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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종교<1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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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안신 작성일2017.02.20 조회2,976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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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신 (安信)

(배재대 종교학 교수, 철학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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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종교의 대표적 유형들

 

  신종교(new religion) 혹은 신종교운동(new religious movement)은 1960년대와 1970년대를 전후로 등장한 새로운 종교현상들을 통칭하는 용어로 사용되고 있다. 이 운동들은 주로 서구 지성사회를 개혁하려는 운동과 깊은 관련을 맺고 있으며 과학교(Scientology), 통일교(Unification Church), 창가학회(Soka Gakkai International), 하레 크리슈나(Hare Krishna) 운동 등에서 확인되는 것처럼 미국, 한국, 일본, 인도를 비롯하여 아프리카, 라틴아메리카, 캐리비안 지역 등으로까지 널리 확산되어 범지구적으로 일어나고 있는 종교운동이다. 이와 같은 급격한 변동성과 교리적 유동성 때문에 신종교전문가들도 신종교운동의 정확한 교세와 신도수를 파악하기가 무척 힘든 상황이다. 그러나 보다 심도 있는 이해를 위하여 현대 신종교운동들을 몇 가지 하위그룹으로 분류해 보면 다음과 같다.

 

  1) 기독교의 맥락에서 형성된 신종교들에는 찰스 러쎌의 여호와의 증인(Jehovah’s Witness), 조셉 스미스의 예수 그리스도 후기성도의 교회(몰몬교), 윌리엄 밀러의 제7일 안식일 예수재림교회, 문선명의 통일교, 노엘 스탠톤의 예수군대(Jesus Army), 데이빗 버그의 국제가족회(The Family International) 등이 포함된다.

  
  2) 이슬람의 맥락에서 형성된 신종교들로서 바하올라의 바하이신앙(Bahai Faith), 파드 무함마드의 이슬람국가회(Nation of Islam), 미즈라 아흐마드의 아흐마디야운동(Ahmadiyya), 무함마드 이븐 압둘 와하브의 와하비즘(Wahhabism) 등이 있다.

 

  3) 동양의 철학과 사상에 영감을 받은 신종교들은 박티베단타 프라부파다의 국제크리슈나의식회(International Society for Krishna Consciousness), 마하리쉬의 초월명상(Transcendental Meditation), 데니스 링우드의 삼보불교회(Triratna Buddhist Community), 마끼구찌의 창가학회 등을 포함한다.

 

  4) 미확인물체(UFO)와 관련된 신종교들에는 라엘의 라엘리안 운동(Raelian movement), 보니 네틀의 천국의 문(Heaven’s Gate), 조오지 킹의 에테리우스회(Aetherius Society), 이보 벤다의 우주의 사람들(Universe People), 노만 부부의 우나리우스과학회(Unarius Academy of Science) 등이 있다.

 

  5) 자아수련과 관련된 신종교들에는 호세 실바의 실바 마인드 콘트롤(Silva Mind Control), 헬렌 슈크만의 기적수업(A Course in Miracles), 마이클 머피의 에살렌 연구소(Esalen Institute), 우명 우승철의 마음수련, 일지 이승헌의 단월드 등이 포함될 수 있다.

 

  6) 뉴 에이지 운동과 관련된 신종교들로는 엘리자베스 프라핏의 보편승리교회(Church Universal & Triumphant), 헬레나 불라바스키와 헨리 올코트의 신지학회(Theosophical Society), 아일린 카디의 핀드온재단(Findhorn Foundation) 등을 들 수 있다.

 

  신종교들은 다양한 시간적 기원을 가지고 있지만 주로 2차 세계대전을 전후로 등장하여 그 영향력을 크게 성장시킨 종교공동체들이다. 이 공동체의 창시자나 지도자는 독특한 교육이나 계시의 내용을 통하여 신종교의 기초를 형성하였고 점차 신자를 늘여나갔다. 대부분 신종교들은 주류 사회와 구별되는 독특한 공동체를 형성하며 독특한 신념과 의례의 방향을 제시하였다. 따라서 이전에 주류 종교들 안에서 형성된 전통적인 흐름들과는 확연히 구별되는 혼합적이며 절충적인 성격을 보여준다. 신종교의 가르침에는 현대사회의 문제점으로서 흔히 지적되어 온 지나친 물질주의와 자본주의에 대한 저항의 정신이 담겨 있거나 급속한 세속화에 대한 영적인 대응과 재생의 분위기가 강조되기도 한다. 이 점에서 신종교운동은 개인의 자립적인 영적 성장을 도모하며 새로운 공동체적 삶의 회복과 통합을 모색하고 나아가 마약과 술로부터 도덕적 자유를 준다는 점에서 현대사회의 생활방식을 혁신하고 대체하는 혁신적인 삶의 방식이기도 하다.

