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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지와의 맹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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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송하명 작성일2020.06.17 조회3,813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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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구원 송하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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誓者 元天地之約 有其誓 背天地之約 則雖元物 其物難成. (교운 1장 66절. 현무경)01

 

 

  대입시험을 앞두고 신문과 방송에서 사찰이나 성당, 교회에서 자녀들의 합격을 기원하는 모습은 종교를 떠나 자식을 둔 부모님의 공통된 마음일 것이다. 이 마음은 자식들을 향한 부모의 사랑이며, 자기의 소원이다. 그러나 이 같은 기복적인 모습은 종교인들이 가져야 할 진정한 소원성취의 모습은 아닐 것이다. 일반적으로 종교를 믿는다는 것은 그 종교가 천명한 구원의 약속을 믿는다는 말이다. 그 믿음 속에서 구도자는 끝까지 변치 않고 그 목적을 이루겠다고 자신이나 신앙의 대상에게 강한 의지를 표명한다. 그것이 소원성취를 위한 신앙인의 진정한 자세 곧, 맹세일 것이다. 

  『전경』에 ‘서(誓)’는 ‘맹세, 서약’02이라고도 하는데, 고대에는 서(誓)가 전장에 나가기 전에 승리를 다짐한다는 뜻이었다. 그래서 ‘서(誓)’에 쓰인 ‘절(折)’은 나무를 두 동강 낼 정도의 강한 의지를 표현하는 것이고 ‘언(言)’은 다짐을 ‘말하다’라는 뜻03으로 전장에서 승리를 다짐하는 강한 의지의 표현이었다. 그러므로 ‘서’는 일반적인 약속이 아닌 강한 의지로 상대와 맺는 맹약(盟約)과 같은 약속이라 할 수 있다.

  그래서 상제님께서는 ‘서자(誓者) 원천지지약(元天地之約)’이라 하셨다. ‘원(元)’은 ‘시작, 근원, 으뜸’04의 뜻이다. ‘약(約)’은 ‘약속하다, 하나로 결합하다, 조약을 맺다’05의 뜻으로 ‘작(勺: 술잔)과 함께 실[絲]이나 끈으로 묶어 매듭을 맺는 약속’06으로 풀이할 수 있다. 그러므로 상제님께서는 ‘맹세라는 것은 천지와의 약속을 으뜸으로 한다’라고 말씀하셨다. 이러한 맹세의 자리가 우리에게도 있는데, 그것은 바로 대순진리회에 입문할 때 행하는 입도치성(入道致誠)이다.

  도전님께서 "입도치성이라는 것이 그렇다. 치성 행위도 중요하지만, 무엇보다도 마음이 더 중요하다. 입도치성이라는 것은 치성보다도 내 마음이다. 치성이 중요한 것은 아니다. 치성을 올리면 자기가 하느님 앞에 맹세했다는 것에 의미가 있다."07라고 말씀하셨다. 입도치성을 올리는 것은 자기의 심성을 상제님께 바쳐 맹세하는 것이다. 곧 상제님께 맹세하는 첫 정성의 자리가 입도치성인 것이다. 대순진리회 입도자는 입도치성을 통해 신앙의 대상이신 상제님께 진실하고 충실한 도인이 되어 영시(永時) 불망(不忘)할 것을 마음 굳게 맹세하면서 수도를 시작한다. 이로써 각 개인은 천지공정(天地公庭)에 참여할 수 있는 도문소자(道門小子)의 자격을 얻는다.08 곧, 도문소자는 도의 아들로서 상제님의 천지공정에 참여하게 되는 것이다.

  그러므로 입도치성 시 마음속으로 하는 첫 맹세가 매우 중요하다. 그런데 입도자가 이러한 중요한 의식을 하면서도 상제님께 맹세한다는 것을 모른다면, 그는 결국 힘든 상황이 오면 쉽게 도를 포기하고 말 것이다. 혹은 진실하고 충실한 도문소자가 되겠다고 맹세한 후, 물욕에 초심을 잃고 사심(私心)이 발동한다면, 인간의 모든 죄악의 근원인 마음을 속이게 되므로 결국 실패에 이르게 될 것이다. 그러한 예로 상제님께서는 “믿는 자를 손가락으로 세어 꼽았으되 그자가 배신하여 손가락을 펼 때는 살아나지 못하리라.”09는 말씀을 하셨다. 그래서 상제님께서는 ‘천지와의 약속을 위배한다면(背天地之約)’이 되었을 때 ‘비록 원물(근원이 되는 일)이라 하더라도 그 일을 이루기는 어렵다.(則雖元物 其物難成)’라고 말씀하신 것이다.

  그러므로 우리는 수도 법방(法方)에 나를 맞추고 양심(良心)을 지켜나갈 때 성공(成功)할 수 있다. 상제님께서 “너희들이 믿음을 나에게 주어야 나의 믿음을 받으리라.”10고 말씀하신 것은 ‘서(誓)’와 같은 ‘맹세’를 통해 상제님과의 약속을 변함없이 지켜나가려는 도문소자의 의지와 믿음을 보시기 위함이고, 그 의지와 믿음을 통해 우리는 상제님의 덕화를 받을 수 있는 것이다. 그만큼 수도에서 ‘서’의 자세는 매우 중요하다.

  따라서 서(誓)의 의미는 입도치성에서 도문소자가 되어 진실하고 충실한 도인이 되겠다는 상제님과 첫 약속이다. 그리고 그 약속한 바를 변함없이 지키어 우리가 모두 바라는 지상천국과 도통을 성취하고자 하는 것이다. 우리는 일상생활에서 기도를 모시거나 심고(心告)를 통해서 상제님과 대면하게 된다. 그런 대면 속에서 우리는 현실의 자기 목적을 이루기 위한 굳은 결심과 의지를 상제님과 약속하므로 그 약속을 변함없이 지켜나가려는 정성과 인내력이 요구된다. 그리고 그 약속이 변함없을 때 더 높은 맹세를 통해 자신의 기국을 향상해 나아가고 또 나아가면, 결국 도통진경의 경지에 이르는 것이다.

 

 

 

 

 

01 “맹서라는 것은 천지와의 약속을 으뜸으로 하니, 그 맹서가 천지와의 약속을 위배한다면, 비록 원물(근원이 되는 일)이라 하더라도 일을 이루기는 어렵다. 

02 양정우, 『敎學漢韓辭典』, (서울: 교학사, 2001), p.1912.

03 박홍균, 『하나를 알면 열을 깨치는 원리한자』, 서울: 이비컴, 2011, p.230.

04 양정우, 앞의 책, p.167.

05 같은 책, p.1549.

06 박홍균, 앞의 책, p.331.

07 「도전님 훈시」 (1994. 9. 2)

08 교무부, 「대순광장: 천지와의 약속인 입도치성」, ≪대순회보≫ 177호, 2016, p.89.

09 교법 2장 21절.

10 교법 3장 5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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