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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김만식 작성일2020.11.10 조회3,021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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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릉5-8 방면 선무 김만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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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아~, 손자가 이렇게 부탁하는데 좀 해주면 안 돼?”

“안 해, 치성은 절대 안 해.”

“하…. 그럼 한다고 할 때까지 무릎 꿇고 있을게.”

어디서 들은 건 있어서 이렇게도 해봤습니다. 1시간도 못 돼서 다리가 마비되는 것 같았지만 할머니는 “알아서 해라, 그래 봤자 안 한다.” 하시며 신경도 안 쓰셨습니다.

 “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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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생떼로 되는 게 아니었습니다. 도우들은 부모님 치성 잘도 모시던데, 할머니는 참 포덕하기가 쉽지 않았습니다. 부모님 이혼으로 어려서부터 할머니 밑에서 컸고 그런 할머니는 제겐 어머니 같아서 꼭 치성을 모시고 잘되게 해드리고 싶었습니다.

  할머니는 6년 전 버스에 치여 허리를 심하게 다치셨습니다. 다행히 빠르게 회복되어 퇴원한 상태였지만, 온전히 회복되진 못해 요양보호사의 간호를 받으셨습니다. 할머니가 상제님을 알고 정성 들이면 더 좋아질 것 같아 가끔 시골에 가면 열심히 교화해 드렸지만, 할머니는 요지부동이었습니다. 다행히 알려드린 태을주는 하겠다 하셨지만 “나는 불교 신자여서 믿음을 바꿀 수는 없다. 내가 이 나이 먹고 뭘 다시 하겠냐” 하시며 입도는 원치 않으셨습니다. 지금 생각하면 잘 되게 해드려야겠다는 성심보다는 나도 가족을 교화해서 입도치성을 모셔보고 싶다는 욕심이 더 앞섰던 것 같습니다.

  똑같은 반응에 지쳐 나중엔 대충 의무적으로 교화하기도 했지만, 이건 아니다 싶어 제대로 정성 들이기로 마음먹었습니다. 집에서도 수도의 연장이라 마음먹고 낮에는 농사일 돕고, 진지도 챙겨드리고 나서 교화도 하고 기도도 정성껏 모셨습니다. ‘집에서 기도 모시면 뭔가 기운을 느끼진 않을까?’ 싶었지만 아쉽게도 전혀 그런 건 없었습니다. 좀 더 정성 들일 게 없나 생각해보니 TV 보는 시간에 『전경』을 보시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어

“할머니, TV 너무 많이 보시면 머리 굳어져서 나중에 치매 걸릴 수도 있어요, TV보다는 책 보는 게 훨씬 좋으니까 『전경』 크게 인쇄해서 다음에 올 때 갖다 드릴게요. 좋은 글도 많고 치매 예방도 될 거예요, 괜찮죠?”

“그려, 다음에 꼭 가져와.”

치성 말고는 다 호의적이었습니다. 교법 내용 중에 선별해서 드렸는데

“그려 고맙다, 이런 거 손자한테 받았다고 자랑도 했어. 잘 읽을게.” 하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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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다음 달에 집에 가보니 정말 열심히 읽고 계셨습니다. 저녁마다 읽는데 보고 나면 잡념도 없어지고 마음도 개운해진다고 하십니다. 좋은 뜻이 많다고 매일매일 읽어본다고 하시니 정성 들인 보람이 느껴졌습니다. 시골 가서 보내드린 『전경』으로 교화해드리고 또 치성드려보시라 하면 여전히 “그건 절대 안 한다”라고. 그래도 포기할 수 없어 집에서의 정성은 이어나갔습니다.

