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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속으로

감기 - 이기심 vs 이타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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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김동진 작성일2020.06.29 조회3,076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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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릉7-2 방면 선사 김동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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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론에서 코로나19의 해외 확진자와 사망자 관련 소식을 접한다. 폭발적으로 늘어난 사망자로 장례를 못 치른 시신을 비닐로 둘러싸 냉동 트럭에 싣는 모습이 보도되었다. 언뜻 예전에 본 영화 속 한 장면이 떠올랐다. 전염병으로 도시 전체가 무너지는 영화 ‘감기’다.

 

 

  홍콩의 어느 항구. 밀항자들이 탄 화물컨테이너는 누군가의 기침 소리와 함께 문이 잠긴다. 며칠 후 평택항에 들어온 컨테이너는 어느 공터로 옮겨지고 쏟아지는 빗속에 브로커 형제가 컨테이너 빗장을 자른다. 컨테이너 안에서 배설물 더미가 쏟아져 나오고 전염병이라도 퍼진 듯 피를 토한 사체가 가득한 속에 한 남자가 살려달라고 도움을 청한다. 브로커 형은 이 남자라도 데려가 돈을 받으려고 하지만 혼자된 남자는 어디로 가는지 모르는 두려움에 도망친다. 

  갑자기 기침을 심하게 하는 동생은 감기겠거니 하고 약국에 들른다. 기침할 때마다 비말(飛沫: 침방울)이 퍼지고 순식간에 사람들에게 옮겨간다. 몇 시간 후 동생의 얼굴에 붉은 반점이 생기더니 급기야 피를 토하고 정신을 잃는다.

  한편, 공사 현장 지하로 떨어진 승용차에서 사람을 구조하는 119구조대원 강지구. 사고자는 김인해, 감염 내과 의사로 미모의 여성이다. 한눈에 그녀에게 반한 지구는 사고 차량에서 가방을 꺼내 인해에게 가져다주는 과정에 그녀의 딸 미르를 만났다. 혹시 모르니 연락처를 달라는 똑 부러지는 말투와 행동까지, 엄마 판박이다.

  한밤중에 응급 환자를 보러 병원에 온 인해. 40도가 넘는 체온에 백혈구 감소 등 증상이 심각한데 원인을 알 수 없다. 손쓸 틈 없이 환자가 사망하고 그의 휴대전화에서 컨테이너 생존자 동영상을 발견했다. 어쩌면 항체가 생겼을 수 있으니 한시바삐 그를 찾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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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 https://movie.naver.com/movie/bi/mi/photoView.nhn?code=72522 

 

  알레르기 때문에 고양이를 기르지 못하는 미르는 길고양이를 돌보는 것으로 대리만족한다. 오늘도 길고양이를 찾느라 지하 주차장을 돌아다니다가 도망친 밀입국자 몽싸이를 만났다. 맨발인 상태로 기침까지 심한 몽싸이는 도움이 필요해 보였다. 미르는 그에게 먹을 것을 주고 도와줄 사람을 찾아오겠다고 한다. 미르가 생각한 사람은 강지구, 위험에 처한 사람을 구하는 구조대원이랬다. 

  미르가 지구를 데리고 왔지만 몽싸이가 사라져버렸다. 온 상가를 뒤지고 다녀도 찾을 수가 없다. 그런데 길을 가던 사람들이 갑자기 피를 토하며 쓰러진다. 지구가 이리저리 뛰어다니며 사람들을 구해보지만 같은 증상의 사람들이 더 늘어난다. 버스와 지하철 안에서도 사람들이 기침하고 피를 토한다. 수업 중인 학생이 기침하다가 쓰러진다. 운전하던 사람이 정신을 잃고 차는 주유소로 돌진하더니 폭발과 함께 불이 난다. 도시는 순식간에 아수라장이 된다. 감염 후 잠복기 없이 36시간 만에 사망에 이르는 고병원성 바이러스다. 늑장 대응은 사태를 더 위험하게 만들 수 있으니 도시 폐쇄를 요청하는 의료진과 시민들의 반발을 우려하는 국회의원의 탁상공론이 이어진다. 몰려드는 환자에 병원이 마비되고 의료진까지 전염되고서야 대책이 시급함을 느낀다.

