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지킴이 고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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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교무부 작성일2017.02.20 조회1,654회 댓글0건본문
우리 전통사회에서 형성 전승되어 온 것들에서 ‘집지킴이 고사(告祀)’라는 건축의례가 있다. 이는 집을 짓기 위해 집터에 고사를 지내는 행위에서부터 집이 지어진 후 이루어지는 집들이까지 일련의 과정 속에서 행해지는 의례를 가리킨다. 곧 ‘날받이’, ‘텃고사’, ‘상량(上樑)고사’, ‘집들이[입택(入宅)]고사’가 그것이다. 예로부터 선조들은 집의 곳곳에 신(神)이 깃들어서 잡귀나 악한 기운으로부터 가족의 안녕을 지켜주는 동시에 복을 빌어준다고 믿었다. 따라서 이들을 섬기는 데에는 이만저만 정성을 기울였던 것이 아니었다. 그러한 집지킴이 신들의 내용과 절차를 순서에 따라 살펴보기로 한다.
먼저 집을 지어나가는 과정에 따라 지내는 의례 중, 선행되는 것이 좋은 집터를 잡는 일이다. 터는 ‘배산임수(背山臨水)’, 곧 뒤에 산을 등지고 앞으로 내[川]를 낀 데를 첫 손에 꼽는다. 그리고 ‘삼대(三代)를 이어 음덕(陰德)을 쌓아야 남향집에 산다.’는 말도 있듯, 좌향(坐向)은 남향이 우선시 된다. 또 골짜기를 끼거나 동쪽으로 흐르는 물이 바다에 닿는 곳은 더욱 좋다고 하는데, 재물이 바다처럼 불어나기 때문이다. 남으로 큰 길이 놓이면 부귀를 누리지만, 북쪽 길에서는 강도와 도적을 만난다고 한다. 이렇게 집터와 좌향을 보고나면 대주는 문복장이(점쟁이)에게 앞으로 정성을 들일 ‘텃고사’, ‘상량고사’, ‘집들이고사’의 날을 미리 받는다. 이를 날받이[흔히 택일(擇日)이라고 하나 좋은 날을 고른다는 뜻에서 택길(擇吉)이라고도 한다]라고 하는데, 집주인이 될 대주의 운수와 앞으로 그 집을 지켜줄 신들이 서로 맞는가를 따져 날을 가려 정하는 일이다.
‘집지킴이 고사’의 첫 관문은 ‘텃고사’다. 예부터 선조들은 집이 깔고 앉은 대지에 터주01라는 지신(地神)이 있어서 그 집을 지켜주는 땅임자가 있다고 믿었다. 그래서 터의 주인인 터주신께 땅을 파헤치고 집을 짓게 되었으니 일이 순조롭게 진행되도록 도와달라고 ‘텃고사’를 지냈다. 터주신이 하는 일은 밖에서 집안으로 들어오는 재앙을 막고 만복(萬福)이 깃들게 해 주는 일이다. “터주는 키가 오십 척이 넘고 장승 귀에 사팔뜨기 눈이며 빈대 코에 쥐 모양 입이고 조막손에 마당발로 괴이하게 생겼지만, 복이 많아서 지신대장(地神大將)이다.”라는 내용에서 무가는 터주가 복을 소유한 신으로 봄을 알 수 있다. 때로는 땅의 주인이기에 그 집 논밭의 재해를 막아주고 풍요로움을 안겨준다고 한다. 특히 무엇보다 터주의 기능은 집안 구성원의 재물 운수를 도맡아 주관한다는 점이다. 그리고 반면 고사를 지내지 않고 먼저 집안의 땅을 함부로 파서 공사를 시작하면, 터주가 노하여 재앙을 사 동티가02난다고 한다.
