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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술활동제136호 참관기(학술대회) : 제3회 동아시아 도문화 국제학술대회를 다녀와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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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박인규 작성일2018.11.17 조회4,322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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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구위원 박인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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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3회 동아시아 도문화 국제학술대회가 7월 7일 북경대에서 열렸다. 한국, 중국, 일본의 3개국 학자들이 한 자리에 모여 동아시아의 문화의 공통 분모인 ‘도(道)’의 사상에 대해 학술교류를 한다는 점에서 의의가 있다. 이번 행사는 북경대학종교문화연구원과 북경대학일본문화연구소가 주최하고 대순종교문화연구소가 협찬하였다.  
  전날 북경대 내 중관신원(中關新圓)에 짐을 푼 일행은 9시 개회식에 맞춰 학술대회 장소로 이동하였다. 이번 학술대회의 대주제는 ‘동아시아의 신선사상’이었다. 이 주제는 대순진리회 교리와도 관련이 깊다. 지상신선실현이 대순진리회의 목적 중 하나이고 『전경』에 신선과 관련된 여러 말씀이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인지 어떤 논문들이 발표가 될지 기대가 되었다.  
  학술대회에 참석한 한·중·일 3개국의 내빈들이 소개되었다. 논문을 발표할 내빈으로 한국 측은 대순종교문화연구소 차선근 선감, 명지대 황선명 교수, 이화여대 정재서 교수, 인하대 서영대 교수가 참석하였다. 중국 측은 북경대 왕쭝위 교수, 청러쑹 부교수와 사천대 거지엔민 교수, 종교문화출판사 편집주 주임 훠커궁 선생이 참석하였다. 일본 측은 하치야 쿠니오 동경대 명예 교수, 사토 히로오 동북대학대학원 교수, 나카노 유우조 국학원대 강사, 니노미야 사토시 관서대 박사과정생이 참석하였다. 

  한·중·일 삼국의 학자들이 발표한 내용 중 신선사상과 관련이 있는 논문들이 필자의 관심을 끌었다. 오전에 황선명 교수가 「한국 선사상의 특질」이라는 논문을 발표하였다. 황교수에 의하면 한국의 신선사상은 중국의 노장사상이나 도가사상 내지 갈홍의 신선사상과는 다른 그 나름의 정체성을 가지고 있다고 한다. 그는 한국의 신선사상의 특질로 단군신화나 제천의례가 내포하는 천손강림사상과 민담이나 한국 특유의 비천상(飛天象)에서 볼 수 있는 천계비상(天界飛翔)을 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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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국의 도교학자들도 한국 선사상의 고유성을 인정하여 한국의 선사상이 특정한 시기에 중국으로부터 수입된 것이 아니라, 중국과 마찬가지로 한국에서 본래부터 지니고 있던 문화라고 믿고 있다. 그리고 그들은 단군을 한국 도교의 시원으로 보고 있다. 그 후 한국 선사상은 7세기 이후 본격적으로 조직화, 이론화된 중국 도교의 영향을 받으면서 제도적, 학문적으로 그 내용이 풍부해졌다고 한다. 황교수의 주장 중 좀 특별한 것은 천계비상을 한국 신선사상의 한 특질로 보고 있다는 점이다. 주지하다시피 천손강림의 증거는 단군신화나 한국 무속 등에서 뚜렷하게 나타나지만 그에 비해 천계비상은 한국 신선사상의 특질로 부각하기에는 그 사례가 좀 부족한 느낌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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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후에는 서영대 교수가 「한국 선도의 역사적 전개」라는 제목의 논문을 발표하였다. 서교수는 한국에는 유불선의 삼교가 있었으나 선도는 그 존재가 제대로 알려져 있지 않으며 아직 그 내용과 실체가 구체적으로 파악되지 않고 있다고 한다. 서교수는 그 원인으로 선도가 실천을 중시한 까닭에 이론이 문헌으로 정리되지 못한 점, 개인의 수양을 중시한 까닭에 조직이 뚜렷하지 못한 점, 마지막으로 조직의 구심점이 될 수 있는 수행의 장소가 특정화되지 않은 점을 들고 있다. 하지만 선도라는 사상적 조류는 분명히 존재하였다고 한다. 신라시대에는 풍류도(風流道)라는 유불선의 내용을 모두 포함한 사상이 있었으며, 고려시대에는 선도와 불교가 융합된 성격의 팔관회(八關會)가 성대하게 개최되었고 나라에 공식적으로 복원궁(福源宮)이라는 도관(道觀)과 여러 도교관청이 있었다고 한다. 조선시대에도 수련도교의 전통이 이어졌으며 양란 이후에는 조선의 선도 전통을 정리하는 여러 문헌이 편찬되었다고 한다. 이 논문은 사료를 바탕으로 한국 선도가 어떻게 전개되었는지 간략하게 정리하고 있지만, 근대나 현대에 선도 사상이 어떻게 분출되고 있는지는 다루고 있지 않아 그 점이 좀 궁금하였다. 서교수가 대순진리회와 한국 선도의 관계를 어떻게 보는지도 따로 물어보고 싶었다. 

