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지가 성공하는 때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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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교무부 작성일2020.06.17 조회25,035회 댓글0건본문
상제께서 “이후로는 천지가 성공하는 때라. 서신(西神)이 사명하여 만유를 재제하므로 모든 이치를 모아 크게 이루나니 이것이 곧 개벽이니라. 만물이 가을 바람에 따라 떨어지기도 하고 혹은 성숙도 되는 것과 같이 참된 자는 큰 열매를 얻고 그 수명이 길이 창성할 것이오. 거짓된 자는 말라 떨어져 길이 멸망하리라. 그러므로 신의 위엄을 떨쳐 불의를 숙청하기도 하며 혹은 인애를 베풀어 의로운 사람을 돕나니 복을 구하는 자와 삶을 구하는 자는 힘쓸지어다”라고 말씀하셨도다. (예시 30절)
위의 성구는 상제님께서 종도들에게 개벽(開闢)의 의미를 밝히시고 그에 따른 인간의 실천을 강조하신 구절이다. 한자문화권에서 개벽은 하늘과 땅이 처음 열린다는 천개지벽(天開地闢)의 준말로 알려져 있다. 개벽은 천지를 대상으로 하는 것이다. 천지 안에 존재하는 모든 것은 개벽의 영향 아래 놓이며 인간 역시 그 영향에서 벗어날 수 없다. 위 구절에서 ‘이후로는 천지가 성공하는 때’를 말씀하시고 곧이어 서신(西神)이 만유(萬有: 삼라만상)를 주관한다는 ‘개벽’을 언급하시니 이것은 ‘천지의 성공’이 ‘개벽’과 관련되어 있음을 나타낸다. 그리고 더 나아가 ‘참된 자의 창성’과 ‘거짓된 자의 멸망’을 구분한 것에서 개벽이라는 시기가 인간의 존망(存亡)과도 깊은 연관이 있음을 보여준다.
‘성공(成功)’이란 일정한 공력을 들여 목표한 바를 달성하는 것이다. 봄에 뿌려진 씨앗이 천지의 기운을 받아 가을에 열매를 맺는다면 이것도 일 년 동안 천지가 거둔 성공이라 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런데 그 대상이 ‘인간’이라면 우리는 ‘천지의 성공’을 어떻게 이해할 수 있을까? 인간은 천지라는 기반에서 태어났고 그 안에서 기나긴 역사를 이어왔다. 이러한 역사를 다음과 같은 상제님의 말씀에서 확인할 수 있다. “일이 마땅히 왕성하게 됨은 천지에 있지 반드시 사람에게 있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사람이 없으면 천지도 없는 것이니 천지가 사람을 낳아서 사람을 쓴다. 사람으로 태어나서 천지가 사람을 쓰고자 할 때 참여하지 않는다면 어찌 인생이라 할 수 있으랴.”01 천지가 사람을 내서 써 왔다는 사실은 ‘천지에서 혼란한 시국을 광정하려고 당 태종을 내고 다시 24장(將)을 내어 천하를 평정했다’02라는 구절에서도 알 수 있다. 이같이 천지와 인간의 역사가 이어지는 가운데 서신이 주도하는 개벽이 발생하며 이 시기를 맞아 천지의 쓰임이 되는 인간에게 극적인 변화가 일어나니 그것은 참된 자의 창성과 거짓된 자의 멸망이다. 인간은 천지의 일에 참된 자로서 참여하게 되며 이것이 곧 천지의 입장에서는 ‘성공’이라 말할 수 있다는 것이다.