그 신체(神體)는 집의 뒤꼍이나 장독대 가까이에 만들어 모셔진 터주가리다. 터주가리는 서너 되 들이 옹기나 질그릇 단지에 쌀 또는 벼를 비롯한 곡물 낟알을 담고 뚜껑을 덮은 다음 눈비가 스미지 않도록 주저리(짚으로 짠 고깔)로 덮은 것이며, 그 안에 토지지신(土地之神)이라고 쓴 위패나 지위를 꽂아 놓거나 겉에 붙이기도 한다. 이 터주가리에 담았던 곡물은 해마다 추수 때 햇것으로 교체하여 넣는데, 묵은 곡식은 집 밖으로 내보내지 않고 가족들이 먹으며 복을 빌었다. 그것은 터주를 모셨던 묵은 쌀을 남에게 주면 복도 타인에게 그대로 따라간다고 하여 엄격히 금했기 때문이다.
‘텃고사’에 대한 제의 과정은 지역과 가정에 따라 약간씩 다르지만 여러 가신 가운데 ‘상량고사’ 다음으로 성대하게 올린다고 한다. 제의가 시작되면 마당 한 가운데 터주가리를 놓고 그 앞에 제상을 차려둔다. 고사음식으로는 시루떡, 돼지머리, 북어, 술, 타래실과 일반 제사상처럼 과일과 전·적류, 나물류 등을 차려놓는다. 시루떡은 시루째 올리며, 떡 위에는 타래실을 감은 북어를 올려놓는다. 제물(祭物)을 차린 후에는 향불을 피워 정해진 대주가 두 번씩 3회 절을 하고 잔을 올린다. 이어 축(祝)을 읽고 다시 절을 올리고 고사를 끝낸다. 여기서 축의 내용은 대개 터주신께 액을 막고 복을 비는 것으로, 가정의 여건에 따라 또는 축원하는 사람에 따라 달리 작성된다.
建築告由祝 基地地神 神位
維歲次 ○○年 ○○月 ○○日
幼學 ○○○(성명) 敢昭 告于
基地地神 擇地于此 營建住宅
今以吉辰 着手開基 神基保佑
俾無障碍 謹以酒果 敬奠厥居
尙饗
유세차 모년 모월 모일
저 누구는 감히 밝게 고합니다.
지신이 깃든 여기에 땅을 택해서 집을 짓고자 합니다.
오늘 길일에 터를 닦기 시작하고자하니 지신께서 보호하고 도와주소서.
막히고 어려움 없게 해 주시고 술과 과일로 삼가 바치니 공경히 잔을 올립니다.
흠향 하소서.
(경기도 한 집의 텃고사 축)
따라서 대주의 절이 끝나면 자식과 친척, 그리고 참석자들도 차례대로 절을 올릴 수 있다. 절이 모두 끝나고 나면 대주는 부어 놓았던 술을 집터 사방(四方)의 땅 모퉁이에 한잔씩 붓고, 제물의 일부를 조금 떼어 땅을 파고 묻어서 방위신(方位神)에게 바친다.03 이는 고수레와 유사한 의식인데, 집이 완공될 때까지 방위신과 여러 신께 무사고를 기원하며 집에 화재가 발생하지 않고 잡귀가 들지 못하게 하기 위함이었다. 이렇게 고수레까지 끝나고 나면, 이제 대주는 가족과 친지 그리고 마을 주민들과 하나 되는 뒤풀이 장을 만들기에 분주해진다. 그것은 신에 대한 대접 뿐만 아니라 앞으로 힘들여 일할 인부들에게 공사 기간을 잘 부탁한다는 대접의 의미도 담겨 있다. 또 이웃 주민들에게는 공사로 끼칠 소음에 대한 미안함과 나아가 마을의 화합과 소통을 표하는 미덕이기도 하다.
한편 집이 완공되고 가족이 살아가면서 집안의 운이 더 좋아지기를 희망하여 한 해 한 번씩 정기적으로 터주에게 고사를 지내기도 한다. 이 고사가 바로 음력 정초에서 대보름 사이에 터주에게 고사를 올리고 풍물을 울리며 축복을 비는 ‘지신밟기’04다. 보통 행사 시작 3일 전부터 각 대문에 금줄을 치고, 당일에는 문앞과 터주단지 앞에 황토를 깔아서 부정한 것을 막는다. 그 기간 행동을 삼가하고 조심하며 빈대떡을 부쳐 집안에 기름 냄새를 풍겨 못된 잡신을 막고 쫓으며 밤에는 불을 밝혀 놓는다. 이때 제의행위는 마을 풍물패들에 의하여 행하여지게 되는데, 한 해를 보내는 마지막 날인 섣달 그믐날 밤 매귀(埋鬼)로부터 시작되는 셈이다. 매귀란 못된 귀신들을 땅속 깊이 묻는다는 뜻으로, 집안의 모든 사악한 기운과 악귀들을 땅속에 묻고 밟아 다시는 나오지 못하도록 한다는 의례행위다.
