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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으로 가는 분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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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음호진 작성일2018.02.19 조회3,808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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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주1 방면 평도인 음호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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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0년 춘계체육대회를 마치고 그해 여름에 고향인 청주에 갔다가 1년이 넘는 시간이 흐른 지난 추석 명절 전에 임원주차장 초소에 새로운 마음으로 무궁화 표찰을 달았습니다. 잔뜩 긴장하고 온 터라 웃으며 반갑게 맞이해 주시는 분들을 보니 왠지 낯설지 않았습니다. 그 마음은 고스란히 분리장 종사원인 이승주 교정과 연결되어 1년 전에도 탔던 수거차량에 몸을 싣는 데 큰 어려움이 없었으며 그 덕분에 도장의 여러 곳을 다녔습니다.  

 

  차츰 쓰레기 수거를 하면서 도장의 변한 모습도 보게 되었습니다. 그동안 그리웠던 많은 분들은 그대로 계셨지만 몇몇 분들은 보이지 않으시고, 축사의 소들은 다른 곳으로 이사를 갔고, 신축회관 앞에 놓였던 쓰레기함은 그곳을 늘 정리하시던 분과 함께 구석진 곳으로 자리를 옮기고, 이곳저곳에 놓인 쓰레기함은 색이 바래 빛을 잃어가고 있었습니다. 분리장 또한 정리정돈 상태가 좋아 보이지 않았습니다. 이러한 변화에 순간순간 당황했고, 지난 11월 1일부터 나 자신부터라도 새롭게 무언가를 해보아야겠다고 굳게 마음을 먹었습니다. 

 

  역시 마음을 먹기에 따라 세상은 달라져 보이는 것 같습니다. 하루하루 잠도 줄이고 규칙적인 생활 방식으로 식사량도 줄이고 밤에는 속을 열심히 비웠습니다. 힘들고 지칠 때면 마음속으로 태을주와 기도주를 새기면서 몸과 마음을 정화하려고 부단히 노력했습니다. 역시 분리장 이교정의 말대로 진심어린 시작은 반을 훌쩍 넘기는 위력이 있나 봅니다. 그 시작은 남을 위한 배려였으며, 예전엔 그냥 스쳐 지나가던 시간이 이젠 아름다워지는 시간 1초가 되어버렸습니다. 매 순간 주어지는 환경이나 사건들이 앞으로 제가 헤쳐 나가야 할 소임에 대해 이야기해주는 듯하였고, 나와 남을 위한 작은 배려를 실천하면서 그동안 가져보지 못한 새로운 마음 즉, 진심으로 감사하는 마음이나 그 감사함을 표현해가는 보은상생의 길이 조금씩 열리고 있었습니다.  

 

  또한 제 안의 나쁜 기운도 차츰 정리되어 갔습니다. 버려진 담배꽁초를 보면서 슬픔과 시름에 잠기기보단 내가 버린 담배꽁초는 아닌지 그 위에 제 것을 던져보았습니다. 그러고 나니 두 개의 담배꽁초를 보고 버린 사람의 마음을 알 것 같기도 하고, 설령 모른다 해도 내가 버린 것처럼 주워담기 시작했습니다. 분리장으로 오시는 길이 그리 멀거나 힘들지 않다는 걸 알면서도 우리 모두는 그 마음을 바쁘다는 허울 좋은 포장지로 포장하고 있지는 않은지 한번 돌이켜 보게 됩니다. 작은 실천 그 자체에 여러분의 새로운 마음속의 분리장으로 가는 길이 있음을 아신다면, 버리시는 분은 부족한 마음으로 버리시어 고치고 치우시는 분은 버리는 사람 따로 치우는 사람 따로라는 불편한 마음을 버리시면 언제 어디서든 분리장으로 가는 길이 열리지 않을까 싶습니다.

 

  언제나 스스로 부족한 면을 채우기 위해 저 음호진 외수는 늘 새로운 마음으로 수거차량에 몸을 실을 것이며, 분리장에서도 더욱 열심히 뛰겠습니다. ‘이제 시작이다.’라고 생각하며 같이 동참하시고, 늘 곁에서 힘이 되어주신 그리고 되어주실 많은 고마운 분들께 따뜻한 마음의 커피 한 잔을 올립니다.  

<대순회보> 135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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