 

 

신종교의 주요 특징

 

  신종교운동은 창가학회와 신명회(Divine Light Mission)의 사례처럼 1945년 이전에도 존재했지만 대부분의 경우에는 양차 세계대전이 끝나고 1960년대와 1970년대를 거치면서 더욱 두드러졌다. 서양의 신종교들은 일반적으로 미국에서 최초로 형성되어 영국을 통하여 유럽으로 유입되는 경우가 많았지만 통일교와 하레 크리슈나 운동의 경우처럼 아시아에서 형성되어 미국을 통하여 세계로 확산되는 경우도 있다. 멜라네시아의 화물숭배(cargo cult), 브라질의 움반다(Umbanda), 인도네시아의 수버드(Subud) 등의 경우처럼 특정한 지역에 국한되는 사례들도 발견된다. 그러나 통일교의 경우처럼 다양한 사회단체와 기업을 국제적 규모로 운영함으로써 국경과 인종을 초월한 다각적인 포교활동을 벌이고 있는 신종교들도 있다.

  신종교들은 외견상 무척 다양한 모습을 보이지만 권위, 경전, 가족, 여성의 역할에서 뚜렷한 차이를 보인다. 리더십의 차원에서 카리스마를 지닌 남성 지도자를 중심으로 헌신적인 여성신도들이 모여드는 가부장적인 분위기와 계층구조를 유지하며 공동체를 운영해 나가는 신종교들이 많다. 이는 평등과 이타주의를 강조하는 뉴 에이지 운동과는 큰 차이를 보이는 대목이다. 신종교들은 대체로 피라미드식의 구조를 가지고 있어 조직의 최고점에 리더십을 지닌 지도자가 있고 구조의 중간에 공동체를 전체적으로 관리하는 중간리더들이 자리를 잡고 구조의 가장 밑바닥에 일반 신자들이 포진되어 있다. 그러나 이러한 구조에서 지도자가 세력을 잃거나 사망하는 경우에는 공동체의 지도력에 큰 공백이 남게 되어 불가피하게 변화를 겪기도 한다. 신종교의 추종자들은 사회적 자아를 극복하고 참된 자아를 발견하기 위하여 명상이나 참선의 방식을 차용하거나 과학적인 심리치료의 방식들을 사용하기도 한다. 그러나 카리스마를 지닌 지도자에 대한 지나친 헌신이 때때로 공동체 안에 맹신적 행위를 발생시키고 개인에게 희생을 강요한다는 약점을 갖는다.

  지도자들은 기존의 종교들이 지닌 경전들에 새로운 해석을 내리는 방식으로 권위를 강화해 나가기도 하는데 통일교의 『원리강론』 처럼 기독교 계통의 신종교에서는 『성서』를 경전으로 사용하는 경우도 있다. 지도자들은 신과 인간을 매개하는 중재자나 예언자로 간주되기도 하고 여성을 매개로 신적 존재와 소통하기도 한다. 인도에서 유래한 신종교들은 『베다』나 『바가바드기타』 등의 경전을 사용한다. 지도자들의 강연이나 어록들은 신도들에 의하여 편집되고 문서로 출판됨으로써 공동체의 방향을 상황에 따라 결정하는 근본적인 기준을 제시하는 강력한 권한을 갖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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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통일교의 합동결혼식 장면

  

  신종교의 지도자들은 영적인 부모로 여겨지고 신도들은 그들의 자녀로 간주된다. 혈연적인 관계와 구별되는 종교적 관계에 기초한 새로운 가족의 개념이 형성되는 것이다. 예를 들어, 보편승리교회에서는 그 창시자를 ‘구루 마’(Guru Ma)라고 부르며 모성적 관계를 만들어 나간다. 영적인 지도자들은 문제가 가득한 세상을 구할 초월적 지식을 가지고 있으므로 이러한 공동체에서 이탈한 사람들은 배교자나 거룩한 약속의 파기자로 공동체의 비판을 받게 된다. 이러한 가족의 개념은 재산을 공유하는 지상천국으로서의 이상촌을 설립하는 방향으로 발전한다. 나아가 신종교 공동체에서 여성의 역할은 주요 종교들의 가부장적인 분위기를 쇄신하는 분위기로 진행되기도 하지만 반대로 그러한 분위기를 보다 더 강화하는 방향으로 발전하기도 한다. 신종교 공동체가 교리적으로 상당히 개방적인 경향을 가지고 있지만, 현대사회의 물질문명이 보여주는 빠른 변화와 비교해 볼 때, 사회제도로서 종교적 세계관의 변화는 더디게 진행되기 때문이다. 나아가 신종교 안에서 여성의 역할이 예외적으로 강화되더라도 제도적인 리더는 남자에 국한되는 경우가 많다. 그리고 일부 신종교 단체 혹은 일부 신자들에 의하여 조장된 논란의 불길이 전혀 관련이 없는 다른 신종교들 혹은 교단 전체에 적용되는 일반화의 오류가 사회 안에서 일어나서 퍼지기도 한다.