  중국 측에서는 거지엔민 교수가 「도교 남종 수선변혹론(修仙辨惑論)의 작가에 대한 고증과 신선사상」이라는 주제로 논문을 발표하였다. 『수선변혹론(修仙辨惑論)』은 남송시대 백옥섬(白玉蟾, 1194~)이란 도인이 쓴 저서이다. 이 책은 남종의 신선사상과 관련하여 매우 중요한 저술로 백옥섬과 그의 스승 진니환이 도를 논하며 신선이 되는 수련법을 요약한 것이다. 여기서 백옥섬은 실제로 신선이 존재하며, 신선이 되는 법을 배울 수 있고 인간이 신선이 될 수 있는 이론을 설하고 있다. 그는 누구나 수련을 하면 신선이 될 수 있으나 결과를 얻는 자는 소수일 뿐이라고 한다. 성선(成仙)의 성공 여부는 성실하게 수련하는 것이라고 하며 구체적으로 그 수련법을 제시하고 있다. 그리고 진니환은 수행의 경지에 따라 천선(天仙), 수선(水仙), 지선(地仙)의 세 등급의 신선이 있다고 하였다. 이 세 등급은 상, 중, 하의 삼등급이다. 천선은 변신하여 하늘을 날 수 있으니 상사(上士)가 이를 배울 수 있으며, 수선은 나타남과 보이지 않는 것이 가능하니 중사(中士)가 이를 배울 수 있으며, 지선은 형체를 세상에 남길 수 있으니 평범한 선비가 배울 수 있다고 한다. 

  백옥섬은 도교 남종을 창립하였으며 그의 저서인 『수선변혹론』은 이후 남종의 사상에 지대한 영향을 미쳤다고 한다. 신선이 될 수 있다는 굳은 믿음과 구체적인 수련 방법이 제시된 점, 그리고 세 등급의 신선이 있다는 것이 상당히 흥미로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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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후 다른 논문으로 정재서 교수가 「한국의 선화(仙話)에 표현된 신화, 도교적 상상력」이라는 제목의 논문을 발표하였다. 도교 문학의 전문가인 정교수는 이 논문에서 한국의 도교 관련 문헌에 실린 신선 이야기(仙話)들을 분류하여 그 특징과 의미를 살펴보고 있다. 그는 한국 선화를 내단 수련, 술사 및 이인, 신인 등의 세 가지 범주로 나누고 있다. 한국 선화의 특징으로 그는 첫째, 유교와 불교를 배척하지 않고 함께 공존하고자 하는 삼교합일의 정신을 들고 있다. 둘째, 신선 전기집이지만 도교와는 상관없는 신화, 전설 등과 관련된 폭넓은 인물이 등장하며, 셋째, 임진왜란과 병자호란 등 전란에 대한 이야기 즉 예언이나 이적 등의 이야기가 많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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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마지막 발표는 훠커궁 선생이 「도교 신선신앙 연구」라는 제목의 논문을 발표하였다. 논문 서문에서 그는 신선신앙은 도교신앙의 핵심내용이라고 하였다. 도교의 신명들을 특징에 따라 분류한다면 ‘신(神)’과 ‘선(仙)’의 두 가지로 나눌 수 있다고 한다. 신은 신기(神祇)를 가리키며 천신(天神), 지기(地祇), 물령(物靈), 지부신령(地府神靈), 인체지신(人體之神), 인귀지신(人鬼之神)이 포함된다. 인귀지신은 원래 사람이었다가 생전의 공로에 의해 사후 신명으로 모셔진 존재이지만 나머지 5가지 신명은 인간이 수련하여 이를 수 있는 것이 아니다. 그리고 ‘선’은 선진(仙眞)을 가리키는 말로 선인과 진인을 포함한다. 이들은 도사나 속인이 수련을 거쳐 기이한 능력을 지닌 걸출한 인물이라고 한다. 훠커궁 선생은 이 논문에서 도교 신선의 유래, 그 종류와 직책, 신선계보의 성립과정에 대해 논의를 전개하면서 도교의 신관에 대해 설명하고 있었다. 그리고 도교에서는 이런 신선이 실재하며 배우고 연마할 수 있다고 본다고 한다. 이런 논의는 대순진리회의 신선사상와 관련성이 깊어 매우 흥미롭게 들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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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둘째 날도 오전 9시부터 학술대회가 시작되었다. 첫 발표자인 청러쑹 북경대 부교수는 「만연과 중첩 - 도교 중의 신선체계 및 그 관념의 기초를 중심으로」라는 주제로 발표하였다. 논문에서 청교수는 ‘장생불사의 추구’는 도교 문화와 신앙 전통의 핵심적인 내용이며 또한 도교에서 생명의 역정을 해석하는 바탕이자 신앙체계의 기초라고 하였다. 논문에서 그는 도교학계에서 신선이라는 주제의 연구가 진행되는 상황을 범주화하고 있다. 그리고 도교 신선 체계의 중첩성과 복잡성에 대해서 언급을 하면서 신선 체계의 신앙 언어 환경 및 신선 계보의 형성에 대해 논의를 전개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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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다음으로 대순진리회의 차선근 선감이 「근·현대 한국의 신선세계론 - 대순진리회의 신선세계를 중심으로」라는 주제로 논문을 발표하였다. 논문에서 그는 먼저 한국에서 이상세계론이 어떻게 전개되어왔는지에 대해 역사적 흐름에 맞추어 설명하였다. 한국의 가장 오래된 이상세계는 단군신화에 등장하는 신시(神市)이며, 이 신시는 홍익인간 제세이화라는 하늘의 가르침이 땅 위에 구현된 한국 이상세계의 원형의 위상을 지닌다고 한다. 삼국시대에 접어들어서는 도교의 영향으로 도교의 신선세계론이 퍼졌으며, 통일신라 이후로는 미륵 신앙의 영향에 의한 용화세계가, 유교의 영향력이 확대되면서는 대동사회가 이상적 세계로 제시되었다고 한다. 18세기부터는 『정감록』과 남조선 신앙으로 대표되는 새로운 이상세계론이 등장하였으며, 그 후 최수운의 ‘다시 개벽’, 김일부의 정역시대가 제시되었다고 한다. 그리고 그 다음으로 대순진리회의 후천개벽과 지상선경의 이상세계를 설명하고 있다. 대순진리회의 후천선경은 선천시대의 상극 도수에 의한 원한이 해소되어야 열릴 수 있다. 상제님께서는 이를 위해 천지공사를 보시고 해원시대를 여신 것이다. 

