뇌화고인성 교육의 지향점 ‘사람다운 사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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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교무부 작성일2018.08.19 조회3,109회 댓글0건본문
지금, 대한민국에는 다양한 사람들이 함께 공존하며 살아가고 있다. 금수 같은 사람은 부모를 해외로 모시고 가서 현대판 고려장을 하고, 보험금을 타내기 위해 남편 또는 아내를 해하며, 친구를 집단 왕따를 시켜 자살에 이르게 한다. 사람다운 사람은 등굣길 한파 속 정신을 잃고 쓰러진 노인을 발견하고 자신의 패딩 점퍼를 입힌 후 업어서 집까지 데려다주고, 사회의 안전 지킴이로서 불길 속으로 거침없이 뛰어들어 사람을 살리는가 하면, 조업 중 생업이 걸린 그물을 끊고 달려가 조난 선원을 구조하는 선행을 마다하지 않는다. 이렇게 선행을 하느냐 악행을 저지르냐는 행동 주체의 인성에 달려 있다.
국가에서는 인간다운 인간이 많은 상생의 세계를 지향하기 위해 「인성교육진흥법」을 만들기에 이르렀다. 2015년 1월 20일 제정된 「인성교육진흥법」[법률 제13004호, 제정 2015.1.20., 시행 2015.7.21.]의 제정 목적은 “건전하고 올바른 人性을 갖춘 국민을 육성하여 국가사회의 발전에 이바지함”이라고 밝히고 있으며, 인성 교육을 “자신의 내면을 바르고 건전하게 가꾸고 타인·공동체·자연과 더불어 살아가는 데 필요한 인간다운 성품과 역량을 기르는 것을 목적으로 하는 교육”으로 정의하고 있다. 인성 교육의 목표가 되는 핵심 가치 또는 덕목으로 “예, 효, 정직, 책임, 존중, 배려, 소통, 협동 등의 마음가짐이나 사람됨”을 제시하고 있다.01
인성의 개념은 “개성, 성격, 성품 혹은 품성, 사람됨, 인격, 도덕성, 전인성(全人性) 등” 다양한 의미로 이해되고 있다. 구체적으로 심리학에서의 인성은 흔히 ‘개성’(personality)으로 번역되며, ‘성격’ 개념에 가깝게 받아들여진다. 철학과 윤리학에서 다루는 인성은 ‘인격’(character)으로 번역될 수 있으며, 도덕성을 내포하고 있는 인격 개념에 가깝다.02 만약 인성이 성격과 같이 타고난 성향을 뜻하는 ‘개성’을 지칭한다면 교육을 통한 함양은 불가능하겠지만 도덕성을 포괄한 개념으로 변화 가능한 ‘인격’을 뜻한다면 교육의 대상이 된다.03
또한, 인성의 개념을 유교적 전통에서도 찾아볼 수 있는데, 『중용(中庸)』에 “天命之謂性 率性之謂道 修道之謂敎”(천명지위성 솔성지위도 수도지위교)라는 구절이 나온다. 이 말에 따르면 하늘이 명한 것이 성(性)이고 이러한 성을 따라는 것이 도(道)이다. 따라서 성을 하늘이 정한 뜻이라 본다면 이를 사람이 거스르는 것은 불가한 일이며, 주어진 바의 성을 따름으로써 도에 이를 수 있게 된다. 여기서 주목할 점은 ‘修道之謂敎’로 ‘도’를 닦는 것을 일러 ‘교(敎)’라고 할 때, 기본적으로 인성은 교육을 통해 길러진다는 속성을 지니게 된다.04
이처럼 인성이 도덕성을 포괄한 개념으로 변화 가능한 ‘인격’을 뜻하고 교육을 통해 길러질 수 있는 성질의 것이라면, 「인성교육진흥법」에 나타난 인성은 도덕성과 사회성을 결합한 것으로 교육과 후천적인 노력을 통해 변화할 수 있는 대상이다. 즉 인성의 개념을 ‘타인·공동체·자연과 더불어 살아갈 수 있는 인간다운 성품과 역량을 기르는 것’과 같은 실천적인 덕목으로 한정 지을 경우, 교육을 통해 함양할 수 있는 대상이 된다. 따라서 오늘날의 인성교육은 사람 됨됨이를 올바르게 가꾸어 그 시대와 사회가 요청하는 공동체의 일원으로 길러내는 것이라고 규정할 수 있을 것이다.
