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커스 인 DIVA 베트남 2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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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이길철 작성일2018.12.14 조회5,993회 댓글0건본문
출판팀 이길철
▲ 하이증성 보육원 · 양로원의 요양소, 노인 한 분이 철제 침대에 앉아 무심히 밖을 바라보고 있다.
평상심으로 떠나는 베트남
2016년 6월 6일은 대진국제자원봉사단(이하 DIVA)과 종단 산하 분당제생병원 의료진(이하 의료봉사팀)이 함께 베트남 박장성으로 해외봉사를 떠난 날이었다. 사회복지와 구호자선사업의 순수한 종교적 중요사업 실천 외에 베트남에 종단 대순진리회의 이미지를 심고 향후 대진대학교와 베트남 대학교 간의 교류 물꼬를 트는 부가적 임무가 부여되었다. 필자는 DIVA 사무국으로부터 촬영협조 요청을 받고 팀에 합류했다. 특별한 날임에도 남들처럼 거창한 출정식 같은 건 없었다. 수도인으로 묵묵히 공항행 버스에 올랐을 뿐 평상의 하루였다. 해외 외유의 길목, 인천공항 출국 절차는 피할 수 없는 첫 번째 난관이다. 풍물팀의 야심찬 아이템 ‘LED 조명 물 난타’ 크기가 항공화물 규격과 맞지 않았다. 다행히 심성 고운 항공사 직원의 도움으로 어렵사리 출국 절차를 마쳤다.
오늘은 24시간에 2시간을 더해 26시간을 사는 날, 베트남과 한국의 2시간 시차 때문이다. 새벽 출발에 부족한 수면 시간은 비행 중에 채우고 도착한 베트남은 섭씨 32도를 웃도는 한증막 더위였다. 장마가 겹쳐 습도까지 높아 열대기후 위세를 제대로 보여주었다. 하지만 전날까지 섭씨 45도 가까이 되는 찜통더위에서 하룻밤 만에 10도 넘게 기온이 떨어졌다는 가이드의 안내 소리에 투정하는 마음은 곱게 접어두었다. 현지 안내 총책임자 백기현 교수의 ‘대순진리회 사람들이 오실 땐 항상 겪는 신기한 현상’이란 설명에 말없이 미소로 답했다.
첨단의술로 보듬어낸 상생의 손길, ‘옌테현 의료봉사’
도착 첫날부터 봉사일정으로 분주해졌다. 분당제생병원 의료봉사팀과 DIVA 문화교류팀이 각각 다른 일정으로 움직여야 했다. 문화교류팀은 박장성의 외교부와 공식일정에 들어가고 의료팀은 현장점검 및 사전 준비를 하기로 했다. 외교부 촬영은 포기하고 카메라를 챙겨 들고 의료팀을 따라붙었다. 한참을 버스로 이동하여 도착한 곳은 진료소가 아닌 마당 넓은 시골집 같았다. 화장실 천장에선 물이 줄줄 새고 민얼굴의 시멘트벽이 영화장면 속에 들어선 느낌이다. 진료소에서 준비한 열대과일 테이블을 중심으로 진료소 직원들과 봉사단의 간단한 환영식과 몇 가지 질문을 마치고, 현지 통역가이드 한국어학과 대학생들과 함께 의료봉사 진료장소 확보작업에 들어갔다.
분당제생병원 의료봉사단은 총 9명으로, 병원 직원들이 기부한 자선 진료 기금과 경기도, 대진국제자원봉사단의 공동 후원으로 가정의학과와 신경외과, 간 질환 내과, 안과, 영상의학과, 진단검사의학과 등을 진료했다. 의료봉사단에 대한 현지의 관심은 높았다. 지방 방송국 취재로 봉사 장면이 TV 뉴스에 방영되었다. 첨단의료기와 함께 방문한 한국 봉사단에 대한 고마움과 한국 베트남 간의 우애 증진을 다루는 기사 내용이었다. 관계 기관에서는 너무 많은 주민이 몰려 혼란스럽지 않도록 저소득자와 고령자를 선정하여 200명으로 한정시켰다.