  논문에서는 상제님의 천지공사에 의한 개벽과 수운, 일부의 개벽의 차이에 대해 밝히고 있다. 일부의 개벽에는 최고신의 역할이 보이지 않으며 수운의 개벽에는 최고신이 미래의 일을 계시하는 존재로 설정되어 있지만 상제님의 개벽은 삼계의 대권을 가지고 행하신 천지공사의 결과로 도래된 것이라고 한다. 개벽에 의해 열린 후천선경은 유교의 대동사회, 미륵의 용화세계와도 유사한 특징을 보이지만 몇 가지 차이점도 있음을 설명하고 있다. 

  이외에도 첫날과 둘째 날에 일본학자들의 여러 논문이 발표되었지만 신선사상과는 조금 거리가 있는 내용 같아서 여기서는 생략하고자 한다. 이렇게 모든 발표가 끝나고 종합토론이 열렸다. 몇 가지 오고가는 문답 중 관심을 끄는 한 가지는 신선의 종류에 관한 것이었다. 훠커궁 선생은 대순진리회의 지상신선이 도교의 천선(天仙)보다는 낮은 차원의 존재처럼 느껴진다고 하면서 대순진리회에는 천선이 없느냐고 물었다. 우리 측은 이후 음양합덕의 원리에 의해 천지가 하나가 되는데 이로 인해 천상과 지하의 구별이 없어져 천선(天仙)과 지선(地仙)이라는 말의 의미가 없다고 답변하였다. 몇 가지 문답이 더 오고간 후 학술대회는 폐막되었다. 

  학술대회를 통해 한국과 중국은 도와 신선사상이라는 상당히 큰 공통분모가 있지만 일본과는 같은 한자문화권이지만 상대적으로 거리가 있음을 알 수 있었다. 그리고 대순진리회의 신선사상과 도교의 신선사상이 유사한 면도 있지만 여러 차이점이 존재함을 확인할 수 있었다. 두 가지만 예를 들자면, 먼저 대순진리회에서는 음양합덕이 되어야 신선이 되지만 도교에서는 음을 안 좋은 것으로 보아 음기를 제거하여야 신선이 된다는 점이다. 그리고 도교에서는 신선이 되는 것이 주된 목적이며 신선이 되려는 것은 장자의 소요유(逍遙遊)처럼 속박을 초월한 대자유를 누리는 존재가 되고자 하는 염원인 것이다. 반면, 대순진리회에서는 지상신선실현이 지상천국건설과 세계개벽을 위한 수순이라 볼 수 있으며 신선이 되려는 것도 그 자체가 주된 목적이기보다 상제님의 명을 받들어 천하창생을 살리고 후천을 열기 위함이라는 점이다. 

  종교학의 아버지인 막스 뮐러는 “하나만 알면 아무것도 모르는 것이다.”라고 하였다. 사람은 비교를 통해서 자신을 새롭게 발견하고 인식하게 된다. 이번 학술대회에서 도교 신선사상과의 비교를 통해 대순진리에 대한 이해가 조금 깊어짐을 느낄 수가 있었다. 『전경』에 나타난 선도와 관련된 내용을 이해함에 있어서도 이런 교류와 연구가 지속적으로 진행되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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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북경대에서 만난 노자

<대순회보> 136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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