우리는 왜 ‘더불어 살아가는 인간다운 성품과 역량’을 교육을 통해 기르게 되었을까? ‘인성 교육’이 하나의 법으로 제정된 데에는 2012년 국민적 파문을 일으킨 대구의 한 중학생이 학교 폭력으로 인해 자살한 사건이 발단이 되었다. 2012년 「학교폭력 근절 종합대책」 보고서에 따르면 학교폭력의 첫 번째 원인이 인성 및 사회성 함양을 위한 교육이 미흡하다는 것이었다. 즉 학생들의 높은 학업성취 수준보다 ‘타인과 관계를 원만히 맺고 협력하는 사회적 상호 작용능력’이 현저하게 부족하다는 것이다. 그 실례로 보고서에는 전 세계적으로 우리나라 학생의 언어적, 수학적 소양이 1~2위를 다투지만, 타인과 협력하여 일하는 능력은 22위에 그쳤다는 결과를 제시하고 있다.05
오늘날의 교육을 뒤돌아보면 교육의 내재적 가치인 ‘사람다운 사람’을 기르는 일에 충실치 못하고 외형적 가치와 물질문명에 대한 선호로 인해 가치관의 혼돈과 도덕의 부재, 인간 소외라는 혼탁한 현실로 치닫고 있다.06 산업화와 더불어 경제 발전에만 전력투구한 결과 물질적으로 풍요로워졌지만, 사회 구성원들의 정신적인 빈곤은 더 심화하여 우리의 행복은 심각하게 위협받고 있다. 결국, 황폐해진 인간다운 성품을 바로 세우지 않는다면 반인륜적인 사건들이 발생할 수 있다는 위기의식이 국가와 사회로 하여금 ‘더불어 살아가는 인간다운 성품과 역량’ 강화를 위한 교육의 필연성을 제기하도록 하였다.
부모와 형제, 동기간이 모여 사는 것을 가정이라 하고, 가정이 집단을 이룬 것을 사회라고 하는데, 사람은 사회 속에서 타인과 더불어 살아간다. 나보다 연령이 많은 어른이 있는가 하면, 친구 간도 있고, 손아랫사람들도 있다. 이러한 서로의 상관관계가 있는데도 너는 너, 나는 나라는 것은 있을 수 없으며 만약 그러한 생각을 가지고 행동한다면 사람이라 할 수 없다.07 우리는 타인·공동체·자연과 관계를 잘 맺을 때 행복감을 느끼지만, 관계를 잘 맺지 못할 때는 자신은 물론 사회 공동체의 위기를 감지한다. 과학과 기술의 발달에 힘입은 교통과 통신의 발달로 인해 구성원 간, 공동체 간의 상호 관계와 상호 의존성이 그 어느 때보다 높아진 지금 개인적인 인간관계들이 제대로 기능하지 않으면 공동체의 해체까지 초래된다.08 그러므로 인성 교육의 지향점이자 이 시대와 사회가 요구하는 인간상은 공동체 의식을 지닌 ‘사람다운 사람’이다.
‘사람다운 사람’에서 ‘답다’라는 말은 “일부 명사나 어근의 뒤에 붙어, ‘그것이 가지는 성질이나 특성이 있다’는 뜻을 더하여 형용사를 만드는 말”로, ‘사람답다’라는 것의 의미는 “그 됨됨이나 하는 일이 사람의 도리에 어그러짐이 없다”라는 것이다.09 그러므로 ‘사람다운 사람’은 도리에 어그러짐이 없는 인격을 갖춘 사람이다.
