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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교무부 작성일2021.02.20 조회3,997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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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무부 신상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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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옛 속담에 “잘되면 제 탓 못되면 조상 탓”이란 말이 있다. 일이 잘되면 자기 덕이라 여기고 일이 안 되면 그 책임을 남에게 돌리는 경우를 주변에서 종종 보게 된다. 살면서 남 탓 한번 안 한 사람이 얼마나 있을까? 남 탓을 한다고 일이 해결되는 것도 아닌데 남의 탓만 한다면 서로 간에 사이가 멀어질 뿐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벗어날 근본적인 대책은 바로 자기반성을 하는 것이다. 

  『대순지침』에 “자기를 반성하여 보지 않고 불만과 불평을 감정화하여 고집한다면 스스로 상극(相克)을 조장하는 것이다.”01라고 하였듯이 우리는 어떠한 잘못된 일에 타인을 탓하며 불평하지 않고 먼저 진심으로 자신을 반성해야 한다. 이와 유사한 내용의 옛 사자성어로 ‘내시반청(內視反聽)’이란 말이 있다. 이 말은 『사기』 「상군열전(商君列傳)」편에서 상앙(商鞅)이 진(秦)나라의 재상이 된 10년 후 조량(趙良)이라는 선비에게 자신이 진나라를 다스리는 것이 못마땅한지를 묻자 조량이 대답한 내용에 나온다.

 

 

  “반성하면서 타인의 말에 귀 기울이는 것[반청(反聽)]을 총(聰)이라 하고, 마음속에 있는 눈으로 들여다보는 것[내시(內視)]을 명(明)이라 하며, 자신을 이기는 것을 강(强)이라 합니다. 순임금은 스스로 낮추면 더욱더 높아진다고 했습니다. 순임금의 도를 따르시면 됩니다. 저의 의견을 물을 것도 없습니다.”02

 

 

  ‘내시반청(內視反聽)’에서 ‘내시(內視)’는 자아 성찰을, ‘반청(反聽)’은 자기 마음속의 말에 귀 기울이며 남의 의견을 경청하는 것을 뜻한다. 따라서 내시반청은 남을 탓하기에 앞서 먼저 자신의 언행에 대하여 잘못이나 부족함이 없는지 돌이켜 보고, 여러 사람의 의견을 경청해야 함을 이르는 말로 ‘반청내시(反聽內視)’라고도 한다. 조량은 ‘반청’을 귀 밝을 총(聰)이라 하고, ‘내시’를 밝을 명(明)이라 하였다. 그러므로 반청내시는 자기 내면은 물론 남의 이야기를 잘 들어 슬기롭고 도리에 밝다는 의미의 ‘총명(聰明)’과 같은 의미로도 이해할 수 있다. 

  『사기』의 내용에서 상앙은 강력한 법치주의 정책을 펴 중앙집권 체제를 공고히 하고 나라를 부강하게 만들었으나, 지나치게 엄격한 법 집행으로 여러 귀족과 대신들에게 반발을 샀다. 재상에 불과한 그의 명령이 백성들에게 영향을 끼치는 정도는 왕의 명령보다도 깊고, 백성들이 그의 부름에 호응하는 것이 왕의 명령보다도 신속할 정도였다. 그런데도 상앙은 조량의 말을 듣고도 반성하지 않은 채 부유함을 탐내고 정치를 독단적으로 행하였다. 결국, 그는 진나라 왕이 죽자 자신이 처벌하였던 공자 건(虔)에 의해 처참하게 거열형(車裂刑)에 처형되었다.03 

  상앙은 사람들이 왜 자신을 못마땅해하는지 이해하질 못했다. 자신을 반성하지는 않고 권력에 눈이 멀어 자기가 행하고 있는 정치가 올바른 것이라 믿었기 때문이다. 상앙은 위나라의 장군 앙(卬)을 속여 15개 읍을 빼앗았다. 이렇게 정당하지 못한 자신의 행위는 반성하지 않고 진나라의 태자가 자신이 만든 새로운 법을 위반하자 처벌하려고 하였다. 진나라의 태자는 왕의 후사로 형벌을 줄 수 없는 상황이었다. 자신은 부당하게 일을 하면서 자신이 만든 엄격한 법에 위반되면 그 누구든 처벌하려고 한 것이다. 상앙이 조량의 조언을 듣고 반성하여 바르게 정치를 했다면 그의 최후는 비극적이지 않았을 것이다.

  내시반청에 관한 내용을 『전경』에서도 찾아볼 수 있다. 행록 4장 37절에 상제님께서 문공신에게 허물을 뉘우치고 습성을 고치지 않으면 앞날에 난경이 닥칠 것이라고 말씀하셨다. 이 내용은 자기반성을 하고 바르게 실행하지 않으면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는 충고이다. 그리고 교법 2장 28절에는 김형렬이 술에 취한 예수교 신자 김중구(金重九)에게 심한 곤욕을 겪었을 때 상제님께서 김형렬에게 청수를 떠 놓고 허물을 살펴 뉘우치라고 말씀하셨다. 이 성구는 상제님께서 당장에 억울하다고 생각이 드는 일을 겪을지라도 타인을 탓하지 말고 스스로 자신의 잘못을 살펴 반성해야 함을 강조하신 내용이라 할 수 있다. 김형렬의 경우에 자기 성찰을 먼저 한다는 것은 쉽지 않다. 그러나 상제님의 말씀을 잘 듣고 반성했기에 자신의 허물을 벗을 수 있었다. 즉, 제대로 자기 성찰을 하기 위해서는 타인이 나를 위해 말해주는 의견을 잘 듣고 고치려 노력하는 것이 중요하다.

  수도하는 수도인이 꼭 지켜야 할 수칙에 내시반청과 유사한 의미로 ‘일상 자신을 반성하여 과부족이 없는가를 살펴 고쳐 나갈 것.’이라는 내용이 있다. 수도하면서 남이 나의 진심을 몰라준다 하여 원망하거나 마음을 저버리지 말고 항상 먼저 자신을 성찰해야 한다. 그리고 남의 의견을 경청하여 잘못된 점은 고치고 진심으로 상대방을 대한다면 상생으로 평화롭게 수도를 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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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1 『대순지침』, p.92. 

02 사마천, 『사기』 열전 上, 정범진 역 (서울: 까치, 1995), p.96 참조: “反聽之謂聰 內視之謂明 自勝之謂强 虞舜有言曰 自卑也尙矣 君不若道虞舜之道 無爲問僕矣.”

03 같은 책, pp.89-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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