제생병원 의료봉사단이 DIVA와 합동봉사단을 꾸린 배경은 DIVA 단장과 병원장의 협의가 이루어져 ‘우즈베키스탄’으로 계획된 해외의료봉사 장소를 급선회하여 이번 베트남행에 DIVA와 합류하게 되었다. 상생실천의 한마음으로 통한 것이다. 이번 베트남 의료봉사로 200여 명의 내원진료자를 포함하여 총 723명에게 진료 및 의약품을 전달했다. 또한, 봉사 기간에 만난 어린이 척추측만증 환자 부칸린(13세, 여)을 귀국 후에 한국에서 치료할 수 있도록 추진 중이라고 한다.
젊은 베트남과의 만남, ‘하노이 응웬짜이 대학’ 공연
DIVA는 총 24명으로 팀을 짰다. 대순한마당 등 종단의 굵직한 행사로 실력을 인정받은 ‘대순한마당 풍물단’과 젊은 피 ‘K-pop 응원단’으로 문화교류팀이 결성되었다. 첫 일정은 하노이 응웬짜이 대학과의 문화교류 공연이었다. 꽉 막힌 도로를 몇 시간이나 기어가다 보니 레미콘 차량이 도로에 주저앉아 있었다. 지체된 시간때문에 도착하자마자 숨 돌릴 틈 없이 공연준비, 촬영준비를 서둘렀다. 한복을 곱게 차려입은 환영단의 모습에 아빠 미소가 절로 나온다. 학교 측에서 준비한 듯 보이는 환영 다과는 뒤쪽에 밀어놓고 공연을 시작했다. 오가는 인사말과 소개, DIVA 측에서 준비한 장학금을 선정된 학생 10명에게 전달했다. 현지 학생들이 준비한 베트남 고유의 음률이 흘러나오며 유연한 몸놀림으로 공연이 시작되었다. 응웬짜이 학생들의 공연이 끝나고 특유의 전통 장단에 흥을 싣고, K팝의 열정 비트로 환호를 이끌며 전통과 첨단이 번갈아 가며 정신을 쏘옥 빼놓은 공연을 펼쳤다. 공연을 마치자마자 빠르게 카메라를 접고 곧장 버스로 달렸다. 다음 일정이 기다리고 있었기 때문이다. 버스를 향하는 걸음을 붙잡고 함박웃음 가득한 미모의 얼굴이 말했다. “유어 퍼포먼스 이즈 판타스틱” 아는가! 이것은 다만 시작에 불과하다는 걸. 대순진리회의 인상은 강렬하게 전해졌다. “탱큐~ 씨유레이러~”
멍한 눈길이 안타까운 ‘박장성 바비고아원’
두번째 일정은 박장성의 바비고아원 방문이다. 이곳은 작년 베트남 봉사 때 인연을 맺었던 곳이다. 봉사단은 베트남에 오기 전, 현지 안내를 통해 이들이 원하는 것을 물어보았다. 역시나 대답은 부족한 의료시설이며 아이들의 건강을 진단할 의료도구가 꼭 필요하다는 것이었다. 일행을 맞는 이곳 책임자분은 대단히 쾌활하였다. 꼭 필요한 것들을 들고 온 봉사단이 좋았던 모양이다. 덕분에 화기애애한 웃음 속에 전달식을 마쳤다. 한낮 아이들의 낮잠시간에 일정이 맞춰져 아이들의 모습은 간간이 보이는 정도였다. 힘없이 늘어진 풍경이 짠하게 비쳤다. 아이를 향해 카메라 셔터를 몇 번 누르니 한 아이가 “안녕하세요~!” 하며 한국말 인사를 건넸다. 반가워 몇 마디 건네보려 하니 수줍게 도망친다. 지나가는 서양인에게 “헬로~” 하고 도망쳤던 어릴 적 모습이 오버랩된다. 박장성은 월남전 중 우리 군과 총부리를 겨누고 싸우던 북부 베트콩 지역이다. 이제 그 원을 풀고 상생의 길로 나갈 때, DIVA가 왔으니 이젠 진정 해원의 정기를 나눌 것이다.
