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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월오봉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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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교무부 작성일2017.02.16 조회4,285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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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구위원 장선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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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일월오봉병> 8폭 병풍 / 경기대학교 소장  

 

 대순진리회 지방 회관에는 상제님의 진영(眞影)을 모신 봉심전(奉審殿)이 있다. 봉심전에는 상제님의 진영 뒤편 좌우로 우뚝 솟은 다섯 봉우리와 해와 달을 그린 <일월오봉도(日月五峰圖)>가 있어 상제님 진영과 깊은 연관성이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조선시대 왕의 뒤편에 있던 <일월오봉도>가 대순진리회 지방 회관 봉심전에 모셔지게 된 계기는 1984년 10월 서울 중곡동에 처음 회관을 개관하면서 도전님의 분부로 시작되었다. 이 그림은 만 원권 지폐의 배경으로 세종대왕 뒤편에 그려져 있어 흔히 볼 수 있다.

 <일월오봉도>를 보면 동양화의 여러 그림과는 많은 차이가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하늘에는 흰 달과 붉은 해가 좌우에 떠 있고, 그 아래로 다섯 개의 바위산 봉우리가 우뚝 솟아 있다. 바위산에서는 두 줄기의 폭포수가 쏟아져서 큰물을 이루어 물보라가 굽이치고 있으며, 그 앞 좌우에는 붉은 소나무가 있다. 그림은 가운데를 중심으로 좌우대칭 구도를 이루고 있고 바위산 봉우리 끝부분은 금박을 입혀 장엄한 느낌을 주며 산수화보다 강한 상징성을 담고 있는 그림이라 볼 수 있다. 

 

 

<일월오봉도>의 유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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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월오봉도>의 기원은 조선시대 태조 이성계 때 최초로 그려졌다고 한다. 조선의 건국은 고려의 장수였던 이성계가 위화도 회군을 하여 무력을 앞세워 고려의 정권을 무너뜨리고 세운 나라이기에 무엇보다 명분이 필요했다. 따라서 조선 초기에는 왕권의 정당성을 세우는 작업을 많이 했다. 그중에서도 하늘의 뜻이라는 명분을 내세우는 일이 급선무였다.

  이성계가 하늘의 뜻이라는 명분을 얻기 위해 전국 명산대천(名山大川)을 다니면서 기도를 드린 것이 대표적인 예라 할 수 있다. 일월오봉도가 그려지게 된 유래에 대해 정확한 기록은 없으나 몇 가지 유래가 전해 오고 있다. 그 유래 중 이성계의 기도처로 유명한 진안(鎭安)마이산(馬耳山)을 <일월오봉도>의 배경으로 했다는 것과 다른 하나는 『시경(詩經)』의 「천보구여(天保九如)」 시의 내용을 그림으로 나타내었다는 두 가지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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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첫 번째, 진안 마이산에서의 일화를 보면, 태조 이성계가 조선 개국을 하기전 팔도를 다니면서 산신(山神)에게 기도를 드렸다. 진안 마이산에서 기도를 드리던 중 꿈에 신인(神人)이 나타나 “이 금척(金尺)으로 장차 삼한의 강토를 헤아려 보라”고 하면서 금척을 주었다는 것에서 유래한다. 이것을 태조 2년(1393) 7월에 관습도감이었던 정도전이 「몽금척요」라는 가사를 지어 조선의 창업을 기리는 노래로 궁중의 연희악과 종묘제례악에 사용하였다. 이처럼 조선 건국에 마이산이 많은 비중을 차지하는 것으로 보아 <일월오봉도>가 마이산 다섯 봉우리를 뜻한다는 말이 나오게 된 것이다. 산봉우리에서 내리는 두 줄기의 물은 섬진강과 금강의 발원지라고 하며 그곳에는 용왕이 모셔져 있다.

