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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수의 원을 풀고 은인과 같이 사랑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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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교무부 작성일2019.03.18 조회25,045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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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수의 원을 풀고 그를 은인과 같이 사랑하라. 그러면 그도 덕이 되어서 복을 이루게 되나니라. (교법 1장 56절)

 

  자기 자신이나 집안에 해를 입혀 원한의 대상이 되는 사람을 원수라 한다. 일반적으로 이러한 원수에 대한 감정은 분노나 복수심과 같은 부정적인 정서를 수반하게 된다. 세상을 살다 보면 교통사고를 당하기도 하고, 시비가 붙어 싸우거나 불의의 사고를 당하기도 하며, 혹 이러한 일로 목숨을 잃기도 한다. 지금 내가 당하는 이와 같은 화(禍)에 대하여 생각해 보면, 나는 아무런 잘못이 없는데 억울하게 당하는 것처럼 여겨지기도 한다. 원인을 짐작하기 어려운 이러한 고통을 당했을 때 우리는 분노하거나 원한을 가지게 된다.
  『예기』 「곡례편」에는 아버지를 죽인 원수는 불여공대천(弗與共戴天)이라 하여 한 하늘을 이고 살 수 없고, 형제를 죽인 원수는 불반병(不反兵)이라 하여 죽이려는 병기를 도로 거두지 않는다. 그리고 친구를 죽인 원수는 부동국(不同國)이라 하여 나라를 같이 하지 않는다고 했다.01 원수는 용서하거나 서로 화해할 수 없으므로 같은 공간을 공유하기 어렵다는 말이다. 이는 선천 상극 시대의 의리론(義理論)으로 따지면 지극히 당연한 도리라 할 수 있을 것이다. 만약 이와 같이 복수를 일삼는다면 원수가 또 원수를 낳아 그 악순환은 끝없이 반복될 수밖에 없다. 선천에서는 이처럼 원수의 원을 갚는 것을 덕목으로 삼아 상극의 행위가 조장되었다. 하지만 상제님께서는 원수의 원을 풀고 그를 은인과 같이 사랑하라고 말씀하셨다.
  종도 박공우는 천원 장터에서 예수교 사람과 다투다가 큰 돌에 맞아 가슴뼈가 상한 일이 있었다. 상제님께서는 이 일로 수십 일 동안 치료를 받으며 고통스러워하는 공우에게 “너도 전에 남의 가슴을 쳐서 사경에 이르게 한 일이 있으니 그 일을 생각하여 뉘우치라.”고 타이르셨다. 그리고 완쾌된 후에 가해자를 찾아가 복수 하고자 하는 공우에게 상제님께서는 “네가 상해한 자가 이제 너에게 해를 입힌 측에 붙어 갚는 것이니 오히려 그만하기 다행이라. 네 마음을 잘 풀어 가해자를 은인과 같이 생각하라.”고 일깨워 주셨다.02
  박공우 종도의 경우와 같이 지금 내가 당하는 화는 과거에 자신이 지은 척이 상대방에게 붙어서 나에게 해를 가하는 것일 수 있다. 원인이 이와 같다면 가해자는 한편으론 나의 척신으로 인한 피해자가 되고, 또 과거에 내가 지은 척이 원수에 의지해서 풀어졌으니 그(원수)는 척을 풀어준 고마운 존재가 된다. 과거에 내가 지은 척으로 인하여 나에게 원한을 사게 되었으니 미안한 마음을 가질 수 있을 것이고, 나의 척을 풀어주었으니 그는 오히려 고마운 존재라 할 것이다. 이러한 이유라면 원수의 원을 풀고 그를 은인과 같이 사랑할 수 있을 것이다.
  공우가 가해자를 찾아가서 복수를 했다면 또다시 원의 수레바퀴가 돌아가게 되었을 것이다. 원수의 원을 푼다는 것은 스스로가 보복하고자 하는 마음을 풀고 해원상생을 실천하는 것이다. 상제님의 종도였던 차경석과 윤칠 형제는 부친을 죽음에 이르게 한 원수를 찾아가서 복수하고자 하였다. 원수를 찾아가서 복수하려는 이들 형제에게 상제님께서는 “이제 해원의 시대를 당하여 악을 선으로 갚아야 하나니 만일 너희들이 이 마음을 버리지 않으면 후천에 또다시 악의 씨를 뿌리게 되나니 나를 쫓으려거든 잘 생각하라”(교법 3장 15절)고 하셨다.
  무척(無慼) 잘 산다는 말 또한 척이 없어야 잘 산다는 말이다. 상제님께서는 모두가 잘사는 평화로운 세상을 만들기 위해 해원을 위주로 하여 천지공사를 행하셨다. 우리 도의 근본 진리는 해원상생이다. 해원상생은 척을 푸는 것이며 앞으로 더 이상 척을 짓지 않는 것을 근본으로 삼는다. 원수의 원을 풀고 용서하는 것은 과거에 내가 지은 척에 대한 반성이며 더이상 척을 짓지 않으려는 노력이다. 이와 같이 원을 풀고 그를 사랑한다면 무척 잘 산다는 말과 같이 잘사는 복을 누리게 될 것이다.
  상제님께서는 용서할 수 없는 원수의 원이라 할지라도 풀고, 더 나아가서 그를 은인과 같이 사랑하라고 말씀하셨다. 참으로 행하기 어려운 말씀이다. 그럼에도 원수의 원을 풀고 그를 은인과 같이 사랑하라고 하시는 데는 또 하나의 이유가 있다. 이에 대하여 도전님께서는 “우리가 목적하는 바를 성취하기 위해서는 지금까지 남과 맺혀 있던 척을 모두 풀어야 함은 물론이요, 앞으로도 척을 짓지 말아야 한다.”03라고 일깨워 주셨다. 다시 말해서 척을 풀지 못하면 우리가 목적하는 바를 이룰 수 없다는 말씀이 된다. 우리가 수도하는 목적은 도통을 하기 위함이다. 그래서 풀기 힘든 원수의 원을 풀어야 하고 그를 은인과 같이 사랑해야 하는 이유다.

 

 

 


01 『예기(禮記)』 「곡례편(曲禮篇)」, “父之讐, 弗與共戴天. 兄弟之讐, 不反兵. 交遊之讐, 不同國.”
02 교법 3장 12절 참고.
03 《대순회보》 4호, 도전님 훈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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