 

 

신종교에 대한 객관적 연구

 

  신종교의 정확한 통계를 파악하는 일은 거의 불가능하다. 캘리포니아대학교의 산타 바바라 캠퍼스에 미국종교연구소를 설립한 고든 멀튼(J. Gordon Melton, 1942-) 교수는 미국에 600여 개 정도의 신종교가 활동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하고 있으며 런던대학교의 종교사회학자 피터 클락(Peter Clarke, 1940-2011) 교수는 1945년 이후로 영국에서 약 450여 개의 신종교가 형성되어 유럽대륙으로 전이되어 확산된 것으로 보고 있다. 한편 런던정경대의 아일린 바커(Eileen Barker, 1938-) 교수는 유럽에 약 2천여 개의 신종교가 있고 세계적으로는 수만 개의 공동체가 있는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신자들의 공동체에 헌신하는 정도에 따라 핵심회원과 준회원 그리고 다양한 방식의 지지자들이 존재하고 있는데, 때로는 신자가 두 가지 이상의 종교공동체에 중복하여 활동하고 기존의 제도종교에 속하면서 동시에 신종교와 느슨한 관계를 맺기도 한다. 반대로 신종교 공동체에서 탈퇴하는 과정에서 핵심회원의 자격에서 준회원의 자격으로 주변으로 밀려 맴돌다가 최종적으로 공동체를 떠나는 경우도 있다. 이러한 회원의 중층성이 신종교 신자수를 파악하는 데 어려움을 더하고 있다.

  회원의 규모도 내외적 요인에 영향을 크게 받는 편이다. 신종교가 공동체의 활동센터를 이동하거나 구조를 개편할 때 혹은 공동체의 신관, 우주관, 포교전략에 변화가 생기거나 창시자와 지도자가 변심하거나 사망한 경우에 크게 위축되고 와해될 수 있다. 세대교체의 실패가 공동체의 존재기반을 흔들기도 하고 현대사회의 부적응도 신종교가 사라지거나 다른 형태로 진화하는 원인이 된다. 특히 신종교로부터 경제적 지원을 받으며 전임으로 공동생활을 할 때에는 적극적인 활동을 하다가도 따로 변방의 지부에 파견되어 자신의 직업을 유지하면서 공동체로부터 특별한 경제적 지원 없이 종교 활동을 하는 경우에는 그 헌신도와 참여도가 급격히 감소하는 경우가 발견된다. 이와 같이 동심원을 그리며 회원의 활동과 헌신의 정도에도 큰 차이를 보인다. 규모가 수천 혹은 수만에 이르는 예외적으로 큰 신종교 공동체(통일교, 하레 크리슈나 등)를 제외하고는 대부분 수백 혹은 수십 명 정도로 작은 공동체를 이루며 구도자의 모습으로 주류사회에서 생존해 나가는 경우도 적지 않다.

  비록 신종교가 새로움을 의미하는 ‘신(新)’이라는 접두어를 동반하기는 하지만 그 형태의 차원에서 반드시 새로운 것만은 아니다. 과거 오랜 종교의 역사 속에서 헤아릴 수 없을 정도로 많은 다양한 종교들, 종파들, 이단들, 분열들, 교파들이 등장해 왔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기존의 제도종교와 신종교의 공시적 특징을 상호 비교하면 평행하는 유사점들을 탐색할 수 있고 다양한 종교적 상상력이 융합되는 과정에서도 화해할 수 없는 큰 차이점이 도출되기도 한다.

  서구사회에서 생성된 신종교의 경우에 이전에 있었던 토착종교의 세계관이 기존의 제도종교의 약화를 계기로 부활하는 경우도 있고, 창시자나 지도자에 의하여 동서양의 종교적 지혜가 의도적으로 교리와 철학의 구축과정에서 결합되기도 한다. 신종교의 신자가 스스로의 정체성을 기존의 거대한 세계종교(기독교, 이슬람, 불교, 유교, 도교 등)의 한 흐름으로 규정하면서도 반대로 자신이 속한 공동체를 주류에서 분리시켜 그 독자성을 강조하기도 한다. 예를 들어 한국에서 활동하고 있는 하레 크리슈나 운동은 힌두교 정신과의 연속성을 부각시키지만 한국의 바하이신앙의 경우에는 이슬람과의 명확한 단절을 보다 강조한다.