뿐만 아니라 묘지를 잡을 때에도 ‘텃고사’를 올렸다. 이장(移葬)이나 보수할 때도 지냈는데, 이는 땅이 본래 터주의 소유이므로 터주에게 사전에 고하고 터를 사용하겠다는 의미이다.05 제의 절차는 조상의 시신이 담긴 관을 잘 보호하여 주도록 축원하기 위해 묘지 뒤 오른쪽에서 제상을 차려놓고, 집터 고사와 동일하게 진행된다. 다만 축에 ‘모든 잡스런 병액을 없애고 가족이 평안하고, 우마(牛馬)의 병역을 쫓아내어 가축이 잘 되게 하고, 오곡을 풍년들게 하여 주소서.’하는 내용으로 구성되고, 술과 북어 대가리 그리고 제물의 일부를 조금 떼어 묘지 주변에 차려놓는다. 이러한 것은 우리 선조들이 집터를 양택(陽宅), 무덤을 음택(陰宅)이라 하여 이들을 하나로 여겼던 것으로, 터주신이 우리의 생활 속06에 얼마만큼의 무게로 깊숙하게 영향을 주었는가를 짐작하게 한다.
이렇게 ‘텃고사’를 올린 후 터다지기가 끝이 나면, 기둥 위에 보를 얹고 그 위에 상량대(마룻대)를 놓으면서 ‘상량고사[上樑告祀, 혹은 상량식(上樑式)]’를 올리게 된다. 여기서 상량은 성조(成造) 혹은 마룻대에 존재한다고 해서 붙여진 명칭인데, 무가 성주굿의 ‘성주풀이’에 천신(天神)이 지상에 내려와 집 짓는 법을 마련하여 인간을 보살핌으로써 가정을 지키는 성주신이 되어 가옥의 중추인 상량에 좌정하였다고 전한다. 곧, 성주는 신계(神界)의 천신이 거하는 위치가 천상에서 높은 곳이기 때문에 가택에서도 최고 상위인 상량에 봉안되어졌다는 것이다. 그래서 가신 중에서 제일 높은 위치에 있으면서 가택의 본채를 담당하여 지키고 있다. 그렇다고 단순히 집의 건물만을 담당하는 것이 아니라 집안의 모든 운수를 관장하고 있는 신으로, 그 가정을 총체적으로 책임지고 있는 대주를 상징하고 그 수명과 운수까지를 담당한다. 또한 성주신의 좌정처가 되는 상량은 천계와 인간계를 연결하는 우주목[宇宙木, 신목(神木)이라고도 함]으로 집안에 존재하게 된다는 상징적 의미도 제시해 준다.
대개 상량고사는 대주의 나이가 7이 드는 해에 길일을 정하고, 집짓는 고사 가운데 가장 성대하게 모셔진다. 이는 집의 외부공사가 대체로 마무리되며 다음부터는 마루를 까는 등 내부공사에 들어가게 되므로 상량을 올리는 일은 집을 지어나가는 과정 가운데 가장 중추적 요소를 차지하기 때문이다. 또 상량대는 집의 제일 높은 곳에 거는 중요 부재인 까닭에 누구든지 이 고사만은 첫 손에 꼽는다. 그래서 형편상 다른 고사는 빼더라도 이것은 반드시 지낸다고 한다.