 

  두 번째로 신하들과 만백성이 성군이 되어달라는 바람이 담긴 유교(儒敎) 경전 중의 하나인 『시경(詩經)』에 실려 있는 「천보(天保)」라는 시(詩)를 표현한 것으로 해석되기도 한다. 조선은 고려의 불교를 이어받지 않고 유교를 국교로 삼아 나라의 체제를 세우려 하였다. 유교는 왕이 하늘의 뜻을 받들어 백성을 다스린다는 천인합일(天人合一)의 사상을 내세웠다. <일월오봉도>에는 왕이 하늘의 뜻을 받들어 음양(陰陽)의 조화와 인의예지신(仁義禮智信)을 갖춰 만백성의 어버이 역할을 해주었으면 하는 신하들의 바람이 담겨 있다. 시의 내용을 보면 다음과 같다.

 

天保定爾 亦孔之固 하늘이 당신을 보호하고 안정시키사 반석처럼 굳건히 하셨네

俾爾單厚 何福不除 님에게 두터운 은혜 베푸시니 어느 복인들 아니 내리리

……

如山如阜 如岡如陵 높은 산과도 같고 대지와 같으며 산등성이 같고 언덕과도 같으며

 

如川之方至 以莫不增 강물이 흘러오듯 불어나는 복 한이 없구나

……

如月之恒 如日之升 달이 점점 차오르는 것과 같이 해가 떠오르는 것 같이

 

如南山之壽 不騫不崩 남산이 무궁함 같이 결코 쓰러지지 않으며 무너지지 않네

 

如松栢之茂 無不爾或承 소나무 측백나무 무성함과 같이 님의 자손 길이 이어지리라.

 

 이 시는 여(如) 자가 아홉 번 들어 있다 하여 「천보구여(天保九如)」라고도 부른다. 산과 강물, 해, 달, 소나무 등 영원을 상징하는 자연물을 등장시켜 왕의 덕을 칭송하고 왕에게 축복을 기원하고 있다. 왕이 하늘의 뜻에 맞게 다스리면 나라는 태평성대를 누리게 된다는 뜻으로 왕의 위상과 역할을 나타내고 있다. 이러한 자연물이 <일월오봉도>에 동일하게 나타나 있어 <일월오봉도> 역시 「천보」시와 같은 의미와 상징, 즉 왕업이 영원하기를 기원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일월오봉도> 각각의 명칭과 의미

 <일월오봉도>는 <일월오악도(日月五岳圖)>나 <일월곤륜도(日月崑崙圖)>로도 불리며, 병풍으로 된 것은 <일월오봉병(日月五峰屛)>이라고 부른다. 조선시대에는 왕이 행차를 할 때나 왕이 죽은 후 왕의 혼백을 모신 곳이나, 심지어 왕의 초상화 뒤에도 늘 <일월오봉도>가 있었다. 지금도 경복궁 근정전이나 창덕궁 인정전, 창경궁, 덕수궁에 가보면 임금이 앉는 용상의 뒤편에 놓여 있는 <일월오봉도>를 볼 수 있다. 이처럼 <일월오봉도>는 임금의 앉은 자리 뒤편에 놓아 국왕의 존재와 권위를 상징하는 것으로 다른 나라에서는 찾아볼 수 없는 조선시대 고유의 문화와 사상이 담긴 독특한 양식의 그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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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순진리회 지방 회관에는 상제님의 진영을 모시고 뒤편 좌우로 해와 달을 그린 <일월오봉도>가 있다. 조선시대 왕권의 상징인 <일월오봉도>와 지방 회관 봉심전 상제님 진영 뒤편에 모신 <일월오봉도>는 같은 형식의 그림이지만 상징성은 차이가 있으리라 본다.