  감염자와 사망자 수가 급증하자 마트에는 물건을 사려는 사람으로 전쟁터가 따로 없다. 결국, 국가 재난 대책본부가 설치되고 도시 격리 명령에 군대가 동원되어 집 안에 숨어있는 사람까지 찿아내 수용시설로 옮긴다. 붉은 반점이 있으면 격리 구역으로 보내고, 48시간 경과 후에도 홍반이 생기지 않으면 시설에서 내보내 준단다. 언론이 전하는 자극적인 보도로 시민들은 동요하고 대책본부는 시설 상황의 외부 유출을 막기 위해 무선 기지국을 통제한다. 모바일 검색은 물론 통화조차 되지 않는 상황이 벌어진다. 이 모두가 소요 사태 방지를 위한 최소한의 조치다. 이제는 사라진 몽싸이에게 항체가 생성되었기를 바랄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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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 https://movie.naver.com/movie/bi/mi/photoView.nhn?code=72522 

 

  인해는 미르 귀 뒤에 홍반을 발견하지만 몰래 비감염 구역으로 데려간다. 시설에 들어온 사람들을 확인하는 과정에서 다행히 몽싸이를 발견한다. 미르의 친절을 기억한 몽싸이는 자신의 혈액으로 치료제 개발을 허락하고 마음이 급한 인해는 아직 검증을 거치지 않은 항체를 미르에게 주사한다. 부작용의 위험이 크지만, 홍반이 심해지는 미르에겐 불가피한 선택이다. 그 과정에 미르의 감염 사실을 들키고 어쩔 수 없이 미르를 격리 구역으로 보낸다. 확진자들은 증상이 심해지면 숨이 붙은 채 비닐에 꽁꽁 묶여 지하에 버려진다. 

  한 사람도 밖으로 내보내선 안 된다는 대책본부, 감염된 시민도 대한민국 국민이라는 대통령과 감염 유출시 전 세계가 위험해진다는 미국, 팽팽한 의견 대립 속에 미군 전투기까지 준비 중이다. 도시 폐쇄 찬성 여론이 90%를 넘어서고 도시로 통하는 도로가 막힌다. 치료제가 없다는 사실을 알아버린 사람들, 걷잡을 수 없는 난리 속에서 항체를 가진 몽싸이가 죽는다. 지구는 위험을 무릅쓰고 시체 더미 속에서 미르를 구해오고 홍반이 사라져가는 미르에게서 항체의 희망을 읽는다.

 

  영화는 감염병 발생으로 일어날 수 있는 극단적인 상황을 보여준다. 감염자를 가려내는 대책반의 위압적 태도에 불안해하는 시민들과 국민의 생명 앞에서도 자신의 유불리를 따지는 정치인의 행동이 현실에 나타나지 않을 것이란 보장이 없다. 게다가 동생의 죽음이 밀입국자 때문이라고 생각한 형이 항체를 가진 몽싸이를 죽인다. 모두가 사적인 감정과 이익에 따라 생각하고 행동한다.

  도시가 봉쇄되고 위험에 처하는 장면에서 인해는 “당신이 구조대원인 거 아무도 몰라요.”라며 빨리 떠나자고 재촉하지만, 지구는 “내가 알잖아요.”라며 구조대원의 본분을 지키려 한다. 국가적 위기에 처한 지금 우리가 무언가를 할 때 남들이 지켜보고 있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나의 행동은 내가 안다. 오늘날 코로나19의 위기 속에 공공의 이익을 위해 현장 파견에 지원한 수많은 의료진이 있다. 그들의 마음가짐도 주인공과 같았을 것이라 생각이 든다.

  영화 속에서 사람들은 각자의 처지에서 각자의 이익에 따라 행동한다. 그런 중에도 개인의 이익에 흔들리지 않고 정의를 실현하려는 사람들도 있다. 그런 사람들이 있어서 위기를 무사히 극복한다는 영화 내용은 비단 가상 세계에 있는 일만은 아닐 것이다. 인류 생존의 위기에서 우리는 어떤 선택을 하는 것이 옳을까? 상제님의 해원상생 진리를 아는 수도인의 한사람으로서 생각이 깊어지지 않을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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