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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각원화를 잘 받아 넘겨야 복이 이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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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교무부 작성일2018.08.20 조회6,866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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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도생활을 시작한 지 십여 년이 지나 상급임원이 되었다. 하지만, 사랑하는 가족을 포덕(布德)하지 못한 것이 마음에 숙제처럼 남아 있었다. 우리 가족의 눈에 나는 늘 어린 딸이고 장난 심한 동생일 뿐이었다. 도담(道談)을 하려 해도 네가 뭘 아느냐며 무시했다. 그러다가 결혼을 했고, 남편은 친정 행사가 있을 때면 꼭 시간을 내서 같이 갔다. 친정 오빠랑 동갑이어서 그런지 남편은 오빠랑 깊은 대화를 잘하는 것 같았다. 그렇게 얼마의 시간이 지나고 남편이 친정 식구들에게 입도(入道)를 권했다. 내 이야기는 귓등으로도 안 듣던 식구들이 그러자고 했다. 몇 년 간의 숙제를 남편이 해결해 준 것이다.

 

 

입도식을 하고 이제는 교화(敎化)를 듣지 않을까 하는 기대로 친정에 자주 갔지만, 교화를 하기엔 여전히 집안의 막내였다. 하지만, 남편은 틈날 때마다 교화를 했다. 아마도 오빠랑 소통이 잘 된 덕분에 교화도 잘 들었던 것 같다. 작년 추석 때 남편이 오빠한테 기운을 바꿔보라며 기도 모실 것을 권했다. 오빠는 올케언니랑 같이 기도를 모시기로 했다. 그렇게 약속을 하고 한 달에 한 번씩 오빠 집으로 기도를 모시러 갔다. 기도를 모시고 식사도 하며 더 많은 이야기를 했다. 그런 자연스러운 시간 속에서 교화가 이어졌고 월성도 모시게 되었다. 정말 이게 무슨 복인가 싶었다. 그렇게 오래 교화하려고 해도 안 되던 것이 술술 풀려나갔다. 고맙기 그지없었다.

 

아! 그런데 문제가 터졌다. 오빠는 회사로부터 재정이 어려워져 기본급은 지급할 테니 출근하지 말고 당분간 대기하라는 통보를 받았다고 한다. 매달 지출할 생활비가 정해져 있는데, 참 난감한 일이 생긴 것이다. 도를 믿으면 삶이 더 나아질 거라 믿고 있을 텐데, 오히려 힘들어진 것을 어떻게 설명해야 할지 머리가 터질 것 같았다. 그런데 남편이 “형님! 이럴수록 더 정성 들여 수도해야 합니다. 상제님께서도 ‘나를 따르는 자는 먼저 복마의 발동이 있으리니 복마의 발동을 잘 견디어야 해원하리라’고 하셨거든요. 잘 참고 견디며 정성을 다해 보세요”라며 너무도 당당하게 말하는 것이었다. 그 말을 듣고 오빠도 그렇게 이해하며 각오를 다지는 눈치였다. 귀하게 자란 오빠는 힘든 일을 잘 견뎌내지 못하는 편이었는데, 남편의 말에 마음을 잘 추슬렀다. 올케도 이번 기회에 수도 좀 열심히 해보라며 오빠에게 힘을 실어줬다.

 

아무튼, 회사를 쉬는 덕분에 오빠가 기도를 자주 모실 수 있었다. 시간이 맞는 날엔 회관에 와서 수련도 했고, 상제관(上帝觀)을 비롯하여 듣는 교화의 수준도 달라졌다. 그러다가 지난달에 월성을 모시러 갔더니, 회사에서 오빠만 출근하고 부하 직원 둘을 퇴사시키기로 했다 하기에 차마 그렇게 할 수 없어 본인이 사표를 냈다고 한다. 순간 내 가슴이 철렁했다. ‘심약한 우리 오빠가 많이 힘들어 할 텐데, 이를 어떻게 하나 …’라며 한숨이 나왔다. 그런데 며칠 후 반가운 소식을 전해왔다. 사장이 오빠의 인간성에 감동하여 주변에 이야기했더니 자기 회사로 꼭 보내달라는 친구가 있다며 소개해 주었다고 한다. 저번 회사보다 좀 더 좋은 대우를 받고 다음 달부터 출근하게 되었다며 기뻐했다. 난 안도의 한숨이 저절로 나왔다.

 

흔들리지 않고 기도 모시며 따라온 오빠와 잘 챙겨준 남편이 정말 고마웠다. 나 역시도 수도과정에서 많은 어려움을 겪었지만, 피붙이 오빠라서 그런지 감회가 남달랐다. 우리 삶의 모습이 천태만상인 것처럼 그에 따른 화복 또한 다양한 형태로 닥쳐온다. 누구나 화를 피하고 싶지만 그런 방법이 있을까? 중요한 것은 화를 대하는 나의 마음인 것 같다. 화가 닥쳤을 때 만약 분노하거나 두려워하며 평정심을 잃고 흐트러진 삶을 산다면, 정작 복이 왔을 때 그것을 잘 받아 누릴 수 있을까? 상제님께서 “자고로 화복이라 하나니 이것은 복보다 화를 먼저 겪는다는 말이니 당하는 화를 견디어 잘 받아 넘겨야 복이 이르느니라”(교법 1장 19절)라고 하신 말씀이 이번 일을 통해 절절하게 마음에 다가왔다.

 

 

<대순회보 207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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