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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을 얻는 지혜 『경청』을 읽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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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나은주 작성일2017.01.05 조회5,354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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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양65 방면 선감 나은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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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람의 마음을 얻는다는 것이 뭘까?

  우리가 살아가면서 겪는 많은 오해와 갈등, 어려움들은 항상 사람들의 마음이 서로 통하지 못하는 데서 비롯된다. 주변 사람과의 작은 오해든, 노사 간의 갈등과 민족 간의 큰 대립이든 말이다. 자신의 의사를 고집하면서 자신의 입장을 이해해 주기를 바라거나, 그것이 관철이 안 되면 밀어부치는 방법을 선택한다. 그러다 부딪치면 싸움이 되기도 한다.

  서로의 마음이 통해서 조화(調和)를 이루어가는 것, 그것은 어떠한 조화(造化)도 이뤄낼 수 있는 큰 힘이 된다. 그만큼 중요하고, 그래서인지 정말 쉽지 않다.

  ‘이청득심(以聽得心)’ 귀 기울여 경청하는 일이 사람의 마음을 얻는 최고의 지혜라는 의미다. 서로의 마음을 알고 통하기도 어려운데, 거기다 마음을 얻는다는 것은 아예 마음을 줘버릴 수 있다는 온 믿음이고, 한 마음이 됨을 의미한다. 그것이 경청, 귀 기울여 듣는 것에 해답이 있다.

  책을 읽다보면 그것이 단지 귀를 쫑긋 세워 잘 듣는 것만이 아니란 것을 알 수 있다.

  우리가 기억해 둬야할 것 중에 하나가 바로 ‘聽’자의 해석이다. ‘聽(들을 청)’자는 귀 이(耳)자 밑에 임금 왕(王)자가 있고 열 십(十)자 밑에 눈 목(目)자를 옆으로 눕혀놓고, 그 아래에 한 일(一)자와 마음 심(心)자가 차례로 놓여있는 것이다. 바로 듣는다는 것은 왕 같은 귀를 가진다는 의미, 즉 왕같이 잘 듣는다는 것은 열개의 눈이 있는 듯이, 말하는 사람의 행동, 눈빛, 표정 등의 보디랭귀지(bodylanguage)를 집중해서 보며 파악하면서 듣는 것이고 그랬을 때 한 마음이 된다는 것이다. 듣는 것은 단지 귀로만 듣는 것이 아니라는 것이다. 그만큼 상대에 집중해서 들어야만 그 사람의 마음을 읽을 수 있고 통할 수 있는 것이다. 상대방의 깊은 곳에 있는 진짜 마음의 소리 말이다.

 

  주인공 이토벤은 별명부터가 특이하다. 그 별명은 그가 유달리 베토벤을 좋아해서도, 곱슬머리 베토벤과 비슷해서도 아니다. 바로 귀머거리 베토벤처럼 남의 말을 듣지 않아서 생긴 별명이다. 이처럼 이토벤은 자기중심적이며 남의 말을 듣지 않는 성격의 소유자이다. 그러한 그가 어느 날 청신경 쪽에 뇌종양이 생기면서 청력을 잃어가게 된다. 그러면서 자신의 삶을 돌아보게 되고, 듣는다는 것의 귀중함을 새롭게 깨닫게 된다.

  법대를 나왔지만 음악에 대한 열정을 버리지 못하고 결국 현악기 전문 제조업체에 정착했던 그가 뇌종양 선고에 선택한 것은 암 치료가 아니라 발달장애 증상이 있는 아들을 위해 바이올린을 직접 만드는 일이다. 회사 구조조정 때 정리하고 싶었지만 차마 정리하지 못했던 개성이 강하고 비협조적인 인물들로 묶인 수제현악 제조3팀, 외인구단처럼 골칫덩어리 취급 받는 그들은 자신의 능력만큼 인정받지 못한 상처들을 갖고 있다. 이토벤은 어렵사리 양해를 구해 그 팀에 끼어 바이올린 제조법을 배우면서 아들을 위한 바이올린을 직접 만들어 가게 된다. 서로의 상처들로 인해 소통이 잘 안 되고 불협화음이 일기 일쑤인 팀 속에서 자신이 청각 장애로 관심을 갖게 된 독순술을 연습해 가면서 한 사람 한 사람 이야기를 성실하게 들어주게 되고 그러면서 그들의 마음까지도 열 수 있는 계기를 만든다.

