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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지(認知)과학에서 본 마음 [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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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교무부 작성일2017.02.04 조회4,497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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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연구위원 김영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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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마음이란 ‘어떤 구조로 되어 있고 어디에 있으며 어떻게 작용하는가?’에 대한 물음은 인간이 아주 옛날부터 반복해서 생각해온 것 중의 하나다.
 『고전(古篆)』의 마음 心 자는 인간의 염통 곧 심장의 모양을 취하고 있다. 그리고 그 뜻도 ‘心’을 의부(意符)로 하여 ‘감정·의지’ 등 마음의 움직임에 관한 문자를 이루게 되는데01, 영어의 하트(heart)가 바로 그것이 되고 마인드(mind)라고 하는 마음(정신 또는 생각) 같은 관념은 역사가 진전하면서 혼용이 되었다고 생각된다. 이러한 개념들은 우리가 현재 일상적으로 사용하고 있으며 통용되고 있는 개념들이라고 할 수 있다.02 그리고 마음[心]에 대한 고찰은 현재 각 학문과 종교에서 다양하게 개념 지어지고 발전되어 왔으며 현재에도 계속 연구되고 있는 분야다.
  그러나 우리가 알고 있는 일반적인 마음의 개념들을 최근에 과학 분야에서 지금과는 다른 각도에서 조명하려는 시도를 보이고 있는데 그 분야가 바로 인지과학이다.
  인지과학(Cognitive Science)03에서는 인간의 뇌가 생각, 사회적 작용, 인지와 행동의 다른 면들을 지원하는지를 찾고 감각, 감정, 창조성, 자신과 타인의 분별, 계획성과 같은 보다 특별화된 과정과 같은 핵심적인 기능들이 어떻게 진보되고 변화되는 것인지를 연구하고 있다.04 이를 통해 인지과학에서는 이성(理性)·지성(知性)·감성(感性)이 모두 뇌 안에 있다고 말하고 있는 것이다. 그리고 이러한 근거를 통하여 마음이 심장이 아닌 머리, 즉 뇌와 연관이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1950년대 후반에 등장한 인지주의의 패러다임05은 ‘마음’과 ‘컴퓨터’가 본질적으로 같은 추상적 원리를 구현하는 정보처리 체계(Information Processing System: IPS)라는 생각에서 출발하여 현재에 이르기까지 네 단계의 변천 과정을 거쳐 왔다고 할 수 있다.
  첫 단계(1950년대 후반~1980년대 전반)는 마음을 ‘컴퓨터 중심’에 바탕을 둔 물리적 기호(상징)체계(Physical symbol system)로 개념화한 시기이다. 다시 말해 인간과 컴퓨터가 유사한 정보처리적 원리를 지녔다고 보고, 그 과정과 구조를 밝힘으로써 마음의 문제에 접근할 수 있다고 보는 것이다.
  둘째 단계(주로 1980년대 이래)는 컴퓨터 중심의 이론적 개념화의 한계를 ‘뇌의 신경망 연결주의’에 접근하여 상징이하(sub symbolic) 체계의 계산주의를 제시하여 극복하려 한 시기이다. 이는 마음의 작동이 그 신경적 기반 구조인 뇌의 특성에 의하여 결정된다고 보고, 뇌의 기본 단위인 세포들 간의 연결강도의 조정 중심으로 마음의 작동이 일어난다고 보는 것이다.
  셋째 단계(주로 1990년대 및 그 이후)는 인지신경과학에서 ‘뇌 영상기법’의 급격한 발전에 의해 마음에 대한 접근을 신경과학의 기초 위에 놓으려는 시기이다.
  마지막 단계(1980년대 후반~21세기 초)는 마음의 작용에서 ‘몸과 환경 맥락의 역할’을 강조하는 시기이다. 다시 말해 마음의 작용이 정보처리적 계산적 과정이라고 하기보다는 유기체의 몸과 문화, 역사, 사회의 맥락에 의해 구성되고 결정되는 그러한 역동적 활동으로서의 마음임을 강조하는 접근이다. 이러한 주장은 현재 철학자들이 적극적으로 참여하여 인지과학과 연결된 논의를 전개하면서부터 주목을 받고 있다.06
  종합해보면 위의 4단계는 두 가지의 관점으로 나누어 볼 수 있다. 첫 번째는 인간의 마음을 기호 조작의 정보처리체계로 개념화하여 ‘뇌(의 작용) = 마음’이라는 심신 일원적 관점을 보여주고 있다. 다시 말해 마음을 뇌의 신경적 활동 상태로 환원하는 단순한 관점이다. 그러나 이 같은 관점은 마음과 몸의 관계의 본질적 측면에 대한 어떤 시사도 주지 못한다는 단점이 있다.