도전님께서는 “사람으로서 행해야 할 도리를 다해야 인격을 갖추었다고 한다. 인격을 갖추어라. 『전경』을 보면 상제님께서 ‘삼강오륜이 없으므로 천하가 병들었다(忘其父者無道 忘其君者無道 忘其師者無道 世無忠 世無孝 世無烈 是故天下皆病)’고 하셨다. 상제님께서 이 병을 고치고자 이 세상에 강세하신 것이다. 사회에서도 사람을 만들기 위해 시간을 정해놓고 교육을 하고 가르쳐 나간다. 배운다는 것은 사람의 도리를 하려고 배우는 것이다. 인격을 갖추지 못하고 도리를 지키지 못하면 질서가 무너진다. 사람으로서 행하여야 할 도리를 도덕이라고 한다”10라고 말씀하셨다.
사람다운 사람이 되기 위해 행하고 지녀야 할 도리란 바로 삼강오륜이다. ‘충·효·열’이 삼강이고 오륜인 ‘부자유친·군신유의·부부유별·장유유서·붕우유신’은 삼강 안에 들어 있다. 부자유친은 부모가 자애롭게 자식을 대하고 자식이 부모에게 효도할 때 친함이 생기고, 군신유의는 국가와 사회에 대해 국민으로서 가져야 할 기본적인 마음가짐을 말하는 것으로 선대 조상들이 희생하며 지키고 만들어 놓은 것을 우리가 아끼고 지켜 공(公)의 이익을 도모하여 국민으로서 해야 할 도리를 다하는 것이다. 부부유별은 부부가 내외간인데 가장이 되고 아내가 된다면 각자 도리를 지켜 여자는 남자를 하늘과 같이 존경하고, 남자는 여자를 땅같이 귀하게 생각하여 각자 역할을 다하는 것이고11 장유유서는 연하자와 연장자는 체계 질서가 있어야 하는데 연하자의 입장에서는 연장자에게 공경과 예의를 갖추어서 대하고, 연장자의 입장에서는 연하자를 아끼고 사랑하며 지도하는 자세가 필요하며, 붕우유신은 뜻을 함께하는 친구[同志]이든 일반적인 학교 친구이든 혹은 직장 동료 사이이든 서로 믿음과 신뢰가 있어야 한다는 말이다.
삼강오륜이 무너진 사회질서를 유지하는 윤리 규범으로 작용하기 위해선 인류의 화평을 이루기 위한 원리인 해원상생과 보은상생을 전제로 할 때 가능하다. 해원상생과 보은상생의 이념을 바탕으로 한 삼강오륜12은 화목한 가정과 이웃과의 화합을 위한 기초 윤리이며, 인류 사회가 아무리 변화해도 사회 공동체의 안녕과 화평의 바탕이 되는 변함없는 윤리 규범으로 작용할 수 있게 된다. 함께 살아가는 데 서로 이해하면서 서로의 힘을 빌리지 않으면 안 되니 서로가 고맙고 감사하다는 예를 지켜 생활화하면 사람다운 사람이고, 그렇지 않으면 금수이다.13
「인성교육진흥법」이 제도화된 지금, 우리에게 인성 교육이 지향하는 ‘사람다운 사람’이 무엇인지 되새기는 계기를 마련해주었지만, 그 실현을 위한 관건은 우리 사회의 무너진 질서를 어떻게 해결할 것인가이다. 이 대목에서 도인의 사명감이 중요하게 주목받는다. 사람이 된다는 것은 도인이 된다는 뜻으로 스스로가 올바른 사람이 되고, 올바른 일을 가르치고, 올바른 생활을 하는 사람이다.14 그러므로 도인은 앞장서서 사회관계 속에서 해원상생과 보은상생을 바탕으로 한 삼강오륜을 실천하고 이를 교화하여 우리 사회를 올바른 길로 이끌어 가야 한다는 투철한 사명감을 가져야 한다.
