고는 찾아온 내력을 털어놓으며 “부처님! 제게도 남들처럼 복을 좀 주십시오.” 그러자 부처님이 그 말을 다 듣고 물었다. “그래. 넌 어느 때에 태어난 누구냐?” “예, 저는 아무 해 아무 날 아무 시에 태어난 아무개라 합니다.” 그러자 부처님이 두툼한 장부를 하나 꺼내 들고 뒤적거리더니 딱한 듯이 혀를 끌끌 차며 말하기를, “허허, 안됐지만 너는 타고난 복이 그것뿐이구나. 이걸 보아라. 이건 사람마다 타고난 복을 적어 놓은 ‘복장부’란 것인데 네 복이 여기 쓰여 있다.” 총각이 고개를 쭉 빼고 들여다보았더니, 제 이름 석 자 다음에 타고난 복이랍시고 적혀 있는 것이 달랑 ‘좁쌀 한 됫박, 그것도 작은 됫박으로’ 총각이 기가 막혀서 눈물을 뚝뚝 흘리며 복을 더 달라고 통사정을 했다.

  부처님이 말하기를 “하늘이 정한 복이 그것뿐이면 사람이 스스로 복을 늘릴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총각은 하는 수 없이 “좋습니다. 하오면 제 복은 그렇다 치고, 오는 길에 남들한테 부탁을 받은 것이 있사오니 그거라도 좀 해결해 주십시오.” 하고는 달덩이 여인네랑 댕기동자 세 명이랑 이무기가 부탁한 것을 풀어놓았다. 그러자 부처님은 “허! 그건 아주 쉬운 일이구나.” 하며 얼굴이 밝아지더니 답변해주었다.

  “이무기는 여의주를 입에 물고 있어야 하는데, 욕심에 여의주를 두 개나 물고 있어서 무거워서 못 올라간 것이다. 신선초를 심은 땅 밑에 황금 덩이가 하나 묻혀 있어 뿌리가 물을 잘 못 빨아들이니 꽃이 안 피는 것이고, 달덩이 여인네는 혼자되고 난 뒤에 맨 처음 만난 남자가 천생연분 새 신랑감이라고 그래라.”

  총각이 다시 길을 떠나 강가에 도착했다. 이무기가 목을 빼고 기다리고 있었다. “그래, 부처님께 물어보았소?” “물론이지요, 당신은 여의주 하나를 버려야 용이 된다고 합니다.” 이무기는 총각을 강 건너까지 데려다주고는 얼른 여의주 하나를 뱉어 총각에게 주었다. “정말 고맙소. 이건 심부름 값이오.” 그러고는 곧장 용이 되어 하늘로 올라갔다.

  또 가다가 댕기동자들을 만났다. “그래, 부처님께 물어보았소?” “물론이지요, 신선초 밑에 황금덩이가 있어서 그렇답니다.” 댕기동자들이 얼른 황금덩이를 파냈다. “정말 고맙소, 이건 심부름 값이오.” 댕기동자들은 황금덩이를 총각에게 주었다. 그러고는 모두 신선이 되어 하늘로 올라갔다.

  마지막으로 달덩이 같은 얼굴의 여인네 집에 들렀다. “그래, 부처님께 부탁을 전해 드렸나요?” “물론이지요, 혼자되고 난 뒤에 맨 처음 만난 남자가 천생연분 새 신랑감이니 그 남자를 찾아서 혼인하라고 합디다.” 그러자 달덩이 여인이 총각을 와락 끌어안았다. “서방님! 이제야 천생연분을 만났군요!”

  총각이 깜짝 놀라며, “아이쿠! 그게 무슨 말씀입니까? 어서 절 놓아 주세요. 저는 장가들 복도 없는 놈이라고요.” 달덩이는 더욱 꽉 끌어안았다. “서방님이 바로 제가 혼자된 뒤에 맨 처음 만난 남자랍니다.” 그제야 총각도 비로소 얼굴빛이 황홀해지면서 그녀를 담쏙 끌어안았다. 그렇게 해서 총각은 커다란 기와집에서 달덩이 같은 각시와 함께 아들딸 낳고, 손주며느리 볼 때까지 오순도순 깨가 쏟아지게 아주 잘 살았다.01

   

  이 이야기는 우리나라에서 예부터 전해오는 설화입니다. 이 이야기의 핵심은 부처님의 말씀처럼, 복은 누가 누구에게 주는 것이 아니라 ‘복은 스스로 구하는 것’입니다. 총각이 타고난 복은 비록 얼마 되지 않지만, 서천서역국에 부처님을 뵈러 가면서 남을 잘 되게 하려는 마음을 품고 도와서 결국 그들이 잘되었고, 그 여음으로 자신이 큰 복을 받게 되는 교훈적인 내용입니다.

  『전경』 교법 1장 2절에 상제님께서 다음과 같이 말씀하셨습니다. “우리의 일은 남을 잘 되게 하는 공부이니라. 남이 잘 되고 남은 것만 차지하여도 되나니 전 명숙이 거사할 때에 상놈을 양반으로 만들고 천인(賤人)을 귀하게 만들어 주려는 마음을 두었으므로 죽어서 잘 되어 조선 명부가 되었느니라.” 이처럼 상제님의 유지에 따라 도전님께서는 훈회를 통해 “남을 잘되게 하라”를 강조하셨습니다.

  또한 “남을 잘 되게 함은 상생대도의 기본원리이요, 구제창생의 근본이념”02입니다. 도전님께서는 “척을 짓지 말고 남을 잘 되게 하여 해원상생의 대도의 윤리를 실천하라.”03고 하셨습니다. 여기에 우리의 양대 진리인 해원상생과 보은상생이 담겨 있습니다. 우리는 도전님의 훈시처럼 상생의 대순진리를 화합·단결하여 상부상조해 나아가 각자의 직분과 역할에 성경신을 다하여 수명과 복록을 쌓아 후천 오만 년 운수대통해야 하겠습니다.  

<대순회보> 188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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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1 김장성, 『서천서역국으로 복 받으러 간 총각 』, (서울: 한솔교육, 2001) 참조.

02 『대순진리회요람』, p.20.
03 『대순지침』, p.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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