제의는 위의 ‘텃고사’와 같은 절차에 따라 고사가 진행되지만, 상량대에 모년 모월 모일 모시 입주상량(立柱上樑)이라 쓴 다음에 ‘응천상지삼광 비인간지오복[應天上之三光 備人間之五福, 천상의 세 빛(해, 달, 별)에 응하여 인간에게 오복을 내려주소서]’이라는 글귀를 적고, 다시 좌우 끝에는 ‘용(龍)’ 자와 ‘구(龜)’ 자를 서로 마주 대하도록 직접 적어놓는 것이 특징이다.07
집짓기 공사가 완전히 마무리되면 모든 짐을 가지고 이사(移徙)와서 입택(入宅) 할 때도 그냥 들어가는 것이 아니라 이 집에 사는 동안 가족들이 아무런 사고와 탈 없이 잘 살 수 있도록 신들에게 고하고 들어가는 ‘집들이[입택(入宅)]고사’를 한다. 대개 부엌을 관장하는 조왕신에게 비는 경우가 많다. 『산림경제(山林經濟)』에 “새 집에 들어가거나 이사할 때에는 좋은 날을 받는다. 집을 다 지으면 향촉(香燭), 술, 깨끗한 물 한 사발, 버드나무 가지, 푸성귀 한 잎08을 마련하고 천지가신(天地家神)에게 제사를 올리면서 다음의 말을 세 번 읊고 두 번 절한다. ‘천지의 음양신과 해와 달과 별님의 두루 살피심이여, 상서로운 기운이 집안에 깃들기를 바라옵니다. 여섯 신령에게 이르시어 향불이 만년 동안 꺼지지 않으며, 집을 영원히 다스려 악령(惡靈)이 들지 못하고 물이나 불이 침범하지 못하게 하소서. 문신(門神)이 집을 보호하여 잡귀를 물리치며, 태을(太乙)09에 명하시어 가문을 지켜주고 모든 일이 술술 풀어지게 도와주소서.’라고 ‘집들이고사’에 대한 자세한 서술을 하고 있다.
제의는 이삿짐이 새집에 도착하면 마당에 멍석을 깔고 밥을 내려놓고 고사를 지낸다. 그 다음 입택시간에 맞추어 솥을 부엌에 걸고 밥을 지어 조왕신께 고한 후 술과 음식을 마을 주민들에게 대접한다. 이때 영호남지방에서는 풍물패도 합세하여 흥을 돋군다. 마루에서 한바탕 놀고 나서 상쇠는 “마루 구석도 네 구석, 방 구석도 네 구석, 정지 구석도 네 구석, 삼사 십이 열두 구석, 좌우 잡신 잡아다 맞아들이세”하는 덕담을 늘어놓는다. 이들은 부엌에 들어갔다가 마당으로 나가 집 주위를 한 바퀴 돌고 나서 거리제를 지내며, 마을 사람들과 한데 어우러져서 춤을 추고 노래를 부르며 즐긴다. 또한 집주인은 그동안 고생한 인부들이 손을 떼는 날이라 하여, 개를 잡아 함께 먹기도 한다.
살림살이를 모두 집안으로 들여놓게 되면 제일 먼저 조상을 모신다. 조상은 안방 북쪽 상인방 밑에 안치시켜 놓은 후 음식을 차려놓고 새집으로 이사 들었음을 알리며 가족들의 수(壽)와 복을 빌며, 다음으로 성주신과 잡신들에게도 집안의 안녕과 번성을 기원한다. 이사는 미리 받은 손 없는 날을 길일로 정하며 밥솥[이를 조왕(竈王)솥이라고도 한다]을 제일 먼저 가져간다. 이때 불씨가 담긴 화로10를 넣어가기도 하는데, 요강이나 대야에 넣어 손으로 받치고 집안에 들어가기도 한다. 이때 요강은 안주인이 사용한 것으로 잘 먹고, 잘 내보내고, 잘 살림하라는 뜻이 담겨 있다.11
이렇듯 ‘집지킴이 고사’는 집을 지어 나가는 과정에 따라 가정의 모든 일이 잘되기를 빌고 자손이 번창하고 제액초복(除厄招福: 액을 막고 복을 들인다)을 기원하는 제의였다. 자연에서 집터를 고르고 터를 다지는 것에서부터 시작하여 땅의 기운을 알아보고 집이 들어서기에 적당하다 싶으면 이 땅을 지키고 있는 땅의 신에게 고사하며, 그런 다음 기둥이 세워지면 집의 중추인 상량대에 고사하고, 마지막에는 집이 모두 완성되었다는 의미로 집 주인과 마을 주민들이 모여 고사를 드렸던 것이 그것이다. 그만큼 우리네 조상들은 자연과 인간 그리고 나아가서는 보이지 않는 신과의 조화에 이르기까지 집짓기에 있어 깊고 폭넒은 정성을 기울였다. 따라서 우리네 집은 작은 우주인 것이다.