 <일월오봉도>는 각각의 명칭에 따라 상징적인 의미를 가지고 있으며 음양오행설(陰陽五行說)을 기본 바탕으로 다양하게 해석하고 있다. 먼저 하늘의 해와 달은 우주의 원리를 말하고 있는 것으로 볼 수 있다. 해와 달은 음(陰)과 양(陽)을 말하며 음양은 우주를 이루고 지속시키는 두 힘으로 자강불식(自强不息)의 상징물이기도 하다. ‘자강불식’이란 ‘스스로 힘써 쉬지 않는다.’는 뜻인데 하루도 쉬지 않고 진리 속에서 정확하게 움직이고 스스로 나아간다는 의미로 그것이 천자의 자리를 말한다고 할 수 있으며, 조선시대에는 왕과 왕비의 자리로 해석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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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상제님께서도 “일월무사치만물 강산유도수백행(日月無私治萬物 江山有道受百行)”01을 말씀하신 것에서 보듯 ‘일월은 사사로움이 없이 만물을 다스리고, 강산은 도가 있어 모든 것이 흐를 수 있게 한다.’ 하시어 군왕(君王)이 나아가야 할 길을 나타내고 있다. 우뚝 솟아 있는 바위로 된 다섯 개의 봉우리는 여러 가지로 해석이 되는데, 일월(日月)이 음양(陰陽)이면 오봉(五峰)은 오행(五行)을 의미한다고 볼 수 있다. 오행을 인륜으로 말할 때는 인의예지신(仁義禮智信)이고, 방향으로 보면동ㆍ서ㆍ남ㆍ북ㆍ중앙을 뜻한다. 오악(五嶽)을 말할 때는 각 나라마다 다르게 표현하고 있지만 우리나라 5대 명산으로 경복궁이 있는 서울의 북한산(삼각산)을 중심으로 동쪽은 금강산, 서쪽은 묘향산, 남쪽은 지리산, 북쪽은 백두산을 나타낸다.

 산 위에서 내리는 두 줄기의 폭포는 음양의 조화로써 세상을 다스린다는 뜻으로 풀이되며 조선시대에는 임금이 내리는 덕(德)으로 표현하고 있다. 산 앞의 굽이치는 물은 조정(朝廷)을 뜻한다고 볼 수 있다. 파도의 조(潮)와 조정의 조(朝)의 음이 같은 동음이자(同音異字)의 원리로 조선시대에는 왕의 앞에 조정 대신들이 모여 정사를 논하는 것을 의미하기도 한다. 마지막으로 물 앞의 소나무는 붉은 적송(赤松)으로 소나무 중에서도 가장 성스럽고 귀하게 생각했던 나무이다. 만물의 대표격으로 그 자리에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이처럼 <일월오봉도>는 조선시대에는 군왕의 길을 보여 주었듯이, 대순진리회에서는 음양오행의 진리로 우주를 주재하시는 상제님의 지존지엄하신 권능과 만물을 관감만천(觀鑑萬天)하시는 천지운용의 진리가 담겨 있다고 볼 수 있다. 일월이 사사로움 없이 만물을 다스리도록 주재하시는 상제님의 위상을 표현하고 있으며, 오봉 앞으로 두 물줄기가 내려 바다로 흘러가는 것처럼 상제님의 진리로 포덕천하(布德天下)하여 천하창생 누구나 상제님의 진리 속에서 덕화를 누리라는 뜻이라 볼 수 있겠다.

 

 

01

상제께서 정미년 섣달 스무사흘에 신 경수를 그의 집에서 찾으시니라. 상제께서 요(堯)의 역상 일월성신 경수인시(曆像日月星辰敬授人時)에 대해서 말씀하시기를 “천지가 일월이 아니면 빈 껍데기요, 일월은 지인(知人)이 아니면 허영(虛影)이요, 당요(唐堯)가 일월의 법을 알아내어 백성에게 가르쳤으므로 하늘의 은혜와 땅의 이치가 비로소 인류에게 주어졌나니라.” 하셨도다. 이때 상제께서 일월무사치만물강산유도수백행(日月無私治萬物 江山有道受百行)을 가르치고 오주(五呪)를 지어 천지의 진액(津液)이라 이름하시니 그 오주는 이러하도다. …(이하생략) (교운 1장 30절.)

 

참고문헌

ㆍ『시경』

ㆍ권종택, 『조선 왕실의 보물』, 보림출판사, 2008.

ㆍ유홍준, 『국보순례』, 눌와, 2011.

ㆍ조용진, 『동양화 읽는 법』, 집문당, 2009.

ㆍ최홍, 『마이산 석탑군의 비밀』, 밀물, 2005.

 

《대순회보》 125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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