진정한 ‘위아더월드’ ‘타이응웬 대학교’ 국제학부
베트남 버스 여행을 온 듯하다. 거리가 멀어서인가? 도로가 막혀서인가? 점심도 버스에서 도시락으로 해결했다. 버스가 도로에서 속도를 낼 수가 없었다. 자동차전용도로에서는 낡은 차량이 막아서고, 일반도로에서는 오토바이가 앞서거니 뒤서거니 자칫 위험한 상황을 만들 수도 있기 때문이다. 베트남 여성 오토바이족 풍경은 이미 세계적인 풍경이다. 전통의상의 자전거 타는 여인은 이제 사진 속에서만 존재한다. 기나긴 버스여행을 마치고 세 번째 일정의 타이응웬 대학교에 도착했다. 이곳은 베트남 3대 국립대학교로 학생 수는 약 5만여 명이다. 대학캠퍼스는 뜻밖에 작았다. 여러 단과대가 한곳에 모여 있는 것이 아니라 넓은 지역에 흩어져 있어서 각각의 대학건물 규모는 크지 않다는 것이다. 오늘 공연장소는 국제학부이다.
계속되는 비 소식에 불안했지만 역시나 공연 내내 빗방울은 비추지 않았고 오히려 시원함 속에서 공연이 진행되었다. 공연 전 DIVA 이사진과 대학장의 공식 만남을 통해 대순진리회와 복지재단을 소개하는 시간을 갖고 공연이 시작되었다. 서로의 소개와 인사, 10명의 학생에게 장학금도 전달하였다. 사회주의 분위기가 물씬 풍기는 장중한 단체 율동으로 시작했으나 곧 국제학부 특유의 재치 발랄한 장면들이 연출되었다. 공연이 중반으로 고조되면서 등장한 K-pop팀은 젊음의 열정을 폭발시켰다. 공연은 그야말로 열망으로 들끓는 도가니였다. 이어 등장한 LED 조명 물 난타는 그 위력을 유감없이 표출하며 가슴 시원한 소리의 향연을 이뤄냈다. 이미 선점된 한류의 K-pop 열정으로 리듬과 비트를 공유하며 국적 없는 신명 난 난장의 굿판을 함께한 듯하다. KOREA 대순의 이름으로 풀어낸 해원의 순간이었다.
불평이 사치인 ‘하이증성 보육원 · 양로원’
밤11시 호텔 도착, 카메라 정비 후 취침 01:30, 아침 6:30 조식 후 버스탑승… 평소 건강달리기로 다진 기초체력 덕을 톡톡히 보았다. 긴 버스 여행 끝에 도착한 곳은 하이증성 보육원·양로원이었다. 이곳에서는 ‘입소자를 위한 위로공연’과 ‘제사 제단 기공식’이 예정되어 있었다. 유교 문화가 면면히 내려오는 베트남 사람들은 우리처럼 조상에 대한 생각이 각별하다. 사전조사에서 이곳 사람들은 조상께 제(祭)를 지낼 수 있는 제단 마련에 도움을 청했다.
도착하자마자 두 팀으로 나뉘었다. 아기들에게 즉석 사진과 기념액자 만들어주는 팀, 일반 입소자들을 위한 위문공연 팀, 아기방에는 여러 아기를 2~3명의 간호사와 연세 많은 할머니 서너 분이 돌보고 있었다. 아기의 사랑스러운 모습은 봉사단의 마음을 녹이기에 충분했다. 하지만 아이들의 성장과 함께 다가올 미래의 생각에 애잔할 뿐이다. 공연장에선 여러 사연들을 간직하신 분들(지체장애인)이 모였다. 짧은 시간이지만 이분들에게 위로의 시간이 되길 빌면서 최선을 다하는 공연팀의 모습이다. 기공식이 시작되고 이곳 분들이 소원하는, 조상에게 원을 빌고 기원할 수 있는 좋은 제단이 지어지길 기원하며 건축지원금을 전달하였다.
일정을 마치고 돌아 나오며 둘러본 요양원은 암울한 뭉크의 회화작품 같았다. 요양원이라기보다는 수용소에 가까웠다. 금속성 창살 어둠 속에 회색빛 군상들이 흐느적거린다. 셔터 소리 카메라를 보며 흔드는 억지 미소 띤 손들이 가슴 먹먹하게 만든다. 노후의 삶, 개인의 책임인가? 사회공동체의 책임인가? 한국과 베트남, 이는 단지 소속의 차이일 뿐이다. 한국 땅에서 태어났음을 감사한다.