  신종교는 구종교(오랜 종교)와 신종교(새로운 종교)를 창조적으로 조합하여 신신(新新)종교(더욱 새로운 종교)로 진화하기도 하며 종교적 지혜의 전통을 심리학, 사회학, 인류학, 물리학을 비롯한 현대 과학의 이론들과 접목하여 재해석하기도 한다. 특정 지역에 국한된 활동에 머물지 않고 국제화(globalization)의 분위기 속에 그러한 융복합의 현상이 가속화되고 있다. 신종교가 상이한 문화와 언어의 세계관으로 진입하면서 새로운 형태의 신종교들이 지역적 분화와 토착화를 이루어내기도 한다. 대체로 신종교에 가입하는 회원들은 비교적 고등교육을 받은 청년층이 많으며 종교적 혹은 철학적 탐색을 원하는 중산층 배경을 지닌 구도자들이 대부분이다. 기존의 사회에서 사회경제적으로 박탈감을 느끼는 계층들이 신종교에 참여하기도 한다. 그러나 신종교의 포교전략에 따라 청년층이나 장년층을 주된 입회대상자로 선택하여 교세를 넓혀간다. 나아가 신종교는 현대사회의 커뮤니케이션 기술들을 전폭적으로 수용하며 방송매체와 문서 및 인터넷 등을 적극적으로 활용하고 있다.

  사회에서 기득권을 행사하는 기성종교를 중심으로 신종교의 교세확산을 억제해 보려는 신종교반대운동(anti-cult movement)은 대중매체를 통한 교리적 윤리적 비판과 더불어 신종교에 가입한 신자의 가족들을 직간접적으로 돕고 공동체에서 탈퇴한 사람들을 규합하는 정치활동을 벌인다. 이 단체들은 신종교에 관한 정보를 일반에 제공하고 상담을 하기도 하지만 때로는 정부기관에 정치적 압력을 행사하기도 한다. 1970년대에 신종교의 ‘세뇌’(brainwashing)에 대항하여 ‘탈세뇌’(deprogramming) 프로그램을 시도하기도 했지만 1980년대 이후로는 탈세뇌라는 용어 대신에 ‘탈출 상담’(exit-counseling)이란 용어로 대체하는 추세이다. 그리고 이 단체들은 신종교반대운동이라는 명칭보다는 ‘컬트감시’(cult-watching)운동이라는 표현을 더 선호한다.

  이러한 신종교반대운동과는 거리를 두면서 객관적이며 공감적인 연구를 진행하는 종교연구자들의 활동이 늘고 있다. 이들 가운데는 신종교에 실제로 가입하여 활동한 경험을 가지고 있는 경우도 있으므로 기성종교들을 연구하는 방법과는 다른 다채로운 접근방법들을 모색하고 있다. 신종교로의 개종과 가입을 주로 세뇌의 방식으로 설명해왔던 신종교반대운동의 설명방식의 틀을 극복하고 새로운 학문적 설명을 제시하고 있는 것이다.

  종교사회학자들은 각각의 공동체가 나름대로의 독특한 교리적 형성과 철학적 발전의 역사를 경험해 왔기 때문에 지나친 일반화를 경계한다. 이러한 학자들의 입장은 ‘컬트’(cult)의 범주를 사용하여 신종교들의 부정적인 이미지만을 부각시켜 비판해 온 신종교반대운동의 입장과는 다르다. 나아가 이러한 학자들의 해석과 설명에 대하여 신종교공동체에서 자신의 의견과 시각을 피력하고 잘못된 해석에 대해서는 정정을 요구하기도 한다. 더욱 복잡한 문제는 신종교에 가입한 신자들의 가족들이 신종교활동을 주로 ‘세뇌’나 ‘착취’의 논리로 설명하는 것과는 달리, 정작 신종교에 가입한 당사자들은 비슷한 논리로 자신의 자발적 선택과 종교의 자유를 강조한다는 점이다.

