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멈출 수 없는 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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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이종훈 작성일2018.06.14 조회5,798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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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양 65방면 선사 이종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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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길을 가고 있다. 그런데 그 길은 멈출 수 있는 길이 아니며 되돌아 갈 수 있는 길도 아니며 언제나 가야하는 길이다. 나보다 먼저 간 사람도 있고 내 뒤를 따라오는 사람도 있다. 그냥 막 정신없이 달릴 때도 있고 주변 경치를 살피며 천천히 걸어갈 때도 있다.

 

누구랑 함께 가기도 하며 때로는 혼자 가기도 한다. 그런데 혼자 갈때도 혼자인 것은 아니다. 보이진 않지만 항상 누가 옆에서 같이 가고 있음을 느낀다. 가기 힘들 때는 끌어주기도 하고 밀어주기도 하며 시원한 바람을 불어주기도 하고 따스한 햇살을 비춰주기도 한다.

길이 어두워 앞이 보이지 않을 때는 멀리서 등불을 비춰주며 내가 샛길로 가려할 때는 무지하게 애쓰며 내가 이 길을 볼 수 있게 해준다. 그렇게 나는 이 길을 가고 있다.

 

길을 가다보면 편안하게 웃으며 같이 가자고 손을 내밀어 주는 사람도 있고, 왜 빨리 가지 않느냐고 재촉하는 사람도 있다. 가고 있는데 가지 말라고 자꾸만 나를 붙잡는 사람도 있으며 아예 길을 막고 서있는 사람도 있다. 하지만 나는 이 길을 가야 한다. 나 혼자만의 길도 아니며 내가 멈추고 싶다고 멈출 수 있는 길도 아니다. 그 길 끝에 밝은 빛이 보일 때까지 쉬지 않고 가야한다. 언제쯤 보일지는 모르겠지만 한 걸음 한 걸음 쉬지 않고 가야 한다.

 

그런데 앞사람이 간 길을 따라가고 있는데 그 사람이 보이지 않을 때가 있다. 그럼 참 큰일이다. 빨리 그 사람을 찾아야 한다. 소리를 쳐서 부르던지 하늘에 간절히 빌어야 한다. 앞사람이 보이지 않으면 내가 가는 이 길이 바른 길인지 잘못된 길인지 판단하기 힘들어지기 때문이다. 가다가 종종 그런 일이 생긴다.

 

그래서 수시로 전방을 살펴야 하고 앞사람이 나를 인식하고 있는지 없는지 자꾸 부르고 찾아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정말 힘들어 질 수 있다. 그리고 내가 가면서 뒤에 오는 사람도 잘 따라올 수 있도록 바르게 잘 살펴 걸어가야 한다.

 

내가 샛길로 잘못 들어가면 뒷사람들도 잘못된 길로 들어서기 때문이다. 그래서 내가 한눈을 팔거나 내 생각에 잠시 빠져 있다 보면 많은 사람들이 길을 이탈하고 또 정신없이 앞으로 뒤로 뛰어다녀야 한다. 그렇게 뛰어다니면 어떤 사람들은 길을 잘 찾아오지만 길을 잃어 못 찾아오는 경우도 생긴다. 그러면 너무 슬프다. 혹 운이 좋아 다시 찾아오는 사람도 있지만 정말 정신을 차리지 않으면 힘들다.

 

이 길을 가기는 정말 쉽지 않다. 하지만 가고 싶고 또 가야 하는 길이다. 그렇게 가다보면 언젠가 모두 행복해지는 순간이 오겠지. 그 행복이 영원하리라 나는 믿는다.

이 길을 만들어 주신 그 분께 감사하며….

 

<대순회보 66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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