도전님께서 “우리는 남을 살리자는 것이지, 내가 구원을 받으려 하는 것이 아니며 포덕천하로써 세상을 구하고 민생, 창생을 건져내자는 것이다. 사람으로 말하면 삼강오륜이 완전히 끊기다시피 했으니 우리는 그것을 바로 찾자는 것이다. 세상이 멸망되는 것에서 구원받으려는 게 아니고 우리가 살리자는 것이다”15라고 말씀하셨다. 이러한 사명감이 현실에 뿌리내려 전 인류가 상제님의 법리를 따르게 된다면, 모두가 올바른 사람이 되고 인성 교육을 법으로 제정해야만 했던 우리 사회의 위기도 해소될 것이다. 더 나아가 전 인류가 다 화평하고 평화로운 지상천국이 바로 눈 앞에 펼쳐질 것이다.
<대순회보> 209호
[참고문헌]
《대순회보》
「도전님 훈시」
성해영•박범석, 「‘인성교육진흥법’ 제정의 종교교육적 의미」, 『종교교육학연구』 49, 2015.
성해영, 「청소년 인성교육과 종교-문화체육관광부의 종교계 인성교육 지원사업을 중심으로-」, 『종교문화연
구』 25, 2015.
이재호, 「상생의 길: 상생의 이념으로 바라본 삼강오륜(Ⅱ)」, 《대순회보》 183호, 2016.
장승희, 「‘인성교육진흥법’에서 추구해야 할 인성의 본질과 인성교육의 방향」, 『윤리교육연구』 37, 2015.
차봉준, 「대학 인성교육의 방향 설정과 활성화를 위한 시론 -S대학 인성 교과목 개설을 중심으로 」, 『대동철
학』 72, 2015.
홍석영, 「인성 개념 및 인성의 교육가능성에 대한 고찰」, 한국교양교육학회 2013 추계학술대회 자료집, 2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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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1 『인성교육진흥법』, 제1조(목적), 제2조(정의) 1항, 제2조(정의) 2항 참조.
02 성해영ㆍ박범석, 「‘인성교육진흥법’ 제정의 종교교육적 의미」, 『종교교육학연구』 49 (2015), p.12.
03 홍석영, 「인성 개념 및 인성의 교육가능성에 대한 고찰」, 한국교양교육학회 2013 추계학술대회 자료집 (2013), pp.349-357 참조.
04 차봉준, 「대학 인성교육의 방향 설정과 활성화를 위한 시론 -S대학 인성 교과목 개설을 중심으로- 」, 『대동철학』 72 (2015), p.29.
05 성해영, 「청소년 인성교육과 종교 -문화체육관광부의 종교계 인성교육 지원사업을 중심으로」, 『종교문화연구』 (2015), pp.281-289 참조.
06 「도전님 훈시」 (1993. 4. 20)
07 《대순회보》 6호, 「도전님 훈시」 참조.
08 성해영ㆍ박범석, 앞의 글, p.3 참조.
09 장승희, 「‘인성교육진흥법’에서 추구해야 할 인성의 본질과 인성교육의 방향」, 『윤리교육연구』 37 (2015), p.79.
10 「도전님 훈시」 (1987. 2. 12); 「도전님 훈시」 (1988. 2. 29)
11 「도전님 훈시」 (1991. 12. 05)
12 해원상생과 보은상생의 이념을 바탕으로 한 삼강오륜에 관한 상세한 설명은 이재호, 「상생의 길: 상생의 이념으로 바라본 삼강오륜(Ⅱ)」, 《대순회보》 183호 (2016), pp.115-117 참조할 것.
13 「도전님 훈시」 (1989. 4. 12); 「도전님 훈시」 (1991. 10. 30)
14 「도전님 훈시」 (1989. 2. 12)
15 「도전님 훈시」 (1994. 3. 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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