  결국 팀원들은 이토벤을 통해 서로 서로에게 귀 기울이게 되어 서로의 마음의 소리를 듣게 되고 한마음 한뜻이 되어, 회사에서 인정받는 성과를 거두게 되고, 이 ‘마음의 소리 듣기’ 정신은 ‘경청 운동’이라는 이름으로 위기에 빠진 회사까지 회생시키는 큰 힘이 된다.

  결국 이토벤은 죽지만 그의 영혼이 담긴 바이올린으로 아들의 병은 치유되고 더 나아가 기대 유망한 바이올리니스트로 성장한다. 그리고 그의 정신은 많은 사람들 속에 남아 서로에게 귀 기울여 경청하는 정신을 오래도록 간직하게 했다.

 

  경청을 실천하기 위한 행동 가이드를 5가지로 요약해 보면 다음과 같다.

 

 1. 공감을 준비하자

  대화를 시작할 때는 먼저 나의 마음속에 있는 판단과 선입견, 충고하고 싶은 생각들을 모두 다 비워내자. 그냥 들어주자. 사운드박스가 텅 비어 있듯, 텅 빈 마음을 준비하여 상대방과 나 사이에 아름다운 공명이 생기도록 준비하자.

 

 2. 상대를 인정하자

  상대방의 말과 행동에 잘 집중하여 상대방이 얼마나 소중한 존재인지를 인정하자. 상대를 완전한 인격체로 인정해야 진정한 마음의 소리가 들린다. 자녀든 부하 직원이든 상사든 한 인격체로 상대방을 인정하고 대화를 시작하자.

 

 3. 말하기를 절제하자

  말을 배우는 데는 2년 걸리지만, 침묵을 배우는 데는 60년이 걸린다고 한다. 누구나 듣기보다 말하기를 좋아하는 이유는 상대를 이해하기 전에 내가 먼저 이해 받고 싶은 욕구가 앞서기 때문이다. 이해 받으려면 내가 먼저 상대에게 귀 기울여야 한다. 먼저 이해하고 다음에 이해 받으라. 말하기를 절제하고, 먼저 상대에게 귀 기울여주자.

 

 4. 겸손하게 이해하자

  겸손하면 들을 수 있고, 교만하면 들을 수 없다. 상대가 내 생각과 다른 말을 해도 들어줄 줄 아는 자세가 가장 중요하다. 경청의 대가(大家)는 상대의 감정에 겸손하게 공감하며 듣는 사람이다. 사람들이 원하는 것은 자기 말을 진정으로 들어주고 자기를 존중해주며 이해해주는 것이다. 항상 겸손한 자세로 상대를 이해하자.

 

 5. 온몸으로 응답하자

  경청은 귀로만 하는 것이 아니다. 눈으로도 하고, 입으로도 하고, 손으로도 하는 것이다. 상대의 말에 귀 기울이고 있음을 계속 표현하라. 몸짓과 눈빛으로 반응을 보이라. 상대에게 진정으로 귀 기울이고 있다는 신호를 온몸으로 보내자

 

  “정말 세상 사람들이 하고 싶은 말이 많은가 봐요. 오뎅 하나를 먹으면서도 얼마나 많은 말을 하고 가는지… 회사가 맘에 안 드는 후배 이야기에, 집안사람들 험담에, 자기 고민들까지… 그렇게 얘기할 데가 없나 봐요….”

