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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도의 시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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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이근혜 작성일2020.12.13 조회1,700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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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실32 방면 차선감 이근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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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가 수도를 시작했을 때를 생각하니 아득한 과거 같고, 벌써 16년 전 이야기입니다.

  집은 당진이었고 저는 천안에 있는 직장을 다녔습니다. 그래서 주말마다 동생이 천안에 있는 자취방에 차로 데려다주었습니다. 동생은 한번도 불평하지 않고 시간에 상관없이 언제나 저한테 맞춰주었습니다.

  그날도 여느 때와 같이 늦은 주말이었고, 가는 길에 저의 잔소리를 잔뜩 듣고 마음이 안 좋을 듯한데도 동생은 환하게 웃으며 “누나 잘 다녀와”라고 말하며 집으로 돌아갔습니다. 그런데 다음날 동생의 사고 소식을 듣게 되었고, 저는 무슨 정신으로 시골집에 왔는지 기억도 없이 가슴 치며 울기만 했습니다.

  분명 어제만 해도 장난도 치고 웃던 동생이었는데, 이젠 바다에 빠져 모습조차 찾을 수 없다니 믿을 수가 없었습니다. 밤새 비바람에 파도는 거세고 앞이 보이지 않는 바다에서 구조대원들과 함께 동생을 찾았지만 어두운 빗속에서 더는 구조가 어려웠고, 아침이 되어서야 환하게 웃어주던 동생 대신 차디찬 바닥에 웅크리고 있는 동생을 만나게 되었습니다.

  저에게 이런 일이 생길 거라고 상상조차 하지 못했습니다. 그렇게 동생을 떠나보낸 후 저의 삶은 많이 달라졌습니다. 세상을 원망하고, 동생을 가슴 아프게 했던 아버지도 밉고 원망스러웠습니다. 저의 아픔과 슬픔을 받아들이기가 어려웠고, 누구라도 원망을 하지 않으면 마음이 답답했습니다. 하지만 가장 후회로 남아 저를 괴롭힌 건 그날이 마지막일 줄도 모르고 동생한테 잔소리하고 투닥거리던 저 자신이었습니다. 그렇게 하지 말 걸, 더 잘해줄 걸 그런 지옥 같던 1년을 보내고 있었습니다.

  동생은 그렇게 세상을 등졌고 엄마 꿈에 울면서 배고프다며 나타났습니다. 동생 꿈을 꾼다는 어머니의 말을 들을 때마다 살아 있으면 뭐라도 해줄 텐데 이제는 해줄 수도 없는데 하면서 답답한 마음이었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도인을 만나 교화를 듣고 동생을 위해 정성을 내어야겠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그것이 저의 수도의 시작이었습니다.

  입도하고 바로 동생을 위해 49일 정성을 들이기 시작했습니다. 근데 신기하게도 정성을 들이는 동안 절대 녹지 않을 것 같던 제 마음이 녹아가고 있었고 원망도 미움도 조금씩 사라졌습니다. 그 후 오빠가 사고가 나서 차는 전복되었지만, 타박상 정도만 입었습니다. 신기하기도 하고 한편으론 정성을 들이니 조상님이 도와주시나 하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정성을 들이면서 우리 집안의 업보는 49일로 부족하겠다 싶어 100일로 정성을 연장하게 되었습니다. 정성을 들인 지 78일이 되는 날 엄마의 전화 한 통이 저를 울게 했습니다. 제가 정성을 시작하던 시기부터 신기하게 늘 엄마 꿈에 나오던 동생의 모습이 보이지 않았다고 했습니다. 그런 동생을 그리워하던 엄마 꿈에 동생이 예전과 달리 햇살이 가득한 들판에서 웃으며 “잘 지내고 있으니까 걱정하지 말고 엄마는 나중에 내가 부르면 그때 와”라고 하더랍니다.

  정성을 들이면서 제가 아무한테도 말한 적 없이 오로지 상제님께만 빌었던 심고였습니다. 동생을 잃고 저보다 더 괴로워하며 힘들어하시던 엄마가 그 꿈을 꾸시고 얼마나 좋아하는지를 보면서 저는 가슴이 벅차올랐고, 그렇게 100일을 무사히 정성을 들였고, 저는 엄마를 입도하게 하면서 포덕을 하게 되었습니다.

  수도하면서 많은 방황도 있었고 집안의 큰 변화들도 있었습니다. 가장 큰 건 이젠 엄마가 저의 수도에 든든한 지원군이 되어 있다는 것과 가족과 함께 이 수도의 길을 가고 있다는 것입니다. 집안의 겁액 때문에 시작한 저의 수도는 상제님을 알고 가족들의 겁액을 조금씩 풀어가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어린 마음에 자존심으로 방황하는 저로 인해 조상님께서 엄청난 공력을 써서 기적 같은 일을 만들기도 하셨습니다. 지금도 저는 상제님의 덕화를 느끼며, 감사한 마음으로 열심히 수도하고 있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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