  어느덧 3년이란 시간이 지났고 평소처럼 시골에 갔는데 할머니가 윗집에 사는 할머니 이야기를 했습니다. 그분이 집안에 맺힌 조상이 있어 무당을 찾아가 굿을 하고 싶어 한다는 이야기였습니다. 교화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는데 마침 놀러 오셔서 열심히 교화하고 정성 들여 보시라 이야기했는데 그런 소리 할 거면 가겠다고 역정을 내면서 가버리셨습니다. 혼자선 역부족이니 선각께 부탁드려 같이 윗집 할머니 댁으로 찾아갔습니다. 선각의 교화를 듣고는 무난하게 정성 들이겠다고 이야기했습니다. ‘내가 교화할 땐 화내시더니! 역시 선각은 다르시구나!’ 하는 게 뼛속 깊이 느껴졌습니다. 치성은 우리 집에서 모시기로 했고 저희 할머니도 설득해 두 분이 같이 입도하게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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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리 가족도 드디어 치성을 모시는구나!’라는 생각에 굉장히 기분 좋고 감사한 하루를 보냈습니다. 할머니가 직접 입도를 안 하시니 이렇게라도 될 수 있게 하늘이 도와주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고 선각분들은 그동안 할머니께 열심히 정성 들여놓은 게 있어 신명께서 도와주신 거라고 말씀해주셨습니다. 사람은 정성을 잊어도 신명께선 다 기억하신다는데 1달에 1번이라도 꾸준히 정성 들인 게 다 남아 있구나 하는 게 느껴졌습니다. 그리고 내 정성이 다가 아니라 선각의 도움과 화합이 정말 중요하다는 것을 다시 한번 깨달았습니다.

  입도 후 저희 할머니는 건강이 많이 좋아지셨습니다. 치성 모시고도 계속 『전경』을 읽으시고 태을주도 열심히 외우셔서 그런지 확실히 기운이 치성 모시기 전보다 많이 밝고 건강해지셨고, 식사도 잘하십니다. 예전엔 입맛이 갑자기 없어져 식사를 못 할 때가 많았는데 요즘은 그 주기가 많이 길어졌습니다. 전에는 제가 고기를 사 가도 소화가 잘 안 된다며 안 드셔서 혼자 먹었는데 요즘은 시골 갈 때마다 삼겹살 사 오라고 하십니다. 고기를 먹게 된 것도 상제님 덕화란 생각이 들어 정말 감사했습니다. 식사를 잘하시니 기운도 더 나시고 농사도 더 열심히 짓고 그렇게 농사지은 쌀도 도인들 먹으라고 많이 주십니다. 사고 후유증으로 허리가 불편해서 힘쓰는 일은 못 하시지만, 틈만 나면 밭에 가셔서 할 수 있는 일을 하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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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도에 대한 인식과 마음도 많이 변하셨습니다. 얼마 전에는 정성 들이려면 제대로 해야 한다면서, 『전경』 한 구절을 읽어도 감사한 마음으로 읽어야 하고, 읽어봐야 무슨 소용이냐는 마음으로 읽으면 안 된다는 말씀을 듣고 놀라면서 속으로 반성이 되었습니다. 다음 달에 집에 가니 이혼해서 힘들어하는 이웃 아저씨한테 태을주 적어서 갖다 주어라 하셔서 또 놀랐습니다. 많이 건강해지셨지만, 연세가 있어서 가끔 아프신데 그럴 때면 항상 상제님을 찾고 태을주를 외운다고 하십니다. 

  저를 키워주신 할머니 은혜를 갚을 길이 없었는데 상제님 덕화로 잘 되게 해드린 것 같아 다행이라는 생각을 합니다. 하지만 아쉽게도 연로(85세)하셔서 오래오래 챙겨드리긴 힘들 것 같습니다. 나중에 돌아가신다면 슬프겠지만 그래도 많이 후회되고 힘들 것 같진 않습니다. 부족하지만 대효를 해드렸으니 신명계에 가시면 쌓아놓은 공덕도 보게 되고 돌아가신 할아버지와 같이 상제님을 모시면서 수도할 것을 알고 있으니 말입니다. 나중에 운수가 열릴 때 집안사람들과 많은 생명을 살려 나갈 수 있도록, 그래서 그런 손자를 흐뭇하게 바라보실 수 있도록 오늘 하루도 성경신을 다해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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