◈ 참고문헌
김광언, 『한국의 집지킴이』, 다락방, 2000.
김금화, 『김금화의 무가집』, 문음사, 1995.
김종대, 『민간신앙의 실체와 전승』, 민속원, 1999.
김태곤, 『성주신앙』, 후진사회문제논문집 2, 경희대학교, 1968.
김태곤, 『한국무가집』Ⅰ∼Ⅵ, 원광대학교민속학연구소,집문당, 1971∼1980.
김태곤, 『한국무속연구』, 집문당, 198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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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형주, 『민초들의 지킴이 신앙』, 민속원, 2002.
이능화(저) / 이재곤(옮김),『朝鮮巫俗考』, 동문선, 1991.
현용준, 『제주도무속자료사전』, 신구문화사, 1980.
村山智順(저) / 김희경(옮김),『朝鮮의 鬼神』, 동문선, 199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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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1 터주대감·터주대장·철륭·뒤꼍각시 등으로도 일컬어진다.
02 한자로는 동토(動土)라고 한다. 땅은 본래 터주인 지신(地神)의 소유인데, 함부로 훼손 또는 침범하거나 적절한 절차에 따라서 다루지 않았을 때 일어나는 징후를 일컫는다. 그 징후는 대개 질병이나 재앙으로 나타난다.
03 조선시대의 홍만선(洪萬選, 1643∼1715)은 『산림경제(山林經濟)』에 이렇게 적었다. “해가 진 뒤 술, 과일, 고기 따위의 제물을 차리고 향을 피운 다음, 글을 지어 터주신에게 알린다. 제사가 끝나면 집터의 사방을 생 땅이 나올 때까지 판다. 그리고 나무뿌리나 뼈, 털 따위의 잡물을 치운다.”
04 터주에게 복을 비는 내용을 풀어내는 소리를 한다는 의미와 터주가 바라는 바대로 한바탕 풀어먹여 대접한다는 뜻에서 ‘지신풀이’라고도 한다. 그 외에 마당밟이, 뜰밟이, 집돌이, 매구 등으로 부르기도 한다.
05 백제의 무령왕릉에서는 터주에게 묘지를 쓸 땅을 매입하는 형식을 밟고, 그 증서에 해당하는 문서를 작성하여 돌에 새긴 것이 발견되었다. 이는 무덤으로 쓰기 위해 터주에게 고사를 지내고 금전을 지불하여 땅을 산다는 의미의 의례행위였다. 또 수원 성곽을 쌓을 때에도 팔달산주(八達山主)인 처사(處士) 이고(李皐)에게 제례를 올렸다는 기록이 남아 있다.
06 우리 속담에 ‘터주에 놓고 조왕에 놓고 나면 아무 것도 없다.’, ‘터주에 붙이고 조왕에 붙이고 나면 남는 게 없다.’, ‘터줏대감 노릇을 한다.’는 말들이 있는 것처럼, 우리네 삶에서 터주신은 가벼이 여길 수 없는 큰 신이었다.
07 그 외의 절차와 내용은 『대순회보』 131호 ‘상량고사’를 주로 참조하면 되겠다.
08 사람이 가꾼 채소나 저절로 난 나물 따위를 통틀어 이르는 말. 이를 청채일엽(靑菜一葉)이라고도 한다.
09 태일(太一)이라고도 한다. 도교(道敎)에서는 천제(天帝)가 머문다고 믿는 태일성(太一星: 북극성)을 말한다.
10 중국에서도 새집에 들어갈 때 덕망 있는 어른이 앞서서 화로를 가져간다. 화롯불은 집안의 융성을 상징한다. 가족의 건강을 위해 솥 안에 요강을 넣는다. 솥과 요강은 조리와 배설기구인 것이다.
11 오늘날 집들이에 초대를 받은 사람은 운수가 불길처럼 일어나라고 세제(예전에는 성냥이나 초) 따위를 가져간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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