  또 다른 관점은 ‘환경 - 몸 - 뇌’가 하나의 통합적 단위를 이룬다는 전제(가정) 아래 상호작용의 관계 속에서 인지를 연구하고자 하는 관점이다. 마음이 한 사람의 뇌 속에만 갇혀 있는 그 무엇, 한 개인의 그 무엇이 아니라, 환경과 통합되며 여러 다른 사람의 마음, 그리고 다른 인공물들에 의하여 지원을 받거나 상호작용하면서 그들과 함께 진화되며 문화 사회적으로 구성되며 공유되는 것에 의해 특징지어지는 활동으로서의 마음이다.
  그럼 우리의 대순사상에 들어 있는 심(心)의 내용 중에 앞의 두 관점을 나타내는 내용을 하나씩만 간략하게 적용하여 비교해 보자.
  먼저 ‘뇌(의 작용) = 마음’이라는 관점이다. 사람의 마음이 뇌의 작용에 의해서만 이루어진다고 가정하면 사람의 마음은 신체를 구성하고 있는 하나의 기관에 국한되어 버린다. 하지만 우리 『대순진리회요람』을 보면 “사람의 행동(行動) 기능(機能)을 주관(主管)함은 마음이니…”라고 하였으니 이는 사람의 마음이 하나의 뇌라는 기관에 국한되어 있는 것만은 아님을 알 수 있다. 이를테면, 사람이 행동하기 위해서는 그 행(行)을 하려는 사고(思考)가 선행(先行)되어야 한다. 이럴 때 사고는 각자의 가치관과 생각의 틀에 따라서 다양하게 나타날 것이며 각자의 기준에서 행(行)을 위한 최종의 결과가 결정될 것이다. 사고가 결정되면 그 결과를 표현하기 위해 몸의 기관(器官)을 움직여야 한다. 이때 각 기관의 적절한 움직임을 계산하고 뇌를 통해서 각 기관에 명령하게 된다. 결국, 사람의 행동과 기능을 주관한다는 것은 단지 뇌의 움직임만을 말하는 것은 아님을 알 수 있다.
  다음은 ‘환경 - 몸 - 뇌’이다. 『전경』 행록 3장 44절의 “心也者鬼神之樞機也門戶也道路也”에서 볼 수 있듯이 마음이라는 것은 귀신(鬼神)이 다니는 문호(門戶)요, 도로(道路)라는 것이니 이는 사람과 신(神)이 마음을 통하여 교감을 나누는 중요한 기관이라는 것이다. 그렇다면 사람의 마음은 자신으로부터 주변 사람이나 환경뿐만 아니라 우주와 교감(交感)할 수도 있으며 차원을 넘어 신(神)의 영역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결과적으로 이러한 마음의 광의(廣義)적 속성에 대해서는 인지과학에서 어떠한 과학적 접근이 이루어질 것인지가 궁금해지며, 기존의 마음에 대한 사상적 연구 결과들을 토대로 인지과학자들과 종교학자들이 협력하고 연구하여 어떠한 방향성을 가지고 마음에 대하여 밝혀 나갈 것인지에 대한 많은 연구가 필요할 것으로 생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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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1 民衆書林編輯局, 『漢韓大字典』, 民衆書林, 2010.
02 임영창, 「心身不二의 觀點에서 본 安心ㆍ安身論」, 『大巡思想論叢 제7집』, 大眞大學校 出版部, 1999.
03 인간, 동물 및 기계(컴퓨터)에서 나타나는 Intelligence(지능, 기밀, 정보)의 본질과 인간의 지적(知的) 활동의 산물인 각종 인공물에서 이러한 지(知)가 어떻게 구현되는가 하는 문제를 연구하는 다학문적, 학제적(전혀 다른 것으로 간주되었던 분야의 학문들이 서로의 연구 성과를 공유하고, 각 분야에 대하여 새로운 시각으로 접근하여 연구하는 경향) 학문이다.
04 권원기, 「국가경쟁력 강화를 위한 인지신경과학 연구 활성화 방안」, 한국 뇌 과학 연구소, 2003, p.12 참조.
05 어떤 한 시대 사람들의 견해나 사고를 근본적으로 규정하고 있는 테두리로서의 인식의 체계. 또는 사물에 대한 이론적인 틀이나 체계.
06 이정모, 「체화된 인지(Embodied Cognition)접근과 학문 간 융합」, 서울대학교 철학사상연구 소, 2010, pp.5~10 참조.

 

​《대순회보》 124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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