천지는 기나긴 시간 동안 인간에게 공(功)을 들였다. 성인(聖人)을 내서 사람들을 교화했고, 유불선(儒佛仙)과 같은 가르침으로 본성을 찾고 마음을 닦을 수 있게 만들었으며, 학교를 세워 인류를 문명화하여 삼계의 역사에 붙이려 하였고,03 문명신과 도통신 같은 여러 신명으로 하여금 인간을 발전시켰다고 볼 수 있다. 천지의 입장에서 이러한 일련의 단계들은 인간을 참되게 길러내기 위한 과정이라 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선천에서 상극이 인간지사를 지배하여 인간의 원한이 세상에 쌓여서 천지인의 삼계가 서로 통하지 못하게 되었다.04 이러한 현상은 서양의 근대문명으로 인해 더욱 가중되었다. “그 문명은 물질에 치우쳐서 도리어 인류의 교만을 조장하고 마침내 천리를 흔들고 자연을 정복하려는 데서 모든 죄악을 끊임없이 저질러 신도의 권위를 떨어뜨렸으므로 천도와 인사의 상도가 어겨지고 삼계가 혼란하여 도의 근원이 끊어지게 되니”(교운 1장 9절)라는 말씀에서 이러한 상황을 확인할 수 있다. ‘삼계 혼란’의 실상들은 『전경』의 여기저기에 나타난다. 세상에 참혹한 재화가 생겨났고,05 명부는 상극으로 치달렸으며,06 천하 창생은 진멸할 지경에 닥쳤다.07 삼계가 원한으로 가득 차서 이로 인해 인간이 파멸하게 된 것은 천지가 존립하는 이유를 뒤흔드는 셈이었다. ‘사람이 없으면 천지도 없는 것’(無人無天地)이라는 점에서 인간은 천지가 존재하는 이유이기 때문이다.08 결국 원시의 모든 신성과 불과 보살이 회집하여 ‘상제님이 아니면 혼란에 빠진 천지를 바로잡을 수 없다’고 호소하기에 이른다.
몸소 강세하신 상제님께서는 삼계를 개벽하는 공사를 행하시면서 “우리는 개벽하여야 하나니 대개 나의 공사는 옛날에도 지금도 없으며 남의 것을 계승함도 아니요 운수에 있는 일도 아니요 오직 내가 지어 만드는 것이니라.”(공사 1장 2절)라고 말씀하셨다. 이것은 개벽공사가 이미 예정되어 있던 것이 아니라 오직 상제님에 의해 임의로 지어져야 함을 의미한다. 따라서 개벽의 대상인 천지가 성공하는 것 역시 서신(西神)09에 의해 주도되어야 함을 알 수 있다. 서신이 만유를 재제하는 과정에서 인간에게 적용한 기준은 ‘참된 자’와 ‘거짓된 자’의 구분이다. 그렇다면 참된 자란 어떠한 사람을 지칭하는 것일까?
자고로 “마음이 참되지 못하면 뜻이 참답지 못하고, 뜻이 참되지 못하면 행동이 참답지 못하고, 행동이 참되지 못하면 도통진경에 이르지 못할 것이라(心不誠 意不誠 意不誠 身不誠 身不誠 道不誠).” 하심을 깊이 깨달으라.10
‘참된 자’는 참된 뜻을 지니고 행동하는 사람이며 이것은 참된 마음을 바탕으로 한다. 마음이 참되려면 진실하고 정직한 인간의 본성을 회복해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무자기(無自欺)를 근본으로 헛된 욕심과 사심에 빠지지 말고 모든 일에 편벽되거나 사사로움 없이 공명정대한 마음을 지녀야 하며 인간으로서 지켜야 할 도리인 인륜 도덕을 생활화하고 성경신을 다해 수도에 힘써야 한다. 이렇게 심신을 닦아 나가서 마음이 무욕청정(無慾淸淨)이 되었을 때 비로소 도통진경에 이르게 된다.11 참된 자란 곧 마음이 참된 자이며 이것은 수도를 통해 도달하는 경지이다.
천지와 인간은 개벽의 때를 맞이하여 모두 새로운 변화를 맞이하게 된다. 인간은 도통하여 자신을 낳아준 천지에 보은하게 되고12 이것은 결국 인간을 낳고 써온 천지가 성공하는 길이라 할 수 있는 것이다. 우리 수도인은 이러한 시대적 사명을 깨닫고 항상 부족함을 두려워하며 성실히 마음을 닦아 나가야겠다.
01 교법 3장 47절, “事之當旺在於天地 必不在人 然無人無天地 故天地生人 用人 以人生 不參於天地用人之時 何可曰人生乎.”
02 예시 66절 참조.
03 교운 1장 17절 참조.
04 예시 8절 참조.
05 예시 8절 참조.
06 예시 10절 참조.
07 교법 1장 1절 참조.
08 예시 1절 참조.
09 행록 5장 33절에 “전라도 고부군 우덕면 객망리 강 일순 호남 서신 사명(全羅道古阜郡優德面客望里 姜一淳湖南西神司命)”이라 하였으니 상제님께서 스스로 서신(西神)으로서의 소임을 맡는다고 천명하셨다. 좀 더 자세한 내용은 《대순회보》 167호, 「『전경』 다시 읽기」를 참고할 것.
10 『대순지침』, p.76.
11 『대순지침』, p.39 참조.
12 예시 88절, “道通天地報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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