1,000여 명의 시민과 함께 오감(五感)을 섞다, ‘박장성 시민공원’ 야외공연
호텔로 돌아오는 길에 ‘엔터현의 폰스 엉 진료소 의료봉사’ 지역을 들러 추가 촬영을 마쳤다. 엔터현은 비가 내리고 있었다. 차창 밖 한국에선 볼 수 없는 사막 모래폭풍이 보인다. 참고로 이곳은 산을 볼 수 없는 평야다. 눈에 보이는 것은 모두 논이고 기후는 따뜻하니 이모작, 삼모작을 하는 곳이다. 구름이 거칠 것 없이 흘러 날씨 변덕이 심하다. 종일 버스 꽁무니를 따라다니는 먹구름에 걱정 반 믿음 반으로 지냈다. 폭풍을 동반한 비 소식에 여간 긴장되는 것이 아니었다. 야외공연이니 빗방울이 비치면 촬영은 접어야 한다. 비는 이미 오시고 있었다. 하지만 신기하게도 공연시간이 다가오니 비가 멈추었다. 천지신명의 돌봐주심에 다시 한 번 감탄하는 사이 드디어 박장성 시민광장 공연시간이 되었다.
▲ 박장성 시민들의 열렬한 환호를 끌어낸 열두 발 상모 공연
호텔과 가까운 거리여서 여유롭게 도착한 공연장엔 벌써 시민들이 모여들고 있었다. 행사가 시작되고 소개의 말과 꽃다발 증정, 10명의 불우학생에게 장학금도 전달했다. 박장성에서 준비한 가요공연이 끝나고 이번에는 사물 장단이 먼저 관객들의 마음을 휘어잡았다. 우리네의 전통 3박자가 베트남 사람들에게 통하기라도 하는 것처럼 흥미로운 반응을 보였다. 강약 강약으로 장단에 맞춰 고개를 끄덕이기도 하고 간드러진 장단에 기가 막힌 듯 박장대소하는 모습이 신기하기만 하다. 요즘 우리네 젊은이들에게 외면당하기 일쑤인 전통공연을 이들이 진정 즐기는 모습을 보니 가슴 한구석이 따뜻해졌다. 박장성에선 전통장단이 판정승~ 물론 젊은 층은 K-pop의 격한 비트에 열광하는 모습이다. 다만 지난밤 대학공연 때 보았던 열광적 모습보다 감정이 억눌린 군상의 모습들이 현재 베트남 사회의 모습을 그대로 그려냈다.
한편, 도로 가까운 곳에선 베트남만의 진풍경이 연출되었다. 마치 오토바이 전용 극장에 온 듯하였다. 오토바이 위에 남녀가 백허그로 앉아 공연을 관람하고 공연장 내에서 오토바이를 부릉거리며 이리저리 움직이는 모습은 할리우드 하이틴 영화 느낌을 살짝 옮겨 놓는다. 비공식 집계 1,000여 명의 시민들 마음속에 KOREA 대순의 이미지를 깊게 새겨놓았다. 과거를 청산하고 상생으로 가는 해원 무대 한판, 신명 난 순간들이다.
DIVA가 세계로 뻗는 상생 사상의 허브가 되다
이번 베트남 봉사일정 중에 한국으로부터 반가운 소식 하나가 날라 왔다. DIVA의 주무관청이 지방에서 중앙정부의 ‘행자부’로 이관되었다는 소식이다. 이제 공식적으로 국가가 인정하는 국제봉사단체가 되었다는 의미이며, 세계 각국에 종단의 허브 역할을 수행할 수 있는 DIVA 국외지사의 설립이 가능하다는 의미이다. DIVA를 허브로 대순진리회의 해원, 보은의 상생 이념이 세계평화를 지켜낼 중요한 이슈로서 세계인들 마음속에 깊이 새겨지길 빌어본다.
<대순회보> 184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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