  언젠가 겨울 한철 야식포장마차를 했던 후각의 말이다. 정말 사람들은 하고 싶은 말이 많다. 그런데 정말 그 마음을 털어놓고 속까지 얘기할 수 있는 데가 정말 많지 않은 듯하다. 세상은 점점 더 편하고 편리하게 발전하는데 문명의 발달 속에 사람들은 더욱더 고립되고 고독하고 소외되어 가는 것은 분명 아이러니가 아닐 수 없다.

  그래서 현대 사회에서 암환자가 늘어나는 것일까?

  ‘암(癌)’이라는 한자를 보면 재미있다. 병들어 누울 녁()자 옆에 입 구(口)자가 세 개, 뫼 산(山)자가 있다. 입이 세 개가 필요할 정도로 할 말이 많은데 그걸 산에 가둬놓고 막아버려 생긴 병이란 뜻이다. 그렇게 하고 싶은 말을 왜 산에 가뒀을까? 혹은 갇혔을까? 아마도 진정한 마음을 드러내 놓고 말할 데가 없거나 말을 해도 통하지 않는 탓에 마음을 닫아 버린 것이 아닌가 생각된다. 그것이 쌓이고 쌓여 병까지 되는 것이다.

  그렇다면 우리의 모습은 어떠할까?

  상제님의 해원상생 진리를 알고 수도하고 있는 대순진리회 수도인이라면 분명 상대방의 마음의 소리를 듣고 경청하는 데 누구보다 잘 할 수 있으리란 생각이 든다. 해원상생의 근본은 바로 이해이고, 경청 또한 바탕의 정신이 바로 상대방에 대한 이해이기 때문이다.

  그런데 나부터도 그렇지만 참 쉽지 않다. 어쩌면 수도를 하면서 가장 힘들어 하는 부분이 바로 선각, 후각과 그리고 도우들과 통하지 못하면서 생기는 갈등이지 않나싶다.

  후각에게는 가르쳐야 할 게 많다 싶어서 무조건 교화하기 바쁘고, 선각에게는 언제나 듣는 일방적인 교화고 잔소리다 싶어 마음에 벽을 만들고 동료 도우에게는 내 의견을 내세워 관철시키려고 하지 않는지….

  물론 어느 사회 집단보다도 항상 자신의 과부족을 돌아보고 살펴 고쳐나가려고 하는 기본 자세가 있는 수도인들이니 더 나을 것이라 생각이 된다. 그러나 무엇인가 선후각지간에 의사소통이 원활하지 않고 삐걱거림이 생긴다면 한번 생각해 봐야 한다.

  듣는 공부…, 지난번 임원 수호 중에 진리토론회에서 서로 대화가 통하지 않는 이유를 주제 삼아 얘기한 적이 있었는데 그때 한 분의 말씀에 참 동감이 됐다. 우리에게 필요한 공부가 바로 듣는 공부가 아니겠냐고. 난 그때 바로 그것이 경청이라는 생각을 했다. 대화를 할 때 이미 얘기할 내용을 마음에 두고, 상대방의 얘기를 듣는 듯 하다가 나의 생각과 달라지면 상대방의 말을 자르고 내 의견에 동조하도록 설득하거나 우기고 있지 않은지….

  앞서 써놓은 경청을 위한 행동 지침을 보면서 우리의 모습을 돌아보는 것은 상제님의 해원상생 진리를 수도하는 우리에게 반드시 도움이 되리라 생각한다. 먼저 나 자신의 내면에 귀 기울여 진정한 나를 발견하고, 내 옆에 가까운 사람에서부터 한 사람, 한 사람 모두에게 귀 기울여 마음이 통하고 그 마음을 얻을 수 있다면 함께 운수마당까지 가는 일이 그리 어렵지만은 않으리라 생각된다.

  명심하자. 사람들이 원하는 것은 자기의 말을 진정으로 들어주고 자기를 존중해주며 이해해주는 것이다.

《대순회보》 75호, 「독자코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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