  그러므로 신종교연구에 있어서 사용하는 자료의 신빙성 문제와 연구자와 연구대상 사이에 일어나는 상호 주관성의 문제가 계속 대두되고 있다. 나아가 신종교 출신의 신자들이 고등교육을 통하여 신종교연구에 깊이 관련함으로써 지금까지 진행되어 온 자연주의의 편향된 해석에 제동을 걸면서 고백론에 기초한 신학적 연구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있다. 학계에서는 ‘신종교운동’(new religious movement)이나 ‘신종교’(new religion)라는 용어를 널리 수용하고 있지만 컬트반대운동을 주도하는 측에서는 여전히 ‘컬트’(cult)나 ‘소종파’(sect)라는 대중에게 부정적 이미지를 각인시킬 수 있는 용어를 계속 사용하고 있다. 일반인들과의 원활한 소통과 주류 사회의 가치판단을 반영하기 위하여 종교학자들 사이에서도 ‘컬트’나 ‘소종파’라는 용어를 그대로 사용하기도 하는데, 물론 신종교 공동체에서는 ‘컬트’라고 호칭되는 것을 당연히 불편해하며 거부하고 있다.

 

기독교계통의 미국 신종교들

 

  이와 같은 용어선택과 접근태도의 문제는 기독교 계통의 신종교들에도 그대로 적용된다. 미국에서 형성된 여호와의 증인과 보통 ‘몰몬교’(Mormons)라 불리는 ‘예수 그리스도 후기성도의 교회’(Church of Jesus Christ of Latter-day Saints, LDS)는 기독교세계관이 지배해 온 북미와 유럽에서 지금까지도 주류 종교인 기독교에 의하여 ‘컬트’로 규정되어 비판을 받아왔다. 예를 들어, 1879년 찰스 러쎌(Charles Taze Russell, 1852-1916)이 창립한 여호와의 증인(Jehovah’s Witnesses)은 기독교의 삼위일체교리와 그리스도의 신성을 부정하므로 성탄절과 부활절을 기념하지 않는다. 영혼의 불멸설을 믿지 않고 성직자 제도가 없으며 수혈과 병역 및 집총을 거부하고 공직자로서의 정치 활동과 투표에도 참여하지 않는다. 나아가 자신의 생일을 기념하지 않고 국기에 대한 경례도 거부한다. 여호와의 증인은 예수가 원래 미카엘 천사장이었으며 그의 재림이 1914년에 이루어졌다고 믿는다. 예수는 십자가가 아닌 그냥 기둥에서 사망했으며 예수의 육체적 부활을 강력히 부인한다. 그리고 마지막 날에 오직 144,00명만이 천국에 갈 것이라고 주장하며 1914년부터 수차례 시한부종말론을 주장했지만 모두 빗나갔고 본부에서 이에 대하여 정식으로 사과한 바 있다. 지금도 잡지 <깨어라>와 <파수대>를 통한 문서선교와 적극적인 가정방문을 통한 포교활동을 전개하고 있다.

  한편 몰몬교는 성부 하나님과 예수가 1816년에 조셉 스미스(Joseph Smith Jr. 1805-1844)에게 나타나 참된 교회를 세우라고 명령하였다고 주장한다. 그 후 1823년에 천사 모로나이가 스미스에게 참된 복음이 기록된 황금판이 숨겨진 곳을 알려주었고 그 판의 내용을 번역하여 『몰몬경』을 1830년에 출판하고 몰몬교를 창립하였다. 스미스는 예수가 재림하면 이루어질 천년왕국의 중심이 미국 대륙에 새로운 예루살렘인 시온이 될 것이라고 가르쳤다. 그는 성삼위(성부, 성자, 성령)를 인정하지만 삼위일체의 교리는 부정하였다. 영생도 신의 은총에 대한 믿음에 따라 결정되는 것이 아니라 몰몬교의 규율을 잘 지키느냐의 여부에 따라 결정된다. 2012년 미국 대통령 선거의 공화당 후보로 몰몬교를 신앙하는 밋 롬니(Mitt Romney, 1947-)가 확정된 것은 몰몬교에 대한 미국사회의 인식이 어느 정도 개선되었음을 보여준다.

  제7일 안식교 예수재림교회는 보통 ‘안식교’라 불리며 1844년 윌리엄 밀러(William Miller, 1782-1849)가 세계의 종말을 선포했다가 실현되지 않자 공개적으로 사과를 하였다. 그러나 이후 종말은 지상이 아닌 천상에서 이루어진 것으로 정당화하였다. 나아가 일요일에 행해지는 주일예배 대신에 토요일을 안식일로 지키고 유대교의 율법에 따라 채식주의를 지향한다. 엘렌 화이트(Ellen Gould White, 1827-1915)를 마지막 날의 교회를 위한 진정한 예언자로 규정하고 그녀의 계시를 성서와 함께 기본적 지침으로 여긴다.

 

 

《대순회보》 134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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